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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필담 님의 서재입니다.

생사의 경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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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필담
작품등록일 :
2019.05.26 14:56
최근연재일 :
2019.11.04 12:31
연재수 :
35 회
조회수 :
12,975
추천수 :
312
글자수 :
110,011

작성
19.08.13 22:30
조회
165
추천
5
글자
7쪽

30. 추적(3)

DUMMY

"적어도 이 일과 관련해서는 어떤 것을 마주한다 하더라도 포기하지 않겠다는 맹세를 해줘야겠어."


그의 말에 강민은 순간 멈칫했다. 그의 말에서는 묘한 뉘앙스가 풍겼기 때문이다. 아무 생각없이 동의했다가는 큰일 날 것만 같은 느낌. 그런 느낌에 잠시 망설였으나, 자신은 절대 포기할 수 없었다. 주변 사람을 모두 앗아간 일이 무엇인지 꼭 알아야만 했으니까.


"... 물론입니다. 그런 맹세라면 얼마든지."


"후후, 좋아. 그럼 ****** 이 주소로 찾아오게."


"알겠습니다."


전화를 끊고 나자, 무언가 묘한 곳을 향해 발걸음을 내딛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이미 내친 걸음. 길이 단 하나라면, 어떤 길이든 걸어갈 수 밖에 없었다.


◆ ◆ ◆


"이곳인가?"


택시를 타고 어렵사리 도착한 곳은 산중에 있는 어느 저택이었다. 묘한 분위기에 할아버지의 지인이라는 점 때문에 무당이 아닐까 생각하고 있었지만, 적어도 이 저택은 무당이 살만한 곳이라 생각하긴 어려운 곳이었다.


저택 앞을 막고 있던 철문을 바라보자, 어디에도 벨은 보이지 않았다. 이에 강민은 문을 두드리며 소리쳤다.


쿵쿵쿵


"계십니까? 아무도 안 계세요?"


끼이익


한참을 문을 두드리고 있었을까? 철문이 자연스럽게 열렸다. 누군가 열어 줬겠거니 하고 철문 뒤를 보았지만, 아무도 없었다. 어떻게 연 것일까 하는 의구심에 철문 주변을 서성이고 있자, 건물 안에서 누군가 소리쳤다.


"안들어 오고 뭐하는가야? 얼른 들어와."


그 소리에 강민은 호기심을 억누르고, 저택 안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과연 저 남자가 자신에게 길을 알려줄 수 있을까 하는 궁금증이 더 컸으니까.


"안녕하세요."


"그래, 어서와라."


저택 안에서 만난 남자는 장례식장에서 만난 것과는 사뭇 분위기가 달랐다. 저택과 어울리는 정장을 입은 그는 그야말로 노신사라는 말이 어울리는 모습이었다.


"전화로도 물었지만, 니가 지금부터 가야할 길은, 보아야할 길은 아마 너무도 힘들고 괴로운 것들로 가득할 것이다. 그러니 각오를 단단히 해주는 것이 좋을거야."


남자는 강민에게 강한 경고를 날렸다. 위협인지 아니면 안쓰러워 하는 것인지 알 수는 없었지만, 적어도 강민은 이미 각오가 된 상태였다.


"각오는 되어 있습니다. 아마 평범한 일이 아닐꺼란 짐작도 하고 있습니다."


"후우, 그래. 그렇다면 알겠다. 더 말하지 않으마."


고개를 설레설레 저으며, 남자는 저택 안쪽을 향해 걸어갔다. 아마도 따라오라는 의도인 듯 하여 강민은 서둘러 남자의 뒤로 따라 붙었다.


"저... 제가 어떻게 불러야 할지..."


"아 그래. 흠... 이선생 정도로 불러라. 호칭이 뭐가 중요하겠냐만은."


정체를 알 수 없는 남자. 이선생은 멈추지 않고 걸으며 말했다.


"내가 자네의 할아버지와 무슨 관계냐도 궁금하겠지? "


"네."


강민의 속내를 읽은 것 마냥, 강민의 궁금증 중 하나를 먼저 꺼내놓았다.


"자네의 할아버지와는 음... 적이었지."


"!!!"


생각했던 것과는 다른 말에 강민은 순간 발걸음을 멈추고 말았다. 친구였다고 생각한 사람이 적이었다니, 그럼 자신은 적의 소굴로 들어온 것인가? 문득 그런 생각마저 들었지만, 그의 말이 과거형이라는 사실을 떠올렸다.


"적이었다는 말은... 지금은 아니라는 말씀이시군요."


