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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필담 님의 서재입니다.

생사의 경계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윤필담
작품등록일 :
2019.05.26 14:56
최근연재일 :
2019.11.04 12:31
연재수 :
3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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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960
추천수 :
312
글자수 :
110,011

작성
19.05.26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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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글자
10쪽

1. 악몽(1)

DUMMY

"허억, 허억"


강민은 오늘도 꿈을 꿨다. 며칠째 계속 이어지는 악몽.


일어나자마자 곧바로 생각해보았지만, 아무리 생각해봐도 꿈의 내용이 명확하지 않았다. 다만, 무언가에 쫓겼다는 것과 살기 위해 사력을 다했다는 것만이 어렴풋이 기억날뿐.....


"최강민, 오늘도 또 그 꿈 꿨냐?"


"어? 어어. 휴...."


어렵사리 학교에 도착하자, 친구들이 걱정하면서 물었다. 처음에는 별일 아니라고 생각한데다가 몸 상태가 약간 안좋은 정도였기에 악몽에 대해 설명해둔터였다. 거기다 그런 상황이 며칠째 이어지다보니 친구들 대다수가 강민의 악몽에 대해 알았다.


악화되어가는 상태에 몇몇 친구들이 억지로 병원까지 데리고 갔지만, 차도가 없었다.시간이 갈수록 나아지기는 커녕, 점점 심각해져가는 상황에 한 친구는 한탄조로 말했다.


"하... 정말 굿이라도 해야하는 거 아니냐? 얼굴이 하루가 다르게 핼쓱해지네."


"......"


이제와서는 누가봐도 상태가 심각한 정도였다. 모르는 사람이 본다면 강민의 얼굴은 중병에 걸린 환자처럼 보일 정도였기 때문이다.


며칠째 이어지는 악몽.

그리고 악몽이 반복될 수록 점점 더 악화되는 상태.


이제는 누군가 말을 걸어도 제대로 된 대답이 불가능할 정도였다. 누가 물었는지, 뭘 물었는지조차 인식하지 못했다. 친한 친구들이 계속 챙겨줘서 겨우겨우 출석만 하는 정도였다.


그렇게 강민은 하루종일 넋을 잃은채로 하루를 보냈다. 친구들의 도움이 아니었다면 식사도 제대로 챙기지 못했으리라.


"하아..... 정말 무당이라도 찾아가야하나?"


해가 질 무렵에서야 강민은 겨우 정신을 차렸다. 나날이 심각해져가는 상황에 그는 무언가 대책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어디서 해결책을 찾아야할지 막막하기만 했다.


악몽이 반복될 수록 제대로 정신을 차리고 있는 시간이 점점 짧아졌다. 처음 악몽을 꿨을 때만 해도 1시간 정도 멍한 정도였고, 누가 말을 걸면 제대로 대답을 할 수 있는 정도였다.


그러나 불과 며칠 사이에 해가 질 무렵에서나 정신을 차릴 정도가 되었으니... 시간이 조금만 더 지나면 아예 정신을 차릴 수 없게 될지도 몰랐다.


그런 생각을 하기 시작하자 강민은 두려움에 몸이 떨려왔다.


엄습해오는 공포와 절망감....


사방에서 몸을 옥죄어 오는 듯 했다. 많은 사람들이 몸을 짓누르는 듯한 느낌. 가위에 눌린 듯 몸을 움직일 수가 없었다. 아니, 움직이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몸이 늪에 잠기는 듯한 느낌이었다.


서서히.....

아주 서서히.....

늪에 몸이 잠기는 듯한.....

강민은 알 수 없는 힘에 점점 침식되어 가기 시작했다.

...

......


띵동


그 순간이었다. 현관문에서 벨이 울린 것은.


벨 소리가 들리자, 강민을 옥죄여오던 기운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졌다. 강민은 생각했다. 방금전 벨이 울리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강민은 어쩌면 자신이 죽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스로도 말이 안된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쿵쿵쿵


"계십니까? 택뱁니다. 아무도 안계세요?"


쿵쿵쿵


"계십니까? 아무도 안계세요?"


문 밖에서 택배기사로 추정되는 남자가 한참동안 문을 두드렸다. 그 소리에 겨우 정신을 수습한 강민은 서둘러 현관으로 나가며 외쳤다.


"네, 나갑니다."


현관으로 나가며 시계를 보니, 어느새 8시.


택배가 오기에는 제법 늦은 시간이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일단은 현관문을 열었다.


"여기 있습니다. 싸인 부탁드리구요. 없으신줄 알고 깜짝 놀랐네요."


현관문을 열자마자, 택배기사는 들고 있던 상자를 건네며 싸인을 부탁해왔다.

강민은 상자를 받아들고, 싸인을 해주며 말했다.


"죄송합니다. 잠이 들었었나봐요. 그건 그렇고, 요새 택배는 늦은 시간까지 하시나봐요?"


"아... 원래는 이 시간까지 일하지 않죠. 그런데 어떤 분이 추가금을 내고 꼭 이 시간에 건네달라고 신신당부를 하셔서요."


"네? 어떤 분이...?"


"글쎄요... 왠 노인분이었는데.... 성함은 상자에 적혀있으니 거기 보시면 될 것 같구요. 꼭 이 시간에 본인에게 전달해달라고 추가금까지 걸고 강조하시더라구요. 아무튼, 저는 8시 정각에 요청하신 물품 전달 완료했습니다. 그럼 수고하세요."


"네, 수고하세요."


인사를 마친 택배기사는 마음이 급한지 서둘러서 현관문을 떠났다.


