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밤길 님의 서재입니다.

봉황의 칼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완결

밤길
작품등록일 :
2013.09.06 23:05
최근연재일 :
2014.12.19 00:05
연재수 :
126 회
조회수 :
438,982
추천수 :
13,047
글자수 :
683,299

작성
14.11.10 00:05
조회
1,852
추천
49
글자
12쪽

제14장 일본징벌(3)

이 글은 가상의 이야기이며 등장인물,사건등 모든 내용은 실제와 관련없는 허구임을 밝힙니다.




DUMMY

잠시 주변이 조용해졌고 수정도 할 말을 잃고 가만히 앉아 있었다.

잠시 후, 정신을 차린 수정이 급히 카메라를 껐다. 지금 상황에서 갑자기 인터뷰를 하기에는 분위기가 너무 무거웠고 뭔가 가슴 밑바닥에서부터 뜨거운 열기가 솟구쳐 자신도 실수를 할 것 같았다.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조금이라도 가슴에 품고 있을 울분, 그 응어리 같은 게 터져 나오는 심정이었다. 숨이 가빠오며 절로 주먹이 쥐어졌다. 한편으로는 말만으로도 속이 후련해지는 기분이었다.

조용한 공간에 침묵이 이어졌다.

“하아! 덥네요.”

수정이 손바닥으로 얼굴에 부채를 부치며 벌겋게 상기된 얼굴로 침묵을 깼다.

“수고하셨습니다.”

준영이 얼른 냉장고의 물병을 가져와 휘에게 건넸다.

“그런데 꼭 그런 장면들을 보여야 하겠나?”

칼을 꺼내 보이며 무력시위를 보인 장면을 두고 휘가 준영에게 타박 아닌 타박을 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믿지 않을 수도 있어요. 지금 이 장면도 CG처리를 했다느니, 조작이라느니 의심하는 사람들이 분명 있을 거구요.”

“그게 무슨 상관인가? 우린 우리 일을 하면 그만일세.”

“하하! 그 그거야 그렇죠.”

준영이 어색하게 웃으며 수정을 바라봤다. 수정도 그 뜻을 이해하고는 다시 자리에서 일어나 정리를 했다.

“다시 들어가죠. 이번 장면은 혼자 하셔야겠네요.”

휘가 다시 의자에 앉고 수정이 휴대폰의 카메라기능을 살폈다.

“준비하시고요. 자! 시작합니다.”

휘의 눈에 힘이 들어가며 다시 카메라를 향했다.

준영과 수정은 여러 방안을 가지고 논의를 한 끝에 여러 가지 장면을 촬영하기로 하였다. 세계의 모든 사람들을 이해시키고 일본정부에서도 믿을 수 있게 하기위해서는 충격요법도 필요하였다.

촬영도 취재용 카메라를 사용하지 않고 수정의 휴대폰으로 하는 이유가 있었다. 이 방송이 나가고 나면 일본의 경찰뿐만이 아니라 첩보조직까지 수정과 경태를 쫓을 게 분명하였다. 최소한 경태만이라도 보호하고 이 장면이 어디서 촬영되고 동조자들이 누구인지는 숨길 수 있어야했다.

준영과 만난 사실도 감춰야했는데 그러기위해서는 시간의 활용도 중요했다. 촬영날짜, 장소, 그리고 방영시간, 내용 등 모든 것을 헷갈리도록 해야 했다.

그렇게 여러 가지 영상을 찍고 수정과의 직접 인터뷰장면도 촬영을 한 후에 마침내 작별을 하게 되었다.

“고생하셨습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고생하셨는데 저녁이라도 저희가 대접해야하는데 어쩌죠?”

“상황이 상황이니만큼 어쩔 수 없겠네요.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한국에서 즐겁게 한잔 합시다.”

“그래요. 그땐 제가 거하게 쏠게요. 호호홋!”

“특종을 안겨드렸으니 살아남는다면 꼭 얻어먹겠습니다.”

“꼭 살아남아야죠. 저희도 이 일이 우리 한국과 연관이 있다는 사실에 놀라서 아직도 숨이 가빠요. 그리고 한편으로는 정말 자랑스럽습니다.”

수정이 말을 하다가 휘에게 다가가 손을 내밀었다.

