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우이성 님의 서재입니다.

신님에게 보내는 러브레터

웹소설 > 일반연재 > 로맨스, 현대판타지

우이성
작품등록일 :
2021.05.01 19:57
최근연재일 :
2021.10.06 20:45
연재수 :
7 회
조회수 :
134
추천수 :
0
글자수 :
124,358

작성
21.05.01 20:04
조회
37
추천
0
글자
33쪽

step0. 신님 기억하고 계신가요?

DUMMY

신님~ 신님~~ ...


모든것이 빛바랜 듯이 흐릿하게 그리고 하얗게..


눈앞에 보이는 그 머리카락이 흰색인지 검은색인지 분간조차 가지않을정도로 흐릿한 상태에서 나는 누군가를 찾고있었다.


뽀도독.. 뽀도독...

수북히 쌓인 눈을 밟은것처럼 귓가에 들려오는 발자국.. 잠깐만 멈춰도 얼어붙을것같은 공기.


몸이 토해내는 열기..

거센 눈보라에 내몸은 쓰러져 차가운바닥에 엎드러졌다.


시야가 흐릿한 상태에서도 눈이 부실정도로 빛나는 하얀 두루마기를 입은 그 존재를 향해, 나는 손을 뻗었다.


그온기만이 나에게 남은 구명줄인양 필사적으로. 손을 뻗는것이었다...


그러나, 그온기를 붙잡았는지.. 아니붙잡았는지 그것만은 알수없었다



그렇게 다시 현실로 돌아오는것이다..

닿았는지 닿지 않았는지... 알지도 못한채

극심한 고통과 함께. 그녀는 눈을 떴다.


컥!!


눈가에 눈물이 가득하자 앞이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어느새 터져버린 눈물샘에 맞추어 기다란 물줄기처럼 흘러내렸다.


이마에서 부터 엄지발가락까지 송골송골 맺힌 이슬같은 땀방울들이 흘러내렸고 누워있던 이불은 물론, 덮고 잤던 이불까지도 흠뻑 젖게 만들었다.



하아. 하아...

급하게 숨을 쉬자. 덮고있던 이불조차 답답하게 느껴졌던 그녀는 상체만을 일으켜 벽에 몸을 기대고는 흘러내리는 눈물을 닦아냈다.


그러면서 눈에 들어오는 크고 작은 멍들.

그리고 많은 상처들이 온몸을 장식하는듯이 붙어있었다...



똑! 똑!

"지연아 일어났니?"

걱정스러운 목소리가 들렸지만.. 대답이 돌아오는 일은 없었다.


"엄마는 이제 나갈거야 학교 늦지 않게 가고~"

현관문이 닫히는 소리와 함께 그녀는 눈을 감았다.


그뒤로 30분이 지나, 핸드폰의 알람이 몇번 울리고 나서야 자리에서 일어났다.


"하아.."

숨에 담긴 열기가 온몸을 뜨겁게 달구는 것만같은 기분을 느끼며 그녀는 교복을 입는다.


김지연이라고 적힌 명찰을 멍하니 바라보더니 천천히 옷을 입었다.


학교에서 있었던 일들을 떠올리고 있는것이었을까.. 차분함을 가장하고 있지만 그안에는 뭐라 표현하지 못할 복잡한 감정이 섞여있는것같았다.


역시, 아픈것은 몸이 아닌 마음이었을까..


그저 그녀는 눈시울이 붉어진 상태로 거울에 비취는 명찰을 바라보는 것이었다.


더운여름임에도 긴팔을 입는것은 역시 그 많은 상처들을 가리기 위한것일지도 모른다.


넥타이를 매고, 칼라를 정돈하는 도중에 얼굴을 찡그린것은 사용한적도 없는 하복대신 동복을 입는다는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것일까..


그것이 교칙에 위반되는것은 아니었지만, 교복을 입을때마다 그때의 일들이 떠오르는것일까? 몸을 부들부들 떨고있는 모습이 안쓰럽기만하다..


애써 태연한척 하고있었지만.. 눈동자에서 두려움이 느껴질정도로 그녀의 마음의 상처들이 사라지기에는 부족한 시간이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아파..

몸을 움직일때마다 정전기가 일어난것 처럼 저릿했고, 벌이 찌르는것같이 따가웠다


마치, 따끔거리는 전신의 고통이 나에게

학교에 가지 말라고 말하는것 같았다.


어째서 이런상황이 되버린것일까...


학기 초에는 이러지 않았다.

같은 반 친구들과도 잘 어울려 놀았었는데..

지금은 말을 걸려고 해도 들어주지 않는다.


혼자서 고립되어버린 것은 나 자신의 문제..

내가 나빴기 때문이다.

그렇게 생각할수밖에 없었다.


내가 친구들의 화제를 잘알지 못했기때문에


내가 친구들의 이야기를 잘듣지 못했기때문에


내가.. 친구들이 나를 믿어줄만큼 친하지 않았기때문에


그렇게 생각하지않으면 지금의 내 처지를 받아들이는것은 불가능했기때문이다.



