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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필담 님의 서재입니다.

소설 속에서 레벨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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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필담
작품등록일 :
2019.04.02 01:08
최근연재일 :
2019.05.08 01:04
연재수 :
35 회
조회수 :
29,343
추천수 :
285
글자수 :
152,494

작성
19.05.05 20:12
조회
344
추천
6
글자
11쪽

몰살(1)

DUMMY

나는 마검과 마주치지 않도록, 빙둘러서 절벽 위로 올라갔다.


분명 소설에서는 저런 괴물같은 강자가 이 부근에서는 나타나지 않았는데, 도대체 어떻게 된 것일까?


내가 던진 바위 하나에 이렇게 큰 일이 벌어진 것일까?


아니면


내가 모르는 강자가 나타나서 저 놈을 해치운 것일까?


소설 속에서는 디어란 영지가 이 시점에 망하지도 않았고, 특별히 묘사되는 부분도 없었다. 한마디로 마검이든 도적단이든 어떻게든 해결된다는 뜻이었다.


그런데 지금 내가 마주한 현실은 디어란 영지는 물론이고, 주변 영지들 대부분이 몰살당할 위기인 것이다.


다행히도 폭주의 후유증은 사마력만을 감소시켰기 때문에 나는 최선을 다해서 키르젤 영지를 향해 달려갔다. 라이어스 일행을 찾아봐야 한다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 나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면 어떻게든 희생을 줄이는 것이 먼저이기 때문이다.


◆ ◆ ◆


"헉...헉...."


부족한 체력은 포션으로 보충하면서 쉬지 않고 달린 결과, 나는 드디어 키르젤 영지에 도달할 수 있었다.


"아니, 게릭님."


외성문을 지키던 병사가 나를 알아보고는 달려와 부축했다. 얼굴이 낯이 익은 것을 보니 고블린과의 전투 때 본적이 있는 모양이었다.


"어쩌다 이런꼴이?"

"헉... 헉.... 영주님... 영주님을 뵈야 합니다."

"음... 이봐. 윗 분들에게 빨리 알려주게."

"넵."


다행히 내 얼굴을 아는 병사가 있어서, 빠르게 일이 진행되었다. 내가 누군지 몰랐다면 절대로 이렇게 쉽게 보고가 올라가진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신전의.... 노신관님도 좀 불러주십시오..."


마검을 상대하기 위해서는 노신관의 도움도 필수적이었다. 적어도 이 영지에서는 가장 고등급이었고, 마검을 상대로 신성력은 많은 도움이 될 것이 분명했다.


그렇게 할 말을 다 마친 나는....


"게....릭님..... 정신......"


◆ ◆ ◆


"게릭님. 게릭님."


어디선가 내 이름을 부르는 소리에 서서히 정신이 돌아오기 시작했다. 긴장이 풀린 탓인지 기절한 모양이었다.


"헉.... 지금 제가 기절한지 얼마나 시간이 흘렀죠?"

"30분정도밖에 흐르지 않았습니다. 딜런님께서 도착하자마자 깨웠으니까 너무 놀라지 않으셔도 됩니다."


바로 옆에서 가빈이 차분한 어조로 나를 달래주었다. 다행히 내가 아주 급한 용무가 있다는 것을 눈치챈 모양이었다. 만약에라도 나를 배려한다는 이유로 놔두었다면 큰일이었을텐데.... 정말 다행이었다.


"그건 그렇고, 갑자기 무슨일이십니까? 온 몸이 흙투성이에..... 기절까지 하시다니..."


가빈은 긴장된 표정으로 질문을 이어갔다.


또한, 누워있는 내 주변으로 영주 가빈, 신관 딜런, 집사 필립, 기사단장 리오, 마법사 시르, 총병관 기더 등이 모여있었다. 내 모습에서 무언가 심상치 않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을 느낀 모양이었다.


"디어란 영지쪽에 큰 일이 벌어졌습니다. 어쩌면.... 지금쯤 영지 전체가 몰살당했을 수도 있습니다."

"우리 영지처럼 고블린들이 습격해왔습니까?"


영주의 권위를 살려주기 위함인지, 아니면 빠른 의사소통을 위해서인지 질문은 오직 가빈만이 했다. 질문하는 사람이 많을 수록 대화의 진행이 느려지니 나쁘지 않은 현상이었다.


"아닙니다. 디어란 영지는 이 곳과는 달리 이종족이 습격해오지 않았더군요. 그러나... 고블린보다 더 치명적이고 강력한 적이 나타났습니다. 마검.... 생명력을 빨아들여 계속해서 강해지는 마검이 등장했습니다."


나는 최대한 빠르게 정보를 전달하고자, 최대한 마음을 진정시키면서 말했다. 상단을 만난 순간부터 있었던 모든 일을.


"음.... 분명 어네스트란 상인이 찾아왔었습니다만, 우리쪽 피해도 수습하지 못해서 고민 중이었습니다. 그 일이 이렇게 커지다니... 조금이라도 서둘러서 달려갔어야 했나보군요."