"그래, 그런 말이 있지 않나? 훌륭한 적이란 친구보다 낫다고. 우리의 관계가 딱 그런 것이었지. 적으로 수없이 싸우다 나이가 드니, 결국 친구 비스무레한게 되어버린거야. 하하."


스스로의 말이 웃긴 듯 이선생은 잠시 크게 웃기 시작했다. 그러는 사이 두 사람은 어느 방문 앞에 도달했다. 이선생은 웃음을 멈추고 방문을 열기 시작했다.


"자, 안으로 들어가게. 자네가 진정 그의 후계자가 맞다면, 저 안에 있는 것에서 얻는 것이 있을거야."


방문을 연 이선생은 강민에게 방 안으로 들어갈 것을 권했다. 본인은 들어가지 않으려는 모양. 강민은 잠시 망설이다가 발걸음을 옮겼다. 여기까지 온 이상 다른 길을 선택하기란 어려웠으니까.


◆ ◆ ◆


끼이익 쿵


강민이 방 안으로 들어가자, 방문이 닫혔다. 방안은 은은한 빛으로 가득 차 있었고, 한 가운데 탁자와 그 위에 한 권의 책이 있었다.


책을 향해 다가가자, 책과 그리고 손목시계가 빛을 내기 시작했다. 그와 함께 손목시계가 미친듯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문득 떠오르는 생각에 손목시계를 풀어 부적을 꺼내자, 부적은 빛을 발하며 책을 향해 날아가기 시작했다.


"으앗."


책과 부적이 만나자 눈을 뜰 수 없을 만큼 눈부신 빛이 터져나왔다. 강민은 저도 모르게 눈을 가릴 수 밖에 없었다. 잠깐의 시간이 흐른 후, 빛이 사라졌고 책이 있던 자리에는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뭐지?"


강민은 어리둥절할 따름이었다. 무언가 있어보이는 빛이 나타나고, 그리고 아무것도 없다니. 그저 부적만 잃어버렸을 뿐이었다. 심지어 시간이 지나자, 방은 빠른속도로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아까 터져나온 섬광으로 빛을 다 소모하기라도 하듯이...


결국은 빛이 모두 사라졌고, 방 안은 한치 앞도 볼 수가 없게 되었다. [뇌전]을 일으켜 방 안 구석구석을 뒤져보았지만, 결국 아무것도 찾을 수 없었다. 이제 방 안은 강민과 탁자, 그리고 의자 하나 밖에 존재하지 않았다.


결국 포기 하고 밖으로 나가자, 이선생이 기다리고 있었다. 이선생은 기대어린 어조로 말했다.


"무엇을 남겼더냐?"


강민은 고개를 절래절래 저으며 말했다.


"아무것도요."


"그럴리가..."


이선생은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말했다.


"책이 하나 있긴 했는데... 제가 가까이 다가가자 눈을 뜰 수 없을 만큼 엄청난 빛이 나더니 사라져 버렸습니다."


강민은 부적 얘기를 제외하고는 모두 사실대로 말했다. 그를 믿지 못해서라기 보다는 굳이 말할 필요가 있냐는 생각에서였다.


"그럴 수가... 분명 자네에게 남긴 것이 있을 것이라 했건만..."


이선생은 서둘러 방 안으로 달려들어갔다. 그의 눈 앞에는 탁자와 의자 하나가 보일 뿐이었다. 분명 자신이 탁자 위에 놔뒀던 책은 사라져버렸다.


믿을 수 없는 사실에 이선생은 강민을 훑어보기 시작했다. 그러나 강민에게 책을 숨길만한 공간은 존재하지 않았고, 결국은 그의 말을 납득할 수 밖에 없었다.


"허... 이거 참... 책은 또 어디로 갔단 말인가."


"할아버지께서 남기신 것이 아까 그 책 하나 뿐입니까?"


이선생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 그의 말대로 방 하나에 탁자와 의자를 놓고, 부탁받은 책을 올려놓았네. 자네가 책을 마주하게 되면, 자신이 준비한 것을 얻을 수 있다고 했지. 그는 거짓이라고는 모르던 사람이었는데..."


작가의말

선작의 요동이 심하군요.

오르락내리락 ㄷㄷ

신경 안쓰려고 하는데 신경써지는 것은 어쩔 수 없나봅니다.

아무튼 최대한 자주 쓰는수밖에 없겠죠 ㅠ


다들 건강 챙기시고, 남은 여름 잘 버티시길 바랍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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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9. 시작(2) +4 19.06.16 516 14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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