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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cm 님의 서재입니다.

함락신 : 천계 vs 천계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판타지

완결

121cm
작품등록일 :
2018.04.18 17:06
최근연재일 :
2018.08.10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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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8.04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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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쪽

94화 배신자 아린.

DUMMY

94화 배신자 아린.



반듯하게 짧은 머리.


동그라미 안경.


큰 눈.


작은 얼굴에 뚜렷한 이목구비.


넓은 어깨와 다부진 체격.


착하게 잘 생긴 외모에 키도 크다.


안경이 잘 어울리고 곱상하다는 생각도 든다.


왼손에 무언가를 끼고 있는데 무거워 보인다.


"참고로 말씀드리면 뒤에 있는 계단으로 올라가면 왼쪽은 엔지님의 휴식공간, 오른쪽은 작업실입니다."


기완이랑 모자가 탈을 만난 공간이 휴식공간이었다.


방에 아무것도 없었던 이유를 알았다.


"엔지님이 비밀공간을 좋아하셔서 벽처럼 만들고 암호를 누르면 열 수 있습니다."


산뜻하게 웃으면서 알려준다.


"탈은 휴식공간에서 대기하라는 명령을 하셨고, 전 작업실에서 대기하라고 하셨습니다."


"작업실로 온 마탈 일행을 이렇게 만든 거야?"


입꼬리가 귀에 걸릴 정도로 크게 미소를 띄운다.


사악하고 영악해 보인다.


"네. 엔지님의 작업실이 부서지는 걸 막기 위해 여기로 데려왔습니다. 넓으니까 싸우기도 편하고 마탈을 조종하기 안성맞춤이죠."


"마탈을 조종해?"


고개를 끄덕이는 옥스포드.


"제 왼손에 끼운 건틀릿은 엔지님께서 만들어주신 무기입니다. 조종하고 싶으면 상대방의 피를 넣으면 실이 나오고 실이 몸 속으로 들어가면 제 마음대로 조종할 수 있습니다."


"마탈을 조종해서 상황을 이 지경으로 만들었다?"


기분 나쁜 미소를 띄우며 고개를 끄덕이는 옥스포드.


"절 보자마자 검을 휘두르는 행동. 미련하다는 생각 밖에 안들었습니다. 덕분에 전 이 자의 피를 쉽게 얻었습니다. 그리고 여기까지 도망쳤습니다."


뿌듯하다는 모션을 취하면서 얘기하는데 한 대 치고 싶다.


앞으로 가려는 모자를 막는 기완이.


"왜 막으십니까?"


"진정해. 흥분하면 너도 저렇게 돼."


기완이가 모자를 쳐다본다.


쓰러진 동료를 보는 것 같은 모자.


급히 고개를 숙인다.


모자의 손떨림이 멈추지 않는다.


다시 옥스포드를 쳐다보는 기완이.


"여기 온 후부터 나머지는 쉬웠습니다. 한 가지 놀란 점이 있다면 부하들이 이 자를 공격할 때 망설임이 없었다는 겁니다."


마탈과 팀을 이룬 부하들은 파이, 유리, 파프리카.


파이는 모르겠지만 유리랑 파프리카는 망설일 애들이 아니다.


특히 유리.


거침없이 공격했을 거다.


"그래도 대장인데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공격하는 걸 보고 이 자는 대장으로서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저도 망설이지 않고 공격했습니다. 처음부터 망설일 생각은 없었지만요."


반달 눈을 하고 웃는다.


사람을 안심시키는 웃음과 미소를 띄우지만 지금 상황에서 소용없는 짓들이다.


"마탈 대장은 저희에게 분에 넘치는 대장입니다!!"


모자가 말했다.


"아무것도 모르면서 함부로 씨부리지마!!"


옥스포드의 눈썹이 살짝 움찔한다.


"말투가 상당히 거친 분이시군요. 저한테 그러시면 안될 겁니다."


마탈이 천천히 걸어온다.


"날 죽여... 내 손으로 부하들을 상처 입히지 않게 빨리 날 죽여!!"