"모두 지나간 일은 생각하지 마십시오. 누구의 잘못도 아닙니다. 모든 것이 저 사악한 마검 탓입니다. 이럴 때일수록 앞으로의 일에 집중하셔야 합니다."


가빈은 어네스트의 말에 빠르게 행동하지 않은 것을 자책했지만, 딜런이 빠르게 말을 돌렸다. 딜런의 말대로 자기 탓을 하기 시작하면, 나 역시도 절대 피해갈 수 없었다. 자책한다고 일이 해결되는 것도 아니었고.


"마검은..... 제가 마지막에 싸웠을 당시, 이미 마스터 중급 수준을 넘어서고 있었습니다. 더 이상 시간을 주면, 국가적인 재난이 될겁니다."

"으음...."

"디어란 영지를 몰살시켰다면 지금쯤.... [6]등급일지도 모릅니다."

"그렇게 급속도로 강해진다는 말씀입니까?"


의구심이 생겼는지, 시르가 물었다. 아주 냉정하게 봤을 때, 영지 하나의 사치보다 [6]등급 한명의 가치가 전략적으로 우위에 있는 것은 사실이었기 때문이다. 그런 힘을 가진 마검이라면 어떠한 단점이 있더라도 얻고자 하는 자가 한 두명이 아닐 것이다.


"어느 단계 수준에서 멈출 가능성이 높긴 합니다만.... 아무도 알 수가 없죠."

"허... 마검의 이름이라도 알았다면, 대책을 찾을 수 있었을텐데요."


어떻게든 마검의 이름을 확인했어야 했는데, 너무나 급박한 순간이라 확인할 틈이 없었다. '특성 : 감정'을 사용하는데는 몇 초 정도의 딜레이가 있었기 때문이다. 평상시라면 전혀 문제될 것이 없는 부분이었지만, 그런 상황에서는 1초, 1초에 생명이 갈렸다.


그 상황에서는 라이어스를 향해 목소리를 높인 것조차도 상당한 리스크를 감수한 것이었다. 후... 과연 라이어스 일행은 과연 살아있을까?


우리는 한참을 격렬하게 토론해나갔다. 디어란 영지를 구원하러 가야하는지, 간다면 어떤 구성으로 가야하는지 등등 여러 가지 부분에서 논의가 계속 이어졌다.


고블린 사태 때문에

그 와중에 몰래 '특성 : 감정'을 사용해서 다른 사람들의 직업 레벨을 확인했다.


▷ 이름 : 가빈(남)

▷ 직업 : 기사[4] Lv1, 영주[4] Lv3


▷ 이름 : 딜런(남)

▷ 직업 : 신관[5] Lv9, 무투가[4] Lv2, 학자[3] Lv5, 요리사[2] Lv8


▷ 이름 : 필립(남)

▷ 직업 : 기사[4] Lv3, 집사[4] Lv8


▷ 이름 : 리오(남)

▷ 직업 : 기사[4] Lv9


▷ 이름 : 시르(남)

▷ 직업 : 화염술사[3] Lv9, 바람술사[3] LV5


▷ 이름 : 기더(남)

▷ 직업 : 천인장[4] Lv5, 창술가[3] Lv8, 검술가[3] Lv1


다들 무서울 정도로 높은 수준이었다. 특히나, 가빈과 필립은 [4]등급의 직업을 두개나 보유하고 있는 상태. 역시 소설의 주요 세력 중 하나가 될만했다.


게다가 딜런. 단순히 [5]등급의 신관이 아니었다. 무투가와 학자마저도 [3]등급이라니... 로운과 마찬가지로 후반부에 등장하지 않는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였다.


어쩌면, 특별한 과거나 다른 이름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지금은 생각보다 더 강한 전력이 생긴 셈이니 너무나 기쁜 일이었다.


그 외에 다른 사람들 역시도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수준이 높았다.


[4]등급 끝에 도달한 리오.

고등급에서나 가능한 속성 특화를 마친 시르.

지위관 뿐만 아니라, 창이나 검으로도 [3]등급에 도달한 기더.


모두들 나보다 높은 수준에 도달해있었던 것이다.

이정도 전력이라면, 마지막에 겨뤘던 마검 정도는 충분히 해치울 수 있을 것이다.

제발..... [5]등급을 넘지 않았기만을 바라고 또 바랄 뿐이었다.


"게릭님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네?"

"주변 영지의 지원을 기다렸다가 함께 갈 것인지... 아니면 우리끼리 먼저 갈 것인지.... 어느 쪽이 더 낫다고 생각하시는지요?"


내가 사람들의 레벨을 확인하는 사이, 이야기가 좁혀진 모양이었다. 궁금한 부분들이 조금 있기는 했지만, 나는 묻는 것에만 대답하기로 했다.


"우선... 우리끼리 가보는게 좋을 듯합니다. 시간은 저쪽 편일테니까요. 게다가... 딜런님께서 본격적으로 도와주신다면...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허허... 형제님께서 저를 너무 띄워주시는군요. 저야 일개 신관에 불과합니다."

"딜런님. 수많은 생명을 집어삼키는 놈입니다. 어쩌면 이미 하나의 영지를 몰살시켜버렸을지도 모르죠. 어떤 사정이 있으신진 모르겠지만.... 도와주십시오."