“꼭 목표를 이루시길 바래요. 오늘 촬영한 영상 하나도 빼먹지 말고 다 내 보낼 수 있게 해주세요. 그리고 꼭 살아서 한국으로 돌아오세요. 기다리고 있을 게요.”

휘가 수정의 손을 잡아주었다.

“어차피 할 일을 하는 것뿐이오. 도와줘서 고맙소.”

“몸조심 하십시오. 나중에 한국에서 뵙겠습니다.”

“잘 가시오.”

수정과 경태는 헤어진 그길로 호텔을 체크아웃 한 다음 다른 지역의 호텔로 자리를 옮겼다. 그리고 다음날 이곳저곳 격전을 치렀던 곳을 돌아다니며 가볍게 촬영을 하며 시간을 때웠다.

수백 명이 학살을 당한 황궁근처 대로변과 이미 불타버려 폐허로 변한 야스쿠니신사를 둘러보고, 로켓공격을 받았던 공원도 촬영을 했다.

경태가 원하던 레인보우브릿지의 야경도 다시 촬영을 한 후, 호텔로 돌아와 느긋하게 술잔을 기울이며 오랜만의 여유를 즐기기도 했다.

그렇게 이틀을 보낸 후 둘은 조용히 한국으로 돌아갔다.

본사에서 둘을 찾는 전화가 수시로 왔지만 몸이 아프다는 핑계를 대고 다른 특파원을 파견해줄 것을 요청했기에 이미 이곳 현장은 다른 기자가 담당을 하고 있었다.



수정과 경태 두 사람이 이틀을 보낸 후 한국으로 돌아갈 즈음, 준영과 휘는 감시망을 피해 도쿄를 한참 벗어나 있었다. 준영이 차를 빌려 도쿄를 벗어난 한적한 곳까지 달려가 멈춰있자 어느새 휘가 나타났었다.

준영은 또 한 번 휘의 능력에 놀랄 수밖에 없었다. 자신이 차를 몰고 도쿄를 빠져나왔는데 휘가 뒤따라왔다는 게 믿기지가 않았던 것이다

그렇게 도쿄를 벗어난 후, 차에 휘를 태운 준영이 지도를 봐가며 밤새 운전해서 도착한 곳은 시마네현이었다.


시마네현은 매년 2월22일을 다케시마의 날이라고 해서 지방정부주관으로 행사를 해오고 있었다. 물론 여기서 말하는 다케시마는 일본말로 독도를 가리키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틀 후, 이곳에서 벌어지는 행사는 조금 남달랐다. 지금은 2월22일도 아니고, 도쿄에서는 전쟁이라는 표현을 쓸 정도로 계엄령이 선포되어 일본이 시끄러운 때였다.

이러한 때에 독도관련 행사를 하는 이유는 이미 사전에 계획이 잡혀있었고 언론을 통한 대대적인 홍보도 벌써 진행되었기 때문에 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일본이 독도 주변에 대규모의 호위함대를 파견해서 일촉즉발의 위기상황을 조성하고 있는 상황에서, 독도가 일본 땅이라는 당위성을 주장하기 위해 이틀 뒤 대규모 행사를 진행한다는 것은 사전에 중앙정부와 조율을 해 놓았던 것이다. 군사작전에 포함된 중요사항이었다.

우베총리는 도쿄에서의 전쟁으로 전 국민의 촉각이 그쪽으로 쏠려있었지만 내일 대규모 독도 반환의 날 행사와 함께 호위함대가 독도에 대한 무력시위를 벌려 한국군이 대응을 한다면 실제로 한국과의 전쟁으로 비화시켜 이 난국을 넘겨볼 생각도 하고 있는 것이다.

잘못하면 자신의 총리직이 끝날 수도 있었기에 우베총리의 입장에서는 미리 준비되어있던 이 패를 사용하는 모험이라도 하고 싶은 심정일 것이다.


시마네현의 마쓰에시 현민회관 근처에 차를 주차한 준영이 휘에게 지도를 건넸다.

“매형, 이 지도를 보고 찾아 올 수 있겠습니까?”

“오면서 표지판 보는 것도 배웠으니까 지도와 비교하며 도쿄로 돌아 갈 수 있겠지. 표지판이 한자로 되어있어 큰 무리가 없을 것 같군, 걱정 말게.”

휘의 말에 준영이 미리 준비한 휴대폰을 건네주며 다시 한 번 당부를 했다.

