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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의 유토피아, 글세상 문피아

장르문학과 순수문학의 소통, 도서출판 청어람

도 서 명 : 십이천문 4권

저 자 명 : 허 담

출 간 일 : 2019년 1월 28일

ISBN : 979-11-04-91925-1

무림에서 손꼽힐 만한 무공을 지녔지만

못생긴 외모로 경시받던 남자, 나왕.

친부모 얼굴도 모른 채 약초꾼의 아들로 살던 소년, 적월.

산속 동굴에서의 우연한 만남은

두 사람을 밝혀지지 않은 과거로 이끈다.

“네겐 약초꾼과는 다른 운명이

기다리고 있을 것 같구나.”

어느 날 갑자기 사라졌던 청부문의 부활!

끔찍했던 붉은 달밤의 비극을 파헤친다.

허 담 新무협 판타지 소설 『십이천문』 제4권

제1장 이유를 알고 싶은 여인들

아주 긴 여행이었다.
아이들은 자신들이 어디로 가는지 알지 못했다.
마차의 창문은 모두 가려져 있었고, 그나마도 주로 밤을 이용해 이동했다.
그래도 아이들이 불안해하지 않았던 것은 늘 자신들의 곁을 지켜주던 마누 아저씨가 함께 있었기 때문이다.
마누 아저씨는 검(劒)을 아주 잘 쓰는 무사라서, 언젠가 어른들 몰래 담장을 넘어 산속으로 놀러 나갔던 아이들이 커다란 곰에게 공격을 당했을 때 바람처럼 나타나 일검에 곰을 즉사시키고 아이들을 구한 용감한 아저씨였다.
그래서 아이들은 마누 아저씨가 같이 있는 한 어떤 상황도 무섭거나 두렵지 않았다.
다만 어둠 속의 긴 여행이 지루할 뿐이었고, 부모님이 보고 싶었을 뿐이다.
여행은 수십 번 해가 뜨고 질 때까지 이어졌다.
그러던 어느 날 아이들은 본능적으로 깨달았다.
이 마차 여행이 사실은 여행이 아니라 도주라는 것을.
군가 자신들을 쫓고있고 마누 아저씨는 자신들을 지키기 위해 필사적으로 도주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그날부터 흥미로운 여행은 끝이 났다.
대신 보이지 않는 적에게 끊임없이 목숨을 위협당하는 위험한 도주가 시작됐다.
마차의 창은 더 이상 가려져 있지 않았고, 마누 아저씨는 낮에도 마차를 몰았다.
위태로운 절곡 사이로 난 산길을 달리는 마차는 위태롭기 그지없었으나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의 목숨을 노리는 자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아이들은 불평 한마디 하지 않았다.
그렇게 여행이 아닌 도주의 길이란 걸 알게 된 지 오 일 후, 아이들은 또다시 충격적인 경험을 하게 되었다.
자신들을 쫓고 있는 자들이 멀게만 느껴졌던 아버지의 곁을 지키는 무사들이란 사실을 알게 되었던 것이다.
하늘에서 내려온 신장 같은 그들이 왜 갑자기 자신들을 죽이려 하는지 아이들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그리고 그 이유에 대해선 마누 아저씨도 설명해 주지 않았다.
그리고 그날 또 다른 충격이 두 아이를 공포에 빠뜨렸다.
언제나 태산 같은 품으로 자신들을 지켜주던 마누 아저씨가 갑자기 자신들을 손가락 하나 움직이지 못하게 만들었던 것이다.
목소리조차도 나오지 않았다.
설마 마누 아저씨까지 자신들을 죽이려나 보다 하는 공포심에 벌벌 몸을 떠는 아이들에게 마누 아저씨가 말했다.
“두 분 아기씨, 이 마누는 여기서 작별 인사를 드려야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두 분 아기씨께서 앞으로 반드시 지켜야 할 약속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오늘부터 두 분 아기씨는 과거의 기억을 모두 잊어야 합니다. 강제로라도 말입니다. 궁금해하지도 말고 살던 곳에 대해 궁금해하지도 마십시오. 누구에게라도 두 분 아기씨의 본래 이름을 말하는 순간 두 분 아기씨의 목숨을 노리는 사람들이 마귀처럼 나타날 겁니다. 그러니… 절대, 과거를 기억하지 마세요. 그것만이 아기씨들께서 무사히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목차

제1장 이유를 알고 싶은 여인들
제2장 청부는 진짜다
제3장 붉은 대추나무 마을
제4장 먼 기억 속에서
제5장 설산 잔도(棧道)
제6장 설원의 검객
제7장 꿈
제8장 소란스러운 만남
제9장 이십오 년 만의 재회
제10장 천통문이라는 늪