8시 정각을 지정해서 택배를 보내다니... 궁금증만 남겼지만, 강민은 굳이 그를 붙잡지 않았다. 어차피 보낸 사람과 내용물을 본다면 대략적인 내용을 짐작할 수 있을거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강민은 집 안으로 걸어들어오며, 상자를 유심히 바라보았다. 특별할 것이 없는 평범한 상자. 그러나 보내는 사람의 이름을 보니 무언가 익숙하고 그리운 듯한 느낌이 들었다. 분명 강민 자신과 아주 가까운 사람의 이름이었다.


"최명성. 최명성. 친척인가?"


한참을 중얼거리며 생각했지만, 도통 떠오르지 않았다. 생각하기를 포기한 강민은 포장을 뜯어보기로 했다. 포장을 뜯어서 내용물을 확인하자, 안에는 부적으로 보이는 노란 종이 하나와 편지 한 장이 들어있었다.


편지의 내용을 보고 나서야 비로소 택배를 보낸 사람을 알 수 있었다. 바로 그의 할아버지였다. 처음에 바로 떠올리지 못한 이유는 간단했다. 그가 살면서 할아버지를 직접 봤던 기억이 전혀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딱히 강민이나 그의 부모님과 사이가 안 좋거나 한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할아버지 쪽에서 거리를 두는 편이었다. 왜나하면, 그의 할아버지는 신내림을 받은 분이었기 때문이다.


그것도 강민 자신이 태어나기 얼마 전에서야 신내림을 받은. 나이가 한참 들어서 신내림을 받은 터라 특이하다면 특이한 경우였다.


그런 할아버지는 자신이 그에게 나쁜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고, 최대한 그와 거리를 두기로 했다고 들었다.


그렇게 강민과 거리를 두던 분이셨는데, 지금 이 순간 택배라니? 강민은 정말 할아버지가 보낸 것이 맞는 지에 대한 의구심이 솟구쳐올랐다. 강민은 부적을 옆에 놔둔채 편지를 차분하게 읽기 시작했다. 편지의 내용은 그리 길지 않았지만, 읽고나니 온 몸에 소름이 돋았다.


[손자 강민. 보아라.

왕래가 없던 할애비가 갑작스레 편지를 보낸 것에 대해 다소 놀랐으리라 생각한다.

너를 위한다는 이유로 제대로 챙겨주지도 못해서 미안하구나.

가족이란 것이 혈연으로만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같이 밥을 먹으며 추억을 쌓아야 하건만....

너를 구하기 위해서 너를 가까이 할 수 없었다.

하늘이 원망스럽구나....


그러나 한편으론 하늘에 감사한다.

이러한 사실을 미리 알 수 있었기에 너의 생명을 구할 수 있었으니까.

강민아. 아마 너는 요 며칠 끔찍한 악몽에 시달리고 있을 것이다.

게다가 방금 전, 아주 큰 위기에 직면했을 것이다.

비록 이 부적이 모든 것을 해결해주진 않겠지만, 너의 앞길에 등불이 되어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항상 부적을 몸에 지니거라.

사랑한다. 나의 손자.]


강민은 문득 어린시절의 기억이 떠올랐다.


할아버지가 보냈다며, 온갖 선물들이 생겼던 기억. 그런 할아버지가 보고 싶어 떼를 썼으나 뭔가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자신의 사진을 찍던 부모님.


어렸을 때는 그저 무당이라 거리를 둔다라고 생각했건만, 편지를 보니 그보다 더 심각한 사정이 있었던 모양이다. 그것도 자신의 생명과 관련된....


믿지 않으려해도, 자신이 악몽을 꾼다는 점이나 택배가 오기 직전에 있었던 그 상황..... 이런 것들을 미리 예상했다는 점에서 믿지 않을 수 없었다.


무엇보다도 할아버지가 손자를 위해 부적을 써줬는데, 굳이 거절할 필요가 있겠는가?


강민은 그런 생각을 하며 시계를 풀었다. 어렸을 때부터 항상 차고 다니던 시계. 생각해보니 이 시계도 할아버지가 선물로 보내준 것이었다.


시계를 열어서 안쪽에 조심스럽게 부적을 접어 넣었다. 기억이 희미하게 날 정도로 어린 시절부터 차고 다니던 시계이니, 부적을 항상 지니고 다니기엔 안성맞춤이었다.


부적을 넣은 시계를 차자, 강민은 몸과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는 것이 느껴졌다. 기분 탓일까? 부적의 효험일까? 어느쪽이든 할아버지에게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최근 며칠간은 자정이 다가올 수록 무언가 해야겠다는 강박관념에 안절부절 못했건만, 오늘만큼은 전혀 두렵지 않았다.


강민은 문득, 며칠간 악몽 때문에 제대로 먹지도, 씻지도 못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음식도 배달시켜 먹고, 몸을 깨끗이 씻었다. 그러고 나서 집에 돌아오자 어느새 자정이 코 앞으로 다가왔다.


며칠 간, 아무리 잠들지 않으려 애를 써도 자정에는 무조건 잠들었기에 강민은 잘 준비를 마쳤다. 기왕 이렇게 된거 편안한 잠자리에서 악몽을 맞이해야겠다는 생각이었다.


게다가 오늘은 할아버지의 부적이 있으니까. 부적이 진정 효과가 있어 악몽을 떨쳐낸다면, 강민은 꼭 할아버지를 만나뵈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직접 만날 수 없다면, 아버지를 통해서라도.


할아버지는 이 악몽에 대해 무언가 아시는 것이 있을테니까.


강민은 그런 생각들을 하며, 다시 잠에 빠져들었다.


작가의말

안녕하세요. 잘부탁드립니다.

조금씩이라도 꾸준히 쓰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제가 직장인이다 보니

연재는 기본적으로 주3입니다.(금토일)

혹시 못쓰게 되면 평일에 보충할 것이고, 

최대한 한 주에 3편이상 쓰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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