"군사님."


"왜, 모자?"


"대장은 저한테 맡기고 군사님은 제잔 지 뭔 지 저 자식을 처리해주세요."


"네 말대로 할게."


쓰러져 있는 유리, 파이, 파프리카를 치료하는 게 더 급하지만 현 상황에서 3명을 치료하는 건 힘들다.


모자가 마탈을 어떻게 해보던 지 기완이가 옥스포드를 어떻게 해야 가능하다.


"전 비 전투계열이라 싸울 줄 모릅니다. 약한 저와 싸워서 재밌을까요?"


"내가 재밌으려고 싸우는 줄 알아? 억울하게 쓰러진 동료를 위해 싸우는 거야."


"재밌는 말을 하시네요."


비호감 쌓이게 웃는 옥스포드.


사악하고 영악한 걸 떠나서 이젠 비열해보인다.


비겁해 보이기도 하고, 재수없다.


"비키거라, 아들아."


천장에서 아린이 내려와 기완이 앞에 선다.


오른손을 다쳤는 지 피가 흐르면서 바닥에 떨어지고 있다.


"아버지?"


"아린..."


갑자기 나타난 아린을 보고 미간이 구겨지는 옥스포드. 중얼거리고 있는데 안 들리게 욕을 하는 것 같다.


순식간에 표정을 푼다.


"오랜만입니다. 건강해보여서 다행이에요."


"다행? 입을 찢어버리기 전에 닥쳐."


"간만에 봤는데 보자마자 험한 말을 하면 제가 무안하지 않습니까. 저처럼 반갑게 인사해주세요."


옥스포드를 향해 손가락 욕을 날리는 아린.


"모자는 마탈을 막아. 싸워서 이길 생각하지 말고 막는데 집중해."


아린 말에 고개를 끄덕이는 모자.


"넌 쓰러진 셋을 치료해. 옥스포드는 내가 알아서 할게. 알았지?"


"응."


"아무도 못 움직입니다!!"


마탈이 블루 블레이드를 휘두른다.


기완이가 오른손을 불로 감싸고 마탈한테 가서 블루 블레이드를 때린다.


불과 얼음이 부딪쳤고, 기완이 왼쪽 옆구리가 살짝 얼어붙었다.


마탈은 오른쪽 옆구리 부분 옷이 타서 없어졌다.


"용으로 만든 무기를 막아내는 겁니까? 대단하네요!! 몸에서 불이 나오는 것도 신기합니다!!"


"닥치라고 했지!!"


아린이 옥스포드의 왼손에 장착된 걸 강하게 때린다.


끊어지는 소리가 중앙홀을 가득 채운다.


"모자!! 있는 힘 것 마탈의 양 팔을 잡고 있어!! 절대 놓으면 안돼!!"


"네!!"


서둘러 마탈의 양 팔을 잡는 모자.


"무... 무슨 힘이..."


놀라는 모자.


"잘 잡고 있어, 모자. 절대 놓으면 안돼!!"


"네, 대장!!"


"이게 뭐야, 아버지?"


"마탈을 조종하는 실을 끊었어. 강제로 끊으면 몇 분 동안 마탈은 자기 몸 컨트롤을 잃어. 이때 무슨 짓을 할 지 아무도 몰라. 저렇게 잡고 있어야 피해가 줄어. 모자!! 네가 죽거나, 네 동료가 죽거나 내가 죽거나, 옥스포드 혹은 내 아들이 죽거나. 네가 마탈을 놓치는 순간 최악의 상황이 생긴다!!"


"절대 안 놓겠습니다!!"


"넌 나랑 놀자, 옥스포드."


"......"


상황이 심각해졌는 지 옥스포드 표정이 안 좋아졌다.


주위를 두러번 거린다.


기완이를 이 틈에 셋을 구석으로 데려왔다.


복부가 뚫린 파이는 기완이 능력으로 세포를 다시 만들면 충분히 치료가능하다.


