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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 님의 서재입니다.

신이 준 기회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노동
작품등록일 :
2014.01.01 21:30
최근연재일 :
2014.04.10 00:56
연재수 :
7 회
조회수 :
630,999
추천수 :
20,865
글자수 :
20,452

작성
14.01.04 10:55
조회
20,147
추천
570
글자
9쪽

4.

이 글에 나오는 일부 명칭, 단체는 허구이며 실제와 다를 수 있습니다. 이글은 픽션입니다.




DUMMY

기운이 아직 없는 준석은 힘없이 웃었다.

“3수도 실패했는데 억울해서라도 살아야지….”

“이 못난 녀석! 어흐흑~!”

“공부가 다 뭐냐. 건강하면 됐다. 건강하면 됐어….”

준석의 말을 들은 부모님은 다시 눈물을 흘렸다.

그런 부모님의 모습을 보자 살아남기 잘했다는 생각이 저절로 들었다.

기뻐하는 준석 가족의 곁으로 주치의가 다가섰다.

그는 인자한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이준석 군, 저는 정말로 감탄했습니다. 생사의 고비에서도 잘 이겨내 주셔서 제가 다 고마울 따름입니다. 덕분에 어려웠던 수술도 성공적으로 끝났습니다. 병원을 대표해 정말 감사합니다.”

준석은 미소를 지었다.

‘내가 수술 중에 쏟아 부은 정수가 얼만데! 당연히 살려내야지!’

수술 중에 연이어 찾아오는 쇼크로 인해 피가 말랐던 것이 생생했다.

준석은 이가 부드득 갈렸다.

경고 음성이 들려올 때마다 심장이 쪼그라들었었다.

덕분에 나중에는 거품을 물면서 땅을 파내려가야만 했다.

'에휴… 다 지난 일이니.'

준석은 그래도 주치의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했다.

어쨌든 의사들이 노력해준 덕분에 살아난 것이다.

부모님은 준석을 껴안으며 펑펑 울기 시작했고, 잠시 동안 눈물의 파티가 계속되었다.

흥분이 잦아들자 주치의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워낙 수술을 잘 이겨주신 덕분에 일단 고비는 넘겼지만, 초기 진단결과 전치 12주로 판단되어 3개월 정도는 입원을 해 주셔야 할 것 같습니다. 우선….”

다음부터는 의학 용어의 설명이 이어졌다. 대충 척추와 갈비뼈가 엄청 크게 다친 모양이었다.

반반의 확률이지만 후유증도 생길 수 있다고 한다.

준석은 몸 상태에 대해서는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정수를 써서 회복하면 되기 때문이었다.

후유증 같은 것은 불안하지 않았다.

문제는 병원비와 수능이었는데… 병원비 쪽은 일단 잘 해결되는 것 같았다.

그것은 면회 허락을 받은 다른 이들 때문에 알았다.

“정말, 정말 죄송합니다!”

입원실 문이 열리며 한 여인이 준석에게 다가왔다. 그녀는 눈물을 펑펑 쏟고 있었다.

마치 실성한 사람 같은 모습이었다.

준석은 그녀가 이번 교통사과의 가해자임을 대번에 알아챘다.

그건 누구나 알 수 있었다.

준석이 놀란 것은, 바로 그녀가 누구인지 알아보았기 때문이었다.

“헉!”

준석은 입을 벌리며 여인을 가리켰다.

여인은 바로 영화배우 최아람이었다.

그녀는 지금 가장 뜨는 신인이었다.

무명 제작사가 만든 영화에 출연했지만, 그 스토리와 캐릭터가 너무 좋아 대박이 난 것이다.

거대 배급사의 영화를 줄줄이 이기면서 영화는 승승장구했다. 천만 관객은 예전에 넘기고도 한참 지났다.

지금 이 시간 대한민국 연예계 이슈의 중심이나 다를 바 없었다.

