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윤필담 님의 서재입니다.

탈명구세(奪命救世) 훔친 운명으로 세상을 구하다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퓨전

윤필담
작품등록일 :
2019.11.17 20:41
최근연재일 :
2021.01.13 13:49
연재수 :
81 회
조회수 :
85,978
추천수 :
1,521
글자수 :
305,543

작성
20.01.06 23:59
조회
1,993
추천
39
글자
7쪽

12. 흑봉(黑蠭) (6)

DUMMY

◆ ◆ ◆


자신이 또 다른 원한 관계를 형성했다는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던 이심도는 운남성을 벗어났다는 사실만으로도 기분이 좋았다.

예상했던 것보다 정말 빠르게 탈출에 성공했던 것이다.


이심도는 우선적으로 집사에게 편지를 보냈다.

편지를 받는 즉시 가산을 정리해서 숨으라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믿을 만한 사람들에게 지금 겪은 일들에 대해서 알렸다.

자신이 무공을 익혔다던가 하는 내용은 제외하고 천운이 닿아서 겨우 도망칠 수 있었다고 썼다.

그리고 운남성에서 무언가 일이 벌어지고 있으며, 자신의 신분을 도용하려는 무리가 있다는 것을 강조했다.


혹시나 하는 상황에 대비해서 눈에 보이는 표국은 모조리 들러서 중복해서 편지를 보냈다.

운남성에서 저런 사건을 일으킬 정도면 강주성에도 저들의 무리가 있을 확률이 높았기 때문이다.


그렇게 며칠간, 이심도는 보유하고 있는 전 재산을 털어서 편지 운송 의뢰를 넣었다.

그리고 최소한의 안전장치는 마무리 했다는 생각이 들자, 조금이나마 마음이 편해졌다.

지금까지는 집사를 살려야 한다는 생각과 적의 죄를 자신이 뒤집어 쓸 수도 있다는 생각, 그 두 가지 생각으로 그의 머리는 매우 복잡했던 것이다.


그런데 일단 집사를 대피시켰고, 믿을 만한 지인들에게 사건의 진상을 이야기 했으니...

집사가 죽거나 이심도 자신이 죄를 뒤집어 쓸 일은 없을 것이다.

물론 더 확실하고 안전하게 가려면 이심도 자신이 직접 황도로 돌아가 감찰원에게 보고를 하고, 집사를 대피시키는 것이 나았다.


그러나 그렇게 하면 첫 번째로, 이심도의 출세길이 아예 막혀버린다.

기껏 발령을 내놨더니 아무것도 못하고 쪼르르 돌아와서 이르기만 하는 수하를 누가 믿고 쓰겠는가?


두 번째로, 복수를 할 수 없었다.

저들 덕분에 본래의 이심도는 죽었고, 지금의 이심도 역시도 수많은 고난과 역경을 겪어야만 했다.

그런데 복수를 하지 않고 돌아간다는 것은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리고 복수를 위해서 자신은 흑봉이 되어야만 했다.

흑봉이 속해있던 음살문에 대한 정보와 살행을 받는 방법 등이 흑봉이 준 비급에 적혀있었다.

이를 이용하여, 흑봉이 된다.

그리고 그가 속해 있던 살문을 흡수해서 사사천문을 박살낼 것이다.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중소문파조차도 단기간에 차지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흑봉은,

그리고 그가 속해 있던 음살문만큼은 단기간에도 얼마든지 차지할 방법이 있었다.

그것은 흑봉이 쌓아올린 업이요, 원한이요, 복수였다.


“이곳인가?”


강주와 성도 사이에 위치한 어느 산골짜기.

거기에 음살문의 본거지가 있었다.

이심도는 편지를 보내는 일과 최소한의 휴식만을 취하고 나머지 시간은 이곳까지 이동하는데 소비했다.

비록 운남에서 머물러 있을 때보다는 시간적인 여력이 충분했지만, 그래도 시간은 아끼는 편이 좋았다.

사사천문에서 추격조를 보낼 가능성이 충분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추격조로 나오는 자들은 소수정예일 것이니...

조금이라도 빨리 음살문을 손에 넣어야만 했다.


일단 음살문 부근을 맴돌면서 협력할 자를 찾아야 했다.

음살문으로 들어가서 일을 벌이기 전까지 적아를 확실히 알아보고 가야만, 추후에 문제가 생기지 않을 테니까.

그것이 곧장 음살문으로 쳐들어가지 않는 첫 번째 이유였다.


두 번째는 아직 흑봉의 수준에 전혀 미치지 못했다는 점이다.

물론 전력을 다한다면, 음살문 소속으로 있던 시절의 흑봉보다는 월등히 강할 것이다.

그러나 음살문의 무공과 살수로써의 능력만 고려한다면, 턱없이 모자랐다.

그렇기에 음살문의 살수들을 대상으로 수련을 할 생각이었다.

외부로 나오는 자들을 하나 둘 잡아들이고, 적이라면 제물로 삼아 실력을 증진시키는 것이다.


음신통령공, 귀야행, 흑점흔은 흑봉의 무공의 총아였다.

그러니 이 세가지 무공을 기반으로 한다면 역으로 음살문의 무공을 흉내내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이다.

적어도 어느 정도는 비슷한 현상을 만들어야 했고, 어느 정도는 정보를 모아야 했다.

한동안은 자신이 흑봉이어야 했으니까.


“왕형은 언제쯤 돌아올 수 있을까?”


누구도 믿기 힘든 세상.

물론 왕하염이라고 십할 믿을 수 있다는 것은 아니었다.

어떠한 경우에도 그런 확신을 가지는 것은 금물이었다.

그러나 적어도 다른 자들보다 훨씬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인 것만은 분명했다.


