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문학과 순수문학의 소통, 도서출판 청어람
도 서 명 : 실명무사 11권
저 자 명 : 김문형
출 간 일 : 2020년 1월 22일
ISBN : 979-11-04-92116-2
망자가 우글거리는 지하 감옥에서 깨어난
백면서생 무명(無名).
그런데, 자신의 이름과 과거가 기억나지 않는다?
잃어버린 기억을 되찾기 위해 망자 멸절 계획의 일원이 되는 무명.
망자 무리는 죽음의 기운을 풍기며
점차 중원을 잠식해 들어가는데……!
“나는 황궁에 남아서 내가 누구인지 알아낼 것이오.”
중원 천하를 지키기 위한
무명의 싸움이 드디어 시작된다!
김문형 新무협 판타지 소설 『실명무사』 제11권
1장. 잠행 시작
자시가 지나고 반 시진 뒤.
밤하늘은 칠흑처럼 어두웠다. 그러나 돌판 속으로 난 구멍은 더욱 어두웠다.
의지할 것이라곤 육안룡의 빛 줄기뿐. 잠행조는 진문을 선두로 해서 한 명씩 암흑 속으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구멍 밑으로는 돌계단이 이어졌다. 돌계단은 조금 가서 끝이 나고 곧 비좁은 통로가 나왔다. 통로도 얼마 가지 않아서 끝이 났다.
지금부터가 문제였다.
잠행조의 눈앞에 잔도가 나왔던 것이다.
수직으로 깎아지른 절벽에 나무 판을 박아서 계단처럼 만들어놓은 잔도. 편복선생을 제외하면 모두 무공을 익힌 강호인이니 잔도를 내려가는 것이 어렵다고 할 수는 없었다.
그러나 중간에서 망자와 마주친다면?
실로 목숨을 건 외줄 타기.
하지만 진문을 포함한 소림 십팔나한은 조금의 주저도 없이 잔도를 내려가기 시작했다.
임윤이 편복선생에게 말했다.
“내 등에 업혀서 꽉 붙잡아라. 손을 놓쳐도 안 구해준다.”
“걱정 말게. 단지 예전 잠행 때 넓고 편안했던 소림승의 등판이 아쉽군.”
명문정파인은 아니었지만 둘은 절벽의 잔도를 눈앞에 두고 농담을 건넬 정도로 대담했다. 무명은 삼 조에 둘을 넣은 것이 실수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잠행조는 한 명씩 차례대로 잔도를 내려갔다.
깎아지른 절벽에 일렬로 늘어선 개미 떼 같은 행렬.
행렬의 하강은 순조로웠다. 하지만 무명은 한 가지 문제를 생각하고 있었다.
곧이어 걱정했던 문제가 잠행조의 앞을 가로막았다.
먼저 무명 일행이 탈출할 때는 잔도 중간에 반대편으로 이어지는 줄다리가 있었다. 마침 잠행조가 그 지점에 도착했다.
그러나 잔도에는 동아줄 파편만이 덜렁덜렁 매달려 있었다.
당연했다. 무명이 망자에게 폭혈화부를 쓰는 바람에 다리는 독혈에 녹아서 끊어져 버리지 않았는가?
결국 절벽 반대편으로 건너갈 방법이 사라진 것이었다.
잔도의 밑바닥은 혈선충 단지가 있던 동혈이 존재한다. 또한 언제 어디서 망자들이 튀어나올지 모른다.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잔도의 바닥은 책가도 지도에 없는 길이다.’
도처에 망자가 도사리고 있는 곳. 모르는 길로 들어간다면 위험을 자처하는 꼴이 되리라.
그때였다.
잠행조의 선두, 즉 가장 밑에서 내려가던 진문이 사제들에게 명령했다.
목차
1장. 잠행 시작
2장. 만련영생교의 역습
3장. 잠행조의 운명(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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