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문학과 순수문학의 소통, 도서출판 청어람
도 서 명 : 먹을수록 강해지는 폭식투수 5권
저 자 명 : 키르슈
출 간 일 : 2020년 10월 30일
ISBN : 979-11-04-92226-8
먹다 죽은 귀신이 때깔도 곱다고 한다.
그렇다고 정말 죽을 줄이야…….
패전투수 이상진, 저승사자가 준 황금 돼지를 먹고
마운드의 포식자가 되어 돌아오다!
마운드에 내가 올라왔다.
다 씹어 먹어 주마!
키르슈 장편소설 『먹을수록 강해지는 폭식투수』 제5권
시작은 완벽하게 (2)
1번 타자로 나온 박건호는 어딘가 모르게 오싹한 기분이 들었다.
마운드에 서서 자신을 노려보는 이상진은 예전에도 겪어 봤다. 그런데 오늘따라 본능적으로 꺼려지는 무언가가 있었다.
‘젠장. 내가 쫄은 건가?’
그동안 이상진이 쌓아 온 성적에 위축됐다고 생각한 건호는 이를 악물며 배트를 고쳐 쥐었다.
이상진이 절대무적의 투수라고 불리며 올 시즌 방어율이 0점대인 것은 맞았다. 하나 실점이 0점인 건 아니었다.
어딘가에 분명히 빈틈이 있으리라 생각하며 이상진을 관찰하고 또 관찰했다.
“스트라이크!”
“뭣?”
반응할 순간조차 주지 않은 포심 패스트볼은 약간 높은 곳으로 날아왔다.
투구 자세를 취한다고 생각한 순간, 공이 날아와 포수 미트에 꽂힌 공을 돌아보며 건호는 등골이 오싹했다.
‘지난번에 봤던 이상진과는 다르다.’
스트라이크존 높은 곳으로 들어오는 공 다음은 몸 쪽 깊숙한 곳을 찔러 들어왔다.
“스트라이크!”
순간적으로 몸에 맞을지 모른다고 생각하며 움찔 놀랐는데 아주 미세한 틈을 비집고 스트라이크존에 들어왔다.
놀랄 정도로 무서운 제구력이었다.
‘벌써 투 스트라이크?’
공 두 개로 벌써 궁지에 몰렸다.
빠르고 공격적인 투구를 가져가는 게 이상진의 스타일 중 하나라곤 하지만, 이건 빨라도 너무 빨랐다.
‘생각을 정리할 틈 좀 줘라!’
건호가 다음 투구에 대해 생각을 정리하기도 전에 이상진은 벌써 다음 투구 자세로 들어가고 있었다.
결정했으면 공격한다.
공격해서 잡아먹는다.
망설임 따위는 지옥에 갖다 버리고 돌아온 투수의 세 번째공은 바깥쪽으로 빠져나가는 슬라이더였다.
이미 막바지까지 몰린 건호의 배트는 끝자락조차 닿지 못했다.
“스트라이크! 타자 아웃!”
그리고 이것이 강남 그리즐리의 홈인 송파 구장에 새겨질 전설의 시작이었다.
* * *
“스트라이크! 타자 아웃!”
―놀랍습니다! 정말 놀랍습니다! 충청 호크스의 이상진! 3회까지 삼진 9개로 모든 타자를 돌려세웁니다!
―단 하나의 폭투도! 단 하나의 볼넷도! 단 하나의 안타도 없습니다!
―시즌 중에 노히트노런의 기록을 세웠던 이상진! 무결점 투구로 3회를 제압합니다!
목차
시작은 완벽하게 (2)
시작을 했으면 끝도 봐야 하는 법
세계로 가는 입구
쉽게 볼 경기는 없다
일본한테는 가위바위보도 지면 안 된다
가자! 미국으로!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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