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문학과 순수문학의 소통, 도서출판 청어람
도 서 명 : 내 귀에 해설이 들려 7권
저 자 명 : 설경구
출 간 일 : 2020년 10월 27일
ISBN : 979-11-04-92274-9
청력 이상으로 은퇴를 결심한 야구선수 박건.
어느 날 갑자기
귓가에 독설가 이용운의 해설이 들려오는데…….
-너, 내 해설이 들리냐?
-유감스럽게도 들리네요.
-유감? 내가 널 최고의 야구선수로 만들어주마.
-이제 그만 승천하시죠.
환장(?)의 파트너가 된 박건과 이용운.
그들의 콜라보가 시작된다.
설경구 장편소설 『내 귀에 해설이 들려』 제7권
1. 제1장
“조던 픽스가 어깨 통증을 호소했다.”
“네?”
이용운의 이야기를 들은 박건이 깜짝 놀랐다.
박건은 청우 로열스 소속 선수.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던 픽스가 어깨 통증을 호소했다는 이야기는 금시초문이었기 때문이었다.
“조던 픽스가 부상을 당했다는 뜻입니까?”
“나도 모르지.”
이용운이 심드렁한 목소리로 꺼낸 대답을 들은 박건이 고개를 갸웃했다.
“하지만 방금 전에 조던 픽스가 어깨에 통증을 호소했다고 선배님께서 분명히 말씀하셨지 않습니까?”
“그랬지.”
“그런데 왜……?”
“아직 정밀 검진 결과가 나오지 않았으니까 모른다고 대답한 것이다.”
“……?”
“꾀병일 수도 있거든.”
이용운이 덧붙인 말을 들은 박건이 깜짝 놀랐다.
“꾀병… 이요?”
“그래, 꾀병. 조던 픽스의 에이전트가 꾀병을 부리라고 지시했을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대체 왜 그런 지시를 내렸다는 겁니까?”
박건이 도무지 이해가 안 간다는 표정으로 질문하자, 이용운이 대답했다.
“청우 로열스가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더라도 조던 픽스 입장에서는 득 될 게 별로 없거든.”
* * *
‘득 될 게… 없긴 하겠구나.’
조던 픽스의 계약서를 직접 본 적은 없었다.
그런 만큼 조던 픽스와 청우 로열스 사이에 맺은 계약의 정확한 세부 옵션 조항들에 대해서는 박건도 알 도리가 없었다.
그렇지만 어느 정도 짐작은 가능했다.
조던 픽스의 에이전트는 전문가.
청우 로열스와 계약을 맺기 전에 KBO 리그에 대해서 충분히 조사를 했을 터였다.
그 조사를 통해서 청우 로열스가 KBO 리그에서 꾸준히 하위권을 맴돌았던 팀이고, 올 시즌 청우 로열스의 우승 가능성이 무척 희박하다는 것쯤은 미리 간파한 상태로 협상에 임했을 것이었다.
그런 조던 픽스의 에이전트가 청우 로열스가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면 일정 금액을 더 수령하는 옵션 계약을 체결했을 가능성?
극히 낮았다. 즉, 청우 로열스가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더라도 조던 픽스가 얻는 것은 거의 없는 셈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팀에 대한 애정과 충성심을 발휘하면서 한국시리즈 최종전에 출전하는 것은 오히려 조던 픽스에게 손해였다.
목차
제1장
제2장
제3장
제4장
제5장
제6장
제7장
제8장
제9장
제10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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