끝나야만 했던것일까.

이렇게 부질없게 으스라지는 것이었던걸까...


그저, 나만을 바라봐 주는줄로만 알고있었다.

나에게만, 그렇게 사랑스러운 눈빛을 보내는 줄로만 알고있었다..


하지만, 어느날 보고 말았다.

그가 내 소꿉친구와 함께 카페에서 이야기를 하고있었던것을...


그녀를 보는 그의 눈빛이 나를 바라봐주는 그 눈빛과 비슷하다는것을.


아니라고 몇번이고 자신을 타일렀다.

그럴리가 없다고, 나에게 사귀어달라고 했던 그때의 고백을 생각하며 마음을 다잡았다.


그뒤에도 몇번이고 몇번이고 그둘은 만남을 가졌다 어느때는 공원에서 어느때는 학교 앞에서 그리고 심지어 우리반 교실에서 까지도 서로를 애뜻한 눈빛으로 바라보는 그둘을 보았다.


민주가 그럴리가 없다고. 준우가 그럴리가 없다고. 그저 우연일 뿐이라고... 하지만, 나는 얼마나 어리석었던걸까..


한밤중의 공원에서 입을 마추던 모습을 보고 나서야 이것이 정녕 꿈이 아니라는 것을 부정하지 못했다.


믿고싶지않았다.

그런일이 있을리가 없다고, 내가 그간 얼마나 그를 생각했는지 내가 그동안 얼마나 민주와 사이좋게 지내려했는지 그런 노력은 물거품이었던걸까..... 그렇게 생각했었다.


그래서 물어보았던것이다.

나를 평생 사랑해줄것만 같았던 그에게...

제발 아니라고 대답해달라는 염원을 담아서..

'민주와 사귀고 있었어?'


그러나, 간절히 바라지만 얻지못하는것을 그림의 떡이라고 불렀던것이 떠올랐다.


'어째서..'

라고 물었지만, 고개를 끄덕인것 외의 어느 말도 들을 수 없었다.



설상가상으로,

며칠이 지나지않아 학교에서 소문을 들었다.


'내가 민주의 남친에게 꼬리를 치고있다.'


그 소문을 수업시간, 그것도 선생님께 처음으로 들었던것이 더욱 충격적이었다.


어디서 퍼졌는지는 알수없었지만, 이대로가다가는 사태가 더욱 심각해질거라는 예감이 들었다.


나는 그 소문이 사실이 아니라는것을 알리려고 했지만, 소문이 퍼지고 나서 민주를 만날수가 없었다..


소문을 해결하려면 민주의 증언이 꼭 필요했지만,

어디를 간다는 말은 들은적이 없는데..

아무리 찾아보아도 민주의 그림자 조차 찾을 수없었다.


그리고 내가 소문을 듣게된지 약 1주일째 되는 날이었다. 내 책상에 낙서가 가득했다. 죽으라는 말은 기본이었고, 평소 듣기도 힘든 말들이 내 책상에 적혀있었다...


뒤에서 수근거리는 많은 목소리들..

엉망이 되어버린 교과서와 체육복.

연못에 던져져버린 내 책가방과 같이

내 학교 생활은 구렁텅이로 떨어지고 말았다.


누군가의 수근거림은 나를 욕하는것 같았고,

무자비하게 찢어져버린 교과서처럼 내마음은 이미 조각조각 갈려져버린것만같았다...


나를 바라보는 시선들은 마치 나를 사람이 아닌것처럼 느끼게했고, 미안하다며 웃는 웃음들은 나를 비참하게 만들었다.


이미 엉망이 되어버린 나는

거미줄에 걸려버린것처럼 옴짝달싹 못하게 묶여버려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나비와같이 무력한 지금 이상황이 너무나 괴로웠다


멀쩡한 것이라고는 교복 한벌과 오래신어 달아버린 운동화뿐. 덜말린 가방에 책을 넣은 비닐을 담고 결코 가볍지 않는 마음으로 현관문을 열었다.



밖으로 나오자 눈부신 햇살과 새들의 노랫소리가 들려오는 가운데 그녀의 발걸음은 무겁기만했다.


한걸음 한걸음... 끌려가는 듯한 고개를 푹 숙인 그모습은 화창한 날씨와 대조적이어서 더욱 처량해 보였다.


이맘때쯔음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3년전 즉, 여름때에 그녀의 아버지는 그녀의 어머니와 이혼했다.

이혼 당했다고 해야될까...


어머니는 그토록 아버지를 사랑했지만, 자신의 운명을 만났다며 떠나가버린 그 상황이 어린 나로서는 이해가 가지 않았다.


어머니는 하염없이 우셨다.

그뒤로는 어머니기 웃으시는모습도 우는모습도 본적이없다.


그저.. 너는 이렇게 되지 마렴.

그 말만을 언제나 언제까지나 망가진 녹음기처럼 반복할뿐이었다.


