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럭키포춘 님의 서재입니다.

길이 길이 기억되리

웹소설 > 자유연재 > 퓨전, 무협

럭키포춘
작품등록일 :
2022.06.01 22:06
최근연재일 :
2022.07.18 23:39
연재수 :
38 회
조회수 :
2,845
추천수 :
110
글자수 :
207,617

작성
22.06.13 20:45
조회
69
추천
2
글자
10쪽

12화 - 무림 핥기

DUMMY

아이는 하룻밤 사이에도 부쩍 자라곤 한다.

길이는 무럭무럭 자랐다.


흉화가 잠에서 깨자 복이가 스르륵 내 곁에 섰다.

'형아. 길이 오빠가 나 성흥 쓰는 법 가르쳐 줬어.

이렇게 이렇게 쓰면, 어디로 가면 재밌는 지 가르쳐 준다?

그래서 저기 저 길로 가면 막 재밌어진다고 나왔어.

가자. 가자. 응?'


뭉개진 발음이 거의 느껴지지 않아 장족의 발전을 느낀다.

하룻밤 새 커 버린 복이.


'복이야 많이 아낀다.

혼돈의 결 사용법이라 이거지?

나도 가르쳐 줘, 길이야.'


길이를 부르자 주변을 둘러보던 길이도 스륵 곁으로 왔다.


'형아, 그건 이렇게 쓰는 거야.'


전해지는 느낌, 기억, 경험.

그러다 문득 길이의 발음이 좋아진 것을 알아챘다.


'어 길이 너 이제 발음 괜찮아진 거야?'

'새벽부터 좋아진 거 같아. 헤헤. 오늘 새벽에 누굴 만났냐면 말이야···.'


길이는 성흔 따위를 넘어 사랑을 배워 내게 전해 주었다.

사랑은 혼돈보다 강한 힘이 아닐지 생각해보았다.

사랑이 혼돈일지도?


'잘 보내드렸구나. 길이는 참 효자야.

사실 나는 제대로 만나지도 못했던 분이잖아?

이별이라도 잘 해서 다행이다.

모두 길이 덕분이야.

사랑을 잘 받았기 때문이야.'


사랑은 하는 것 만큼 잘 받는 게 중요하다 여겨진다.

하는 것도 받는 것도 서투르게 여겨졌던 지난 날을 뒤로 하고,

사랑을 더 잘 주고 받았으면 하는 길이 흉화, 복이었다.


장례를 치른 이가 혼이 되어 길이나 복이의 눈에 보인다는 사실은 더 많은 가능성을 지니고 있었다.

길이 복이도 무적은 아니겠다는 생각이 확실히 들었다.

길흉화복은 강해져야 한다.

스스로를 지키고 자유롭게 이곳을 누비려면.


그런데 어떤 무협의 세계일지 정보가 필요하다.

검강이 난무하는 파워 인플레 세계관일 경우 문제가 발생한다.

이 촌구석 아해들과 투닥투닥 한 것은 전투력 측정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

길이와 복이가 가진 힘도 그러하고.


그러고 보니 기절했던 그 흑룡방 뭐시기는 어디서 뭐하는지 궁굼하군.

녀석으로부터 강호의 흉험함과 세기를 조금이라도 알아내야겠다.


어젯밤 자기 전에 계획들을 얼추 다 잡았다.

일 주일 가량을 머물면서 식량과 토루를 해결하기로.


식량 증산을 위한 가르치기는 임의로 시기를 정할 수 있다.

그러나 토루 터를 정하고 터 다지기를 비롯해 제대로 지어지는지 살피려면 일 주일은 있어야 한다고 했기 때문.

사실 일 주일도 적을 것이 분명하지만 떠난다는 흉화를 말리지 못했다.


흉화는 길이 복이와 함께 좀 더 많은 곳을 즐거이 돌아다니고 싶었다.

그리고 무공이나 능력을 성장시키는 데에도 더 많은 경험이 필요하다 여겼고.

생각난 김에 바로 추궁을 하러 갔다.


방을 나서자 손시가 왕미와 함께 떠들고 있었다.

분방한 분위기가 맘에 든다.


"좋은 아침입니다."

"좋은 아침이에요. 밤새 평안하셨나요?"

"신기하게 잘 잤네요. 혹시 어제 두들겨 맞은 흑룡방 떨거지를 아십니까?"

"다섯 씨족이 협의 후에 데려 왔던 걸로 기억하네요.

