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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백약님의 서재입니다.

삼국지의 정석

웹소설 > 일반연재 > 전쟁·밀리터리, 대체역사

강U백약
그림/삽화
강백약
작품등록일 :
2021.03.26 16:00
최근연재일 :
2022.07.15 10:00
연재수 :
57 회
조회수 :
16,428
추천수 :
254
글자수 :
261,898

작성
21.08.27 10:00
조회
34
추천
2
글자
7쪽

삼국지의 정석_44. 원수에게 구걸하는 원담(부처님 손바닥)

DUMMY

이렇게 조조가 노발대발 하는데, 호위병 하나가 막사 안으로 들어왔다.


“장군, 하북에서 사자가 왔습니다.”


“누가 보낸 사자라고 하더냐?”


“평원의 원담이 보낸 신비(辛毗)라는 자인데, 장군께 구원병을 청하러 왔다고 합니다.”


“알겠다, 신비를 잠시 객사에 머물게 하고 장수들을 소집하게!”


잠시 후, 조조는 장수들과 함께 원담을 구원하는 일을 논의하였다. 많은 장수들이 원담의 거짓 항복을 믿지 말고 계속 형주를 공격하자고 주장했는데, 순유의 생각은 달랐다.


“중원이 혼란스러운 지금, 유표는 장강과 한수 사이에 주저앉아 가만히 있을 뿐이니 그에게 천하를 평정할 뜻이 없음을 누구나 알 수 있습니다. 이번 유비의 출병도 우리가 형주를 공격하는 형세를 보이자 그저 방어 차원에서 이루어진 것입니다.


하지만 원 씨 일가는 다릅니다. 원소는 죽었지만 원 씨 형제는 여전히 하북의 4개주를 가지고 있고 수하의 병사도 십만이 넘습니다. 그런데 형제간에 다툼이 일어나, 장남 원담이 우리에게 의지하려 하고 있습니다. 이때 군대를 움직여 원상을 없애고, 기회를 살펴 원담마저 멸망시키면 대사가 정해질 것입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원담과 원상이 화해하고 힘을 합친다면, 대사가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습니다. 비록 원소가 죽고 적이 패배를 거듭하긴 했지만, 원씨 일가의 저력을 무시하면 안됩니다.”


“나도 공달과 같은 생각이네. 원 가의 저력은 무시할 수 없네.”


조조는 순유의 계책을 채택하기로 하고, 신비를 불러들여 술을 권하며 물었다.


“원담의 항복은 진심이오? 내가 지금 원상을 무찌를 수 있겠소?”


“명공께서는 그들의 진심을 확인할 필요 없이, 그 형세만을 파악하시면 될 것입니다. 원 씨가 수년 간 전쟁을 지속하며 여러 차례 패해 군대는 바깥에서 피폐해졌고, 지혜로운 선비들은 안에서 죽임을 당했습니다.

형제들은 다른 이의 참소(讒訴: 남을 헐뜯어 윗사람에게 일러바침)를 믿어 서로 원수가 되었고, 나라는 둘로 갈라졌습니다. 이 와중에 흉년까지 들었으니, 하늘이 원 씨를 망하게 하는 상황입니다.


지금 명공께서 군대를 일으켜 업을 공격하면 원상은 버티지 못할 것입니다. 원상이 업으로 돌아가 구원하지 않으면 그 터전을 잃게 되는 것이고, 돌아가면 원담이 그 뒤를 칠 것입니다.

명공께서 높으신 위엄을 바탕으로 지친 무리를 공격하는 것은 세찬 바람으로 낙엽을 쓰는 것과 같습니다. 반면 지금 원 씨를 도모하지 않고 형주를 공격하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형주는 풍요로운 땅으로 나라는 평화롭고 백성들은 순종하니, 쉽게 흔들기 어렵습니다. 공께서 형주에 발이 묶인 상황에서 내년에 풍년이 들고 원 씨 형제가 잘못을 뉘우쳐 화해한다면, 그때는 하북을 도모하기 어렵습니다. 지금 천하의 걱정거리로 하북만한 것이 없으니, 하북만 평정하면 명공은 패업을 이루실 수 있을 겁니다.”