오른쪽 어깨와 복부, 왼쪽 발목에 커다란 얼음이 박힌 유리는 얼음 조각을 빼고 치료하면 되지만...


파프리카는...


왼팔이 잘렸다.


'파프리카는 어떻게 치료해?'


'한번도 시도해 본 적 없어서 성공할 지 모르지만 안 해보고 포기하는 것보다 나을 거라 생각해.'


잘린 파프리카 왼팔을 절단선에 붙이는 기완이.


기완이 기준 왼쪽에 파이, 가운데 파프리카, 오른쪽에 유리를 놓고 파이 손을 파프리카 위에 올리고, 유리 손도 파프리카 위에 올렸다.


파이와 유리 손을 잡는 기완이.


초록색 빛이 나오면서 파이와 유리 몸을 휘감기 시작했다.


둘 몸을 휘감던 빛은 점점 파프리카를 향해 움직였고 파이의 뚫린 복부에 새 살이 돋아나기 시작했다.


유리도 마찬가지.


파프리카의 잘린 팔을 붙이는 건 생각보다 쉬운 작업이 아니다.


세포를 만드는 건 어렵지 않지만 다시 움직이게 해야 하고, 피가 통하게 하는 건 물론 끊어진 뼈와 신경, 동맥과 정맥 등등.


많은 걸 이어 붙여야 한다.


파이와 유리를 치료함과 동시에 기본적인 걸 먼저 해놓고 둘 치료가 끝나면 파프리카를 집중적으로 치료하려는 것처럼 보인다.


'끝나면 주인... 고통의 시간이 한 달이 될 지도 모르겠어...'


'신경쓰지 말고 네가 할 수 있는 모든 걸 해.'


'응!!'


움찔하는 유리와 파이.


슬며시 눈을 뜬다.


"대... 대장은!?"


놀라면서 일어나는 유리.


"네가 직접 봐."


유리 치료가 끝났는 지 손을 놓치는 기완이.


파프리카 복부 위에 손을 올린다.


살짝 고개를 돌리는 기완이.


지금 상황을 이해했는 지 모자와 같이 마탈을 잡고 아무것도 못하게 한다.


'유리가 오는 걸 보고 모자가 자초지종을 얘기한 거 같아.'


'그렇겠지.'


'파이는?'


'출혈량 때문에 늦게 눈 뜰 거 같아.'


'움찔해서 곧 깰 줄 알았는데.'


'천천히 기다려야돼.'


"배신자가 할 말입니까!?"


갑자기 소리치는 옥스포드.


"내가 틀린 말했어? 엔지님 계획을 듣고 말이 안된다는 생각만 들었어. 천계를 통치하겠다고? 파스타를 완벽히 신용하지 못하니까 날 파스타 전용부하로 만들어 파스타를 감시하라고? 가만히 듣고 있었지만 하나부터 열까지 말이 안되는 말 뿐이었어."


"그때 따지지 않고 이제와서 이러는 이유가 뭐죠? 이제와서 뭐라도 된 거 같나요?"


"되긴 뭐가 돼. 평범한 생활을 원할 뿐이야. 평범한 생활을 하기 위해 이러고 있는 거야. 내 생활만 보장된다면 누가 옥황상제를 해도 상관없어."


"그렇다면 더더욱 엔지님이 옥황상제가 되서 천계를 통치해야 합니다!! 제자였으면 엔지님을 모르는 겁니까? 세습제도를 부수고 새로운 가문에서 옥황상제가 나올 때란 말입니다!!"


"고작 과학자가 나라를 통치한다고?"


"방금 뭐라고 했습니까? 고작 과학자? 엔지님은 천계 최고의 과학자입니다!! 못할 건 아무것도 없습니다!!"


둘이 언성 높여 싸우고 있다.


누가 말이 맞다고 할 수 없다.


세습제도는 좋은 게 아니다.


좋은 게 아니지만 지금까지 유지되는 걸 보면 천계 통치를 잘하고 있기 때문에 유지되고 있는 거다.


현(現) 옥황상제는 못하니까 빼도록 하겠다.


