퀵바

아랑깜이의 서재

아랑까미의 세상이야기(단편선)

웹소설 > 일반연재 > 중·단편, 드라마

아랑깜이
작품등록일 :
2020.04.21 20:02
최근연재일 :
2020.05.02 10:32
연재수 :
10 회
조회수 :
407
추천수 :
17
글자수 :
80,086

작성
20.04.24 19:38
조회
41
추천
2
글자
13쪽

소 망 (당신의 날개)

DUMMY

우리는 잊고 있지만 옛날옛날 사람이 천사들과 함께 살던 시절이 있었어요. 그때는 사람들에게도 천사와 같이 날개가 있었답니다. 하지만 어쩐 일인지 사람들은 그냥 걸어 다니기만 했어요. 날개를 너무 소중하게 생각 한 사람들은 날개 짓을 하다가 혹시라도 날개를 망가뜨릴까봐 걱정되어 그냥 걸어 다니기만 했어요.


그러던 어느 날 한 마을에 아주 예쁜 새하얀 날개를 가진 카루소라는 아이가 태어났어요. 반짝반짝ㄴ짝 빛나는 예쁜 날개를 가진 카루소는 너무너무 사랑스럽고 천사처럼 예뻐서 그의 아빠는 카루소를 애지중지 하며 보살펴 키웠어요. 그런데 큰일 났어요 이걸 어쩌죠. 카루소는 예쁜 날개를 뽐내며 하늘위로 훨훨 날아다니기를 너무나도 좋아해서 매일매일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온종일 새와 잠자리들과 밤늦게까지 놀다가 집에 오곤 하는 거예요, 카루오의 아빠는 밥도 먹지 않고 매일같이 날아다니기만 하는 카루소가 걱정되었어요. 햇님이 따스하게 떠오르고 있는 어느 날 아침에 또 놀러 나가려는 카루소를 아빠는 붙자고 얘길 했어요.




[카루소야 사람은 놀기만 해선 안 된단다.]


그러자 카루소가 말했어요.


[그렇지만 저는 날아다니는 게 너무 좋은걸요. 언젠가 엄마가 계시는 하늘나라까지 훨훨 날아갈 거예요]


아빠는 날아다니는 걸 너무 좋아 하는 카루소가 염려 되어서 조용히 타일렀어요.


[카루소야, 하지만 사람은 새처럼 잠자리처럼 가볍지도 않고 천사처럼 날개가 튼튼하지도 않아서 너무 높게 날아 오르면 날개가 부러진단다. 알겠니?]




카루소는 아빠의 당부가 슬펐어요. 하늘위로 훨훨 날아올라 엄마를 보고가고 싶었어요. 그러던 어느 날 새와 잠자리가 카루소를 찾아왔어요.




[카루소야 왜 요새는 놀러 안 오니?]


새가 물었어요.


[우리랑 노는 게 싫어진 거니?]


그러자 카루소는 새와 잠자리에게 아빠의 얘길 해 주었어요. 그런 카루소의 얘길 다 들은 잠자리는 카루소가 불쌍해서 이렇게 말해 주었어요.


[하지만 카루소, 너의 날개는 부러지지 않을 거야. 눈부시게 하얗고 이렇게나 예쁜 걸]


잠자리의 얘길 들은 카루소는 힘이 났어요. 그래서 천사를 찾아가서 자신의 날개가 부러지지 않는지 물어 보기로 했답니다.




[천사님, 천사님 저는 하늘나라까지 훨훨 날아가 엄마를 만날 거예요 그런데 사람은 너무 무겁고 또 날개도 튼튼하지 않아서 하늘나라까지 갈 수 없데요 제 날개는 이렇게나 멋진데도 말이에요 정말 하늘나라까지 갈 수 없나요?]


얘기를 들은 천사는 카루소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며 이렇게 말했어요.


[그렇단다. 사람은 그렇게 높이 날수가 없어요. 그래서 하늘님께선 사람들에게 아주 튼튼한 두 다리를 대신 주신 거란다.]




집으로 돌아온 카루소는 너무 슬퍼서 방안에서 혼자 울었어요. 창문을 통해 밤하늘을 바라보던 카루소는 너무너무 날고 싶었어요.