신비의 명쾌한 정리에 조조는 매우 기분이 좋아졌다.


“좋소, 신좌치의 좋은 계책을 받아들일테니, 앞으로도 많은 지도를 부탁하오!”


조조는 신비를 돌려보내지 않고 자신의 군중에 머물게 하는 한편, 군대를 이끌고 여양으로 향했다. 이때 유비는 박망현에서 40리 떨어진 곳에서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는데, 조조의 군대가 물러가자 자신도 군대를 거두어 신야로 돌아갔다.



한편 조조가 온다는 소식을 들은 원상은 수하장수 여광과 여상을 불렀다.


“나는 본대를 이끌고 업성으로 돌아갈 것이니, 자네들은 별동대를 이끌고 여양으로 가게. 조조가 업성을 공격할 때 자네들이 그 배후를 공격해주게. 그러면 내가 성문을 열고 호응하겠네!”


“알겠습니다. 대장군.”


이렇게 원상은 업으로, 여광은 여양으로 각자 군대를 이끌고 떠났다. 하지만 여광은 원상을 위해 목숨 걸고 싸울 생각이 없었으니, 여양의 조조군 본진을 찾아가 항복을 해버렸다. 이에 조조는 여광, 여상을 열후에 봉해주며, 자신에게 항복하면 후히 대해준다는 것을 하북 사람들에게 알렸다.


한편 간신히 위기를 넘긴 원담은 조조에게 사자를 보내어 감사를 표했는데, 조조가 원담의 사자에게 말했다.


“난 본초의 맏아들인 원담이 기업을 계승하지 못한 것을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네. 그래서 하북을 되찾은 후, 황제께 표를 올려 원담을 기주목에 임명해달라고 부탁드릴 생각이네. 더불어 양쪽 가문의 화목을 다지고 싶은데, 마침 원담에게 딸이 하나 있다고 들었네. 돌아가거든 내가 원담의 딸을 며느리로 맞이하고 싶어 한다고 전해주게.”


“황공합니다, 말씀 잘 전하겠습니다.”


이에 사자가 평원으로 돌아가 조조의 말을 전했는데, 원담 옆에 있던 곽도가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장군, 조조는 역시 믿을만한 인물이 못됩니다. 장군의 따님을 인질을 잡고, 장군을 마음대로 부리려는 속셈입니다. 조조가 여광과 여상을 열후에 봉해준 것도 하북 사람들의 마음을 훔치기 위해서입니다!”


“어찌 대응하면 좋겠소?”


“장군 도장을 두 개 새겨서 은밀히 여광, 여상에게 보내십시오. 여광, 여상을 포섭해 놓으면, 나중에 안팎으로 조조를 공격할 수 있습니다. 물론 조조가 원상을 물리칠 때까지는 참고 기다리셔야 합니다!”


“알겠소, 그리 하도록 하겠소.”


곽도의 계책에 따라, 원담은 장군 도장 두 개를 만들어 여광과 여상에게 전달하였다. 하지만 이것은 큰 실수였으니, 두 장수는 더 이상 원 씨 가문에 미련이 없는 상태였다. 여광과 여상은 곧바로 조조를 찾아가 원담이 보낸 도장을 바쳤고, 조조는 껄껄 웃으며 주변 사람들에게 말했다.


“나는 원담 녀석이 잔꾀를 부릴 것을 진작에 알고 있었네. 내가 원상과 싸우는 동안, 힘을 키워 나에게 맞서겠다는 속셈이지.

하지만 원상을 격파한 후에도 내 군대는 여전히 강할 것이니, 원담은 결코 내 상대가 될 수 없네.”


하지만 조조는 내심 씁쓸한 생각이 들었다.

‘내 본초에게 진 빚을 생각해 원담의 목숨만은 살려주려 했는데, 철없는 녀석이 스스로 무덤을 파는구나··· 본초, 미안하네.’