다른 사람들은 영문을 알 수 없다는 표정으로 우리의 대화를 듣고만 있었다. 키르젤 영지처럼 변방에 있는, 그리고 쇠락하고 있는 영지의 신관이라 함은 대체로 [3]등급이었다.


지금 상황에서 [3]등급의 신관은 크게 도움이 되기 어려운 수준이었고, 종전의 전투처럼 성벽이 지켜줄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렇기 때문에 그를 데리고 가는 것조차도 위험한 일이었다.


그런데 내가 말하는 내용만 들어서는 그가 우리의 주 전력이라는 식으로 말하는 것이니, 당연히 의아하게 생각할 수 밖에 없었다.


"음, 알겠습니다. 어떠한 사정도 생명을 지키는 것보다 중요하진 않겠지요. 최선을 다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잠시.... 신전에 들러야 하겠군요. 저에게 조금만 시간을 주실 수 있겠습니까?"


다행히도 사람들의 생명이 달렸고, 본인 외에는 다른 방도가 없다고 생각한 모양이었다. 잠시 고민하는 듯 했지만, 내 설득에 딜런의 마음이 움직였다.


"영주님. 저 역시도 신전에 들러야할 것 같습니다만.... 괜찮으시면 서문쪽에서 뵙도록 하죠. 그리고 가능하시면 병사들에게 어네스트 상단주를 찾아달라고 좀 전해주실 수 있겠습니까? 신전쪽에 잠깐 들러달라구요."

"음... 무슨 영문인지는 모르겠지만, 게릭님께도 생각이 있으시겠죠. 알겠습니다. 게릭님이 아니었다면, 이미 망했을지도 모르는 영지. 한번 더 믿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가빈은 내가 요청한 사안들을 모두 흔쾌히 수락했다. 직접적으로 말하진 않았지만, 내가 딜런을 주 전력으로 평가했다는 사실은 충분히 눈치챘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떠한 질문도 하지 않았고, 내가 부탁한 것만을 들어준 것이다.


이것이 그가 사람을 대하는 방식일 것이다. 한 번 믿음을 준 이상, 끝까지 믿고 가는....


작가의말

참고로 묘사하기가 애매해서 작가의 말에 쓰는 부분입니다만


상태창이나 기타 게임 시스템을 표기할 때

신에 가까운 속성일 때는

▶ 검정색 화살표가


마에 가까운 속성일 때는

▷ 흰색 화살표로 표기됩니다.


주인공은 사력을 얻으면서 마에 가까운 속성을 띄기 때문에 평상시에 감정능력을 사용해도 흰색 화살표로 표기가 되는 거죠.


의도는 그런데.... 그냥 통일하는게 낫지 않나 싶기도 하네요.

공모전 끝나면 고민을 해봐야겠습니다.


그리고 쓰고 보니까 [5]등급 신관인 딜런이 고블린과의 전투 때 참가하지 않았던 것이 조금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ㅠㅠ... 이제서야....) 성에서 출진하는 인원들한테 버프만 걸어줘도 상당히 유리해졌을텐데 말이죠.


그래서 일단 딜런은 고블린과의 전투 당시에 영주성에서 버프 마법을 걸어줬다고 수정하도록 하겠습니다.

(글에 반영되는건 아무래도 공모전 이후가 되겠네요.)


새벽에 한 편 더 올라갈 예정입니다.

다들 재미나게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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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사투(1) +1 19.05.08 262 5 8쪽
34 몰살(3) 19.05.07 413 1 8쪽
33 몰살(2) 19.05.06 312 4 8쪽
» 몰살(1) 19.05.05 345 6 11쪽
31 마검(2) 19.05.04 378 5 9쪽
30 마검(1) 19.05.04 378 6 7쪽
29 도적(3) +1 19.05.02 486 7 14쪽
28 도적(2) +3 19.05.01 496 5 9쪽
27 도적(1) 19.04.29 540 6 10쪽
26 상단(2) 19.04.28 575 4 12쪽
25 상단(1) +1 19.04.27 595 5 9쪽
24 여정(3) +1 19.04.27 667 7 11쪽
23 여정(2) 19.04.25 657 9 7쪽
22 여정(1) +1 19.04.24 697 11 10쪽
21 시작(4) +2 19.04.23 749 7 8쪽
20 시작(3) 19.04.22 768 9 12쪽
19 시작(2) 19.04.21 798 5 11쪽
18 시작(1) +1 19.04.20 826 7 11쪽
17 영주(2) 19.04.19 822 7 11쪽
16 영주(1) +2 19.04.16 838 6 12쪽
15 던전(4) +4 19.04.16 840 7 7쪽
14 던전(3) 19.04.15 819 8 7쪽
13 던전(2) 19.04.14 831 4 8쪽
12 던전(1) 19.04.12 938 7 7쪽
11 변화(3) +2 19.04.11 927 6 7쪽
10 변화(2) +1 19.04.10 990 8 8쪽
9 변화(1) 19.04.08 1,022 7 7쪽
8 전투(4) 19.04.08 1,078 12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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