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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지기순덕님의 서재입니다.

드럼 더 드림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순득이
작품등록일 :
2022.05.19 16:42
최근연재일 :
2024.04.18 16:27
연재수 :
50 회
조회수 :
1,138
추천수 :
17
글자수 :
227,543

작성
22.07.14 16:30
조회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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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글자
10쪽

MT 2

DUMMY

"오늘은 단추 안 풀었네."


유나가 태준의 가슴 쪽을 보며 말했다.


"오늘은 셔츠 안 입고, 티셔츠 입었으니까."


태준이 덤덤하게 말했다.


"누구? 아는 사람?"


언제 왔는지 눈꽃이 또 눈을 동그랗게 뜨고 해맑은 표정으로 웃으며 말했다.


"뭐, 좀"


"안녕 하세요"


눈꽃이 하얀 이를 드러내며 태준에게 인사했다. 태준은 눈꽃을 한 번 쳐다보고는 대답 없이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무안해진 눈꽃이 샐쭉한 표정을 지었다. 지켜보고 있던 유나의 쿡쿡대는 웃음이 기분 나쁜지 옆 눈으로 째려보며 방으로 들어갔다.


“오, 갑자기 기분 좋아졌어.”


유나가 눈꽃의 눈치를 보느라 작게 혼잣말을 했다.


“뭐가 그리 신났냐?”


현관 앞에 선 영식이 팔짱을 끼고 앞으로 왔다.


“왜? 넌 또 뭐?”


유나가 버스에서의 일을 잊지 않고, 툭툭댔다. 영식은 눈을 아래로 내렸다 다시 뜨며 크게 한 숨을 내쉬었다.


“내가 말을 말자.”


돌아서 들어가려다 다시 뒤돌아보며 영식이 말했다.


“너, 태준이 형은 어떻게 알아?”


“뭐, 어쩌다 보니. 뭐.”


“단추는 또 무슨 소리야?”


“뭘 그리 알고 싶어 해? 신경 꺼.”


유나는 흥 하고 콧방귀를 뀌고는 방으로 들어갔다.


“야, 너 말 안 해?”


포기하지 못한 영식이 밖에서 소리쳤다.


“뭐, 궁금하면 오빠한테 물어보고.”


“언제 봤다고 오빠는. 너 그렇게 가벼운 애였냐?”


영식이 여자 방 문 앞에서 큰소리로 말하자 참지 못한 유나가 문을 벌컥 열어젖혔다. 그 바람에 영식은 코를 부딪쳐 뒤로 벌러덩 넘어졌다.


“아!”


“괜찮아? 아, 어떡해. 코피.”


유나가 급하게 휴지를 들고 영식의 코를 틀어막았다.


“진짜. 시끄럽게. 사랑싸움은 좀 나가서 할래?”


눈꽃이 한마디 하고 문을 닫아버렸다.


“야! 뭔 소리야. 사랑은 무슨.”


유나의 말을 덮으며 영식이 아픈 소리를 질렀다.


“아, 아 나! 피. 피.”


영식이 유나가 준 화장지에 뭍은 피를 보고 소리 지르자 미안해진 유나가 영식의 머리를 안았다.


“괜찮아. 코피 좀 난 거 가지고 징징대기는.”


“너 진짜! 아 내 코.”


순간 영식의 코 위로 얼린 생수병이 얹혀졌다.


“뒤로 젖히지 마! 괜찮으니까 넌 들어가고.”


어느새 나온 태준이 유나를 밀어내고 영식의 머리를 안았다.


“악!”


태준의 거친 손길에 영식이 비명을 질렀다.


“뭐해? 들어가.”


주저하는 유나를 다시 들여보내며 태준이 영식의 코를 차가운 생수병으로 눌렀다.


“오... 오빠. 그럼 전 이만.”


“야! 나 아프다니까. 아!”


유나를 세우는 영식은 태준에게 머리가 잡혀 억지로 앞으로 고개가 숙여졌다.


“아, 형! 좀 살살.”


“코피 날 때는 뒤로가 아니라 앞으로 해야 피가 목구멍으로 안 넘어가.”


“이제 괜찮은 것 같은데. 괜찮다니까.”


영식이 머리를 잡은 태준의 팔을 두드리며 애원했다.


유나는 쿡쿡대며 영식과 태준을 보다 태준과 눈이 마주쳤다. 순간 쿵 하는 뭔가가 가슴에서 떨어졌다. 두근대는 심장 소리가 터질 것 같았다. 볼이 화끈거리며 가만히 유나를 보는 눈빛만으로 마치 얼굴을 쓰다듬기라도 한 것처럼 볼의 솜털이 곤두서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야!”