44. 곽도_R.p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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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2

  • 작성자
    Lv.60 악지유
    작성일
    21.08.28 04:47
    No. 1

    형제,가 멍청한데 어찌 대사를 도모할 수 있으리오.
    합심단결하여 뭉쳐도 버거운 상대인데 둘로 쪼개져
    싸우는 집구석이 잘 되면 그게 더 이상.
    조조는 운빨도 좋구나. ^^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9 강U백약
    작성일
    21.08.29 20:53
    No. 2

    둘이 힘을 합쳐서 몇년만 버텼다면 손권이나 유비, 마초 등이 허도를 공격했을지도 모릅니다. 정말 너무 안타까운 일이죠...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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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삼국지의 정석_87. 원한을 잊고 오와 동맹을 맺는 한(마술사 서성)(下) +2 22.05.06 34 1 10쪽
51 삼국지의 정석_87. 원한을 잊고 오와 동맹을 맺는 한(마술사 서성)(上) +2 22.05.03 31 1 10쪽
50 삼국지의 정석_86. 유비의 죽음(충성 맹세) +2 22.04.22 52 1 11쪽
49 삼국지의 정석_85. 백전노장 조인의 패배(다윗과 골리앗) +2 22.04.19 42 1 11쪽
48 삼국지의 정석_84. 촉을 배신한 오, 오를 배신한 위(손권의 오리발)(下) +2 22.04.15 66 1 10쪽
47 삼국지의 정석_84. 촉을 배신한 오, 오를 배신한 위(손권의 오리발)(上) +2 22.04.12 47 1 13쪽
46 삼국지의 정석_68. 유비와 손권의 갈등(정상회담)(下) +2 22.01.04 51 1 10쪽
45 삼국지의 정석_68. 유비와 손권의 갈등(정상회담)(上) +2 21.12.31 59 1 11쪽
44 삼국지의 정석_66. 유장의 항복(무소유)(下) +2 21.12.28 38 1 11쪽
43 삼국지의 정석_66. 유장의 항복(무소유)(上) +2 21.12.24 44 1 10쪽
42 삼국지의 정석_65. 돌아온 마초(복수혈전)(下) +2 21.12.21 45 1 10쪽
41 삼국지의 정석_65. 돌아온 마초(복수혈전)(上) +4 21.12.17 52 1 11쪽
40 삼국지의 정석_64. 낙성에서 떨어진 봉추(대성통곡)(下) +3 21.12.14 44 1 11쪽
39 삼국지의 정석_64. 낙성에서 떨어진 봉추(대성통곡)(上) +2 21.12.10 51 1 10쪽
38 삼국지의 정석_63. 유비의 익주공략(적반하장) +2 21.12.07 60 1 10쪽
37 삼국지의 정석_62. 적벽의 복수에 나서는 조조(토사구팽) +2 21.11.25 43 1 11쪽
36 삼국지의 정석_48. 유비, 누워있던 용을 만나다(특별 채용)(下) +3 21.09.15 60 2 9쪽
35 삼국지의 정석_48. 유비, 누워있던 용을 만나다(특별 채용)(中) +4 21.09.13 51 1 10쪽
34 삼국지의 정석_48. 유비, 누워있던 용을 만나다(특별 채용)(上) +2 21.09.10 63 1 9쪽
33 삼국지의 정석_47. 공손 씨에게 목이 잘리는 원 씨 형제(조조의 관심법)(下) +2 21.09.08 46 1 9쪽
32 삼국지의 정석_47. 공손 씨에게 목이 잘리는 원 씨 형제(조조의 관심법)(上) +2 21.09.06 40 1 8쪽
31 삼국지의 정석_46. 첫째는 죽고, 둘째, 셋째는 이민족의 땅으로(네 자신을 알라) +2 21.09.03 47 2 12쪽
30 삼국지의 정석_45. 원 씨를 위해 목숨을 버리는 심배(경국지색)(下) +2 21.09.01 43 2 12쪽
29 삼국지의 정석_45. 원 씨를 위해 목숨을 버리는 심배(경국지색)(上) +2 21.08.30 45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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