“혹시라도 일이 틀어지면 이 휴대폰으로 전화하세요. 1번을 누르시면 됩니다.”

이미 휘가 가지고 있던 혜영의 휴대폰은 돌려줬다. 그리고 은밀하게 휴대폰을 몇 개 장만한 준영이 그 중 한 개를 휘에게 건넸다.

“알았네. 처남도 조심해서 돌아가게.”

“기다렸다가 일 끝나면 제가 모시고 돌아가고 싶지만 잘 못되면 꼬리를 잡힐 수 있습니다. 매형이 혼자서도 충분히 도쿄로 돌아오실 수 있다니 우선은 돌아가 있을 게요.”

“내 걱정은 하지 말게.”

“내일, 한국에서 방송이 나오면 일본 전역도 시끄러워질 겁니다. 매형의 존재도 이제 만천하에 드러나게 되고요.”

“각오한 일이네.”

어둠 속에서 휘의 눈이 반짝였다.

“혹시라도 그 뉴스로 인해 행사가 취소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 제가 전화를 드리고 다시 모시러 오겠습니다.”

“알았네.”

“제 전화가 없고, 행사가 진행되면 그냥 쓸어버리십시오. 가급적 민간인은 해치고 싶지 않지만 참석하는 놈들은 다 적이라고 생각하시고요. 밖에서 머리띠 두르고 시위하는 놈들은 더 악랄한 놈들입니다. 그놈들은 아예 사정 봐 주지 마세요. 매형이 저번 도쿄에서 했던.”

“알았네. 나도 사람 죽이는 것은 원치 않지만 이미 손에 피를 묻혔는데 어쩌겠나, 그나마 왜놈들의 피 칠을 하는 것으로 위안을 삼아야지. 내 죽어 지옥에 가더라도 일본 놈들만큼은 용서할 생각이 없네.”

“휴우~ 죄송합니다. 죽으면 저도 매형을 따라 같이 지옥으로 가겠습니다.”

“자네 잘못이 아니네. 오히려 자네가 달려와 이렇게 알려주고 계획을 세워주니 행동하기가 편하구먼. 허허!”

“어차피 선전포고를 한 전쟁이니 제대로 해야죠.”

“그래, 일본 놈들의 항복을 받아내 보세.”

“몸조심 하십시오.”

“허허... 살육을 저지를 몸뚱이, 아껴 무엇 하겠는가.”

“휴우~”

대답할 말을 잃어버리고 한숨을 쉬는 준영의 어깨를 휘가 가볍게 두드려줬다.

“그만 돌아가세. 저만치 가서 날 내려주게.”

“네.”

부우웅!

차를 돌려 마쓰에시를 빠져나온 차가 국도로 접어들어 도쿄를 향하길 한참 후, 휘가 중간에 내렸다.

다시 밤길을 달려 도쿄로 향하는 준영의 마음은 한없이 착잡했다. 내일 수정이 1차 방송을 내보내기로 약속을 했다. 대응에 따라 또 다시 학살극이 벌어지리라.



며칠이 조용히 넘어갔다.

아직 괴물에 대한 조사는 진척이 없었고 행방도 묘연했다. 도쿄일대는 일본군의 기갑차량들로 통제되고 있었기에 경제활동은 마비상태나 마찬가지였다.

우베총리는 속이 타고, 피가 마르는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기에 불안감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었다. 이미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국내뿐만이 아니라 세계 각지에서 사건의 진상을 밝히라는 요구가 빗발치고 있었지만 사실대로 말할 수가 없었다. 초인 한 명을 상대로, 그것도 백여 년 전, 과거에서 온 괴물과 전쟁 중이라고 한다면 누가 믿겠는가.

더군다나 지금 한국과 긴장상태를 유지하며 대치중인 상황에서, 과거사 문제를 무시하며 군사대국화를 독불장군 식으로 추진하는 우베총리의 입장에서는 죽어도 피하고 싶은 일이었던 것이다.

“총리대신! 급보입니다. 급보.”

수행비서가 급하게 뛰어 들어와 TV를 켰다.

“또 무슨 일인가? 괴물이 다시 나타난 거야?”

“그 그게 뉴스를 보십시오.”

“내가 다시 상황실로 가야하는가?”

“우선은 뉴스를 보고난 후 가시죠.”