[아! 저 달님이 계신 곳까지 가면 엄마를 만날 수 있을 텐데]




너무나도 날고 싶어진 카루소는 아빠 몰래 집을 빠져나와 밤하늘로 날아올랐어요. 카루소는 엄마를 만나러 간다는 생각에 아주 행복했답니다. 그런데 하늘나라는 너무너무 멀어서 아침이 되어서야 카루소는 하늘나라를 볼 수 있었어요.




[조금만 더 힘을 내]




하지만 너무 오랫동안 날고 있던 카루소는 아주 힘들었어요. 그리고 몹시 지쳐버린 카루소의 날개는 아뿔싸! 부러져 버렸고 날개가 꺾인 카루소는 땅으로 떨어지고 말았답니다.


이 얘길 전해들은 하늘님은 카루소가 너무 안쓰러워서 하늘나라의 천사들과 함께, 땅으로 떨어져 버린 카루소를 찾아갔어요. 몹시 지치고 아파하고 있는 카루소를 보며 하늘님은 이렇게 말했어요.


[아이야, 너는 사람이면서 어째서 하늘나라까지 오려 한 것이냐?]


하늘님의 얘길 들은 카루소가 말했어요.


[저는 날고 싶었어요. 하늘위로 날아오르는 게 너무너무 좋아서 하늘나라까지 날아가서 엄마도 만나서 놀고 계속 그렇게 살고 싶었어요]


하늘님은 그런 카루소가 가여웠어요.


[하지만 사람은 그렇게 할 수 없단다. 그렇게 하면 안 되니까 다들 그렇게 안 하는 거란다. 알겠니?]


하늘님의 말을 들은 카루소는 눈물을 흘리면서 대답했어요.


[그래도 저는 할 거예요. 이렇게나 좋은걸요. 하늘위로 날아오르면 이렇게나 즐겁고 행복한걸요.]


카루소의 눈이 천천히 감겼어요. 그러는 그의 눈에 밤하늘을 아름답게 날고 있는 자신의 모습이 보였답니다.


[저는 날아갈 거예요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것이어도, 제가 할 수 없는 것일지라도, 설령 제게 날개가 없다고 하더라도 저는 그래도 저 넓은 하늘위로 날아오를 거예요]










“으앙, 안 돼요. 싫어요, 원장 선생님”


뜬금없이 터져 나온 아이의 울먹임이 원장선생을 중심으로 옹기종기 모여 앉아있던 아이들의 시선을 동화책을 읽어 주고 있던 원장선생에게서 빼앗아갔다.


“우리 앨런이 왜 그럴까?”


질문을 받은 앨런의 눈가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혀있었다.


“카루소는 죽는 거예요?”


원장선생은 바로 대답을 해주지 않은 채로 잠시 앨런을 인자한 눈길로 바라보았다. 동화 속 얘기에 몰입 되어서 눈물까지 글썽여가며 안타까워하는 아이의 순수함이 그녀에게 흐뭇한 미소를 짓게 해주었다.


“걱정 되었구나 글쎄 그래서 어떻게 되었을까?”


다시금 자신에게로 돌아온 아이들의 초롱초롱 빛나는 기대어린 눈길들이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는 원장선생에겐 큰 즐거움이 되고 있었다.




“그래서 말야, 하늘님은 알게 되셨단다. 카루소에게 그렇게까지 하늘을 날고 싶어 하는 간절한 바람이 있는 것처럼 사람들에겐 그 무엇으로도 포기할 수 없는 소망이라는 이름의 보석이 있다는 걸. 그걸 알게 된 하늘님은 그 아름다운 꿈들을 지켜주고 싶으셨지, 그래서 하늘님은 사람들에게, 카루소처럼 간절한 바람이 있다는 걸, 정말로 하고 싶은 일에 대한 소망이 있다는 걸 사람들 스스로 잊지 않게 하기 위해서 반짝반짝 빛이 나는 예쁜 별을 사람들의 마음속에 새겨주셨대. 그래서 사람들은 저마다 마음속에 그런 별을 하나씩 가지게 되었어요. 그별은 그 사람에 마음속에서 스스로가 가진 소망을 잊지 않게 하기위해 사람들로 하여금 자기도 모르게 어떤 행동을 계속해서 하게 만드는 거야“


원장선생은 자신의 바로 앞쪽에 쪼그리고 앉아 얘기를 듣고 있던 아이 하나가 그 체구만큼이나 앙증맞은 손을 위로 드는 것이 보여 들려주던 얘길 멈추고 아이에게 시선을 맞추어주었다.


