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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필담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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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필담
작품등록일 :
2019.04.02 01:08
최근연재일 :
2019.05.08 01:04
연재수 :
35 회
조회수 :
29,334
추천수 :
285
글자수 :
152,494

작성
19.05.07 02:01
조회
412
추천
1
글자
8쪽

몰살(3)

DUMMY

기더와 병사들의 도움으로 식사와 휴식을 마친 우리는 디어란 영지로 나아가기로 했다. 전투에 참가하는 인원은 디어란 영지로, 나머지 인원은 그 자리에서 휴식을 취한 후 귀가하는 것으로 나누기로 한 것이다.


만약에라도 남은 사람들을 습격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긴 했다. 그러나 병사들은 이미 체력의 한계에 도달한 상태였다. 미친듯한 질주 후 임시 진지를 구축하고 식사를 준비해주느라 전혀 쉬지를 못했던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돌아가라는 것은 말 위에서 떨어져 죽으라는 소리와 같았다.


"혹시라도 마검의 기운이 느껴지는 분은 바로 말씀해주시기 바랍니다."


나는 선두에 서서 사람들에게 말했다. 나에게는 마검의 기운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지만, 실질적인 경지는 모두 나보다 높았다. 그렇기 때문에 미리 말을 해둔 것이다. 혹시라도 느끼는 순간 바로 말해달라고.


"음... 아직 느껴지지 않습니다."

"저 역시도."

..........


일시적인 정적이 흐른 후, 딜런부터 차례대로 대답하기 시작했다. 마지막 순간 느꼈던 마검의 기운이라면, 이 정도 거리에서는 느껴져야 하건만....


"표정이 안좋으시군요."


가빈이 눈치 빠르게 물어왔다.


"아마도.... 디어란 영지는 이미 몰살당한 것 같습니다."


내 말 한마디에 모두의 표정은 경악으로 물들었다. 그럴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마음에 품고 왔지만, 근처에서 그런 얘기를 들으니 쉽게 납득하기 힘든 모양이었다.


"제가 마지막에 느낀 마검의 기세는 그야말로 엄청나서 누구라도 느낄 수 있을 정도였습니다. 심지어 여러분 정도 수준이라면, 설령 디어란 영지에 마검이 있다하더라도 충분히 느끼고도 남았어야 합니다. 그런데 그것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은...."

"이미 디어란 영지를 지났다는 소리인가...?"

"하,하지만 디어란 영지를 건드리지 않고 갔을 수도 있지 않소?"


필립이 놀라서 소리쳤다. 나는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만약 적이 인간이나 다른 이종족이라면 일말의 가능성이 있었을겁니다. 그러나 적은 마검입니다. 그것도 생명력을 탐하는.... 그런 마검에게 디어란 영지는 진수성찬이나 다름없습니다."


내 말에 모두의 표정이 엉망이 되었다. 당연했다. 영지 하나에 몇 명의 목숨이 있던가? 대부분의 사람은 비슷한 기분을 느낄 수 밖에 없었다.


"조금이라도 서두르죠. 그것만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 ◆ ◆


"후... 역시나..."


예상대로 참혹한 광경이 우리를 맞이했다. 성과 건물은 그야말로 흔적만이 남아있었고, 도처에 피와 시체들로 가득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이라면 다들 일격에 죽었을 것이라는 점일까? 적어도 고통스러운 죽음은 아니었을 것으로 보였다.


"이런 참혹한...."

"이것이 우리가 마검을 빨리 막아야 하는 이유입니다. 그 놈은 생명이 존재하는 곳이라면 어디든 달려갈 것이고, 점점 강해질 것입니다. 종국에는 인간이라는 종 자체를 없애버릴지도 모릅니다."


다들 표정이 굳어 있었다. 다들 약자라고 볼 수 없었기에 마검의 흔적만 보고도 강함을 유추할 수 있었던 것이다. 감정적인 부분을 배제하고 생각해도, 우리 중 누구도 이런 광경을 만들어낼 수는 없었다. 그것이 모두의 표정이 굳어있는 이유였다.


상상이 공포를 키운다는 말이 있다. 나는 직접 상대해본 적이 있기에 의지가 꺽이지 않았지만, 상상으로 적을 가늠하고 있는 나머지 일행들은.... 공포에 휩싸여 있는지도 몰랐다.


"......그리하여, 우리 모두에게 꺾이지 않는 용기를 부여해줄 것을 청하나이다. 불굴의 용기"

"헛."

"후욱"

.......


그 순간 타이밍 좋게 딜런이 신성마법을 사용했다. 공포로 인해 싸울 의지가 꺾인 이들에게 용기를 불어넣어주는 마법이었다. 지금 상황에서는 최적의 마법이라고 할 수 있었다. 적을 만나기도 전에 패배하는 상황이었으니까.


"후우... 이거 부끄럽군요."


다들 부끄럽다는 표정을 지었다. 적이 만든 흔적만 보고도 공포에 질렸으니, 내심 본인들이 강자라고 생각하는 이들에게는 충분히 부끄러운 상황이었다.


"지금의 광경이 경악스러운 상황이란 것은 사실입니다. 우리 중 누구도 이런 광경을 만들 수는 없겠죠. 하지만 적어도 지금, 우리 외에는 대안이 없습니다. 놔뒀다간 왕국 전체가 아니, 인간 전체가 멸망당할 수도 있습니다."