아마 왕 씨에서 다시 챙겼을 확률이 높지 않을까요?"

"그런데 혹시 무림에 대해 아시는 바가 있나요?"


왕미가 끼어들어 답을 해 주었다.


"이 촌구석 강절에 고명한 문파가 없다 해도 귀동냥 해 들은 이야기는 좀 있지요."

"두 소저에게 부탁드립니다. 곧 떠날 제 안목을 넓혀주시기를 바랍니다."


손시가 괜히 심술이 났는지 트집을 잡았다.


"말투가 하룻밤 사이에 많이 바뀌셨네요."

"어제도 두 분께는 고운 말을 쓴 것 같은데 말이지요?

저는 때와 장소 그리고 사람에 따라 말을 분명히 다르게 합니다."

"많이 다르게 하시는 군요.

일단 제가 알기로 9파 1방이 유명하고 새외에도 무림이 있는 걸로 알고 있어요."


왕미가 이어 말을 했다.


"동서남북 4왕에 1황, 이 다섯의 절대자가 있다고 해요.

동쪽에 검왕(劍王) 남궁지

서쪽에 지왕(知王) 제갈무

북쪽에 금강왕(金剛王) 혜정

남쪽에 권왕(拳王) 이홍해

그리고 중앙에 파천황(破天荒) 패아지근강

이렇게 저는 이름하고 별호만 들어봤네요."


손시는 그래도 무림에 대한 낭만이 있는지 경지에 대해 조금 말해주었다.


"일단 소문에는 주먹에 산이 무너지고 하늘을 걷고 강을 밟고서 건넜다느니 별의별 말들이 다 있어요.

5명의 절대고수들은 뭐든 걸 자르거나 부술 수 있는 빛무리를 뿜는다는 이야기도 있구요.

무당파에는 100살에 가까운 장삼봉이란 도인 분이 계신다는 이야기도 기억나네요."


산을 무너뜨린다는 이야기는 위력에 과장이 섞인 것 같다.

하지만 경신법들은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수상비(水上飛)나 능공허도(凌空虛道).

그리고 강기(罡氣)가 존재한다는 이야기 같다.

그래도 개나 소나 강기 뿜어대는 인플레의 시대는 아닌가 보다.

장삼봉 진인을 만나러 무당산에도 가 보긴 해야겠다.

자세한 내용은 그 흑룡방 덩어리에게 물어야겠다.


"고맙습니다. 손시 소저, 왕미 소저.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제게 물어보실 게 있으면 언제든 찾아주시길 바라겠습니다. 그럼."


왕미가 급하게 흉화를 불렀다.


"잠깐! 들리는 이야기로는 원래 말을 거의 안 해서 벙어리인 줄 아는 사람도 있다고 하던데 어떻게 그리 갑자기 말을 잘하게 된 거죠?"

"저는 다시 태어났습니다.

이 정도 말하는 능력은 원래 가지고 있던 것이겠지요.

다만 듣는 사람에서 말하는 사람이 된 것 뿐입니다."


영문을 모르겠다는 그녀들을 두고 자리를 떴다.


다시 찾은 흑룡방도.

다행히 흑룡방의 후환이 두려웠는지 고이 모셔두고 있는 모양이었다.

흉화에게 고루 어루만져진 사람들이 앓으며 자리를 피했다.


"으으, 무슨 일이오 대협."


오는 말이 고와서 가는 말을 곱게 해준다.


"흑룡방에 대해 알고 싶습니다.

그리고 복건의 무림 정세도 좀 살필 수 있을까요?"

"끙. 흑룡방은 복건성에 자리 잡은 50명 규모의 방파요."

"50명이면 많은 겁니까?"

"복건성에서는 손에 꼽히는 규모지요!"

"주로 어떤 일을 맡아 하시죠?"

"보통 치안을 도우며 보호세를 좀 받습니다.

저처럼 출장 업무를 하는 경우도 있고, 기루랑 도박장도 몇 곳 운영 중이지요."

"아니 그런 사업을 하시는데 방도 수가 쉰 남짓 이라는 겁니까?"

"그 딸린 식구를 챙기다 보니 소수 정예로 가는 것이 남는 게 많다고 방주님이···."


그의 변명을 대충 넘기고 무림 상황을 물었다.


"1황 4왕이 군림하는 구파일방 체제라는데, 자세한 이야기 좀 전해주시겠습니까?"

"그런 분류는 위선자들이 정하는 건데.

