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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니르 님의 서재입니다.

아포칼립스의 신이 되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아함(阿含)
작품등록일 :
2022.05.11 10:08
최근연재일 :
2022.11.29 22:00
연재수 :
22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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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693,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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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9.12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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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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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글자
17쪽

8. 무림으로 32

DUMMY

자신들의 승리를 자신했던, 승리를 믿어 의심치 않았던 무림은 연속된 두 번의 패배로 인해 분주해졌다.

어떻게든 이 사태를 해결해야만 했다.


맹주 몰래 독단적인 방식으로 행해진 대련이다.

그가 의나 협을 따지진 않지만 이런 방법까지 써놓고 패배한다면 결코 가만히 있지 않을 것임이 분명했다.


이에 대한 책임은 부맹주인 맹자성 본인이 모두 지겠노라 이야기해서 이 자리에 선 것인데 그는 이미 혼수상태였다.


맹주가 돌아온다면 최소가 좌천이며 몇몇은 숙청될 것이다.


117대 맹주이자 82대 천마인 천무극.

그는 지극히 결과중심적인 인물이었으므로.


‘어떻게든 방법을 짜내야 하오.’

‘어떻게 한단 말이오!’

‘어떻게든. 그러니까... 어, 어, 어떻게든 말이오!’


어찌나 당황했는지 바닥에 널브러져서 사람인지 시체인지 구별이 안가는 황보문천은 잊어버렸다.

심판은 그가 완전히 지면과 일체화되기 전에 의무실로 보내고자 열심히 의무병을 외쳤고.


“헤으으읅”


황보문천은 모든 힘을 쥐어짜 간신히 자신이 아직 살아있음을 알렸다.

그렇게 그들은 맹자성과 황보문천의 치료를 명분삼아 약간의 시간을 더 벌 수 있었다.


“이미 끝난 거 아니야? 이만 보내주면 좋겠는데.”

“내가 맹주라면 저들을 가만두지 않을 거다. 어떻게든 살 길을 찾는 모습이 구차하군.”


어쩌면 산다는 것은 원래 이리 구차한 것일지도 모른다.


‘열심히 사네.’


그 모습이 약간은 안쓰럽게까지 느껴졌다.

대련에서 패배할 시 죽음과도 같은 처벌을 받는 것이 확실시된다면 나도 저렇게 구차하게라도 승리를 위해 무슨 짓이든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저들도 필사적인 거다.


“자업자득이지!”

“벗의 성장한 모습 또한 기대했는데 아쉽게 됐다.”

“하하... 별 거 없었을 거야.”


작전회의가 끝났는지 대련장 중앙에 심판이 우리를 보고 외쳤다.


“무림 자문단의 공평하고도 공정한 판단 결과 앞의 두 싸움은 무효로 하기로 했소.”

“호오~”


뻔뻔하다.

그 뻔뻔한 모습에 되레 말문이 막힌다.


“이번 친선대련의 목적은 어디까지나 무를 겨루는 것. 그런 사특한 방법으로 인한 승리는 인정할 수 없소. 패배처리로 하지 않은 걸 다행으로 아시오.”

“와~ 뭘 먹으면 저렇게 뻔뻔해지지?”


저 심판은 분명 ‘안면철판신공’과도 같은 기예를 익혔음이 분명하다.

듣는 내가 절로 낯 뜨거워지는 변명이다.


“그게 무슨 뜻이죠? 저희는 분명 정당하게 승리를 한 것이어요. 하물며 흡성대법? 제게 이 무공을 배운 맹주마저 사특하다고 할 작정인가요?”

“이익! 무림에서 퇴출된 그대는 닥치시오!”

“그럴 순 없겠는데요? 이건 제 제자들이 당당히 따낸 자랑스러운 승리여요.”


처음으로 장자가 조금은 스승으로 보였다.


“흥! 그게 아니어도 신성한 대련에서 무공이 아닌 도술을 사용한 것부터가 결격사유요.”

“네 년도 무림인이라면 우리 편을 들어야지! 역시 무림을 배신한 창녀!”


장자는 분한지 뭐라 더 말하려고 했지만 내가 그녀를 진정시켰다.

우기기만 하는 사람은 답이 없는 법이다.

왜냐하면 다른 이의 말을 들으려고도 하지 않고 자기가 하고 싶은 말만 할 테니까.


이를 상대하려면 힘으로 찍어 누르거나 더 크게 소리 내어 주장해야하는데 어느 쪽이든 약간의 추함을 감수해야한다.

한 마디로 격이 떨어진다.