혼자서 일하시는 어머니를 보며 어떤 마음을 품고있었을까... 지금의 사정을 생각하니 그녀도 차마 자신의 사정을 이야기 하지 못하는것같았다.


'그야.. 내가 같은일을 당했다고 알면 슬퍼하실테니까.'


그러나, 그러한 행동이 상황을 더 악화 시킨다는것을 알고있었을까...


'알았다면, 하지않았을거야... 알았더라면..'

그녀에게 물었다면 이리 대답하지 않았을까.


그녀는 잠시, 골동품점에 들렀다.

앞에 진열되어있는 오르골을 보고서 어머니께 선물해드리고 싶다고 생각했던게 몇번이었던가.


어머니는 오르골을 좋아하셨다.

그 금속을 울리면서도 차분한 그 음색이 좋다며, 약혼선물인 반지함(반지함)을 꺼내며 자랑하셨다.


그러나, 이혼한이후 부족한 자금을 마련하기위해 왼손 중지에 낀 반지외에는 모든것들을 정리하셨다


그리고 때때로 '그 오르골소리가 듣고싶다'는 말을 들을때마다 언젠가.. 꼭 들려드리겠다고 거듭 다짐했던 그녀였다.


몇개월간의 노력끝에 어머니의 생신에 맞춰 그 오르골을 구매할수있었다. 기쁜마음으로 포장된 선물을 가방에 담았으나...


학교로 들어가는 그녀의 모습은 촛불이 거센 바람에 흔들리듯이 조마조마했다.



처음에는 꿈을 안고 들어왔던곳.

후에는 친구들과 추억을 만들었던곳..

지금은... 더이상 오고싶지않은곳이었다.


천진학교. 이것이 내가 다니는 학교의 이름이었다.

이곳은 여학교 교사가 따로있고 남학교 교사가 따로있다는 점이 특징이라할수있었다.


하늘의 참된 이치를 가르치는 학교.. 라는 뜻을 가지고 있었지만, 그것은 이름뿐인것이 아닌지 때때로 생각하게된다.


약육강식이 하늘의 참된 이치라도 된다는 말인가.

만일 그렇다하면 그 이치는 쓸모도없고 보잘것없는 이치일것이다


약점을 보이면 공격한다는것이 강한자에게는 고개를 숙이며 약한자를 괴롭히는 간사한 모습들이 과연 도덕적이고 인도적인 행동일까.


애초에 도덕보다도 못한 행동을 방좌하는 학교가 무슨 이치를 가르친단말인가.. 한술더뜨자면 학교는 학생들보다 더했다.


학교에 오기 싫다고해서 가지않는것이 내마음대로 되지 않는다는것이 처음에는 당황스러웠다.


무슨말이냐면.. 무단 등교거부가 불가능 하다는것이다. 심지어 병결조차도 허락되지 않는다는것...


설마, 안온다고 학교에서 마중이 올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던 연유였다... 사실을 말하면 마중이 아니라 거의 납치 수준이었다.


퇴학을 하면 더이상 이러한 일은 없겠지만..

그런 배부른 생각을 할만큼 여유가 있지는 않았다.



혼자서 겨우 입에 풀칠할 정도의 임금을 받은 어머니를 생각하면 그녀는 전학비면제를 받을 수 있는 이 유일한 학교를 포기할수는 없었던것이었다.


다소 의문인점은 그녀의 성적이 매우 우수했지만, 전학비를 면제받을 정도는 아니었다는것. 그외에도 불량학생임에도 그녀와 같이 학비를 면제 받는 학생도 있었다는 점이 그녀로서는 아이러니할 따름이었다.


혹시지만, 이둘에게도 공통점이 있는것은 아니었을까.. 라고 생각하기보다는 불만을 가지고 있는듯했다. 그녀는 학교지부내 교외 게시판의 장학생 명단을 보고는 한숨을 내쉬고 교사 안으로 들어갔다.



떠들썩한 목소리..

학생들의 활기찬 모습들이 눈에 들어왔지만, 내가 들어오자마자 쥐죽은듯이 조용해졌다.


모두의 시선이 나에게왔고, 그 시선은 비웃음. 짜증. 불편함. 귀찮음 등등 매우 다양했다. 공통점은 나에게 부정적인 반응들을 보이고있다는것일까..


어떻게 한사람이 이런 많고 다양한 시선을 동시에 받을수 있을까. 하고 생각할수있게된나도 이생활에 어느덧 적응해버린걸지도...


"어머. 지연아 이제왔어?"

비꼬는 듯한 목소리와 함께 모두의 시선이 교사 현관으로부터 얼마 떨어지지 않은곳에 돌아갔다.


계단에서 우아하게 내려오는 민주와 그 무리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

"민주가 착해서 말걸어주는건데 눈치도 없나?"

"맨날 지각만 하고, 수업도 안듣는다잖아 이제는 막나간다 이건가?"


"애들아 그만해.."

"하지만..."

