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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필담 님의 서재입니다.

탈명구세(奪命救世) 훔친 운명으로 세상을 구하다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퓨전

윤필담
작품등록일 :
2019.11.17 20:41
최근연재일 :
2021.01.13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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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5,543

작성
20.01.06 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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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9쪽

11. 흑봉(黑蠭) (5)

DUMMY

물론 이심도의 신분을 위장하려는 자들이 굳이 그 먼 곳의 집사를 건드릴 것이란 생각은 들지 않았지만 혹시 모를 일이었다.

조금이라도 빨리 탈출해서 집사의 안전을 위해 무언가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었고, 함정이 아니란 가정하에서는 지금이 절호의 기회였다.

언제 다시 올지도 모를 아주 좋은 기회.

그렇기에 이심도는 도박을 해보기로 했다.


우선, 혼백이 흩어지기 전에 도백연혼강령으로 남자의 백을 챙겼다.

비록 수준차이가 극심한 터라 큰 도움은 되지 않겠지만, 굳이 버리고 갈 이유는 없었다.

게다가 이정도 수준차라면 연혼의 단계도 빠르게 진행할 수 있을 것이었다.


연혼의 법문을 외우며, 연마를 시작하자, 예상대로 빠르게 단계가 진행되었고 반식경도 못되는 사이에 소화가 끝나버렸다.

정말 미미한 영향과 아주 소소한 기억만이 남았을 뿐이었다.


예상대로 잔여기억 속의 그는 상당히 무시받는 인물이었다.

다들 다급해하고 있는 와중에 멍하니 있으니 상관이 분통터진다는 얼굴로 이쪽에 보내버렸던 것이다.

그 상관은 워낙 착한 사람이었던지라 그렇게 화난 모습은 처음이라는 것이 기억에 남았던 요소였다.

그 기억이 너무나 선명하여 그 외의 기억은 일체 남지 못했다.

보아하니 특정한 목표가 있는 삶을 살지는 않은 모양이었다.

하긴 그런 자라면 무조건 본단으로 복귀했을 것이었다.


아무튼 그의 말은 결코 거짓이 아니었다.

그의 상관 역시도 그에게 지시를 내린 후, 본단으로 복귀하는 것을 본 기억이 있었기 때문이다.

결국 확실한 것은 지금과 같은 기회가 결코 다시 오지 않으리란 것이었다.


이심도는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거의 다 철수했다면, 차라리 빠르게 움직이는 것이 낫다고 본 것이다.

혹시나 걸리더라도 최대한 빨리 강행돌파를 해버릴 생각이었다.

운남만 벗어난다면, 얼마든지 도주가 가능할 테니까.


이심도는 귀야행을 최대한 펼쳐서 빠른 속도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귀야행이란 무공이 결코 속도를 중시하지는 않았지만, 다른 요소는 모조리 무시하고 빠르게 움직이는 것만 신경쓰기 시작했다.

덕분에 귀야행이지만, 또한 귀야행이 아닌 기괴한 경공이 펼쳐지기 시작했다.

그 기괴한 무공을 펼치며, 빠르게 이동하다보니 소수지만, 적과 마주쳤다.


“누, 누구냐?”


잠시간 고민했지만, 무시하고 계속 달렸다.

비록 한두번의 공격이면 격살이 가능할 정도로 수준 차이가 심했다.

그러나 달리던 것을 멈추고 공격을 가해야하므로, 이동속도가 줄어드는 것은 피할 수가 없었다.

그렇게 시간 낭비할 바에는 그냥 무시해버리고 조금이라도 빠르게 운남을 벗어나는 것 만을 신경쓰기로 결론을 내린 것이다.


“적이다.”


“쫓아라.”


그러나 조금은 우습게도 이심도가 적들을 무시하고 계속 달려나가는 모습이, 자신들을 피해 도망가는 것으로 착각하게 만들었던 모양이었다.

보통 이런 경우 한 명 정도는 본대로 보내서 보고를 하게 할 것인데, 지금까지 마주친 모든 적이 자신을 쫓아왔다.

심지어 자기들끼리 경쟁을 하는 듯한 모습까지 보였다.


내심으로는 개들이 호랑이를 보고 짖어댄다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결코 밖으로 표현하지는 않았다.

다만, 계속해서 달려나갈 뿐이었다.