나는 사람들에게 싸워야 하는 당위성에 대해 얘기하기 시작했다. 그랬다. 우리가 마검을 놔둬서 점점 강해진다면, 결국은 어떤 일이 벌어질까? 솔직히 말해 카드란과 같은 사람들이 나서준다면, 어떻게든 이겨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과정에 얼마나 많은 희생이 있을 것인가?


"후우... 기사단장으로서 너무나 부끄럽군요. 영주님의 검과 방패가 되어 드려야 하는데, 못난 모습을 보였습니다. 도망칠 것이었으면, 처음부터 여기 오지도 않았을 겁니다. 다만 영주님. 부탁드릴 것이 있습니다."

"리오경. 무슨 말을 할지는 알고 있습니다만. 그럴 수는 없습니다."

"영주님...."

"명령입니다. 절대 저를 돌려보낼 생각은 하지 마세요."


리오는 가빈을 돌려보내고 싶은 모양이었다. 기사라면 주군을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 그러나 지금은 너무도 위험한 상황이었기에 영주를 돌려보내고 싶었던 것이다.


심지어 가빈은 남아있는 혈육이 없었다. 가빈의 죽음은 곧 키르젤 가문이 끝난 다는 의미였다.


"리오경이 걱정하는 것이 무엇인지는 잘 압니다. 내가 여기서 죽는 다면 키르젤 가문의 역사도 끝난다는 의미겠지요. 그러나 나 역시도 기사입니다. 약자를 지키고, 불의를 외면하지 않는 것이 기사가 아닙니까? 나는 절대 물러설 생각이 없습니다."


온화하고 융통성있지만, 이런 부분에서는 절대 양보가 없는 사람. 그래서 많은 독자들이 한 편으로는 싫어했고, 한 편으로는 좋아했던 이유였다. 그리고 수많은 인재들이 모여드는 이유이기도 했고.


나는 소설의 한 장면을 직접 눈으로 보는 느낌이 들어서 기분이 묘했다. 어쩌면... 나 역시도 그를 주군으로 삼고 싶은 것인지도 몰랐다.


"후, 알겠습니다. 그러나 적어도 저 필립은 영주님께서 쉽게 죽도록 내버려두지 않을 겁니다. 그렇지 않나 리오경?"

"물론입니다!!!!"


가빈과 리오의 대치에 필립이 끼어들어 자연스럽게 중재했다. 가빈 역시도 필립의 말까지 거부했다가는 이 상황이 쉽게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알았는지, 더 이상 거부하지 않았다.


"흠흠, 그보다 어느 방향으로 가야할까요?"


가만히 지켜보던 시르가 중요한 부분을 지적했다. 그랬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마검을 찾아내는 것인데, 지금 상황에서 마검을 어디서 찾아야할 것인가? 이 근처의 영지는 두 군데. 비록 우리가 키르젤 영지에서 왔다지만, 길이 엇갈렸을 가능성이 없다고는 할 수 없었다.


"마법이나 성법으로는 방법이 없겠습니까?"


나는 시르와 딜런에게 물었다.


"으음... 전투마법 위주로 연마한지라...."

"성법 중에 마의 잔향을 추적하는 방법이 있긴 합니다만..."


다행히 딜런에게 방법이 있는 듯 했다. 다만, 자신 없어하는 것이 무언가 문제가 있는 듯 했다.


"뭔가 문제라도 있습니까?"

"그게 단 한번도 써본 적이 없어서... 조금 시간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딜런은 그 말을 끝으로 머리를 쥐어짜는지 끙끙 거리기 시작했다. 단시간 안에는 답이 나올 것 같지 않은 상황. 나는 남은 사람들과 함께 마검을 추적할 방법에 대해 논의하기 시작했다.


작가의말

생각보다 퇴근을 늦게해서 분량이 조금 짧습니다.

심지어 이제서야 올리네요.


오늘도 제 글을 봐주셔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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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몰살(3) 19.05.07 413 1 8쪽
33 몰살(2) 19.05.06 312 4 8쪽
32 몰살(1) 19.05.05 344 6 11쪽
31 마검(2) 19.05.04 378 5 9쪽
30 마검(1) 19.05.04 378 6 7쪽
29 도적(3) +1 19.05.02 486 7 14쪽
28 도적(2) +3 19.05.01 496 5 9쪽
27 도적(1) 19.04.29 539 6 10쪽
26 상단(2) 19.04.28 575 4 12쪽
25 상단(1) +1 19.04.27 595 5 9쪽
24 여정(3) +1 19.04.27 667 7 11쪽
23 여정(2) 19.04.25 657 9 7쪽
22 여정(1) +1 19.04.24 697 11 10쪽
21 시작(4) +2 19.04.23 749 7 8쪽
20 시작(3) 19.04.22 768 9 12쪽
19 시작(2) 19.04.21 798 5 11쪽
18 시작(1) +1 19.04.20 824 7 11쪽
17 영주(2) 19.04.19 822 7 11쪽
16 영주(1) +2 19.04.16 837 6 12쪽
15 던전(4) +4 19.04.16 840 7 7쪽
14 던전(3) 19.04.15 818 8 7쪽
13 던전(2) 19.04.14 831 4 8쪽
12 던전(1) 19.04.12 938 7 7쪽
11 변화(3) +2 19.04.11 926 6 7쪽
10 변화(2) +1 19.04.10 989 8 8쪽
9 변화(1) 19.04.08 1,021 7 7쪽
8 전투(4) 19.04.08 1,078 12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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