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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필담 님의 서재입니다.

소설 속에서 레벨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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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필담
작품등록일 :
2019.04.02 01:08
최근연재일 :
2019.05.08 01:04
연재수 :
35 회
조회수 :
29,340
추천수 :
285
글자수 :
152,494

작성
19.04.10 01:19
조회
989
추천
8
글자
8쪽

변화(2)

DUMMY

잠시 휴식을 취하는 동안, 나는 여러가지 부분을 반성했다.

로운에게는 안전 제일이다. 철저히 준비해야한다. 이런 소리를 해놓고는 나 스스로가 너무나 방심한채로 달려들었다.

심지어 대장간에서 챙겨왔던 망치는 아예 머릿속에서 지워버렸다.

아무리 고블린이 주먹 한방에 쓰러뜨릴 수 있는 허약한 적이라지만, 조금이라도 편하게 쓰러뜨릴 수 있었을텐데 말이다.


아마도 나는, 말로는 현실감각을 찾았다. 라고 하면서도 실상은 전혀 현실이라고 인식하지 못하던게 아니었을까? 그런 고민을 하기 시작하자. 오만가지 생각이 다 떠올랐다.

비록 내가 효자는 아니었지만, 부모님에 대한 걱정을 전혀 하지 않았다.

매일 열심히 일했던 직장에 대한 고민도,

자주 연락하던 친구들에 대한 걱정도.

나는 전혀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지난 한달간 내가 생각한건, 게릭의 운명을 바꿔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

한번 생각하기 시작하자. 어떻게 그랬지 싶을 정도였다.

그때였다.


[[등장인물과의 동화율이 하락합니다. 현재 95%]]

[[동화율이 하락한 만큼 세계에 영향을 끼칠 수 있습니다.]]

[[동화율이 0%가 되는 것은 당신이 원래 세상으로 돌아가는 조건 중 하나입니다.]]

[[모든 조건을 만족한 경우, 당신은 '이 곳'에 오기 직전으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모든 조건을 만족한 경우, 당신은 추가적으로 1가지 소원을 이룰 수 있습니다.]]


!!!

소설 속에서는 등장한 적 없던 내용.

명백하게 내가 이 곳에 있기 때문에 나온 메시지였다.

분명 지난 한달 간 나는 조금 이상했다. 그러나 적어도 게릭의 운명을 바꾸고 싶다는 생각은 진심이었다. 책을 읽는 동안, 내내 그런 생각을 했었으니까.


그런데 저 메시지는 나에게 말하고 있었다. 조건들을 찾아내라고. 그래서 니가 원하는 것을 이루고 집으로 돌아가라고. 내가 이 곳에서 최선을 다해야만 하는 이유가 또 하나 늘어난 것이다.

생각해야 하는 것이 많아졌지만, 나는 단순하게 생각하기로 마음먹었다.

강한 힘을 가지고, 이 세상을 탐험할 것이다.

그래서 게릭의 운명을 바꾸고, 내 운명을 되찾을 것이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며, 잠이 들었다.


◆ ◆ ◆


잠에서 깨자, 주변은 어두웠다. 어느새 밤이 된 것일까? 고블린들은 어찌 된걸까?

나는 그런 생각을 하면서 몸을 일으켜 세웠다.


"게릭님."


내가 몸을 일으키는 인기척을 느꼈는지, 로운이 다가왔다.


"괜찮으십니까? 걱정했습니다."


다가온 로운의 모습은 피로 범벅이 되어 있었다.

기절했다 깨기 전 봤던 모습과 비교했을 때, 그의 모습은 더 엉망진창이었다.

필시 다시 잠든 이후에 치열한 전투가 있었으리라.


"고블린들이 더 찾아온 모양이군요?"

"...네. 그래도 괜찮습니다. 아까 기절하셨을 때 싸워보니 7마리 정도는 별거 아니더라구요. 그거보다 조금 더 왔을 뿐입니다."

"그래도, 깨우셨어야죠. 척 봐도 치열하셨던것 같은데."


말하는 거로 봐서는 10마리 이상의 고블린이 처들어 온 것이 분명했다.


"혼자 고생하셨으니 푹 쉬시는게 낫다 싶어서요. 정말 위험했으면 소리라도 질렀을 겁니다."

"후, 이런 일이 또 있어선 안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같은일이 벌어진다면 꼭 깨우셔야 합니다. 아시겠죠?"

"네!!! 알겠습니다!"


대답은 잘했다. 비록 오늘 하루 봤을 뿐이지만, 그가 어떤 사람인지는 너무나 명확했다. 의리있고, 눈치도 빠르고, 배려심도 깊다. 자신의 직업에 대한 자부심이 있었고, 창에 대한 재능도 천재라는 말이 무색했다.

이런 인물이 진정 소설 속에서 등장하지 않았다니, 새삼 아쉬웠다.


아니, 다시 생각하니 기뻤다. 내가 이 소설 속에서 사람들의 운명을 조금씩 바꾸고 있었다는 의미였으니까. 그렇다면 게릭의 운명도 바꿀 수 있을 것이고, 종래에는 내 운명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다.


꼬르륵

부끄럽다는 표정을 지으며 로운이 말했다.


"하하. 식사 한지 오래되서요."

"아니 챙겨놓은 식량들도 있는데, 조금이라도 드시지 않구요?"

"혼자 먹을 수 있나요? 같이 먹어야죠."


아니 미련한 사람 같으니라고, 배고픈데 깨우지도 않고. 언제 일어날 지 모르는데 마냥 기다렸다는 말인가.