경멸한다는 눈빛으로 나를 노려보는 무리들의 시선과 그런 무리들을 말리는 모습을 연출한다.


오늘 수업이 어디냐고 물으면 이상한 장소를 알려주고서는 내가 제대로 찾아오면 왜? 라는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는 그런 모습이 내 머릿속에 그려졌다.


'그런 아이들에게 둘러쌓여있는 너는 정말 내친구인거니?'


내가 그토록 찾았을때는 얼굴 한번 비추지도 않더니.. 내가 혼자가 되니까 그제서야 나에게 상냥하게 대한다는건 무언가가 있다고밖에 생각할수없다.


"지연아 미안해. 내가 그동안 바빠서 어쩔수가 없었어.. 다시 친하게 지낼수는 없을까?"

흰장갑을 낀 손을 뻗는 민주의 모습에 나는 당황하면서도 하나밖에 남지않은 선택지를 고를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악!!"

갑자기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이는 민주의 모습에 나는 황당할수밖에 없었다...


주변을 둘러싼 학생들이 웅성웅성 거리는 목소리가 또 다시 조용해진것이다.


"무슨일이야!?"

"손이.."

장갑늘 벗기자 빨갛게 부은 민주의 손을보고 무리들의 눈빛이 돌변했다.


"너가 민주한테 이래도 되는거야?!"

"어떻게 이럴수가 있어?"

"민주 남친이 네편 들어주니까 기분좋았냐!?"

"그게무슨."


도대체 이녀석들은 무슨 말을 하는거야!?


"와~ 설래발치는것좀봐 연기대상감이네."

"민주남친한테도 그렇게 꼬리쳤나봐.."

"애들아 그만해.."

어째서 상황이 이렇게 되고있는거지.?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

뭐가 않좋은지는 콕찝어 설명할수는없지만, 아무것도 모른체 함정에 빠지기 직전인듯한..


"지연아 많이 화났어?"

"만지지마!!"

갑작스럽게 나에게 다가온 손을 보고 반사적으로 몸이 움직였다.


그리고...

짝!

소리가 나면서 민주의 왼손이 허공을 날았다.


설마..

움찔.

그 표정은 아주 잠깐이 었지만, 그것 만으로도 어째서 상황이 이렇게 되었는지 알수있었다.


"흑,"

눈물을 흘리며 달려가버리는 소리를 끝으로 나는 덫에 걸려버린 사냥감과 같은 처지가 되어버렸다...


그뒤의 상황은 또다시 악화 될 뿐이었다.



"차렷"


"경례"


조례시간에 인사를 하는 와중임에도 나에게 지우개가 날아와 내 등에 맞았다.


"키득키득"

장난을 치면서 비웃는 녀석들의 행동은 어린애 장난같은것이었다.


학교종이 치고 이동수업시간이되어 밖에 나서려는데. 누군가가 나를 떠밀었다.


"윽."

쿠당탕!!

책상위의 낙서는 지워도 지워도 지워지지않았고.

발을 걸고 넘어지는 식의 장난도 오늘 하루만 벌써 5번째였다.


살이 까지고 피가 흘렀지만, 그런건 아무도 신경쓰지않는다. 더이상 일어날기운도 나지않았다..


정말로 일어날수 없었던것일까 아니면, 일어나고 싶지 않았던것이었을까... 바닥에 넘어지면서 모두의 웃음소리가 교실안을 가득 매운다. 어서 이시간이 지나가기를....



그러나 그런 희망을 저버리듯이 그녀가 가는 족족 어느곳에서나 괴롭힘을 당하게 되었다.


민주라는 권력을 등에 업은 녀석들의 행동은 점점 과격해졌다.


과거에는 든든한 친구였지만, 이제는 쉽게 건드릴수도없는 학교이사장의 딸이었으니말이다.


촤악!!

상처를 지열하기위해 간 화장실에서 물세례를 받았다... 어안이 벙벙한상태로 허우적대는 보며 깔보는 목소리는 항상 따라다니는 듯했다.


저번에는 구타를 당했었는데.. 아프지는 않으니 지금은 그나마 나은건가


보건실에 들를까 생각했지만, 이런 몰골을 다른사람에게 더는 보이고 싶지않았다.


옷을 말리려는 생각으로 옥상에 올라갔다.

매미들의 필사적인 울음소리와 함께 쨍쨍한 햇살이 비췄다.. 그리고 그와 더불어 아우러지는 학교 바깥의 풍경이 무척이나 아름다웠다.


지금의 내 상황과는 상반될정도로...


바로옆에 있던 비둘기 한마리가 하늘을 날아 학교 교문을 넘어 저멀리 날아가는 모습에 울음이 나올것만 같았다...


어째서, 나는 이렇게 힘들어야되는거야?

내가 뭘 잘못했길래 그렇게나 나를 괴롭히는거야?

사람취급도 안하는건 어째서?


그저 살기 위해서 필사적으로 살았을뿐인데..