그렇게 생각하다 문득 지금처럼 모두를 의심하는 것 또한 이심도의 기억과 상반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도대체 본래의 자신은 어떤 인물이기에 모든 기억을 가지고 있는 이심도의 기억마저도 무시하고, 이렇게 끊임없이 사람을 의심하는 것일까?

이심도는 한참동안이나 그런 생각에 잠겼다.


스스슥


한참을 그렇게 서있던 사이 어디선가 이심도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소리가 들렸다.

음살문으로 향하는 길에 가만히 서있었으니 음살문에서 대응해오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했다.

즉, 다가오는 자는 음살문 소속의 살수일 것이다.


이심도는 빠르게 적법면을 사용했다.

적법면은 대단히 강력한 병기였지만, 특수한 사용법이 있었기에 아무나 다룰 수 없었다.

그러나 적어도 술법에 대한 지식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이 하나 있었다.

그것은 바로 인피면구였다.


적법면을 쓴 채로 기를 불어넣고 원하는 얼굴을 강렬하게 염원하면, 적법면은 자연스럽게 염원하던 얼굴로 변화하는 것이다.

게다가 본래의 얼굴과 완벽한 일체화하기 때문에 표정 변화 등도 대단히 자연스러웠다.


이심도는 이런 인피면구 기능을 이용해서 왕하염의 얼굴로 바꿨던 것이다.

이곳에 흑봉 왕하염이 다시 복귀하는 것이다.

이심도는 왕하염의 얼굴을 한 채로 살수를 기다렸다.

왕하염의 얼굴을 본다면 어떤 식으로든 반응이 있을 테니까.

그 반응을 토대로 대응할 생각이었다.


스스슥


“헉··· 흑··· 흑봉···”


털썩


이심도에겐 뻔히 보이긴 했으나, 나름대로 기척을 죽이고 시야의 사각을 노린 채로 접근하던 살수는 저도 모르게 주저앉고 말았다.

신음처럼 흑봉을 말하는 것이 상당히 놀란 모양이었다.


“오랜만이라고 해야하나.”


이심도는 그가 누구인지 몰랐지만, 허세를 부리기로 마음먹었다.

얼굴을 보자마자 놀라는 것을 보아하니 상대는 분명 흑봉의 얼굴을 아는 자였다.

그런 자라면 분명히 이런 말을 할 정도의 안면은 있을 것이었다.


“오··· 오랜만이오. 분명··· 죽었다고···”


“하하. 누가 나를 죽일 수 있단 말인가? 적어도 음살문에 적을 둔 자라면, 절대 불가능한 일이지.”


이심도는 계속해서 허세를 부리기 시작했다.

조금 더 당당하고,

조금 더 과장되게.

이심도 스스로도 살수 출신인 자가 하기에는 너무 심하지 않나 싶었는데, 상대방의 반응은 그게 아니었다.


“하,하긴··· 당신이라면 충분히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있지.”


오히려 이심도의 허세를 당연하다는 듯이 받아들였다.

적어도 운남에서 만난 왕하염은 그런 자가 아니었건만, 죽음의 위기를 겪으면서 많은 것이 바뀐 모양이었다.


작가의말

오늘도 제 글을 봐주셔서 감사하고,

시간나시면 선추댓도 부탁드립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탈명구세(奪命救世) 훔친 운명으로 세상을 구하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탈명구세 설정 : 육대기법(六大氣法) 20.03.27 488 0 -
공지 제목이 변경되었습니다.(본래 제목 : 사귀구세) 20.02.24 347 0 -
공지 수정사항 공지 20.02.17 801 0 -
81 80. 팔대절학(八大絶學) (6) 21.01.13 105 3 7쪽
80 79. 팔대절학(八大絶學) (5) 20.12.28 121 1 7쪽
79 78. 팔대절학(八大絶學) (4) 20.12.14 146 2 7쪽
78 77. 팔대절학(八大絶學) (3) 20.11.17 205 3 7쪽
77 76. 팔대절학(八大絶學) (2) 20.11.04 212 4 7쪽
76 75. 팔대절학(八大絶學) (1) 20.10.19 273 6 7쪽
75 75. 귀존(鬼尊) (6) 20.10.05 255 5 12쪽
74 74. 귀존(鬼尊) (5) 20.09.29 256 4 7쪽
73 73. 귀존(鬼尊) (4) 20.09.22 269 5 7쪽
72 72. 귀존(鬼尊) (3) 20.09.16 290 5 7쪽
71 71. 귀존(鬼尊) (2) 20.09.07 441 5 7쪽
70 70. 귀존(鬼尊) (1) 20.08.31 345 5 7쪽
69 69. 재생(再生) (5) 20.08.28 332 6 7쪽
68 68. 재생(再生) (4) 20.08.23 343 5 7쪽
67 67. 재생(再生) (3) 20.08.17 361 5 7쪽
66 66. 재생(再生) (2) 20.08.09 379 5 7쪽
65 65. 재생(再生) (1) 20.08.05 397 6 7쪽
64 64. 기억(記憶) (6) +2 20.08.03 382 7 8쪽
63 63. 기억(記憶) (5) 20.08.02 387 9 7쪽
62 62. 기억(記憶) (4) +2 20.07.24 393 12 7쪽
61 61. 기억(記憶) (3) 20.07.12 427 14 8쪽
60 60. 기억(記憶) (2) +1 20.07.04 458 15 7쪽
59 59. 기억(記憶) (1) 20.06.28 462 10 8쪽
58 58. 마련(魔聯) (10) 20.06.22 415 11 9쪽
57 57. 마련(魔聯) (9) 20.06.15 391 13 8쪽
56 56. 마련(魔聯) (8) 20.06.07 424 13 7쪽
55 55. 마련(魔聯) (7) 20.05.31 441 12 7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