우리 같이 의리로 지내는 사파는 분류를 다르게 한다오.

아까 말한 9파 1방에 5 절대자는 개방 녀석들의 입김이 많이 들어갔다고.

우리는 하오문이 모아 둔 정보로 분류를 하지.

1관 4정 5사가 우리 분류에 맞는 초고수들의 분류지.

거기에 1교 1문 2궁 7세가 9파 1방!

이렇게 21개의 단체는 넣어줘야 정확도가 올라가는 게 아니겠소?

비록 우리 흑룡방이 들어갈 자리는 없다지만 사파들은 의리가 통한단 말이지!"

"5사의 별호라도 알려주시겠소?

거기에 1교는 어느 교단입니까?

정리된 책자라도 갖고 싶은데, 그런 게 있겠습니까?"


"일단 1교는 명교요.

희랍에서 왔다는 명존을 믿는 교단이라는데, 저기 신강쪽에서 많이들 믿는다지?

최근에 교세가 엄청 늘고 있다고 소문이 났다오.

그리고 정사에 얽매이지 않는 다섯 고수가 5사시지.

독혈(毒血) 당염(唐鹽).

냉혈마녀(冷血魔女) 백정아(白停牙).

초살(初殺) 추충(醜虫).

무불통(無不通) 하오문주(下汚門主).

야수군(野獸君) 야수궁주(野獸宮主).

이렇게 다섯의 고수가 사파를 지탱해주시지요.

물론 정사지간으로 활동하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왜 하오문주와 야수궁주는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거지요?"

"일단 하오문주는 아는 것이 지나치게 많아서 늘 위협에 시달리느라 이름마저 비밀에 휩싸여 있다오.

그래도 하오문을 지탱해 오고 있는 건 문주의 무력도 영향이 있다고 전해져 5사에 드시는 게지.

그리고 야수궁주는 이름이 계속 바뀐다고 하지 뭐요?

영수가 새끼를 낳거나 새로 생길 때마다 바뀐다고 하더군.

그래서 사람들이 보통 야수궁주라고 부른다오.

그리고 책자는 하오문에 가면 돈을 주고 살 수 있을게요.

나는 이 머리가 있으니 딱히 사들고 다니지는 않소이만"


"친절한 설명에 감사드립니다.

가장 가까운 하오문은 복건성로 가는 게 낫겠습니까?

장주로 가는 게 낫겠습니까?

아니 그 전에 여기가 정확히 어디인지 가르쳐주시겠어요?"


문제가 많은 것을 여실히 깨닫는 흉화였다.


"여기는 복건성 서쪽, 장주(漳州) 하문(下門) 위쪽에 있는 대지토루(大地土楼)네.

가장 가까운 건 장주(漳州)로 가는 게 나을 거야.

우리 흑룡방이 있는 복건성은 동북쪽으로 며칠 더 가야 나오거든."


외부인에게 내부 위치를 듣는 건 되려 더 정확한 것일 수도 있다.


"어제 사소한 마찰을 일으킨 것에 심심한 사과를 표합니다.

대금은 다 받으셨었는지요?

왕 씨 내부에서 챙겨드리도록 할 터이니 모쪼록 정양 잘 하시고 돌아가십시오.

아 성함이?"


헤어질 때 묻는 이름이 정말 궁굼해서 묻는 것이라 했다.


"사재권 당랑이다!"


사마귀가 떠오르는 이름이다. 아마 다른 한자를 쓰겠지.

금세 잊혀질 이름을 뒤로 하고 복이에게 물었다.


'복아 아까 말한 결이 짚어준 길이 남쪽, 그러니까 해 뜨는 곳 오른쪽이었어?"

'응! 형아 내가 알아. 나만 따라와!'

'아, 오늘 간다는 이야기는 아니고 일주일 간 여기서 머물긴 할 거야.

길이야 혼돈의 결도 결인데, 내 혼돈공 때문에 내가 괜찮다고 느끼는 것 같다고?'


길흉화복 삼인방은 마당에 자리를 펴고 깊은 대화를 나누기로 했다.


'혼돈은 말이죠?'


작가의말

나머지 세가나 구파는 필요한 때 또 다루기로 하겠습니다.


누가 어떤 무공을 써서 어떤 일화를 남겼다더라 하는 옛 무협식 전개를 바라신 분들께는 죄송합니다. 


별호랑 성만으로 정체를 대충 알아차릴 수 있게끔 설정했습니다.