지금이라도 투두둑.. 떨어질것같은 눈물을 닦으면서 철조망에 몸을 기댔다.


저 비둘기처럼 자유로웠으면 좋았을텐데..

학교라는 새장에서 나와 저넓은 세상을 향해 날아갈수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차라리, 이대로 허공을 향해 발을 내딛는 다면..

이 괴로움이 끝나는것일까...


아니야.

만일, 그렇다하더라도 나는 죽고싶지않아!

최후의 발버둥을 하듯이.. 그녀는 두주먹을 꼭 쥐고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그리고


...

"어라,"

그말을 끝으로 끝없이 쏳아나는 샘물처럼 주룩주룩 흘러나오는 물줄기가 마른 교복을 다시 적셔갔다.


"흑. 흐윽,,"

그녀의 울음은 애뜻하면서도 어딘가 간절한 모습을 보였다. 그녀의 모습은 현실이라는 이악몽이 끝나기를 바라는 가녀린 어린양과 같아 보였다.


그래.. 그녀가 바라는것처럼

적어도. 이악몽이 여기에서 끝났다면 좋았을것을...



"그만해!"

내가방을 뒤져보았던것인지.. 넣어 놓은 어머니의 생신선물을 학생들이 들고있었다.


이미 학교일정이 끝났음에도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하교하지 않고 반에 모인것은 그녀를 괴롭히려는 의도가 숨어있다는것을 그녀는 모르지 않았지만..


소중한 물건을 빼앗긴 상태에서 냉정하기란 여간 어려운것이 아니었다. 그러나, 그 틈을 노리듯이 학생들은 하이에나처럼 달려들었다.


소리치는 내모습에 '걸렸다.'하는 눈빛으로 재밌을것같다는 얼굴로 나를 바라보는 모습에 나는 당했다는 생각이 곧바로 떠올랐다.


이미 여러번 던져져서 포장지는 이미 엉망이 되어버렸고, 그나마 멀쩡한 선물도 다시 돌려받으려해도 던지며 주고받는 학생들의 수가 너무 많았다.


"이리줘!!"

"어이쿠, 저기로 가버렸네~"


"던지지마!!"

"싫은데?"


"제발!!"

"어째서?"


그말 한마디 한마디에 비웃는 목소리가 따라붙었고 아무리 달려들어도 내힘으로는 역부족이었다..


"내놔!!!"

"에잇."

그녀의 손이 오르골에 닿자 여학생이 곧바로 오르골이 창문 밖으로 떨어져 땅바닥에 떨어져버렸다.


콰장!!

그녀의 오르골이 금속으로 된 무엇인가에 부딪히며 깨져버린 소리였다.


그녀는 급하게 달려나가 창문을 향해 손을 뻗었지만 깃털하나 차이로 놓치고 말았다.. 그렇게... 그동안 전단지를 돌리며 모아둔 돈으로 산 작은 오르골이 눈앞에서 깨져버렸다.


"..."


"흐윽.."

산발된 검은 머리카락과 이리저리 찢어져버린 교복과 몸에 가득한 상처들까지.. 꼬락서니가 말이아니었다.


양손을 모아 이미 망가져버린 오르골을 가슴에 묻어두듯이 고개를 숙였다.


이런모습을 다른 녀석들에게 보이고 싶지 않았는데 어째서 이렇게 되어버린걸까...


이미 갈라져버린 목소리와 눈시울이 붉게 변할뿐 그녀의 눈물은 더이상 나오지도 않았다.


"째, 우는데?"

"헐.. 자기가 피해자인척하네"

"지만 힘든줄아나"

웅성웅성거리는 와중에 누군가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


쾅!!!

"이게 무슨짓들이니!!"

단단히 화가난듯한 선생님의 모습이 그녀의 눈에 들어왔다.


모두가 그녀로부터 뒷걸음을치더니 가방을 들고 도망쳐버렸다.


아. 살았다.. 선생님이다.

드디어 끝난거구나...


그생각을 끝으로 그녀는 차가운 교실바닥에 쓰러졌고 선생님은 그런 그녀를 보건실로 옮겨놓았다.




...


아 또다..


꿈속에서 보았던 흐릿한 광경이 이전보다 조금더 선명해진 모습으로 보였다.


차가운 설원에서 엎드러진 여자아이가 흰옷을 입은 사람에게 손을 뻗으며 외쳤다.


신님~ 신님~~ 제소원을 들어주세요.

어린 여자아이의 간절한목소리가 내귀에 들려왔다.


그아이 옆에는 손을 잡고있는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렸는데.. 매우 익숙한 목소리였고, 주변이 온통 흐릿했지만 전보다는 나았다.


또라고? 그보다 이전보다 낫다라니...

지금 이게 무슨 상황인거지?


붙잡던 손을 놓아버리고 하얀 두루마기를 입은 하얀머리에게 다가가 손을 뻗었다.

그리고....


컥!!!



전보다도 더 큰 소리가 울렸다.

"괜찮니?"