“그래 헬렌 하고 싶은 말이 있니?”


“하지만 그별은 볼 수가 없잖아요. 그런 별을 가졌는지 어떻게 알아요?”


질문을 하면서 앞니를 손가락으로 문지르고 있는 헬렌을 보고 있는 원장선생의 눈가에 가벼운 웃음기가 머물렀다.


“보이지 않아도 알 수 있지. 그러니까 말이야 나중에 어른이 되면 이가 아픈 사람들을 아프지 않게 해주는 의사선생님이 되는 것이 소망일지도 모르는 헬렌이 말을 할 때마다 이빨을 만지작거리는 버릇이 있는 것도, 또 언젠가 훌륭한 축구선수가 되고 싶은 소망을 가졌을지 모를 루니에게 바닥에 떨어진 물건을 발로 차는 버릇이 있는 것도 모두가 다 너희들의 마음속에 그 소망이 담겨있는 별을 가졌기 때문이니까. 알겠니? 그러니까 잊으면 안돼요”


옹기종기 모여 앉아 있는 아이들의 얼굴에서 환한 미소가 피어올라 교실 안을 온통 따사롭게 했다.






집무실에서 아이들이 제각각 그려 놓은 그림들을 보고 있는 원장선생은 방문 쪽에서 노크 소리가 들려와 보던 그림을 책상위에 내려놓았다.


“네 들어오세요.”


대답이 들리자 수녀복 차림의 주임교사가 한 아이의 손을 잡고 원장실 안으로 들어섰다.


“원장수녀님 앨런을 데려왔습니다.”


“네 수고하셨네요. 그럼 나가 보시구요. 앨런? 이리로 오렴”


다가오고 있는 앨런의 등 뒤로 문을 나서는 수녀의 모습을 원장수녀는 주시하고 있었다. 그러는 사이 렘파드는 원장의 맞은편 의자에 앉았고, 둘 사이에 놓은 책상위에 몇 장의 그림들이 펼쳐져 있었다.


“이 그림들을 알아보겠니? 이것들은 앨런 네가 그동안 그려오던 그림들이에요. 그런데 어쩐 일인지 엄마나, 아빠에게도 그리고 냉장고나 차 같은 물건에까지 우리 앨런은 이상하게 전부 날개를 그려 주었네요, 왜 그랬을까?”


원장은 앨런에게서 들려 올 대답 중 단 한마디까지도 놓치지 않으려는 듯 앨런에게 온 신경을 집중시켰고, 무언가 강렬한 기대 같은 것이 담겨진 시선을 앨런의 입가에 고정시켰다.


“별로 일부러 그런 건 아닌데, 그냥 그림을 그리다보면 날개를 그리게 되요. 버릇 같은 것인가 봐요. 근데 왜요? 그러면 안돼요?”


천진난만한 표정으로 대답을 하던 앨런의 입에서 버릇이란 단어가 튀어 나오는 순간 갑자기 원장수녀는 고개를 숙여 책상위로 엎드린 자세가 되었다. 그런 자세로 앨런에게 되묻는 그녀의 억양은 확연하게 느껴질 만큼 떨리고 격앙되어 있었다. 마치 주체 하지 못할 어떤 감정을 억누르고 있는 듯이...


“버릇이란 말이지? 날개가 그리고 싶어지는 아니 앨런은 그림을 그리다 보면 자기도 모르게 날개를 그래ㅣ게 되는 거야 그렇지?”


원장수녀의 이상한 변화에 앨런은 고개를 갸우뚱 했지만 이내 대답을 했다.


“네 맞아요.”


“그래, 그랬구나. 그래요 알았어요. 그럼 친구들에게 돌아가 보렴.”


앨런이 문을 열고 나가는 순간까지도 원장수녀는 숙이고 있는 상체를 들지 않았고, 그러고 있는 그녀의 웅크린 어깨가 조금 격하게 떨리고 있었다.


‘드디어 찾았다. 역시 앨런이었어. 네가, 앨런 네가! 카루소였구나.’




그녀의 떨리고 있는 어깨위에서 무엇인가가 꿈틀거리는 듯 옷자락이 괴상한 모양으로 부풀어 오르고 있었고 여전히 고개를 숙이고 있는 그녀의 입에선 책상에 대고 속삭이는 듯이 나지막한 음성이 흘러나왔다.