아린 말도 일리가 있는 게 뭐냐면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는 걸 억지로 바꿀 필요가 없다.


지금까지 잘 해왔는데 굳이 바꿀 필요가 있을까?


물론 지금 옥황상제가 똑바로 못하고 있으니까 파스타나 엔지가 천계 통치권을 노리고 137년을 이러고 있는데 전(前) 옥황상제들 때는 이렇지 않았다.


누구나 평화로운 삶을 원한다.


평화만 보장해준다면 누가 옥황상제가 되든 상관없지만 파스타나 엔지는 옥황상제가 될 그릇이 안되기 때문에 반대하는 거다.


차라리 둘째 형한테 맡기는 게 더 나을 거다.


'주인은 어떻게 생각하는데?'


'난 이방인이나 다름없어. 누가 옥황상제가 되든 상관없어. 내 할 일은 전쟁을 끝내는 거야. 전쟁이 끝난 후에 무슨 일이 생기든 나랑 상관없어.'


'쿨하네.'


'둘째 형이 옥황상제가 된다고 하면 약간 도와줄 생각이야.'


"은혜를 원수로 갚으시겠다는 겁니까?"


"응. 그리고 내가 은혜라고 생각해야 은혜야. 나한테 여러가지 알려줬다고 다 은혜냐?"


아린이 맞는 말을 한다.


"안드로이드 생산공장에 당신 대타가 있습니다. 보고 왔습니까?"


"내가 볼 필요있나? 네 놈 살기가 느껴져서 동료들 한테 맡기고 온 거야. 모르는 사람까지 신경 쓸 겨를은 없었어."


아린은 탈을 모르는 것 같다.


아는 사이였다면 처음 만났을 때 마탈을 보고 알아챘을 거다.


나와 마탈이 아린을 처음 만났을 때 마탈은 탈로 변장하고 있었으니까.


"당신은 뭘 원하는 겁니까?"


"평화를 원한다고 말했잖아."


"그거 말고 진짜 원하는 거 말입니다. 고작 평화 때문에 이렇게 무모한 짓을 하는 겁니까? 말이 안됩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말이 안됩니다!!"


"너희들한테 질린 거야."


"질렸다?"


"응.내가 원하는 걸 떠나서 엔지와 파스타의 압박은 점점 심해졌어. 엔지의 압박이 극에 달할 때 딸을 만났다. 딸이 내 유일한 안식처였고, 사랑과 평화를 알게 해준 고마운 딸이었다. 정성을 다해 키우려고 했어. 부족하지 않은 사랑을 주고 싶었어. 그러던 중 딸이 자살했고... 내 정신상태는 무너졌지. 그 와중에 엔지는 날 파스타 전용부하로 만들고 둘은 날 압박했다."


"고작 그런 이유입니까?"


퍽 소리가 났다.


아린이 옥스포드를 때린 것 같다.


"비 전투계열 답게 이 정도 공격도 못 피하네."


"큭..."


"아리는 나한테 그저그런 딸이 아니야. 입양한 딸이지만 친딸이나 다름없었다. 한참 후 아들이 생겼다. 또 자식을 잃고 싶지 않아서 한 선택이다. 아들을 도와주고 싶었고, 아들과 평화롭게 살고 싶을 뿐이다. 내가 원하는 건 이것 뿐이다."


"어이없는 이유군요. 배신한 이유가 고작 그거라니."


'너랑 오래오래 살고 싶은가봐.'


'그니까. 까고 말해서 아리 안에 있던 인격체일 뿐인데... 언제 없어져도 이상하지 않은... 존재인데... 날 진짜 아들로 생각하고 있을 줄 몰랐어.'


'바보냐?'


'어?'


'널 진짜 아들이라고 생각하니까 '아들아, 아들아.' 하고 부르는 거야. 생각이 짧다?'


'......'


'집중해서 둘을 치료해.'


'응.'


"생산공장은 절대 파괴 못합니다."


"내 동료들을 무시하는 거야?"