대화를 나누는 사이에 채널이 바뀌며 뉴스가 흘러나왔다. 앵커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었지만 화면엔 상반신만 보이는 남자의 모습이 고정되어있었다. 주변은 하얀 천으로 가렸는지 남자의 모습만 보였다.

앵커의 목소리가 사라지고 남자의 굵직하면서도 낮은, 그렇지만 힘에 넘치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알아들을 수 없는 외국어였지만 아래로 번역된 자막이 흐르고 있었다.


-지금부터 대 조선의 무사로 너희 일본에 전쟁을 선포하노라. 너희 왜국이 항복을 하고, 무릎 꿇어 지난날의 잘못에 대한 용서를 구하는 날까지 내 너희를 단죄하겠다.-

- 도쿄학살극의 주범, 일본에 선전포고.

- 도쿄 살인마, 스스로 정체 밝혀, 나는 조선에서 왔다.

- 한국 YTM 살인마 동영상 발표, 직접 대면하고 촬영.

- 나는 조선왕비의 호위무사, 일본에 복수하겠다.


자막은 계속 다른 내용들을 내보내고 있었다.

“저 저게 어떻게 된 일이야? 으윽!”

우베가 놀라서 뒷머리를 집으며 비틀거렸다. 수행비서가 급하게 달려와 우베총리의 팔을 붙잡고 의자에 앉혔다.

“자 잠깐 의자에 앉으시죠.”

“끄응! 저 놈이 그 괴물은 확실한가?”

“그것도 확인을 해 봐야합니다.”

“어서 어서 긴급각료회의를 소집하게.”

“알겠습니다. 우선 안정을 좀 취하시죠. ”

수행비서가 다급히 밖으로 달려 나갔다. TV에서는 계속 괴물의 모습이 화면에 잡히고 있었고 자막도 새로운 내용을 내보내고 있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6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봉황의 칼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26 에필로그[완결] +36 14.12.19 1,614 52 11쪽
125 제17장 귀로(4) +2 14.12.17 1,547 58 12쪽
124 제17장 귀로(3) +4 14.12.15 1,374 59 13쪽
123 제17장 귀로(2) +6 14.12.14 3,255 79 12쪽
122 제17장 귀로(1) +4 14.12.12 1,970 62 13쪽
121 제16장 진정한 용서(5) +4 14.12.10 2,044 62 12쪽
120 제16장 진정한 용서(4) +4 14.12.08 1,551 57 12쪽
119 제16장 진정한 용서(3) +8 14.12.07 1,648 56 12쪽
118 제16장 진정한 용서(2) +9 14.12.05 1,579 53 12쪽
117 제16장 진정한 용서(1) +7 14.12.03 1,608 63 12쪽
116 제15장 단죄, 그 마지막(6) +6 14.12.01 2,660 85 12쪽
115 제15장 단죄, 그 마지막(5) +2 14.11.28 1,458 56 11쪽
114 제15장 단죄, 그 마지막(4) +2 14.11.26 2,503 76 11쪽
113 제15장 단죄, 그 마지막(3) +6 14.11.24 1,450 49 12쪽
112 제15장 단죄, 그 마지막(2) +6 14.11.21 1,793 55 11쪽
111 제15장 단죄, 그 마지막(1) +2 14.11.19 3,046 69 12쪽
110 제14장 일본징벌(6) +4 14.11.17 2,209 63 13쪽
109 제14장 일본징벌(5) +6 14.11.14 2,114 58 12쪽
108 제14장 일본징벌(4) +8 14.11.12 1,437 59 12쪽
» 제14장 일본징벌(3) +6 14.11.10 1,853 49 12쪽
106 제14장 일본징벌(2) +8 14.11.07 2,447 132 12쪽
105 제14장 일본징벌(1) +2 14.11.05 1,622 56 12쪽
104 제13장 불바다(7) +6 14.11.03 1,532 51 11쪽
103 제13장 불바다(6) +2 14.10.31 1,732 57 12쪽
102 제13장 불바다(5) +4 14.10.29 2,770 155 12쪽
101 제13장 불바다(4) +4 14.10.27 2,418 72 12쪽
100 제13장 불바다(3) +4 14.10.24 2,558 177 12쪽
99 제13장 불바다(2) +6 14.10.22 2,849 139 12쪽
98 제13장 불바다(1) +4 14.10.20 2,139 61 12쪽
97 제12장 살육(8) +4 14.10.17 1,845 60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