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럭키포춘 님의 서재입니다.

길이 길이 기억되리

웹소설 > 자유연재 > 퓨전, 무협

럭키포춘
작품등록일 :
2022.06.01 22:06
최근연재일 :
2022.07.18 23:39
연재수 :
3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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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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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
글자수 :
207,617

작성
22.06.17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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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0쪽

23화 - 같은 꿈을 꾸다 in 무협

DUMMY

누군가 지금 흉화에게


"나라 세우는데 함께 할래?"


라고 묻는다면.

흉화는 기겁하며 그를 말릴 것이다.

어떤 어려움이 들 지 상상도 가지 않기 때문.


그리고 그걸 자연스레 사부님께 말한 흉화.

확실히 제정신은 아니다.


"계시라도 받은 게냐?"

"길이의 꿈을 듣고 같은 꿈을 꾸게 되었을 뿐입니다."

"그럼 꿈부터 말해야 하지 않겠느냐?"

"모든 힘든 어머니를 돕고 싶다고 하더군요.

사람 짐승 가리지 않고 말입니다."


"작게 보면 작지만 크게 보면 큰 꿈이로구나.

그러면 너는 어디까지 바라보고 있느냐?"

"할 수 있는 한도 끝까지 바라고 있습니다.

당장은 17년.

그리고 더 늘어날 수도 있겠지요?"

"17년이란 묘하게 구체적인 수는 무엇이냐?"

"신이 제게 준 수명입니다.

그리고 그것을 늘릴 방도도 있다 하셨지요.

건국하고 확장하고 구르다 보면 좀 모자라지 않겠습니까?

신의 뜻대로 하는 게지요."

"17년의 시한부 인생이라.

제자 복이 없는 건지 있는 건지 모르겠구나."

"어떻게 보면 나라를 세울지도 모르는 제자입니다.

그러면 왕사나 태사가 되시는 게 아닙니까?

그리고 복이도 길이도 함께하고 있으니 좋으신 겁니다. 흐흐."


"협(俠)의 자리가 있겠느냐?"

"각자의 자리가 있겠지요.

단지 협으로만 이룰 수 있는 일이 없도록 노력할 뿐입니다."


"어머니를 최근에 잃었다고 했지.

나는 어머니를 모른다.

고아였던 날 사부님이 맡아 키워주셨지.

사부님이 돌아가시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일이 벌어지고 파문 당했다.

아마 사부님이 살아 계셨다면 나는 끝까지 화산에 남아서 싸웠을지 몰라.

어머니들을 위하는 일을 하고,

그 일을 할 사람들을 모으고,

단체를 일으켜서,

결국 나라를 세우게 된다면 그 옆에, 아니 뒤에 내가 있겠다고 말해주마.

나 같은 고아가 생기지 않도록.

그리고 생기더라도 어머니 품만큼 잘 살 수 있게 노력하겠느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네!"

"응!"

"이게 길이 복이의 목소리로군."


변신 후 어느새 사람의 목소리로 중국어를 하게 된 길이와 복이다.


"기감에 걸리는 아이들과 대화를 나누니 참 묘한 느낌이 드는구나."

"귀신과 대화하는 게 아니겠습니까?"

"헤헤. 반가워요. 운수님."

"반가워!"

"복이가 존대어가 익숙치가 않습니다.

사람 말 자체가 서투른 친구라 양해 부탁 드리겠습니다.

그것보다 아이들이 사부님을 어떻게 불러야 할지요?"

"제자의 동생들인데다 내게 무공을 계속 배울 것 아니었느냐?

같이 사부라 부르거라."

"네, 사부님!"

"응, 사부."

"앞으로 종종 길이와 복이에게 사부께 인사 올리라 전하겠습니다."

"그래 늦었지만 반갑다. 그리고 밥 좀 먹자꾸나."

"아, 네."


멋쩍게 웃고 식사를 함께 했다.

길이 복이는 딱히 먹고 싶지 않은 지 말만 종종 걸었다.


"기감 어떻게 하는 거야?"

"스승님 반말 못하게 할까요?"

"두어라. 사람이 아니지 않느냐.

밥 먹는 자리에서 나눌 이야기는 아니지만 너희들 수염이 늘어난다고 여겨보거라.

나도 곤충의 더듬이나 동물의 수염을 마음속으로 떠올린 게 퍽 도움이 되었으니."

"오호라. 그럴듯하군요. 그러면 기감 파악은 길이 복이가 좀 더 유리하겠습니다."


밥 먹다가 말고 갑자기 기를 움직이며 수염과 더듬이를 연상해보았다.

신경세포가 기에도 생긴다고 전기 신호를 내게 전달한다고 심상을 갖추었다.

그러자 느껴지는 바가 있었다. 촉감과도 다른 기이한 육감!


