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문학과 순수문학의 소통, 도서출판 청어람
도 서 명 : 너의 옷이 보여 8권
저 자 명 : 킹묵
출 간 일 : 2020년 4월 21일
ISBN : 979-11-04-92182-7
어렵게 입학한 디자인 스쿨에서 낙제의 전설을 쓴 우진.
재능이 없다는 생각에 일생의 꿈을 포기하려는 순간,
아무것도 보이지 않던 왼쪽 눈에
무언가가 보이기 시작했다.
오직 그 사람만을 위한 세상에 단 한 벌뿐인 옷.
옷이 아닌 인생을 디자인하라!
디자이너 우진, 패션계에 한 획을 긋다!
킹묵 장편소설 『너의 옷이 보여』 제8권
1장. 보육원Ⅱ
열어놓은 문 사이로 방 안을 보니 짧게 자른 머리의 남자가 보였다. 상의는 벗어두고 속옷만 입은 채 땀을 흘려가며 원단을 움직였다. 옆에 대충 던져놓은 옷이 교복인 걸로 봐서는 학생인 것 같은데, 왜 여기에 있는지 궁금했다.
그때, 아버지가 우진을 보고 씨익 웃더니 학생의 이름을 불렀다.
“상진아! 박상진!”
“어? 아저씨! 또 오셨어요?”
“또라니. 어휴, 더워 죽겠는데 에어컨도 안 켜고 뭐 하는 거야. 너 이러다가 쓰러지면 여기 선생님들이 난리 난다고 했잖아.”
“아… 괜찮아요.”
“괜찮기는. 쯧! 에어컨부터 켜. 더워 죽겠네. 그런데 몇 달 사이에 왜 이렇게 늙어 보이냐. 아저씨가 저번에 면도기도 줬는데 면도 좀 하고.”
아버지가 친근하게 대하는 걸 봐서는 이곳에 머무는 학생일 텐데, 수염이 어찌나 덥수룩한지 형이라고 불러야 할 것 같은 외모였다. 우진이 학생이 뭘 하고 있었는지 보려 할 때, 아버지가 갑자기 뒤를 돌았다.
“상진아, 아저씨가 누구랑 왔는지 봐봐.”
우진은 자신을 자랑하려고 하는 것 같은 아버지의 말에 머쓱했지만, 그래도 장 노인의 말처럼 다 때가 있다는 생각에 웃으며 인사를 건넸다.
“반가워요.”
“어… 어……?”
우진은 자신을 뚫어져라 쳐다보는 학생의 얼굴에 목을 긁적였다. 단안경을 벗고 있으면 알아보지 못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학생은 바로 알아보는 듯했다. 우진이 웃자, 학생은 놀란
얼굴로 우진의 아버지를 봤다. 그러자 아버지가 마구 웃더니 학생에게 어깨동무를 하고 입을 열었다.
“너 롤 모델이라며. 남자가 돼서 얼굴도 못 쳐다보네!”
“아…….
우진은 너무 놀라 헛기침을 뱉었다. 자신이 누군가의 롤 모델이라니. 지금까지 우진도 누군가를 롤 모델로 삼았지만, 그 대상이 자신이 되리라고는 생각해 본 적 없었다. 그러다 보니
심장도 두근거렸고, 어떻게 반응을 해야 할지 몰랐다. 서로 아무런 말도 없자, 아버지는 웃으며 자신이 나섰다.
“상진이가 이제 고2? 고3?”
“고3이요…….”
“상진이도 디자이너 되고 싶대. 네가 한마디 해줘라. 아! 이럴 게 아니라 아빠는 올라가서 햄버거나 시켜야겠다. 뭐, 현직 디자이너랑 미래의 디자이너가 있으니까 문제없겠지?”
목차
1장. 보육원Ⅱ
2장. 삼청동
3장. 모자
4장. 공모전
5장. 병원
6장. 테일러들
7장. 교수
8장. 딜란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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