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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지기순덕님의 서재입니다.

드럼 더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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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득이
작품등록일 :
2022.05.19 16:42
최근연재일 :
2024.04.18 16:27
연재수 :
50 회
조회수 :
1,114
추천수 :
17
글자수 :
227,543

작성
22.10.27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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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9쪽

진실

DUMMY

“아! 아아아아아아아아!”


영식이 양손으로 머리를 잡고 쥐어뜯으며 소리를 질렀다.


거실 소파에 나란히 앉은 진희와 유나가 아무렇지 않은 시선으로 돌아보고, 주방 식탁에서 태준이 막 우유를 시리얼 그릇에 부으려다 영식을 향해 잠시 고개를 내밀었다.


“에이 흘렸잖아. 자식 되게 시끄럽네.”


손가락 사이의 우유를 혀로 핥으며 태준이 불평하자 영식이 잘됐다는 듯 앞으로 와 앉았다.


“왜? 도대체 왜?”


“뭘?”


“아 왜! 형 모른 척 해!”


“척이 아니라 진짜 모르겠는데.”


“아니, 왜! 우리 집이냐고.”


“그야 서울에 집 있는 사람이 너밖에 없잖아.”


“내가 만만해? 만만하냐고!”


영식이 다시 머리를 쥐어뜯자 태준이 영식의 손을 내리며 조용히 말했다.


“만만해!”


“아씨! 진짜!”


“불편하면 방에 들어가 있어. 외로우면 따라 들어가고.”


태준이 답지 않게 싱글거리며 놀려댔다.


“영식아 이거 먹어도 되지?”


유나가 컵라면을 들고 흔들자 영식이 기겁했다.


“냄새나! 절대! 절대 안 돼!”


“뭘 물어봐. 그냥 물 끓여.”


진희가 아무 표정 없이 유나에게 말했다.


다급해진 영식이 뛰어와 컵라면을 뺏어들고 옷 속에 집어넣었다.


“아! 진짜! 더럽게.”


유나가 기분 나쁜 표정을 지으며 찬장을 뒤지자 영식이 다시 막아섰다.


“내 거에 손대지 마!”


“치사하게 먹는 거 가지고 이러기냐?”


“응. 나 치사해! 그러니까 제발 가주라!”


“갈 데가 있으면 내가 이러고 있겠냐?”


유나가 울먹이듯 말하자 영식이 가만히 유나를 쳐다봤다.


“너 연기 못하는 거 알고 있지?”


“아직 안 늘었어?”


“응. 안 늘었어.”


“이런.”


가만히 둘의 대화를 듣고 있던 진희가 사이에 끼어들었다.


“배고프다. 그냥 라면 먹자!”


“싫어!”


영식이 고집을 부렸다.


“그만해!”


전화기 앞에 선 태준이 손짓으로 영식을 불렀다.


“여기 몇 동 몇 호지?”


“203동 1001호. 아! 근데 왜?”


“네 맛있게 해주세요.”


태준은 영식의 물음에는 대답하지 않고, 서둘러 전화를 끊었다.


“내 맘대로 짜장 짬뽕 2개씩 했다.”


“탕수육은?”


유나가 맞받아 소리쳤다.


“너 돈 많아?”


“짜장, 짬뽕 좋다고.”


못들을 것 같은지 유나가 크게 답해줬다.


“지금, 지금! 내 집에서 뭘 시켰다고?”


“고량주 비슷한 것은 없겠지?”


찬장을 뒤지며 물었지만 영식은 이미 영혼이 빠져나가고 껍데기만 남은 듯 창백했다.


“지금 내 집에서 짜장, 짬뽕을 먹는다는 거야?”


“뭐래?”


영식은 이제 모든 것을 내려놓은 듯 보였다. 히죽히죽 웃기까지 하는 게 영락없이 머리에 꽃을 꽂은 동네 미친년의 모습이었다.


“영식이 많이 힘든가 보다. 안으로 데려가 눕혀.”


유나가 걱정된 목소리로 말하자 태준이 영식의 어깨를 잡았다.


“필요 없어!”


영식이 태준의 팔을 세게 밀어내고 식탁으로 가 얼굴을 묻고 엎드렸다. 태준은 조용히 따라가 영식의 등을 두드려줬다.