가장 좋은 방법은 상대가 더 이상 변명할 수 없게끔 만드는 것이다.

상대의 말을 역이용해서.


‘어쩔 수 없나...’


물론 단순히 체면 때문은 아니다.

장자가 리버스의 원로로서 무림을 배신한 것은 틀림없는 진실.

그들이 그 사실을 알고 이러는 건 아닌 것 같지만 그래도 저들에게 장자를 의심할 여지를 주어서는 안 됐다.


‘만약 조사가 들어와 데미안이나 청명의 존재를 들킨다면...’


안 그래도 유피와 미나가 장자와 싸우면서 저택에 걸려있던 진법 대부분이 망가졌다.

회수임무고 뭐고 실패로 돌아가며, 이 경우 바로 전쟁이다.


‘저들에게 절대 명분을 주어서는 안 돼.’


그동안 전쟁을 함부로 입에 올리며 무림으로부터 우위를 점한 리버스였는데 진짜 전쟁이 일어나면 우리도 손해를 감수해야하며 이 경우 입장이 반대로 놓인다.

명분이 무림에 있으니까.


“괜찮겠나? 내키지 않으면 굳이 할 이유가 없다. 우리는 이겼고 이는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결과다. 저들도 속으로는 그리 생각하고 있겠지.”

“혼자 참여를 안 한다고 생각하니 영 소외감이 들어서 말이야~”


또 나를 떠본 걸까? 내 대답에 유피는 이보다 더 좋은 명답은 없다는 듯 밝게 웃었다.


‘역시 다음세대의 육체는 사기야.’


저들이 이 사태에 대해 의논하는 그 짧은 시간, 휴식을 취했다고 유피의 부상은 벌써 대부분 회복된 것 같았다.


‘미나의 말이 맞았을지도 모르겠네.’


어차피 신과 인간. 이런 것이 없다면 애초에 승부조차 이루어지 않았을 것이다.

저들의 행동이 반칙이라면 우리는 존재 자체가 반칙이었으니까.


“그런가? 그럼 다녀와라. 벗의 멋진 모습을 기대하고 있겠다.”

“부담되니까 제발 그러지 말아줘...”


나는 아르케 두 개를 유피와 미나에게 하나씩 맡기고 그들의 무기 또한 돌려주었다.

시리우스는 현재 흡수 중인 두 개의 아르케를 제외하곤 더 이상 보관하는 것이 없기에 형태를 가장 익숙한 검의 모습으로 되돌렸다.


“뭐, 별일이야 있겠어. 이기고 와, 코르!”


우리가 순순히 대련을 받아들이자 심판의 얼굴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아무래도 억지를 부려 이 대련 자체를 무효화시키고 다음 기회를 노리려고 한 모양이다.


“선 채로 잠들기라도 한 거야? 빨리 다음 참가자를 불러야지.”


나는 진짜 잠든 건가 하여 심판의 앞에 대고 손을 휘휘 흔들었다.

진짜로 심판은 렘수면이라도 하는 사람처럼 급속안구운동이 일어나고 있었으니까.


“그, 그, 그, 그게 서로 많이 지쳤으니 다음에 하는 게 어떻소?”

“시간이 없어서. 설마 다음세대의 신 중 셋이 다시 한 번 무림에 올 시간이 쉽게 날 거라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


이미 두 번의 패배를 겪은 그들은 언뜻 보기에도 패배감에 절어있었다.

누군가 내 앞을 막으며 나를 말려보려고도 했지만 유피의 손에 사전 차단됐다.


“벗의 앞길을 막지마라. 맹의 버러지여.”


그 험한 싸움을 벌이고도 멀쩡해 보이는 유피의 모습에 더더욱 기가 죽은 상대는 꼬리를 말고 돌아갔다.


“오랜만에 제한을 좀 풀어야겠네.”


나는 한정개안을 익히며 내 눈을 보는 이에게 두려움을 느끼게 하는 것을 어느 정도 제어해낼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럴 필요가 없어 완전히 풀어재꼈다.


“어우~ 살겠다.”


해방감!

하루 종일 렌즈를 끼다 마침내 집에 돌아와 벗었을 때나 느끼던 해방감이 느껴졌다.


“기세가 변했어.”

“도술을 사용한 신과 비슷한 격으로 보였는데 이젠 저 천공의 신과... 아니, 그 이상인가?”

“저 눈... 어디서 듣지 않았어?”

“설마 다음세대의 불의 신이라는?”


아무래도 다음세대의 신과 싸울 거라는 이야기만 들었지, 그 중에 내가 있다는 이야기는 듣지 못한 모양이다.