속으로 궁시렁 거렸지만, 스스로도 알았다. 너무나 고맙고, 또 미안하다는 걸.


"... 다음에는 꼭 알아서 챙겨드십쇼."


조금 퉁명스러운 말이 내 입에서 튀어나왔다.


"네!!! 알겠습니다! 앉아 계십쇼. 제가 먹을것을 챙겨오겠습니다."

"아뇨. 같이 가서 먹어도 되는데요."

"아닙니다. 쉬실 때 푹 쉬셔야죠."


나를 적극적으로 만류하더니, 음식을 모아놓은데로 달려갔다.

나는 따라가려고 하다가 그냥 포기해버렸다. 괜한 실랑이만 이어질 확률이 컸기 때문이다.

잠시 후, 빵 몇개와 물을 들고 로운이 돌아왔다.


"자, 드세요."

"네."


우리는 별말없이 식사를 이어갔다. 나는 미안함, 고마움, 부끄러움 등으로 말을 할 수가 없었다. 반면에 로운은 배가 고팠는지 그야말로 미친듯이 빵을 없앴다.

들고 온 빵을 다 먹고 나자, 정신을 차렸는지, 어색하게 나를 힐긋거렸다.


"저는 반개정도면 충분해요. 푹 자고 일어나서 그런가 입맛이 없네요. 이거도 더 드세요."

"아, 아닙니다. 저 혼자 너무 많이 먹었는데요."

"오늘 저 때문에 혼자 싸우셨는데, 더 드셔도 됩니다. 아니 애초에 식량이 없는거도 아닌데 모자라면 더 먹어도 되니까요. 정말 배가 불러서 그러는 겁니다."

"그럼.. 감사히 먹겠습니다."


내가 준 반개의 빵도 순식간에 사라졌다.

우리가 먹은 빵은 사람 팔 길이 정도로 길다란 빵이었는데, 식사량이 어마어마했다.


"그건 그렇고, 현재 상황은 어떻습니까?"


나는 슬슬 상황을 파악하고자 했다.


"음... 게릭님이 포션을 드시고 잠드신 후, 고블린들이 한번 더 왔었습니다. 그 후로는 우리쪽으로는 더이상 고블린들이 오지 않았구요."

"영주성쪽은요?"

"아, 영주성 쪽은 소강상태입니다. 특별히 전투가 이어지지 않더군요. 그건 그렇고 고블린들은 정말 잔인하달지 혐오스럽달지. 시체들을 먹더군요. 심지어 사람과 고블린을 가리지 않구요."


그랬다. 고블린들은 시체에 눈꼽만큼의 의미도 두지 않는 종족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동족의 시체든, 타종족의 시체든, 그들에게는 훌륭한 단백질 공급원일 분이었다.

인간이 보기엔 눈쌀이 찌푸려지는 일이었지만, 그들에게는 그것이 문화였다.


"종족이 다르니까요. 고블린을 이해할 수는 없는 노릇이겠죠."

"어휴, 이해하고 싶지도 않습니다. 차라리 사람만 먹었다면, 억지로라도 이해해 봤을텐데 말이죠. 동족까지 먹다니."

"별다른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습니다. 우리가 생각해야 할 것은 그들이 적이라는 사실 뿐이죠."


고블린뿐만이 아니었다. 앞으로 만나게될 모든 이종족은 적이었다. 다른 소설이나 게임에서는 동료가 되기도 하는 엘프나 드워프 조차도 이곳에서만큼은 절대 양립할 수 없는 적이었다.

지배종 외의 모든 종족은 이 세계에서 추방되기 때문이다.

즉, 어떠한 이해도, 배려도 이종족에게는 해서는 안되었다.

나는 속으로 굳게 다짐했다. 그런 상황이 닥쳤을 때, 마음이 약해져서는 안되었으니까.


작가의말

음... 오늘은 한 5천자 정도는 쓰려고 했는데, 쉽지 않네요.

사실 저는 비축분 1도 없이 시작해서 쓰고 있거든요.

그래도 꾸준히 써서 1일1연재는 지키도록 하겠습니다.

일정한 시간대에 올리면 좋겠지만...

비축분 없는 상황에서는 그게 참 어렵네요.

양해 부탁드립니다.


오늘도 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괜찮으시다면, 추천+선작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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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도적(2) +3 19.05.01 496 5 9쪽
27 도적(1) 19.04.29 540 6 10쪽
26 상단(2) 19.04.28 575 4 12쪽
25 상단(1) +1 19.04.27 595 5 9쪽
24 여정(3) +1 19.04.27 667 7 11쪽
23 여정(2) 19.04.25 657 9 7쪽
22 여정(1) +1 19.04.24 697 11 10쪽
21 시작(4) +2 19.04.23 749 7 8쪽
20 시작(3) 19.04.22 768 9 12쪽
19 시작(2) 19.04.21 798 5 11쪽
18 시작(1) +1 19.04.20 826 7 11쪽
17 영주(2) 19.04.19 822 7 11쪽
16 영주(1) +2 19.04.16 837 6 12쪽
15 던전(4) +4 19.04.16 840 7 7쪽
14 던전(3) 19.04.15 819 8 7쪽
13 던전(2) 19.04.14 831 4 8쪽
12 던전(1) 19.04.12 938 7 7쪽
11 변화(3) +2 19.04.11 927 6 7쪽
» 변화(2) +1 19.04.10 990 8 8쪽
9 변화(1) 19.04.08 1,021 7 7쪽
8 전투(4) 19.04.08 1,078 12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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