"거기엔 수 천, 아니 수 백만 대나 되는 안드로이드가 있습니다. 보고 받은 아린 동료는 4명. 4명으로 뭘 할 수 있죠? 안드로이드만 부수다가 끝날 겁니다. 당신 대신 들어온 제자는 털 끝도 건들이지 못할 겁니다."


체력적으로 힘든 싸움이 될 게 뻔하다.


옥스포드 말이 맞다면 수 백만 대를 4명이 어떻게 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이제 대장 놔도 돼."


"네."


"응."


고개를 돌리는 기완이.


유리랑 모자가 마탈을 천천히 놓고 있다.


멀쩡히 서 있는 마탈.


"여기는 나한테 맡기고 생산공장으로 가. 너희가 생각하는 곳이 맞으니까 곧장 가면 돼. 가서 애들을 도와줘."


"알았어."


"그리고 대장."


"왜?"


"많이 의심스러웠을 텐데 고민 않고 날 전용부하로 넣어줘서 고마워. 그때 난 절대 배신하지 않겠다고 마음 먹었어. 처음에는 아들을 위해서였지만 지금은 동료와 대장과 아들을 위해서 이러는 거야."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는 마탈.


"이제 그만 울어. 쓰러진 동료의 복수를 할 수 있는 건 대장 뿐이야. 가서 대장이 할 수 있는 모든 걸 해."


"응!! 가자. 모자, 유리."


"알겠습니다, 대장!!"


"빨리 가자."


마탈과 함께 빠르게 이동하는 모자와 유리.


기완이는 다시 파이와 파프리카를 보면서 치료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헛짓거리입니다. 지금 쯤이면 다 죽었을 겁니다."


"내 동료를 무시하지 말라고 말했잖아. 나랑 같이 간 파슬리, 랑, 술 정도면 안드로이드 따위 수 백만 대가 있어도 충분히 꺽을 수 있어. 거기에 호노까지 있으면 절대 밀리지 않아. 대장과 유리, 모자가 합류하면 내 대타인 제자도 이길 수 있어."


"알다시피 전 비 전투계열입니다. 탈은 중간. 하지만 세번째 제자는 당신처럼 전투계일입니다. 엔지님이 당신 대타로 넣는 제자를 약한 천계인으로 뽑았을 것 같습니까?"


"물론 약하지 않겠지. 엔지 성격이면 파스타 급이거나 파스타보다 강한 천계인을 제자로 넣었을 거야."


"알면서 그렇게 말하는 겁니까?"


"내 동료들은 파스타보다 강 해. 내 대장은 용을 두 마리나 잡은 천계인이야. 누구보다 강하다는 증거지. 부하들과 함께 싸우면 더 강해지는 게 내 대장이야. 고작 기계따위한테 안 져. 듣도 못한 천계인한테는 절대 지지않아."


"생산공장에서 합류 후 당신이 어떤 표정을 짓고 있을 지 궁금하군요."


저렇게 자신있게 말하는 걸 보면 우리들에게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다는 뜻이다.


안드로이드 한 대마다 파스타 급으로 만든 건 이런 상황을 대비한 거다.


몇 수 앞을 예상하는 엔지를 넘을 수 있을 지 모르겠지만 아린 말처럼 여기서 주저 앉을 우리가 아니다.


죽은 동료를 위해서도 우린 꼭 이겨서 엔지를 잡아야 한다.


"배신자 주제에 하나하나 너무 따지는 게 꼴 보기 싫습니다."


"그래서 어쩌라고?"


파이가 슬며시 눈을 뜬다.


"괜찮아!?"


"구... 군사님... 대, 대장이..."


"마탈은 걱정하지마. 파슬리, 랑, 술, 호노를 도와주러 갔어."


"그, 그렇습니까? 유... 유리는..."


"유리도 같이 갔어. 유리는 멀쩡하니까 걱정하지마."


"네... 다행입니다..."


'괜찮아진 거지?'


'응. 흘린 피만 보충해 주고 휴식만 취하면 움직일 수 있어.'