적어도 그림자가 진하게 생기는 이 숲에서는 한번에 쓸 수 있는 양에 제한이 있을 뿐이지, 무한내공을 보유한 것이나 다름 없는 상태였기 때문이다.

저들은 결코 자신을 끝까지 쫓아올 수 없었다.


“거기··· 허억··· 서라··· 헉···.”


아니나 다를까 반식경 정도 달리니, 서서히 하나 둘씩 추격을 멈추기 시작했다.

달리다가 아예 넘어져서 못 일어나는 자들도 있었고, 스스로 멈추는 자들도 있었다.

중요한 것은 추격을 시작한 순서와 거의 유사하게 멈추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이것이 단전을 기반으로 한 무공의 단점이었다.

수련 시간에 따라 한계가 명확했기 때문이다.

반면에 내문이나 차력의 경우에는 조건만 맞으면 거의 무한에 가까운 기의 운용이 가능했다.

결국 이것이 이심도로 하여금 적에게서 벗어나게 하는 핵심적인 요소가 되었다.


결국 그날... 이심도는 운남성에서 탈출하는데 성공했다.

그를 쫓느라 무리해서 쓰러진 자들만 남겨두고···


◆ ◆ ◆


“우전아··· 이리도 허망하게 갔단 말이냐···”


이심도가 기억 속에서 보았던 상사, 금무진(金無盡)은 결국은 한 줄기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모두가 바쁜데 제대로 하는 것 없이 멍하게 있는 모습에 화를 내고는 주변정리라는 잡일을 맡겼는데, 그것이 죽음으로 이어졌던 것이다.

자신을 대신해서 죽은 형님이 맡긴 유일한 혈육이건만···


자신의 지시대로 움직이다가 결국 죽었던 것이다.

조카를 죽인 자는 물론이거니와 자기 자신을 용서할 수 없었다.

그러나 이에 대한 사죄는 범인을 잡고 나서 할 것이었다.


“적을 보았다고?”


금무진이 흘리는 눈물에 깜짝 놀랐던 수하들은 그의 물음에 곧장 대답하지 못했다.

철혈이라 불리는 그의 상관이 흘리는 눈물에 너무나 당황하고 말았던 것이다.


“적을 보았냐고 물었다.”


그러나 다시금 같은 질문이 날아오자, 이심도를 목격한 자들 중 가장 지위가 높은 자가 곧바로 대답했다.


“네, 금우전 공자를 쫓으라는 지시를 받은 자들은 모두 그를 목격했습니다.”


금무진은 금우전을 거기로 보낸 후, 혹시나 하는 마음에 수하들 중 일부를 금우전에게로 보냈던 것이다.

숲이 위험하다는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었고, 금무진이 금우전을 불쌍히 여긴다는 것은 수하들도 다들 아는 사실이라 가능한 일이었다.

마음에 들지는 않았지만, 금무진의 지시는 그의 수하들에게 그만큼 의미가 있었다.


“어떤 자였지?”


“솔직히 저희가 목격한 순간부터 그는 계속해서 경공을 펼쳤습니다.덕분에 그의 얼굴은 제대로 보지 못했습니다. 그가 대단히 빠른 경공의 소유자이며, 저희들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내공을 보유했다는 사실만을 확신할 수 있을 뿐입니다. 그를 처음 목격한 순간부터 시야에서 사라지는 순간까지 한 순간도 멈추지 않았으니까요.”


“··· 한순간도 말인가?”


수하의 말에 깜짝 놀란 금무진은 결국은 되묻고 말았다.

너무나 놀라운 얘기였기 때문이다.


“네, 처음 추격한 인원부터 마지막까지 추격한 인원까지 모두 합쳐서 한식경 이상 추격을 했습니다. 그러나 잠깐이라도 멈추긴 커녕, 속도마저도 전혀 변동이 없었다는 것이 모두의 의견입니다”


“으음···”


일반적으로 고수라 불리는 자들 중에서도 한식경 동안 연속으로 경공을 펼칠 수 있는 자는 대단히 드물었다.

특히나 내공을 익힌자들이라면 전무하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였다.

중간중간 약식으로나마 운기를 해서 소비된 내공을 복구하는 것이 필요했다.


대부분 경공의 기 운용방식은 내공을 완전히 소비하지 않는다.

상당부분은 단전에서 체내로 흘러들어가 잔류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중간중간 내공을 운기하면, 체내에 잔류된 내공을 모아 빠르게 공력을 회복시키는 것이 가능했다.