그녀는 아역부터 시작해 10년이 넘는 긴 무명 시기를 거친 끝에 빛을 본 케이스였다.

웬만한 여배우는 명함도 못 내밀 정도의 얼굴. 게다가 연기력이 정말로 뛰어난 연기파 배우였다.

캐릭터가 유머러스하기도 해서 간간히 예능에 출연하기도 했다.

그런 그녀를 향한 대중의 관심은 폭발적일 정도였다.

눈앞에 가해자로 서 있는 여인은 바로 그런 사람이었다.

사건의 전말은 운전미숙으로 벌어진 사고였다.

약속시간에 늦어 빨리 달리는 중 성큼성큼 걸어 나오는 준석을 미처 발견하지 못한 것이다.

“흑흑… 어떻게 사죄드려야 할지….”

아람은 펑펑 울었다.

그 모습을 보며 준석은 미처 할 말을 찾지 못했다.

정작 가해자가 더 괴로워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정상적인 피해자였다면 자신이 다쳤다는 것에 분노했을 것이다.

준석은 조금 달랐다.

교통사고 덕에 유토피아에 들어올 수 있지 않았는가. 그것은 엄청난 행운이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화가 나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이 여자 때문에 죽을 뻔 했다고 생각하니 화가 치밀어 올랐다.

생물의 당연한 생존 본능. 그것은 상대가 연예인에 미녀라고 해서 다를 바 없었다.

용서가 안 되는 것이다.

게다가 이게 끝이 아니다.

합의도 보고 경찰조사도 해야했다. 인터넷에 기사도 뜰 것이다.

준석은 골치가 아파왔다. 며칠 동안 휘둘리며 정신없이 보낼 게 뻔히 보였다.

다쳤는데도 말이다.

그 모든 일이 이 여자 때문에 벌어졌다고 생각하니 짜증이 솟구쳐 올랐다.

“운전을 천천히 하셨어야죠. 그리고 울음 좀 그치세요.”

“정말 죄송해요….”

아람도 준석의 심기를 읽었는지 애써 눈물을 참는 모양이었다.

그녀는 준석의 손에 무언가를 쥐어주며 힘없이 일어섰다.

아람의 소속사에서 나온 이사들이 사죄를 표했다.

그들은 준석이 생각한 것의 몇 배의 합의금을 제시하며 선처를 해줄 것을 요구했다.

일반 사람이 10년정도 저축해도 될 지 모를 액수였다.

2억.

오히려 그 금액으로도 그들은 적게 해 드려서 죄송하다고 빌었다.

준석의 부모님은 울며불며 아람과 이사들을 두들겼다. 귀한 아들이 다쳤는데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

그것을 말린 것은 다름 아닌 의사들과 준석이었다.

다른 게 아니라 시끄러운 소리에 전신이 쿡쿡 쑤셨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절대 정숙을 요구해야 되는 중환자실이다.

소란은 금물이었다.

사실 아람측이 거대 기획사가 아니었다면 면회도 안 됐다.

이사들은 입을 닫은 채 묵묵히 고개를 숙여 보였다.

그렇게 사과를 해대는 통에 계속 짜증난 표정으로 있기도 뭐했다.

유토피아라는 기회를 얻은 마당에 도리가 아닌 것 같았다.

준석은 입을 열었다.

“일단 알았어요. 시끄럽게만 안하시면 그냥 없던 일로 하죠.”

“말씀하시는 내용 잘 알겠습니다. 다시 한 번 사죄의 말씀을 드립니다.”

아람의 회사 측은 적극적인 조치를 취할 것을 약속했다.

준석은 대충 알았다고 했다.

급한 일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얼른 일을 마무리 짓고 유토피아로 돌아가 봐야 했다.

“우선 나중에 이야기합시다.”

“예, 나중에 차차 이야기 나누겠습니다. 편히 쉬십시오.”