길이가 기력이 많이 없어서 신경을 많이 쓰느라 진도도 영 안 나가네요.


30화까지 길이가 응원해 줄 수 있길.


7월 4일 수정 완료.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 작성자
    Lv.26 룰루랄라7
    작성일
    22.06.29 21:59
    No. 1

    오늘도 잘 보고 갑니다, 작가님! 길이는 좀 어떤가요?

    찬성: 1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72 럭키포춘
    작성일
    22.06.30 08:26
    No. 2

    제가 주는 설탕 탄 우유를 눈꼽만큼씩 먹으며 지냅니다. 골골대며 자면서도 할 거 다 하면서 지내서 신기하지요. 공지 올려야겠네요. 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근데 전면 수정이 있을 거여요.

    찬성: 0 | 반대: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길이 길이 기억되리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장기 휴재! 22.07.28 22 0 -
공지 7월 7일 수정 일단락. +2 22.07.01 74 0 -
공지 길이의 모험을 응원해주십쇼. 22.06.14 53 0 -
38 38화 - 무언가 시작되는 외침 +2 22.07.18 33 1 14쪽
37 37화 - 엄마 냥이를 부탁해 +4 22.07.18 24 2 13쪽
36 36화 - 길이길이 1차 총회 +6 22.07.06 46 3 16쪽
35 35화 - 킁킁이 코인 떡상 +6 22.07.03 52 2 13쪽
34 34화 - 묘묘단 100일 부흥회 +4 22.07.02 59 2 13쪽
33 33화 - 꼬마 유령 길이 복이 +4 22.06.22 73 3 14쪽
32 32화 - 북동풍이 분다 +4 22.06.22 63 2 10쪽
31 31화 - 흉신악살 +4 22.06.20 72 3 13쪽
30 30화 - 가장 중요한 시간 +2 22.06.19 59 2 12쪽
29 29화 - 풍문으로 들었소 +4 22.06.19 65 2 12쪽
28 28화 - 달달주의보 22.06.19 59 1 12쪽
27 27화 - 같이 눈사람 만들래? 22.06.18 62 1 10쪽
26 26화 - 소풍과 클리셰 +2 22.06.18 65 1 10쪽
25 25화 - 행복이 기연이다 22.06.18 60 1 11쪽
24 24화 - 호감작의 달인 +2 22.06.17 61 2 13쪽
23 23화 - 같은 꿈을 꾸다 in 무협 +2 22.06.17 63 2 10쪽
22 22화 - 산은 내려가기 위해 오르는 것이다. +4 22.06.17 62 3 11쪽
21 21화 - 일타강사 운수사부 +2 22.06.16 66 2 15쪽
20 20화 - 길이의 꿈 +4 22.06.16 62 3 11쪽
19 19화 - 선 사제지연 후 노변담화 22.06.16 61 2 10쪽
18 18화 - 우리 얘기 좀 해 22.06.16 65 3 10쪽
17 17화 - 도망쳐서 도착한 곳에 낙원이란 있을 수 없다 +4 22.06.15 65 3 11쪽
16 16화 - 급할수록 돌아가기 22.06.15 68 3 13쪽
15 15화 - 바다가 부른다 +4 22.06.14 68 2 13쪽
14 14화 - 복이의 달리기 22.06.14 60 2 10쪽
13 13화 - 혼돈공 파헤치기 +2 22.06.14 62 3 10쪽
» 12화 - 무림 핥기 +2 22.06.13 70 2 10쪽
11 11화 - 길이의 뒷이야기 +6 22.06.13 74 3 12쪽
10 10화 - 와장창 끝나고 난 뒤 +4 22.06.12 76 2 12쪽
9 9화 - 드디어 와장창 토루 +4 22.06.12 76 3 16쪽
8 8화 - 해 지는 토루 +4 22.06.11 80 3 10쪽
7 7화 - 토루는 흔들흔들 +8 22.06.11 79 5 11쪽
6 6화 - 보기와 보물 +6 22.06.11 85 5 12쪽
5 5화 - 토루의 속살 +6 22.06.11 85 5 11쪽
4 4화 - 개봉과 토루의 아침 +6 22.06.11 93 5 13쪽
3 3화 - 토루의 새벽 +8 22.06.11 99 7 13쪽
2 2화 - 다시 태어나다 +4 22.06.11 142 7 15쪽
1 1화 - 고양이가 떠난 이유 +10 22.06.11 306 7 1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