"스승님 기감으로 느껴지는 감각이 기존의 오감과 전혀 다른 육감인지요?"

"오호라. 벌써 깨우친 것이냐? 역시 천고의 기재로다."


길이와 복이도 그의 성공에 자극을 받았는지 흉화의 경험을 공유하고선 바로 성공했다.


"기감을 오래 유지하는 건 세밀한 조절과 방대한 내력밖에 없을까요?"

"발전시키려 노력하면 어떻게든 안 되겠느냐.

최초의 조사들이 어찌 했을지, 그들의 걸음을 떠올리거라."


그렇게 밥상머리 기감 교실은 성황리에 마쳤다.


"사부님 사실 나라를 세운다고 마음만 먹었을 뿐입니다.

저희가 할 일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을 지 모릅니다.

무공을 만들고 수련하고 공부를 하는 것이지요.

어느 정도 기반이 잡혀야 떠나서 일을 벌이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리고 일을 도모하려면 사람도 재물도 필요할 터압나더,

역할을 맡아줄 사람들을 하나하나 구해야 할 것이지요.

살림을 맡는 분야에 소림을 점찍었었는데 오늘 무리하게 접근할 뻔하다 자중했습니다.

"기색을 보니 이미 건국에 대해 이야기는 던진 듯 싶은데?"

"이야기를 시작하다 보니 그만···.

그리고 서로에 대한 신뢰가 쌓이려면 시간이 더 필요한 듯 싶어 미루었습니다."

"왜 내게 한 것처럼 전력으로 부딪혀보지 그러느냐? 응?"

"큼. 아무래도 여성분인지라 조심스러운 면이···."


"허, 그럼 내가 받아주지 않았더라면 어찌하려 했는고?"

"그거야 목숨 달린 문제라 여기고 될 때까지 부탁 드려서 결국 이루었을 겁니다."

"죽기 아니면 스승 맞기. 그것이 제 각오였단 말입니다."

"졌다, 졌어.

그렇게 연 닿는 사람들을 하나하나 맞아서 조직을 갖출 셈이냐?"

"따로 포섭할 사람이 없다면 그것이 자연스럽지 않겠습니까?"

"뭐 10년간 은거한 내가 소개해 줄 사람은 없다.

은거 전에도 화산에서만 살았고.

사람 사귀는데 인연이 없는 사부라서 조언해 줄 말이 딱히 없구나.

네 여러 능력이 출중하니, 지금처럼 겸손하고 배려만 갖추면 일은 성사될 것이다."

"예, 늘 마음을 다하겠습니다."


"아침 공부는 기감에 대한 것으로 감하고 만들 무공에 대해 말해보자."

"스승님 저희 길이가 산행을 그렇게 가고 싶다 합니다.

산에서 할 수 있는 수련들과 무공들을 만들어 주십시오."

"산이라. 복건도 산으로 둘러 쌓인 곳이지."

"길이의 바람은 세상에서 제일 높은 산도 오르는 것입니다.

녀석은 영혼이라 괜찮겠지만, 제가 함께 올라야 하기 때문에 여러 준비가 필요합니다.

일단 오악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고 다른 나라의 산들도 등반하고 싶다 하더군요.

고산지대를 아시는지요? 호흡할 공기가 부족해질 때를 대비한 수련도 필요합니다."

"크흠. 도량이 참 큰 친구로구나. 원래 큰 친구였느냐? 커진 것이더냐?

"마음이 참 넓은 아이가 고난을 겪고 성장을 해서 더 커진 듯 합니다."

"부끄러워요."

"겸양까지 갖춘 아이로군. 뭔가 배우려는 게 많은 아이가 길이였지?

흉화에게 호흡을 전달할 방법이 있는지 고민해보마.

서로 기를 주고 받는다고 했지?

기로 호흡을 돕는 방법도 고민해 볼 법하구나.

그리고 산을 오르는 데는 몸을 가볍게 만드는 경신법.

걸음을 다루는 보법 등을 정비해야겠구나.

기실 몸 쓰는 법은 서로 통하는 바가 있으니.

산을 자유자재로 오르면 육지도 자유자재로 오갈 수 있을 게야."


"저희가 스스로 찾아 익힌 경신법인데 어떤지 확인이 가능할까요?"

"흠 네 몸에 손을 대고서 뛰면 알 수 있겠구나.

해 볼 테냐?"

"네, 당장 마당으로 가보지요."


스승님이 등에 손을 대고 달리기를 시작했다.

그리고 이곳 하문까지 오는 데 유용하게 썼던 기술을 쓰기 시작.

몸에 내공 넣어 가볍게 하기와 다리에 내공 넣어 한 걸음 더를 구사했다.

사부님은 살피는 것을 금세 멈추고 그에게 말했다.


"생각보다 원형 그대로의 좋은 경신법과 보법이구나.