"아. 보건선생님.."

"몸은 많이 괜찮아졌니?"

"만지지 말아주세요!"


탁!

"아. 미안하구나.."

하필이면 그 트라우마때문에 상황이 그렇게 돌아가버릴줄이야...


"지연아?"

"아, 죄송합니다.."


"이제 벌써6시야. 가방이랑 가져왔으니까 얼른 집에 돌아가렴"

"감사합니다."


집으로 돌아가는 발덜음은 생각보다 무겁지 않았다 어머니의 생신을 축하하러가는 것이어서일까 선물은 엉망이 되어버렸지만 기쁜마음이 사라지는것은 아니었다.


집에 돌아오자 케이크와 각종 음식들이 즐비해있었다.

"다녀왔습니다"

"그래 왔니?"


항상 아무말이 없었던 어머니가 말을했다..

오늘따라 더 밝아보이는 어머니가 신기하기만했다 무슨 좋은일이 있었던걸까?


띵동~

"네~~"

요리를 만들던 어머니가 급하게 정리하고 거울을 보고는 빗으로 머리를 빗었다..


저 모습을 빗대자면. 그래,

마치 첫사랑을 하는 소녀같이..


"어서와요 민호씨."

"왔습니다 은지씨"


서로를 바라보는 달달한 분위기는 내 예상을 빗나가지 않은것같았다.



"엄마 재혼하기로했어."

저녁을 먹던 도중에 젓가락을 내려놓으시더니 진지한 얼굴로 나에게 말씀하셨다.


"어?"

"처음부터 인정해달라는건 아니란다. 하지만, 네 어머니를 사랑한다는건 알아줬으면 좋겠구나"


"...알았어요. 어머니를 잘부탁드립니다."

이것으로 재혼에 대한 이야기는 끝이 났고, 내가 다니는 학교에 대해서 물어보셨다.


듣기로는 나와 같은 학교에 아들 둘과 딸하나가 다닌다는 모양이다. 다음에 만나게 될거라는 말과 함께 어머니는 내 학교 생활에대해 끝까지 물어보시는 바람에 먹던것이 올라오는 기분마저 들었다.



친구들은 많이 사궜니?

친구들이랑은 뭐하니?

학교 공부는 잘하고?


평소에는 물어보지도 않던것들을 아무렇지도 않게 물어보는 어머니의 모습에 그녀는 눈물이 나올것만같았다.


"어라. 음료수가 다떨어졌네?"

"그럼 제가 사갔고 올께요. 둘은 오붓한 시간보내세요.. 다녀오겠습니다~"


어머니의 말에 그녀는 지금이 기회라는듯이 손을 흔들며 돈을 받아 밖으로 나갔다.



돈을 쥐고 단칸방 밖으로 뛰쳐나왔다.

나오자마자 편의점까지 냅다 뛰었다.

몸이 물이 끓는 주전자처럼 숨이 차올랐다.


고개를 떨군채 헐떡거리며 숨이 막힐것만같은 상태로 차마 소리지르지 못한채 소리를 먹었다.


흐윽.. 끄윽.


엄마... 행복해보여서 다행이다.


뭘걱정했던걸까..


내가 오르골을 준비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아무것도 변하지않았을텐데...


내가 너무 비참하게 느껴졌다.

가로등의 불이 켜지고, 어두컴컴한 한밤중에 아무소리도 들리지 않는 고요한 이 어둠속에서 나는 숨죽여 울었다.


그동안 받았던 놀림과 괴롭힘에 죽고싶는 마음과 어머니의 행복한 모습을 보고 그래서는 안된다는 마음이 내안에서 싸우는것만 같았다.


하지만, 오늘 당한것들을 생각하면 살고싶은 생각이 들지 않았다. 그렇게 생각하자 지금 울고있는 상황도 갑자기 우스워졌다.


눈물을 닦고 다시 집으로 돌아가려는데 인기척이 느껴졌다.


누구!?


내가 돌아본 곳에는 눈의 흰자만 보이는 사람이 있었다..


양손에는 얼룩덜룩한 색으로 덮힌 식칼같은 것을 하나씩 잡은채 나에게 천천히 걸어오는것이었다.


"찾.. 았다."

"꺄아아아아!!!"

그것을 보자마자 비명을 지르고 달려갔다.

어디로 가고있는지는 몰랐지만 그래도 죽고싶지 않다는 생각만이 나를 지배했다.


하아.. 하아... 하아.

그리고 한참지나고 나서 뒤에서 쫓어오는 모습이 보이지 않게되었다.


그제서야 다른에 힘이 풀리고 털썩 주저앉은 상태에서 주변을 둘러보았다.


온지면을 적실것만같이 흘러내리는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히며 핏방울마냥 천천히 흘러내렸다.


여기는어디지?

어둡지만 천진이라는 커다란 글자가 걸린 건물과 커다란 운동장 그리고 오늘 아침에 보았던 게시판까지...


내가 다니고 있는 학교였다.



