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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서 명 : 내 귀에 해설이 들려 8권
저 자 명 : 설경구
출 간 일 : 2020년 11월 27일
ISBN : 979-11-04-92284-8
청력 이상으로 은퇴를 결심한 야구선수 박건.
어느 날 갑자기
귓가에 독설가 이용운의 해설이 들려오는데…….
-너, 내 해설이 들리냐?
-유감스럽게도 들리네요.
-유감? 내가 널 최고의 야구선수로 만들어주마.
-이제 그만 승천하시죠.
환장(?)의 파트너가 된 박건과 이용운.
그들의 콜라보가 시작된다.
설경구 장편소설 『내 귀에 해설이 들려』 제8권
1. 제1장
“만약 불합리하거나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는 생각이 들면 선수는 감독에게 불만을 표출하며 항의를 해야 합니다. 불만을 드러내지 않고 계속 참고만 있으면 더 무시를 당하기 때문입니다.”
빌 머레이가 충고했다.
‘불만을 표출하지 않고 계속 참고 있으면 무시를 당한다?’
그 충고를 박건이 속으로 되뇌었다.
KBO 리그와 메이저리그의 또 다른 차이점이었다. 그리고 박건도 이런 이야기를 들었던 적이 있었다.
그렇지만 미겔 카브레라 감독이 자신을 교체하라고 지시한 것이 부당하다고 불만을 표출하며 항의하는 것은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
“참을 인(忍) 자가 셋이면 살인도 면한다.”
박건이 자주 들었던 속담이었다.
게다가 대한민국은 유교가 뿌리를 깊이 내린 나라였다.
그래서 나이가 많거나 직급이 높은 사람에게 아랫사람이 불만을 표출하면서 대드는 것을 금기시하는 편이었다.
그런 관습은 야구계에도 적용됐고, 박건은 그동안 감독이나 코칭스태프, 선배들에게 일절 항의하지 않고 복종하는 분위기 속에서 야구를 해왔다.
그러다 보니 어느덧 부당한 지시나 대우를 받더라도 불만을 밖으로 표출하지 않고 참으며 혼자 속으로 삭이는 게 습관처럼 몸에 밴 상태였다.
‘쉽지 않아.’
습관이란 것은 무서웠다.
머릿속으로는 알고 있으면서도 막상 불만을 표출해야 할 타이밍이 찾아왔을 때 자꾸 그냥 참고 넘어가게 되는 것이었다.
그때였다.
“오늘 경기에서는 미겔 카브레라 감독이 박건 선수에게 지나치게 무례했습니다.”
제임스 윤도 미겔 카브레라 감독이 사이클링히트라는 대기록 달성을 목전에 두고 있던 박건을 8회 초 수비를 앞두고 교체했던 결정이 부당했다고 동조했다.
‘역시 항의를 했어야 하나?’
박건이 실수했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았을 때였다.
“헛갈리지?”
이용운이 물었다.
“네, 많이 헛갈립니다.”
박건이 솔직하게 대답했다.
‘어떤 타이밍에 감독이나 코칭스태프에 불만을 드러내며 항의를 해야 하는가?’
이걸 판단하는 게 결코 쉽지 않았다.
한국과 미국.
양국의 문화 차이가 박건을 혼란스럽게 만드는 것이었다.
“이건 내게 해결책이 있다.”
“어떤 해결책입니까?”
“그냥 내게 맡겨라.”
“……?”
“불합리한 일을 당했다. 지금은 꾹 참고 넘어갈 때가 아니라, 감독에게 불만을 드러내며 항의를 해야 할 순간이다. 그런 상황이 찾아오면 내가 판단을 내리고 후배에게 알려주겠다는 뜻이다.”
이용운의 제안을 들은 박건이 군말 없이 수긍했다.
목차
제1장
제2장
제3장
제4장
제5장
제6장
제7장
제8장
제9장
제10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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