물론 보법이라기보단 신법에 가까운 것이었다.

그리고 경신법은 세밀함만 갈고 닦으면 더 첨언할 필요가 없을 정도다.

심상으로 무겁게, 가볍게만 연마하면 될 듯하다."

"그러면 어떤 발걸음으로 어떻게 힘을 내야 잘 움직이는지 배우는 건가요?"

"움질일 때 몸의 중심을 어디에 두는지,

그러니 어디에 힘을 줘야 하는지.

내공을 어디에 어디에 부여해야 효율이 좋은 지,

방향 전환을 편하게 하기 위한 집중과 이완, 무게 중심은 또 무엇인지 등을 배우는 거다.

이걸 세분화하고 복잡하게 표한 것이 경공의 초식이 되는 게지."

"아! 저희 길흉화복은 감각파였던 게로군요?"

"하하. 감각파라. 묘한 표현이지만 뜻이 그럴듯하구나.

야수들은 본능적으로 몸 다루는 법을 깨우치지.

야수파라 부르는 게 어떻겠느냐?"

"실제로 길이 복이는 야수입니다.

저는 야수를 체험하는 녀석이죠.

하하하."


그렇게 보법 추가 강습을 받기로 하고 검사를 마쳤다.

제대로 된 보법, 특히 산을 탈 때 유용할 보법을 창안하도록 궁리해보마.

오전 수업을 이것으로 마치고 이따 저녁에는 길이와 복이를 위한 수련을 준비하지.

흉화 너는 운기조식과 기감 수련을 복습하도록 하거라."


"네, 그렇게 알고 준비하겠습니다. 식사 들고 뵙지요."


비는 점심 시간에 소밀 씨에게 호감작을 시도하기로 했다.


'우리 파티에는 지능캐가 필요해요.

이 선물을 받아줘요.'


라는 망상을 하며 주점에 도착했다.


'길이 복이 너희는 나가 놀아!'


둘은 앞발을 괜히 핥더니 바깥으로 향했다.


"하루에 세 번 찾을 기세시군요. 지리지는 마련 되었습니다.

전국에 있는 산을 표기한 책자인지라 은자 10냥이 될 것 같군요."


천 만원 쯤 되는 건가?

평범한 사람들을 대상으로는 지리지를 팔 일이 없겠지.

납득이 되는 중세의 지식 물가다.


"소밀 씨 식사 안 하셨으면 함께 하실래요?"

"후훗. 고객과 식사는 보통 하지 않습니다.

따로 필요하신 게 있으신지요?"

"소밀 씨와 식사가 필요해요."

"하. 따로 물으실 거라도 있으신지요?"

"식사는 함께 하신다고 생각하면 되는 거지요?"


잠시 머뭇거림을 가졌던 그녀는 졌다는 듯 고개를 저으며 후임에게 접객을 맡겼다.


"좋습니다. 가지요. 이리로."


역시 부딪히는 게 최고다.


미녀와 오붓한 점심 식사.

이것이 데이트다.


'야. 옹.'


앗, 보기가 훔쳐보기 중이었나?


작가의말

같은 꿈을 꾸는 이들이 넷이나 되었습니다.


운수, 길흉화복.


순수 무협을 쓸 생각이 없어 성좌물과 대체역사의 향기를 섞으려 했는데,

쓰다 보니 나라 세우는 일까지 하게 생겼습니다.


쓰는 대로 써 보겠습니다.


길이가, 길이가 시켰습니다.


이제 오줌도 정말 적게만 싸는.


먹는 것도 없이 

이리 저리 등반하는 

사랑하는 길이가 바랐다고 믿으면서 마칩니다.


7월 5일 수정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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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29화 - 풍문으로 들었소 +4 22.06.19 63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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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화 - 같은 꿈을 꾸다 in 무협 +2 22.06.17 63 2 10쪽
22 22화 - 산은 내려가기 위해 오르는 것이다. +4 22.06.17 61 3 11쪽
21 21화 - 일타강사 운수사부 +2 22.06.16 66 2 15쪽
20 20화 - 길이의 꿈 +4 22.06.16 60 3 11쪽
19 19화 - 선 사제지연 후 노변담화 22.06.16 61 2 10쪽
18 18화 - 우리 얘기 좀 해 22.06.16 64 3 10쪽
17 17화 - 도망쳐서 도착한 곳에 낙원이란 있을 수 없다 +4 22.06.15 64 3 11쪽
16 16화 - 급할수록 돌아가기 22.06.15 63 3 13쪽
15 15화 - 바다가 부른다 +4 22.06.14 67 2 13쪽
14 14화 - 복이의 달리기 22.06.14 59 2 10쪽
13 13화 - 혼돈공 파헤치기 +2 22.06.14 62 3 10쪽
12 12화 - 무림 핥기 +2 22.06.13 69 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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