"하하하하..."

어이가 없었다.


하필이면 그렇게 괴롭힘당하고 오기싫어했던 학교로 도망을 왔다는것. 그리고 또하나는 집외에 내가 갈수있는곳이 이곳밖에 없었다는 사실이 나를 미치게 할것만 같았다.


나에게는 아무것도 없는것일까..

아무것도 내것이라 부를 것은 없는것일까...

내가 마음편히 쉴수있는곳이라고는


어째서.. 이렇게 힘들어야되는거야.?

이렇게 가슴이 답답하고 속이 타들어갈것만같은데 어째서 다른사람들은 아무렇지 않게 웃고있는거야?


내가 잘못한건 맞을지도 몰라 하지만!

이 생각조차도 내가 무엇을 잘못했는지는 떠오르지 않는다는것이 이상하기만했다.


만약, 내가 잘못했다고해도...

이렇게까지 할건없잖아.


나도 그저 너희들처럼 사이좋게 지내고 싶었을 뿐이고 사랑을 한번 해보고싶었을뿐이고 그저 다른사람들이 했다는것 한번 해보겠다는데 왜! 왜!!


죽고싶어..


그리고 살고싶어.


나. 어떻게 하면 좋아?


그러니까.. 제발!!!


누구라도 좋으니 제발... 나좀, 도와줘..



어느덧, 그녀는 석상하나를 붙잡고 엉엉울고있었다. 술에 취해 고주망태가 되어버린것 처럼 말이다.

그런데... 그 석상이 갑자기 빛을 내는것이 아닌가..


"헉..!"

뒷걸음치며 도망치려는 그녀에게 선명한 목소리가들렸다.


[짐을 부른것은 그대인가?]


"누구세요..?"


그녀의 대답에 그는 당황한 눈치였다..


[누군지도 모르고 날 불렀단 것인가...]

신기하다는 듯이 그녀를 바라보는 그의 모습은 부드러우면서도 차가워보이는 신기한 인상을 지니고있었다.


[그대 이름이 어떻게 되지?]

"김지연이요. 이전에는 이지연이었지만요..."

다만, 그런 속사정에는 아무런 관심도 갖지않는 그였다.


'그녀의 힘이 느껴지지는 않는데 신기하군.. 그래도 이곳에 나오게 해준 보답은 해주어야겠지'

[네가 원하는것은 무엇이냐?]


그녀는 무엇이든지 이루어줄것같은 저 목소리가 악마처럼 보였나보다.

"물러나라 악귀야!!"


눈을 질끈 감으며, 양손을 위아래로 젓는 모습이 귀엽기는 했지만.. 그는 다른쪽에 더 신경이 쓰이는 모양이었다.


[계집. 나를 악귀라고 부르다니 간이 배 밖으로 나왔나보구나]

"드디어. 본성을 드러내는구나!"


[허,]

어의가 없다는 듯이 멍한 얼굴을 한 그가 다시 마음을 다잡고는 비릿한 웃음을 지었다.


[좋다. 그럼 내기를 하지]

"..?"


[서로에게 한가지씩 문제를 내는것이다]

갑작스럽게 시작된 내기 이야기에 당황하는 그녀였지만, 잃을것도 없던 그녀에게는 큰 불안이되지는않았다.


[둘다맞추면 다시 문제를 내며, 맞추지 못한쪽이 소원을 하나 들어주는것이다.]

고개를 끄덕이는 그녀의 모습에 그는 기분이 좋아졌는지 미소를 지으면서 말을 이어나갔다


[나는 네년이 말한 악귀라는 말에대한 사죄를 받아야되겠다]

이말에 그녀는 적지않게 당황하고있었다.


'저사람(사람인지는 모르겠지만) 바보아니야?'

고작 사과 한번받겠다고 내기를 하는 멍청이가 있어? 그렇게 생각하는 우리의 주인공이었다..


그러나 이것이 기회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혹, 이루어주지 않는다면 다른소원을 빌면 될뿐이아닌가.. 심지어 나는 사과만 하면되니 나에게는 부담이 되는것도 없다.


"저는 이기면 말할께요"

[흠. 네가 이길리는 없을테지만 말이다]

자신만만한 그모습에 불안한 생각이 들었다.


물론 내게 불리한점은 없지만 그래도 지는것을 좋아하는 사람이 어디있겠는가. 가능하면 이기고싶은게 당연한 마음이었다.


[환인께 흠향하오니 이일들이 공의공도하게 이뤄지도록 주관하소서...]

그뒤로 기나긴 주문같은 말이 끝나고나서야 내기가 시작되었다.


[첫번째문제다. 한사내가 밭을 갈았다. 그 밭은 장이 7리 광이 6리였고 한다. 사내가 3리를 가는데 걸리는 시간이 이각이 걸렸다 그러하다면 사내가 밭을 다가는데 걸리는 시간은 몇각이더냐]

"28각"


[..저 정답이다.]