난 그 모든 관심을 즐거이 받아들였다.

강함은 유피보다 못할지 몰라도 그 유명세에서만큼은 내가 이 둘을 압도하는 것이다.


‘유피가 다시 싸우자고 해도 절대 안 싸워야지. 난 끝까지 이긴 채로 남을 거야!’


좀 치사해도 어쩔 수 없다.

친구끼리 싸우는 건 역시 좋지 않은 것이다.


-치사하군.


‘너한테 듣고 싶지는 않거든?!’


내가 ‘목소리’와 말다툼을 하고 있는 사이, 검은 무복을 입은 이들이 하나 둘씩 일어나 내게 무릎을 꿇고 내가 있는 방향을 향해 경배를 보내왔다.

결코 정상적이지 않은 모습... 하지만 마땅했다.

인간이라면, 문명의 은혜를 입는 이들이라면 결코 불의 사용에 있어 자유로울 수 없는 것이다.


‘무림에선 나와 누나를 합쳐 염제신농씨의 화신이라 부르며 그 추종자의 수가 상당하다고 광원 씨에게 들었는데 진짜였나 보네.’


그렇게 신은 이곳에 와 처음으로 인간들의 경배를 받았다.


‘그러고 보니 천마신교에서 섬기는 성화가 내 불을 가져다가 만들었다고 했던가?’


결코 잊을 수가 없는 일.

그때 불을 옮기며 한계를 넘어선 권능 사용으로 기절까지 하지 않았던가.


“그래서 내 상대는 누구지?”


우리를 비웃는 데 가장 열성적이었던 마교 측의 인물들이 침묵하자 장내에 입을 여는 이는 이제 아무도 없었다.

심지어 그들은 누가 입을 열려고 하면 죽일 듯이 노려보기까지 한다.


나는 지금 저들의 신앙의 대상이기도 한 것이다.


‘무림 쪽 인물들은 다 잠재적 적군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런 반응이면 맥이 좀 빠지는데...’


그때 대련장의 문이 열리고 누군가 들어왔다.


“절 빼두고 이런 재밌는 걸 하고 있었단 말입니까?”


천무극은 아니었다.

하지만 느껴지는 기세가 보통이 아니다.


“......창귀다.”

“창귀야...!”

“그가 어찌 이런 곳에?”

“역천의 그 붉은 늑대와 천하제일창(天下第一槍)을 겨루러 간다고 하지 않았었나?”

“그는 이번 대의 권왕 아니었나? 갑자기 웬 창?”

“쯧쯔, 거 소식하고는... 소속이 다르기에 정식으로 구왕이 되지 못했지만 구왕 중 둘을 잡은 게 바로 그 자 아닌가.”


다른 이들이 나섰을 때와는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열광이 아닌 두려움.


신을 놔두고 다른 이에게 두려움이라니 저 자는 악마라도 된단 말인가.


-단순 두려움의 의미라면 악마보단 신의 존재가 더욱 적당하지. 당장 저 성경을 보아도 악마의 꾐에 빠진 인간보다 신이 죽인 인간의 수가 압도적으로 많으니.


‘그런가...?’


나는 저 자가 호랑이에게 잡아먹혀 귀신이 됐다는 창귀(倀鬼)인지 아니면 창을 귀신처럼 다룬다는 의미의 창귀(槍鬼)인지에 대해 고민했다.


등에 메인 채 푸르게 산란하는 창을 보니 후자인 것 같긴 한데 창귀라니 어쩐지 으스스했다.


‘둘 다의 의미일지도.’


‘바벨 이전의 언어’의 특성에도 두 가지 말이 같이 들리는 걸로 봤을 때, 두 가지의 의미를 담은 게 맞는 것 같다.


여기서 ‘창귀(倀鬼)’는 나그네들을 유혹하여 호환(虎患)을 당하게끔 하는 귀신으로 호랑이가 사람을 잡아먹으면 조화를 부린다는 것이 바로 이 창귀 때문이다.


‘호랑이가 사람 하나를 잡아먹으면 그 사람은 굴각(屈閣)이 된다.’


굴각은 허기를 느끼게 하여 부인에게 야참을 해오게 시켜 호랑이에게 잡아먹히게끔 만든다.


‘호랑이가 사람 둘을 잡아먹으면 창귀는 이올(彛兀)이 된다.’


이올은 함정이나 쇠뇌를 풀어버려 주인 되는 호랑이를 안전하게 지킨다.


‘호랑이가 사람 셋을 잡아먹으면 창귀는 육혼(鬻渾)이 된다.’