“내가! 내가 분명히 봤거든. 너무 밝아서 보긴 봤는데...........그게, 하~! 뭐라고 말해야 하나?”


“뭘 봤다는 거데?”


이미 혀가 꼬여서 말이 제대로 나오지도 않는 유나가 진희의 팔짱을 꼈다.


“그게! 꼭! 그래, 달걀귀신같이 생겼어. 동그랗고 밝고, 입은 디따 큰”


진희가 소파에 제대로 기대지도 못한 채 천장을 보며, 기억하려 애썼다.


“내가 볼 땐 말 야. 네가 기절해서 꿈을 꾼 게 아닌가 생각되는데.”


팔짱을 낀 태준이 심각한 목소리로 받아쳤다.


“너는......... 그게 문제야. 자꾸 감추려고 하는 거.”


영식의 거실 탁자는 먹고 흘린 짬뽕 국물과, 소주병 그리고 소주잔으로 엉망이 되어 있었다. 까만 봉지를 들고 와 쓰레기를 주워 담던 영식의 손이 멈췄다.


“너 본거야?”


저도 모르게 흘러나온 말 같았다.


태준이 서둘러 영식의 말을 덮었다.


“출출한데 과자라도 좀 사올까? 진희야! 잠깐 나갔다 올까?”


“이봐! 이봐! 또 말 돌리잖아.”


진희의 손가락이 공중에서 뱅뱅 돌았다.


“다음은 유나래! 내가 분명히 들었어. 다음에 갈 사람은 유나!”


푹! 하는 소리와 함께 진희의 몸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진희의 팔을 놓쳐버린 유나는 술이 다 깬 표정이었다.


“내가 가? 어디로?”


“안 가. 걱정하지 마!”


차가운 목소리의 태준이 말했다.


“형! 이사장이 또 시작 한 거야?”


영식의 목소리가 떨렸다.


“뭘 시작해? 이사장이 여기서 왜 나오는데?”


유나가 영식을 잡았다.


“내가 간다잖아. 뭔지는 알아야지.”


“안 간다고!”


태준이 빽 하고 소리를 질렀다.


“달걀귀신! 달걀귀신”


진희가 잠꼬대하듯 중얼거렸다.


“도대체 뭘 본거야?”


짜증난다는 말투로 태준이 진희를 안았다. 정확히 말하면 쌀가마니를 들어 올리듯 끙 소리를 내며 힘들게 들어 올렸다.


“유나야! 방문 좀 열어봐”


유나가 방문을 열자 태준이 간신히 한발 한발 움직였다.


“보기보다 엄청 무겁네.”


“달걀귀신! 너도 본 적 있지?”


잠든 것처럼 보였던 진희가 갑자기 고개를 들어 태준을 똑바로 바라봤다.


“아! 아 놀래라.”


태준이 기겁을 하고 얼른 방 안 침대에 던진 후 방문까지 꼭 닫고 나왔다.


방문 앞에서 선 유나가 팔짱을 끼고, 다리를 쭉 내밀어 태준의 발을 걸었다. 생각지도 못한 장애물에 태준이 균형을 잃고, 앞으로 고꾸라질 듯 했다. 유나의 팔이 조금 더 빨랐다. 태준의 목 뒤를 잡아 바로 세웠다.


“고맙지?”


“아! 오늘 너무 피곤하다. 발은 왜? 발은 왜 걸어?”


“다음은 나라며. 나는 지금 상황을 알지도 못하고 어찌될지 모르는데 너는 그거 좀 놀랬다고 엄살이야? 내가 잡아줬잖아. 너도 네가 막아준다며.”


“뭔 소리야?”


“그러니까. 뭔지 말해 달라고! 알지도 못한 채 넘어지지 않게! 내가 조금만 늦었으면 너는 코가 깨졌을 거잖아. 네가 조금만 늦으면 나는 어떻게 될지 모르는데. 가만히 있으라고?”


“진희가 취해서 하는 소리잖아. 뭘 그렇게 신경 써?”


태준이 다시 거실 테이블로 가 앉았다. 잔에 소주를 가득 따라 마시며 물로 입가심을 하자 유나가 옆으로 와 잔을 내밀었다. 태준이 말없이 잔에 가득 술을 따라 주자 유나는 한잔을 톡 털어 입에 넣고, 단무지를 들어 우적우적 씹으며 말했다.