준석이 축객령을 내리자 아람 일동은 고개를 꾸벅 숙여보였다.

하지만 그때였다.

갑자기 문이 열리면서 기자들이 나타났다. 그들은 의사들의 눈치에도 불구 준석의 곁으로 다가왔다.

그들로서는 놓치기 아쉬운 핫이슈였다.

밥줄이 달린 일이었다.

“이준석씨! XX스포츠입니다. 자신의 몸 상태가 지금….”

“뉴00인데요. 최아람 씨와 무슨 이야기를 나눴나요.”

준석에게 무수한 질문 소나기가 쏟아졌다. 물론 어조는 조용조용했다. 하지만 여기는 들어와서는 안 될 공간이다.

중환자실이었지만 그들은 뻔뻔했다. 떡밥이 최아람인 터라 물불 가릴 새가 없었다. 오늘 끝장을 보겠다는 태도였다.

기자들은 특성상 힘이 강했다. 때문에 병원에서도 고압적으로 나설 수가 없었다.

기자와 병원이 척을 진다. 그렇다면 기자가 기사를 좋게 쓸 수는 없을 것이다. 병원 문을 닫게 될 수도 있었다.

그래서 병원측에서도 강한 제지가 불가능했다.

기자들은 그것을 알기에 난입한 것이다.

준석은 조용히 처리하겠다고 약속한지 채 몇 십 초가 지나지 않아 이런 일이 터지자 화가 머리끝까지 치솟았다.

그는 아람 측을 바라보았다. 아람은 눈을 휘둥그렇게 뜬 상태였다.

그녀의 눈동자에서 절망감과 죄책감, 슬픔 그리고 죄송함이 느껴졌다.

묘한 표정이었다.

준석은 더 이상 입을 열 수가 없었다.

"하아…."

땅이 꺼질 정도로 깊은 한숨이 세어나왔다.

‘불쌍한 신인 하나 살리는 셈 치자. 물론 쟤가 나보다 잘 살지만… 그래도 착한일 하면 나중에 되돌아오겠지.’

이미 용서한 마당에 구질구질하게 굴기도 싫었다.

준석은 기자들을 바라보며 말했다.

“합의 다 끝났고, 다 좋게 끝났습니다. 더 이야기할 거 없어요.”

“어허. 중환자실이니 빨리 나가세요.”

“이준석씨!”

“이준석씨!”

의사들의 제지에 결국 기자들은 물러나고 말았다. 기자들은 안 것이다. 준석이 입을 열 생각이 없다는 것을.

아람 일행도 쫓겨났다. 마지막으로 아람은 눈물을 닦으며 고개를 숙여보이고는 방을 나섰다.

그 모습은 나름대로 진실한 사죄의 표현처럼 보였다.

모든 게 불쾌했지만 준석은 참기로 했다.

살아남은 것 자체가 이미 큰 축복이었다.

여기서 더 행복하려고 하면 그것이야말로 욕심이었다.

준석 가족은 다시 부둥켜안고 기쁨의 시간을 보내었다.


[최아람 보행자 들이받아… 피해자 전치 12주]

[최아람 피해자 측‘원만한 합의 마쳐, 아람 측 대응 만족.’]

핸드폰을 보던 준석은 고개를 끄덕였다. 악플이 생각보다 많지 않은 것이다.

기자들이 거짓 사실을 쓸 배짱은 차마 없었나보다.

준석은 아무 문제 없는 시민이었다. 기자들이 구워삶을 수 없는 계층이었다.

안심한 준석은 홈 버튼을 누르고 핸드폰을 내려놓았다.

기자들은 선택을 잘한 것이었다. 만일 그들이 장난질을 쳐 놓았더라면 본때를 보여주려고 했으니.

‘그나저나… 전번까지 줬네.’


작가의말

오늘 약속이 잇어서 한편 올려놓고 나갑니다.

비축분이 다 떨어져갑니다ㅠㅠ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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