육혼은 자신이 아는 사람들의 이름을 죄다 불어버려 자신과 같은 창귀로 만든다.

참고로 이 지식들 역시 전부 엘레나 원로에게 배운 것들이다.


─쿠웅!


“창귀(槍鬼)가 아니라 창성(槍星)입니다! 대선우이신 묵돌선우의 후계자!”


그가 바닥에 창을 찍자 웅성거림이 잦아든다.

감히 신에게 무기를 겨눌 생각이냐며 도끼눈을 뜨던 마교인들도 눈을 내리깐 채로 숨을 죽였다.


‘대체 어떤 인물이기에...’


얼마나 무서우면 다음세대의 신들에게도 막말을 일삼는 이들이 숨소리조차 삼키는가.


[상태창]


1. 이름(Name) : 선우도철

2. 성별(Sex) : 남성

3. 종족(Species) : 무림인(생사지경)

4. 기원(Origin) :

5. 권능(Warrant) :

6. 특성(Trait) : 창의 별(Rank:A+), 용호상박(Rank:A+), 대선우(Rank:A)

7. 소유 : 용린어신창(Rank:S), 용린갑(Rank:A+)

8. 계약 :

9. 기술 : 창술(폭류신창)(S+), 무공(폭류신공)(S), 귀술(창귀)(B+)


‘천무극과... 동급이라고?!’


물론 같은 생사지경이라도 힘의 차이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경지만큼은 천무극과 같았다.

그 이외에는 처음으로 마주하게 된 생사지경의 고수.


‘더군다나 창의 초월자... 그것도 막 도달한 것이 아닌 완숙의 경지야.’


[개인 특성: 창의 별(槍星)(Rank:A+)]


「당신은 위대한 창술사의 별 아래에서 태어났습니다.

창과 같은 자루가 긴 장병기에 대한 재능을 타고납니다.


-창에 대한 인간 재능의 한계.」


[개화 특성: 용호상박(龍虎相搏)(Rank:A+)]


「이 체질을 타고난 이는 서로 상반된 힘을 함께 다룰 수 있습니다.

혹자는 이 체질을 바탕으로 창안된 무공이 ‘양의심공(兩義心功)’이라고도 합니다.


-각 기운을 충돌시켜 강력한 힘을 얻을 수 있지만 이겨내지 못할 시 주화입마(走火入魔)에 빠집니다.」


보자마자 느꼈다.

완성되었구나, 하고...


‘완성된 강자란 아마 이런 자를 말하는 거겠지...’


타고난 재능을 바탕으로 충분한 시간동안 끝없이 정진한 강자.

어느 면에서도 부족함이 없었다.


심지어 가지고 있는 무기마저도...


[소유: 용린어신창(Rank:S)]


「용의 비늘을 가진 물고기 용린어의 비늘과 뼈를 사용해 만든 창으로 그 탄성도가 매우 높은 축에 속합니다.


그 비늘은 사선에서 오는 공격을 물 흐르듯 흘려버리고 내구도가 떨어질 시 물에 담그는 것으로 수복시킬 수 있습니다.


제작 과정에서 폭류신공(瀑流神功)의 내공이 주입되어 사용자가 관련 유파의 기술을 익혔을 시 기술의 위력이 증가됩니다.


-육혼(鬻渾) 사용 시 일시적으로 등급이 상승합니다. (현재 육혼: 333마리)」


그의 창은 용과 범의 기운이 동시에 품었다.


‘귀술(鬼術)을 통해 창귀(倀鬼)를 담았어.’


육혼 하나가 사람 셋이니 333마리면 사람 999명의 목숨이다.


‘일천(一千)에 가까운 제물인가...’


일반적으로 어떤 수든 천이라는 숫자에 이르면 신에 닿았다고 본다.

때문에 거대한 궁을 지어도 방을 999개를 초과하여 만들지 않는다.

완성되는 순간 신성(神性)을 가지게 될 것이니까.

그러니 999개의 혼은 저 창이 수용할 수 있는 한계일 거다.


‘용보다 격이 떨어지는 범의 힘을 저 창귀들로 메운 건가?’


자고로 용은 구름을 만들고 호랑이는 바람을 일으킨다고 했다.


‘창으로 대체 무슨 조화를 일으킬지 감도 안 오네.’


엘레나는 나에게 수많은 지식과 역사에 대해 알려주었고 여기에는 귀술에 대한 것도 있었다.


귀술은 말 그대로 귀신을 다루는 것으로 정령에 비해서는 아무래도 그 격이 떨어진다고 볼 수 있지만 그 위력까지 떨어지는 건 결코 아니었다.