“그래! 달걀귀신은 그렇다 쳐. 근데 영식이랑 너랑 반응이 분명히 뭔가 있었어. 내가 진짜 바보로 보이는 거야?”


태준은 다시 유나의 잔에 술을 가득 따랐다. 영식이 어느새 옆으로 와 앉았다.


“유나 술버릇 나빠.”


들릴 듯 들리지 않는 목소리로 중얼대자 유나가 소리 질렀다.


“아! 나 갑갑해 죽겠네. 그러니깐 뭐냐고? 자꾸 말 안하면 나 여기 술 다 먹고 거실에 오바이트 잔뜩 해 놓을 거야.”


“형”


영식이 거의 우는 목소리로 태준을 봤다.


“괜찮아! 냄새는 오래 가겠지만 치우면 돼.”


“진짜 형 집 아니라고. 너무하네.”


영식이 유나 술잔을 뺏어 마셔버렸다.


“그런다고 내가 술을 못 마실 줄 알아?”


유나가 이번에는 소주병을 들고 입으로 가져가자 놀란 태준이 얼른 잡았다.


“제발! 이러지 좀 말자!”


“그러니까 말 하라고! 말 하면 되지 않아?”


퍽 하는 소리와 함께 영식이 주저앉았다.


“통로야!”


태준과 씨름하며 잡고 있던 소주병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아! 아! 진짜!”


영식이 얼른 소주병을 세우고, 물티슈로 바닥을 닦느라 분주했다.


“통로? 어디로 가는?”


유나가 멍하니 말하자 정신없는 영식의 입이 열렸다.


“어디긴? 2022년으로 가는”


유나가 몸의 힘을 잃고 바닥에 앉아 영식을 바로 봤다.


“야!”


단전 깊숙한 곳에서부터 울려 나오는 우렁찬 소리가 유나의 입에서 나왔다.


“너! 내가 분명히 진지하게 말하라고 했지! 이게 어디서 놀리고 있어? 내가 만만해?”


“뭘. 말해줘도 저러니. 아! 몰라!”


“짜증나!”


고개를 돌린 유나가 넋 나간 표정의 태준과 열심히 바닥을 닦고 있는 영식을 번갈아 쳐다봤다.


“설마!”


정신을 차린 태준이 유나의 어깨를 두드렸다.


“뭐해? 마셔! 영식이가 장난이 심하네.”


“미래로 가는 길이 우리 학교에 있는 거야?”


유나가 진지한 목소리로 물었다.


“뭐야? 장난하지 마!”


“달걀귀신은 문 같은 거야?”


태준이 연신 딴 짓을 하자 유나가 팔을 잡았다.


“오빠!”


가만히 쳐다보는 둘은 말이 없었다.


“나중에 얘기하면 안 되겠니?”


“지금. 지금 말해줘.”


평소와 다르게 차분한 유나를 태준은 가만히 쳐다봤다.




이지 예술 대학교. 처음 들어보지?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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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써클 22.12.08 14 0 9쪽
43 존의 비밀 22.11.24 21 0 9쪽
42 2학기의 시작 22.11.17 18 0 9쪽
41 이. 사. 장 22.11.10 17 0 10쪽
40 차원의 문 22.11.03 17 0 9쪽
» 진실 22.10.27 15 0 9쪽
38 사라졌다! 22.10.24 16 0 10쪽
37 붉은 문 22.10.06 19 0 9쪽
36 삼각관계? 22.09.29 16 0 9쪽
35 비밀 회동 22.09.26 16 0 9쪽
34 살과의 전쟁 22.09.22 14 0 10쪽
33 우린 너무 달라요. 22.09.19 17 0 10쪽
32 어리석은 선택 22.09.15 19 0 10쪽
31 요즘사람 나중사람 22.09.08 16 0 11쪽
30 끊어낸다는 것 22.09.01 20 0 9쪽
29 머니 22.08.29 20 0 10쪽
28 이사장과의 우연한 만남 22.08.25 24 0 10쪽
27 태준과 영웅 22.08.22 24 0 11쪽
26 농가 22.08.18 24 0 10쪽
25 이상한 절 22.07.25 26 0 11쪽
24 프로 민폐녀 22.07.21 20 0 11쪽
23 불편한 동거 22.07.18 26 0 10쪽
22 MT 2 22.07.14 20 0 10쪽
21 MT 22.07.11 23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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