“잊지 않고 간직하고 있었구나, 하긴 네가 잊을 수는 없었겠지 너로 인해 생긴 것이니까. 인간에게 있는 버릇이란 건 소망이라는 이름으로 영혼에 새겨져있어, 망각의 동물인 인간이 유일하게 잊지 못하는 기억. 윤회에 윤회를 거듭하여도 절대로 지워지지 않고 영혼에 남아있는 전생의 기억. 그게 네가 인간에게 선물한 버릇이라는 것이니까. 그 덕분으로 나는 드디어 너에게 도달했다. 카루소, 아니 이카루스!!”




천천히 고개를 들며 자리에서 일어나고 있는 그녀의 눈동자는 새빨갛게 충혈 되어 핏발이 서있었고, 곱게 말아 올려져있던 은빛 머리카락이 스르르 풀어져 내려와, 그녀의 전신을 망토처럼 덮었다. 아니 그녀의 어깨로부터 뻗어 나와 온몸을 휘감고 있는 그녀의 새하얀 날개 위를 은빛 머리카락이 흐르고 있었다.




[인간을 이롭게 하고 평안하게 하라 지상에 내려 보냈거늘..... 네게 수호천사의 자격을 박탈하고 영원히 천국에 오르지 못하는 체로... 어째서, 어째서 그의 소망을 지킨 것이 죄가 되옵니까? 어째서!!!.... 천사 세라를 천국에서 추방하고 다시는 도달하지 못하게 해 인간세상에서 천사의 자각을.... 어째서!!!.. 사람은 그렇게까지 높이 날수가 없어요. 그래서 하늘님께서 사람들에겐 튼튼한 두 다리를 대신 주셨단다.]




언제였는지도 기억나지 않는 까마득한 과거의 어느 한곳을 그녀는 회상하고 있었다.


“그렇게도 날고 싶었는가. 이카루스? 천국에 도달 하겠다는 너의 소망은 정녕 포기 할 수 없는 것이었는가? 그렇다면 나 또한 이루고 말겠다. 나의 소망을. 네가 천국에 날아오르겠단 꿈을 꾸었기 때문에 존재하게 된, 천국에 오르려는 인간을 방조한 죄로 천국에서 추방당하고 지상으로 추락하고만 나 세라천사가, 그 장구한 세월동안 날개를 감추고 인간세상에서 너를 기다리며 키워온 나의 소망. 너의 소망으로 인하여 내가 걸어야만 했던 지옥도를 너에게 돌려주겠다.”


그 공간 전체가 얼어붙어 버린 듯, 그 어떤 기운도 흐르고 있지 못했다. 모든 것이 멈춰버린 정지된 공간 속에서 그녀의 뺨을 타고 붉은색 물기만이...




"내가 너의 영혼 속에 새겨져있는 날개를, 너의 소망을 다시 한번 부러뜨려주겠다."




그때 하늘에 태양이 떠올라 천국의 입구 앞까지 도달해 있는 이카루스를 비추어, 땅위의 모든 사람들이 몹시 지쳐있는 이카루스를 볼 수 있었다. 군중들 사이에 섞여있던 세라천사는 두 손을 모아 간절히 애원했다.




[힘을 내 조금만 더 힘을 내 이카루스]




더 이상 버텨내지 못한 이카루스의 날개는 부러졌고, 강렬한 태양빛이 추락하는 이카루스를 내리쬐어, 마치 하늘위에서 녹아내리는 듯이 보였다.






[조금만 더 힘을 내!!!!]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아랑까미의 세상이야기(단편선)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0 어느 대 마법사의 일기 (1화) 20.05.02 31 1 18쪽
9 과대망상증(tv는 광고만 싣고) 20.04.30 30 1 32쪽
8 사 명 (2화-완) 20.04.29 26 1 12쪽
7 사 명 (1화) 20.04.29 28 1 17쪽
6 충동교사 (2회-완) 20.04.26 31 2 19쪽
5 충동교사 (1회) 20.04.26 33 2 16쪽
» 소 망 (당신의 날개) 20.04.24 42 2 13쪽
3 인터뷰 (2화) 20.04.22 42 2 21쪽
2 인터뷰 (1화) 20.04.22 50 2 12쪽
1 그래서 아무도 없었다. 20.04.21 95 3 16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