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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필담 님의 서재입니다.

탈명구세(奪命救世) 훔친 운명으로 세상을 구하다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퓨전

윤필담
작품등록일 :
2019.11.17 20:41
최근연재일 :
2021.01.13 13:49
연재수 :
8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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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9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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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305,543

작성
20.01.19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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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글자
8쪽

16. 음살문(陰殺門) (4)

DUMMY

“물론이오··· 나는 이미 결심을 내렸소.”


이심도의 말대로 남자에게도 이는 결코 쉬운 결정이 아니었다.

결국 가족을 적대해야 하는 것이었다.

아무리 아버지와 스승을 동일시하는 시대라고는 하나, 핏줄과 적대하는 것이 쉬울리는 없었다.


“음··· 결심이 섰다면, 내가 뭐라 할 것은 아니오만. 뭐 좋소. 그 외에 나에게 알려줄 것이 있소?”


“음살문의 순찰 경로에 대해 알아왔소.”


남자는 한참동안 음살문의 순찰경로에 대해 설명했다.

음살문의 직계들이 쓰는 모든 물자는 외가의 살수들을 통해 벌어들이지만, 몇 가지 부분에 한해서는 절대적으로 자신들이 하는 것이 있다.

그것 중 하나가 바로 일대의 순찰이었다.

남의 손에 자신들의 보호를 맡기는 것만은 결코 하지 않는 것이었다.


“아무리 내부 인원이라지만, 쉽사리 알아내긴 어려웠을텐데?”


“비록 선조의 유훈이 있어 직계들이 순찰을 돌았다고는 하나, 오랜 세월 같은 경로로 순찰을 해왔소. 게다가 순찰에 참여한 적이 없는 자는 있을 수 없지.”


결국 직계라면 모두가 순찰경로에 대해 알고 있다는 소리였다.

남자 역시도 직계이니, 그 또한 알 수 밖에 없었고.

그가 순찰 경로에 대해 알아왔다는 것은 혹시나 바뀐 것이 있다 확인을 해봤다는 의미였다.


“혹시나 해서 확인을 해봤는데, 내가 순찰에 참가했을 때와 놀라울 정도로 차이가 없더구려.”


“순찰에 참여한 것이 얼마 전이오?”


“··· 한참 전이지.”


떨떠름한 표정으로 남자가 대답했다.

순찰 경로가 그대로라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러나 빈틈을 노려야 하는 입장에서는 순찰 경로가 그대로인 편이 좋았다.

긴 세월 같은 경로로만 순찰한다는 것은 그만큼 방심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했기 때문이다.


“하하. 상당히 방심하고 있단 말이군. 오늘 밤부터 하나씩 잡아봐야겠군. 아참, 순찰 조원은 어떻게 구성하오?”


전성기의 왕하염이라면 모를까, 지금의 이심도에게 장로급 정도면 상당히 까다로운 적이었다.

그럴 일은 없었지만, 혹시라도 장로들도 순찰에 참여한다고 하면 주의할 필요가 있었다.


“본래 장로급이 청년들을 데리고 함께 순찰을 도는 것이 본래 규칙이었다고 하오만, 현재는 그렇지 못하오.”


“후후, 결국 사람은 편한 것을 찾게 되지. 지위가 높아질수록 그런 경우는 점점 더 많아지고 말이오.”


설령 선조의 유훈대로 순찰이 계속 이어지더라도 그것을 결정하는 자들은 조금씩 편한 방법을 찾게 될 것이었다.

그리고 그 결과는 실력과 지위나 낮은 자들만이 순찰을 돌게 되는 결과로 이어졌다.

덕분에 일이 편해졌다는 생각을 이심도가 하는 동안, 남자는 잠시 머뭇거리더니 어렵사리 말을 꺼냈다.


“그보다··· 한 가지 부탁이 있소.”


“부탁? 무엇을 말이오?”


이심도는 의아했다.

사실 지금 상황에서 남자가 이심도에게 부탁할만한 것은 존재하지 않았다.

이 곳에 머무르는 이상 도움을 받을 것 만이 있을 뿐. 그렇기에 질문으로 대답을 대신할 수 밖에 없었다.


“당신은 일단 순찰자들을 하나씩 잡아갈 생각이겠지? 그리고 그렇게 잡다 보면 나오는 자들도 하나씩 잡아갈 것이고.”


“물론이오. 내가 감당하기 힘든자가 나온다면 도주해버리면 그만이고··· 살수들을 내 편으로 끌어들인다면 물자 공급마저 끊을 수 있으니. 시간이 걸릴 뿐, 승산은 나에게 있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겠군.”


살수들을 아군으로 끌어들여 물자를 끊는다.

순찰자들을 잡아서 적의 전력을 줄인다.

순찰자를 찾기 위해 나온 중견급 무인들을 잡는다.

그리고 혹시라도 감당 못할 적이 나타나면 도주한다.

이런 식으로 반복하면서 피를 말리다가, 음살문 출신이라는 것을 알리면서 하나씩 항복시켜 나간다.


그것이 지금 이심도가 생각해낸 계획이었다.

별거 아닌 계획일 수도 있었지만, 음살문에게는 더없이 잘 먹히는 전략이기도 했다. 기본적으로 음살문은 모든 수입원을 살행(殺行)에서 얻었다.

그리고 그 수입원으로 물자를 구해오는 것도 상당부분 외가에 의존했다.

그 덕분에 외부 일을 관장하는 최소한의 인원을 제외하고는, 모두 수련에만 힘쓸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이분화된 구조가 음살문 최대의 허점이었다.

직계들의 노예나 다름없는 살수들, 그들만 아군으로 돌리면 결국에는 시간 문제에 불과했으니까.


이제까지 문제가 생기지 않았던 것은 수많은 비법과 금제 덕분이었다.