그러나 계속해서 내공을 소비만 하면 잔류된 내공마저 체내에서 빠져 나가기 때문에 최종적으로는 내공의 완전소비가 일어나게 되는 것이다.

즉, 오랜 시간 연속해서 경공을 펼친다는 것은 그런 내공 소모를 감수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했으니, 그의 내공이 상당하거나 혹은 다른 기법을 중심으로 연마한 자라는 의미였다.


어느쪽이든 쉽게 볼 수 없는 상대였다.

금무진은 고민에 빠졌다.

지금과 같은 시점에서 상당한 강적인 것이 분명한 적을 추격하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일까?

금무진 스스로도 알았다.

조카의 일이 아니었다면 결코 하지 않았을 고민이라는 것을...

그러나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조카의 복수를 포기할 수는 없었다.

주군에겐 죄송스러운 일이지만...

결국은 적을 추격해서 복수를 해야겠다고 마음을 굳혔다.


“지금 본 문은 중차대한 상황에 직면했다. 그리고 적은 대단한 고수일 확률이 크다. 그런 상황에서 나는 사적인 복수를 하고자 한다. 나를 따른다면 결국 본 문에서 중요인물로 성장하긴 어려울 것이다. 그럼에도 나를 따를 자가 있는가? 혹시나 함께 하지 않는다고 해도 어떠한 불이익도 주지 않을 것이니, 고민하지 말고 결정을 내리도록. 반식경 후에 출발할 테니 함께할 자들은 말을 챙겨서 동쪽 문 앞으로 오도록 하라.”


말을 마친 금무진은 보고를 위해 자리를 떠났다.

몇 명이나 자신을 따라올 것인가?

수하들에겐 미안한 일이었지만, 혼자서 복수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그렇기에 수하들에게 모든 사실을 솔직히 말하고, 도움을 청했던 것이다.

평상시라면 결코 하지 않았을 일이었다.

그러나 조카의 복수는 반드시 이루어져야 했기에 평상시와는 달리 행동하고 말았다.


작가의말

시간 되신다면 선추댓 부탁드립니다.

오늘도 제 글을 읽어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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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 79. 팔대절학(八大絶學) (5) 20.12.28 121 1 7쪽
79 78. 팔대절학(八大絶學) (4) 20.12.14 146 2 7쪽
78 77. 팔대절학(八大絶學) (3) 20.11.17 205 3 7쪽
77 76. 팔대절학(八大絶學) (2) 20.11.04 212 4 7쪽
76 75. 팔대절학(八大絶學) (1) 20.10.19 273 6 7쪽
75 75. 귀존(鬼尊) (6) 20.10.05 255 5 12쪽
74 74. 귀존(鬼尊) (5) 20.09.29 256 4 7쪽
73 73. 귀존(鬼尊) (4) 20.09.22 269 5 7쪽
72 72. 귀존(鬼尊) (3) 20.09.16 290 5 7쪽
71 71. 귀존(鬼尊) (2) 20.09.07 441 5 7쪽
70 70. 귀존(鬼尊) (1) 20.08.31 345 5 7쪽
69 69. 재생(再生) (5) 20.08.28 332 6 7쪽
68 68. 재생(再生) (4) 20.08.23 343 5 7쪽
67 67. 재생(再生) (3) 20.08.17 361 5 7쪽
66 66. 재생(再生) (2) 20.08.09 379 5 7쪽
65 65. 재생(再生) (1) 20.08.05 397 6 7쪽
64 64. 기억(記憶) (6) +2 20.08.03 382 7 8쪽
63 63. 기억(記憶) (5) 20.08.02 387 9 7쪽
62 62. 기억(記憶) (4) +2 20.07.24 393 12 7쪽
61 61. 기억(記憶) (3) 20.07.12 427 14 8쪽
60 60. 기억(記憶) (2) +1 20.07.04 458 15 7쪽
59 59. 기억(記憶) (1) 20.06.28 462 10 8쪽
58 58. 마련(魔聯) (10) 20.06.22 415 11 9쪽
57 57. 마련(魔聯) (9) 20.06.15 391 13 8쪽
56 56. 마련(魔聯) (8) 20.06.07 424 13 7쪽
55 55. 마련(魔聯) (7) 20.05.31 441 12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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