빠르게 피를 보충해 주는 기완이.


파이한테 손을 때고 파이를 잡고 있던 손을 절단선 위에 올린다.


'모든 치유능력을 파프리카에게 전달. 팔 붙이는 건 성공했으니까 내상을 치유할게.'


'응.'


갑자기 일어서는 파이.


"아직 움직이면 안돼."


"움직일 수 있다는 건 괜찮아졌다는 증거입니다!! 저도 대장한테 가겠습니다!! 군사님, 파프리카를 잘 부탁드립니다!!"


마탈이 간 방향으로 뛰어가는 파이.


다시 목소리를 크게 내는 걸 보면 괜찮은 것 같은데 기완이는 걱정 가득한 표정으로 뛰어가는 파이를 쳐다보고 있다.


"아들아."


"왜, 아버지?"


고개를 돌려서 아린을 보는 기완이.


"동료 말을 믿거라. 하나하나 따지면 끝도 없단다."


"알겠어."


"절 어쩌실 겁니까?"


옥스포드의 질문.


"있으면 성가신 놈을 데리고 있을 이유는 없어."


아린은 옥스포드가 끼고 있던 걸 뺏는다.


저항을 하지 않는다.


건틀릿에 피를 넣는 아린.


아까 때릴 때 옥스포드가 피를 흘린 것 같다.


"절 조종해서 어쩌시려는 거죠?"


"난 바보가 아니야."


"네?"


"사용자가 너로 저장되어 있어서 네 피를 넣어도 널 조종할 수 없어."


"알면서 뭐하는 거죠?"


"엔지가 너한테 주기 전 이건 내 거였어."


"네?"


"사용자로 지정된 천계인은 조종할 수 없지만 실을 꽂아서 피가 도는 속도를 빠르게 해서 폭발시켜 죽일 수 있어."


"그... 그 말은..."


"파스타를 지지한 천계인들처럼 너도 죽어."


뒤로 쓰러지는 옥스포드.


몸에 있는 모든 구멍에서 피가 나고 있다.


"혈액순환 속도가 빨라져도 폭발하지 않아. 담아둘 곳이 없어서 밖으로 내보내지. 많은 피를 심장이 감당하지 못하고 멈추게 한 거야."


"응."


기완이 앞에 앉는 아린.


"아들."


기완이를 부드럽게 부르는 아린.


"왜?"


"빨리 해결하고 같이 살자. 네 주인도 내 아들하면 되잖아, 그치?"


'어떻게 생각해, 주인?'


'좋은 게 좋은 거 아니겠냐?'


"주인도 좋대."


활짝 웃는 아린.


"파프리카 치료 끝나면 애들이랑 합류하자."


기완이는 고개를 끄덕인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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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 97화 대타. 18.08.05 320 1 15쪽
98 96화 복잡한 생각. 18.08.05 335 0 15쪽
97 95화 안드로이드 생산공장. 18.08.04 333 0 14쪽
» 94화 배신자 아린. 18.08.04 338 0 18쪽
95 93화 제자. 18.08.01 324 0 15쪽
94 92화 안드로이드. 18.08.01 330 0 14쪽
93 91화 옥황상제 근위대 대장 마탈. 18.07.29 355 0 14쪽
92 90화 희생. 18.07.29 350 0 15쪽
91 89화 열 여섯번째 지역. 18.07.28 326 0 15쪽
90 88화 파스타 vs 마기완. 18.07.28 326 0 14쪽
89 87화 경로를 이탈한 것 같습니다. 18.07.25 309 0 14쪽
88 86화 그대가 나를 속일지라도. 18.07.25 313 0 14쪽
87 85화 서로 앞으로 나아갈 때. 18.07.22 323 0 15쪽
86 84화 염라대왕 : 계산적이고 긍정이신(神) 18.07.22 301 0 15쪽
85 83화 마지막과 마지막. 18.07.21 311 0 14쪽
84 82화 처음부터 끝까지. 18.07.21 300 0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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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 76화 실종사건에 대해. 18.07.14 339 0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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