본체가 낙원에 있는 정령들과 달리 이들은 물질계에 적을 두고 있기에 물질계에서 다룰 수 있는 힘의 크기나 끼칠 수 있는 영향력만큼은 정령을 웃돈다.


물론 여기서 한때 신이었던 정령인 신령까지 포함되면 다시 상황이 역전되겠지만 그런 존재는 웬만한 자질로는 다루는 것이 불가능하니 예외로 치겠다.


‘일본에서 귀도를 섬기는 여왕 히미코로부터 시작되어 음양술로 발전했다는 게 왜 중국에 있는 거지?’


생각할 수 있는 것은 ‘서복 일본 건국설.’

일본은 그 역사가 상당히 짧다고 할 수 있는데 섬나라인 일본의 시조에 대한 추측 중에는 이 ‘서복’이라는 이가 존재한다.


서복은 진시황 시절에 태어난 인물인데 그 명을 받아 불로초를 찾기 위해 여기저기 떠나다 마침내 일본에 정착했다는 이야기이다.


아마 ‘귀도(鬼道)’ 또한 이렇게 전해진 것이 아니었을까?


‘풍백이 전에 친구 중에 구미호가 하나 있다고 했었지... 그것도 이거랑 연관이 있나?’


풍백이 각 신수들과 함께 ‘세계의 저편’이라는 시공을 넘는 술법을 사용했을 때, 풍백처럼 자신의 힘의 근원을 제물로써 소진한 이들 중엔 도깨비도 있었고 여우도 있었다고 한다.


‘꼬리 아홉 달린 여우는 한중일 동양 설화에 폭넓게 존재하는 것으로 일본에선 백면금모구미호 중국에선 달기 등 여러 설화로 전해 내려오지.’


-여는 역시 그 친구의 이름을 달기보단 소녀(素女)라고 부르고 싶구나. 현녀(玄女)가 아끼던 소녀, 여의 첫 대녀였던 아이...


‘풍백이 지나가듯 언급한 것에 지나지 않아 확실한 건 아니지만...’


더욱이 언뜻 아무런 관계도 없어 보이지만 신으로서의 직감이 ‘히미코’의 한국식 명칭이 ‘비미호’인 것을 들어 어떤 연관이 있다고 말하였기에 나는 모든 경우의 수를 다 생각해보았다.


어쩌면 하나뿐인 친구를 미쳐버려 틀림없이 외로울 풍백에게 옛 친구를 찾아줄 수 있을지도 모를 일이기에.

내가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선우도철이 입을 열었다.


“내게 대련의 자격이 없다고 생각하는 자는 이리 나오시오. 상대해주겠소.”


하지만 아무도 내려오는 이가 없었다.

그는 알 만 하다는 듯, 피식 웃어보이고는.


“아무도 없군.”


나를 쳐다봤다.

그는 나와 눈을 마주치고도 한 치의 물러섬이 없었다.


‘생사지경의 고수는 이런 거구나... 기원이 없어도 그 존재 자체를 세계에 새겨버린 거야. 그러니 나와 눈을 마주치고도 아무렇지 않지.’


생사지경이란 그런 것이며, 초월자란 그런 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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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7 13장. 나에게는 좋은 사람 2 22.11.25 53 3 14쪽
216 13장. 나에게는 좋은 사람 1 22.11.22 58 2 21쪽
215 12장. 스승의 은혜는(The teacher's favor) 5 22.11.21 79 2 16쪽
214 12장. 스승의 은혜는(The teacher's favor) 4 22.11.20 49 3 17쪽
213 12장. 스승의 은혜는(The teacher's favor) 3 22.11.19 51 2 18쪽
212 12장. 스승의 은혜는(The teacher's favor) 2 22.11.18 61 2 16쪽
211 12장. 스승의 은혜는(The teacher's favor) 1 22.11.15 60 2 18쪽
210 11장. 신은 어린아이와 같아서 16 +2 22.11.14 55 4 18쪽
209 11장. 신은 어린아이와 같아서 15 +1 22.11.13 62 3 13쪽
208 11장. 신은 어린아이와 같아서 14 22.11.12 59 2 14쪽
207 11장. 신은 어린아이와 같아서 13 22.11.11 72 3 16쪽
206 11장. 신은 어린아이와 같아서 12 22.11.08 67 3 19쪽
205 11장. 신은 어린아이와 같아서 11 22.11.07 62 2 19쪽
204 11장. 신은 어린아이와 같아서 10 22.11.06 60 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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