정원이 유나의 어깨를 흔들었다.


“정신 차리고.”


정원은 유나와 태준을 번갈아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러브 러브네.”


“응?”


얼굴이 빨개진 유나가 정원의 입을 막았다.


“뭔 소리야?”


억지로 정원을 잡아끌고 방으로 들어오며 태준이 듣지 못했기를 바랐다.


“무슨 말이야?”


유나가 소근 대며 말했다.


“귀신을 속여라. 그렇게 얼굴에 표시 다 내면서”


“쉿!”


유나가 검지 손가락을 입에 갖다 대며, 정원의 목소리를 낮게 했다.


“아니야. 아직은”


“아직 아니긴. 커플 옷까지 맞춰 입고 티내고 다닌 게 누군데.”


“뭐?”


“영식이랑 너 이제 공식 커플이야?”


“아, 진짜. 영식이는 진짜 아니야. 옷? 진짜. 금방 옷 갈아입고 나올게”


유나는 방금 태준이 흰 티에 회색 트레이닝 바지를 입은 것을 기억하고, 가방의 뒤졌다. 다행히 유나에게 같은 색의 옷이 있었다.


“아! 다행이다.”


“뭐가?”


눈꽃이 옆에 앉았다.


“아니야. 우리 언제 모인댔지?”


“벌써 잊은 거야?”


가르쳐줄 마음이 없어 보여 유나는 바로 화장실로 들어갔다. 옷을 갈아입고 거울을 보니 노란색 곱슬 파마머리가 아무래도 신경 쓰였다. 얼굴이 더 커 보이는 것 같아 양갈래로 묶어보니 좀 나았다. 유나의 동그란 눈이 어울리는 것도 같아 나름 만족했다.


영식과 태준의 모습은 거실에 보이지 않았다. 그때 정원이 유나의 팔짱을 끼었다.


“나가자!”


바닷가 앞에 이미 학생들이 모여 있었다. 유나와 정원은 뛰어서 자기 자리에 섰다. 조별로 줄을 이어 태준의 모습이 바로 보였다. 하얀 티에 회색 트레이닝바지. 유나는 은근히 옆으로 가 초조한 마음에 아래를 보고 섰다. 너무 티를 냈나 하는 소심한 마음도 들었다.


“자! 옆자리 사람과 어깨동무하고 지금부터 정신 강화 훈련을 시작하겠습니다.”


마이크를 잡은 영웅선배는 예의 그 사람 좋은 얼굴을 하고 부드럽게 말했다. 군복차림에 빨간 모자를 쓰니 영락없는 조교의 모습이었다. 잘 생긴 조교.


유나는 어깨를 안아오는 남자의 강한 팔 근육에 부끄러운 듯 고개를 들었다.


“아, 나 진짜.”


영식이 빙그레 웃으며 유나의 어깨를 꽉 쥐었다.


“옷은 언제 갈아입었냐?”


유나가 짜증난 목소리로 물었다.


“내 말이. 너 자꾸 나 따라 입을래?”


유나의 눈은 이미 태준을 찾고 있었다. 앞줄에 헤헤거리는 눈꽃 옆에 까만 티에 까만 바지를 입은 태준이 보였다. 눈꽃의 어깨를 감싸고 있는 태준의 팔뚝에 핏줄이 올라와 있었다. 유나는 질투의 눈빛을 열심히 보냈다.


“둘이 또 맞춰 입은 거야?”


느릿한 말투에 고개를 돌린 유나는 영식의 품에 쓰러졌다. 백짓장처럼 하얀 선배를 바로 옆에서 보니 영락없는 귀신의 모습이었다.


“둘이 이제 대놓고 애정행각이야?”


선배는 느리지만 또렷하게 말했다.


유나가 영식을 팔꿈치로 밀며 벌떡 일어났다.


“야!”


“어디야? 집중안하는 팀. 어, 거기.”


영웅선배가 유나네 팀을 향해 손짓했다.


“가볍게 앉았다 일어났다 6회 실시.”


무슨 말인지 이해할 틈도 없이 양 옆의 팔에 밀려 아래로 내려갔다 올라왔다. 6번을 했다.


“어깨동무한 채 앞으로 이동합니다. 저기 넒은 갯벌이 보이죠? 저기까지 행군.”


유나가 생각한 MT의 모습은 이런 게 아니었다. 아름다운 대학생활의 꿈은 갯벌위에서 앞으로 취침 뒤로 취침을 하며 엉망이 되었다.


“아니 이게 무슨 엠티야?”