수련 과정에서 살수들은 비전을 익힌자를 절대로 거역할 수 없게끔 조치가 취해지게 된다.

결국 직계 중 한명이 직접 나서지 않는 이상, 살수들은 음살문을 거역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비법과 금제에 대한 믿음 덕분에 왕하염이 비전을 전수받을 수 있었던 것이다.

실제로 지금 이 자리에 왕하염이 있었다면, 아마도 음살문을 치는 것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다.

경지에 달한 덕분에 상당 부분 제약에서 벗어났다고는 하지만, 그럼에도 남아있는 수많은 제약들과 싸워야 했을 테니까.


그런데, 지금 이 모든 것에 대한 예외가 생겨나고 말았던 것이다.

살수들이 동질감을 느끼고 기댈 수 있는 자.

어떠한 비법이나 금제의 제약을 받지 않는자.

음살문의 비전을 대성하여 음살문을 차지할 권한을 얻은 자.

그것이 지금 이 자리에 있는 이심도였다.


물론 음살문의 비전을 대성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참이라 말하긴 어려웠다.

음신통령공이 비록 음살문의 비전을 대성해서 한 차원 높은 단계로 승화시키긴 했으나, 이를 익힌 이심도가 음살문의 비전을 대성했다고 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으니까.


그러나 결국은... 안 걸리면 그만이었다.

적어도 왕하염은 대성한 것이 사실이었고, 그렇게 얻은 문주의 권리는 이심도 역시도 쓸 수 있으니까 말이다.


“그래서 부탁이 뭐요?”


“적어도 순찰 나온 자들은 가능하면 죽이지 말고 제압해주게.”


아무리 적대하고자 마음 먹었다 할지라도 가족은 가족.

자신의 협력으로 그들이 죽어간다는 것은 남자에게는 너무나 견디기 힘든 일이었다.\

그렇기에 조금은 무리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말할 수 밖에 없었다.

설령 거절당하더라도 말해야만 했다.

그렇지 않고서는 이 압박감에 질식해버릴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그러지.”


“···”


너무나 쉬운 대답에, 남자는 순간 말문이 막히고 말았다.

거절하는 것이 당연하다 생각했거만, 긍정적인 답이 돌아오니, 너무도 당황하고 말았던 것이다.


“왜 그리 놀라는 지 모르겠군. 어차피 이런 일은 굳이 죽이는 게 능사가 아니오. 외가인들의 조력을 얻는 이상, 직계들의 권한이 낮아지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일이오. 그러나 그것이 직계들을 모조리 죽여야 한다는 의미도 아니지. 게다가 힘과 권위에 밀려 순찰로 나오는 자들이야, 어렵지 않게 제압할 수 있을 것이고.”


“그,그렇군.”


“애초에 왜 내가 다 죽일꺼라고 생각했는지 모르겠군?”


이심도는 되려 질문을 던졌다.

그의 말대로 남자는 애초부터 이심도가 모두 죽여버릴꺼라는 전제하에 부탁을 꺼냈던 것이다.


“그, 그것이··· 아무래도 죽이는 쪽이 일이 쉬우니···”


남자는 생각했다.

자신이 왜 그런 전제를 깔고 말을 했는가?

그것은 남자 사람을 죽이는 것에 전혀 불편함을 못 느낀다는 것을 의미했다.

직접 살행을 나가는 일은 드물었지만, 살수들과 한 조직에 있다보니, 그들의 사고 방식에 물이 든 것이다.


작가의말

오늘도 제 글을 봐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남은 주말 잘 보내세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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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 80. 팔대절학(八大絶學) (6) 21.01.13 104 3 7쪽
80 79. 팔대절학(八大絶學) (5) 20.12.28 121 1 7쪽
79 78. 팔대절학(八大絶學) (4) 20.12.14 146 2 7쪽
78 77. 팔대절학(八大絶學) (3) 20.11.17 205 3 7쪽
77 76. 팔대절학(八大絶學) (2) 20.11.04 212 4 7쪽
76 75. 팔대절학(八大絶學) (1) 20.10.19 273 6 7쪽
75 75. 귀존(鬼尊) (6) 20.10.05 255 5 12쪽
74 74. 귀존(鬼尊) (5) 20.09.29 256 4 7쪽
73 73. 귀존(鬼尊) (4) 20.09.22 269 5 7쪽
72 72. 귀존(鬼尊) (3) 20.09.16 290 5 7쪽
71 71. 귀존(鬼尊) (2) 20.09.07 441 5 7쪽
70 70. 귀존(鬼尊) (1) 20.08.31 345 5 7쪽
69 69. 재생(再生) (5) 20.08.28 332 6 7쪽
68 68. 재생(再生) (4) 20.08.23 343 5 7쪽
67 67. 재생(再生) (3) 20.08.17 361 5 7쪽
66 66. 재생(再生) (2) 20.08.09 379 5 7쪽
65 65. 재생(再生) (1) 20.08.05 397 6 7쪽
64 64. 기억(記憶) (6) +2 20.08.03 382 7 8쪽
63 63. 기억(記憶) (5) 20.08.02 387 9 7쪽
62 62. 기억(記憶) (4) +2 20.07.24 393 12 7쪽
61 61. 기억(記憶) (3) 20.07.12 427 14 8쪽
60 60. 기억(記憶) (2) +1 20.07.04 458 15 7쪽
59 59. 기억(記憶) (1) 20.06.28 462 10 8쪽
58 58. 마련(魔聯) (10) 20.06.22 415 11 9쪽
57 57. 마련(魔聯) (9) 20.06.15 391 13 8쪽
56 56. 마련(魔聯) (8) 20.06.07 424 13 7쪽
55 55. 마련(魔聯) (7) 20.05.31 441 12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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