피티 체조를 100개쯤 했을 때 유나의 속이 울렁거리기 시작했다.


“내가 말은 들었지만 이정도 일 줄은”


영식의 얼굴은 진흙투성이였고, 입고 있는 하얀 옷은 오늘이 마지막이 될 것 같았다. 반대편의 선배는 하얀 얼굴 그대로 숨결도 크게 변하지 않았다.


“선배님 괜찮으세요?”


“나는 뭐.”


“선배님 체력 짱.”


유나는 쓰러질 것 같은 다리에 힘을 주어 간신히 버티고 있었다. 그때였다. 영식의 목소리가 유나의 귀에 파고들었다.


“그냥 나한테 기대.”


어깨동무를 한 채 앉았다 일어나기를 반복하던 유나는 영식의 남자다운 말에 다시 돌아봤다.


유나의 팔을 위로 올려든 영식의 팔이 이렇게 두꺼운 것을 처음 알았다. 유나는 거의 영식에게 의지한 채 올라갔다 내려지고 있었다.


이러다 여기서 죽겠구나 싶을 때 영웅선배가 해산을 외쳤다. 유나는 영식에게 안기다시피 하며 방으로 돌아왔다.

샤워하고, 좀 쉬겠구나 싶었는데 방 안 구석에서 스피커로 목소리가 들렸다.


"지금부터 각 조는 조별 구호를 정한 후 두 가지 퍼포먼스를 준비한다. 장르 상관없이 세 시간 후 지하에 있는 홀로 전원 모이도록"


이게 무슨 일인가? 세 시간동안 퍼포먼스를 준비하라고? 삼일은 준다고 해도 무리인데, 세 시간?


거실에 마주 앉은 조원들을 보자 한숨부터 나왔다. 이건 뭐... 끼 있는 사람은 어디에도 없고, 다들 아무 생각이 없어 보였다. 누구하나 입 여는 사람이 없어, 유나가 일어날려는데...

눈 찢어진 선배가 예의 그 느리고, 착한 말투로 입을 열었다.


"이 조는 내가 유일한 선배니까..."


답답하다.


"일단... 나는 ...... 지 율"


이름이 지율이라는 거야? 지가 성이고, 이름이 율이라는 거야?


"율이라고 불러."


아, 율이 이름이구나.


선배는 구호부터 정하자고 했다. 정하자고 말한 순간 조용해졌다. 참다못한 정원이 손을 든다.


"선배 구호로 쌩~ 어때요?"


"우리 7조니까.. 7조 7조 쌩~하고 각자 흩어지는 거죠."


"조....은... 생각이다. 다....음은?"


선배 대답 듣다가 숨이 멎을 것 같았다. 답답해서...


유나의 MT는 이렇게 상상과는 다르게 흘러갔고, 피곤에 지쳐 쓰러져 잠든 후 일어나니 학교로 향하는 버스가 대기하고 있었다. 학교로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영식은 입을 완전히 벌린 채 침을 질질 흘리며 잠들었다. 잠깐이나마 설레는 감정이 들었다는 게 믿어지지 않았다. 유나는 코고는 영식의 머리를 반대편으로 야멸차게 돌렸다.




이지 예술 대학교. 처음 들어보지?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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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써클 22.12.08 14 0 9쪽
43 존의 비밀 22.11.24 21 0 9쪽
42 2학기의 시작 22.11.17 18 0 9쪽
41 이. 사. 장 22.11.10 18 0 10쪽
40 차원의 문 22.11.03 17 0 9쪽
39 진실 22.10.27 16 0 9쪽
38 사라졌다! 22.10.24 16 0 10쪽
37 붉은 문 22.10.06 20 0 9쪽
36 삼각관계? 22.09.29 17 0 9쪽
35 비밀 회동 22.09.26 19 0 9쪽
34 살과의 전쟁 22.09.22 16 0 10쪽
33 우린 너무 달라요. 22.09.19 18 0 10쪽
32 어리석은 선택 22.09.15 20 0 10쪽
31 요즘사람 나중사람 22.09.08 18 0 11쪽
30 끊어낸다는 것 22.09.01 21 0 9쪽
29 머니 22.08.29 20 0 10쪽
28 이사장과의 우연한 만남 22.08.25 24 0 10쪽
27 태준과 영웅 22.08.22 24 0 11쪽
26 농가 22.08.18 24 0 10쪽
25 이상한 절 22.07.25 26 0 11쪽
24 프로 민폐녀 22.07.21 20 0 11쪽
23 불편한 동거 22.07.18 27 0 10쪽
» MT 2 22.07.14 21 0 10쪽
21 MT 22.07.11 24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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