놀랍다는 듯이 쳐다보는 모습을 보니 갑자기 기분이 나빠졌다. '내가 초등학생이냐!' 그런말이 입에서 터져나올것 같았지만 꾹꾹눌러담았다.


"아저씨, 제차례맞죠?"

고개를 끄덕이는 그는 다시한번 충격을 받은듯 힘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무엇에 충격을 받았는지 그녀는 모르는것같았지만 말이다..


가장어려운걸 내야되는데... 각이 무엇인지는 몰랐지만 잘넘어가서 다행이었다.


'그러고보니 예전에 어려운게 있었다고 들었는데..

맞아 그거면 되겠다!'

"하나에 하나를 더하면 왜 둘이 되는걸까요?"


[...]

"모르시는건가요?"

잠시 이겼다고 생각했던 그녀였지만.. 그뒤로 이어지는 대답에 깜짝놀랐다.


[이렇게 간단한걸 문제라고 낸건가?]

"?!"


[하나는 가장 기본이 되는 수가 아니더냐 둘. 셋. 넷 이런 수도 기본이 되는 수라는점을 기억하거라]


[하나라는것은 다른 기본수들과 다르게 그 이전이 있지않고, 뒤로 이어지는 수가 있지 않더냐 이것 또한 기억하거라]


[다음으로 이어지는 수가 같다면 그 두 수는 같은 수가 되는것이지. 그릇이 두개가 있다면 그다음수는 셋이되고. 병이 두개있다면 그 다음수는 셋이 되니 다음수가 같은 둘은 같은 수라는점도 기억하거라].


[하나로 부터 시작되는 다음수들을 전부모은것이 기본수의 모임이 아니겠느냐]


[둘은 하나의 다음수이고, 더한다는것은 그더한다는 수만큼 다음수로 만들어주면 되는것이니]


[하나에 하나를 더하는것은 하나에 한번을 다음수로 만들어주면 둘이 되는것이다. 어렸을때 손가락으로 갯수를 새는것처럼 말이다.]

의기양양한 목소리로 나의 대답을 기다리는 모습이 무척 짜증나기는 했지만... 이해가 되버렸다.


'역시 모르는걸 문제로 내는게 아니었는데'

그런 후회도 다음 문제를 듣는순간 사라져바렸다.


[이제 내차례군. 고인돌은 왕들의 무덤이었다 그 왕들은 전대륙을 통치했다고하지 그들은 몇가지나라로 나뉘어 통치했을까?]

'갑자기 난이도가 올라갔잖아!'


[도움을 주자면, 환단고기라는 서적에 적혀있다더군]

약올리려는건지 기분이 좋지않았다.


'여기까지인가...'

그래도 틀려도 되니까 아무거나 한번 말해보자.

하지만 틀리면 또 저기분나쁜 얼굴을 봐야하는데...


...

선비국에서 12나라가 다모인다면서?


? 이게 무슨소리지??


주변을 둘러보았지만, 저 아저씨는 소리를 들은것같지않았다. 어차피 밑져야 본전이다. 한번 뱉어보는것쯤이야..


"12나라"


[딸꾹!!]

이걸 어떻게 알았지!? 하는 생각이 눈에 보일정도로 경악스러워하는 표정이었다.


이번에 내가 고생한만큼 저 아저씨가 절대 못 맞추겠다고 말하도록 만들고야말겠어


그런데.. 굳이 그럴필요가 있을까 어차피 재미로 하는건데. 지면 나야.. 사과한번하면 끝나는거니 말이다.


"문제예요. 제가 오늘 밥을 먹으러 음식점에 들어갔어요 그래서 오므라이스를 시켜서 먹고있는데 물이 떨어져서 물을 달라고했더니 주지 않았어요 어째서일까요?"

[그게 무슨소리냐? 물을 주지않는다니??]


"답을 알려줄수는 없잖아요."

[으음...]


'물은셀프라는 안내판을 가리키며 알아서 먹으라고 했기때문이었다'가 정답이지만...


아무리봐도 정답을 말할것같지가 않았다.


끙끙거리는 모습이 너무나 우스웠다.

처음 볼때까지만 해도 얼굴은 사람이 아닌것처럼 잘생겨가지고 하는 행동거지는 바보가 따로 없을정도였으니 말다하지않았을까.


[크윽.. 졌다.]

무릅을 꿇고 털썩 주저앉은 모습을보고 웃음이 나왔다.


풉, 큭큭큭.. 하하하하하!"

오랜만에 웃어보는것같았다.


이렇게 웃어본적이 얼마나 됬더라..

그렇게 생각하니 기분이 좋아졌다.


[소원을 말해라 들어주겠다]

"그런거 필요없어요"


[뭐!?]

"덕분에 많이 웃었어요. 그러니 그걸로 충분해요"


말도 안된다는 듯한 얼굴로 자신의 능력에대해 말하기 시작했다. 자신이 얼마나 대단하고 훌륭한지만 계속 늘어트리는데 10년은 폭삭늙은기분이 들었다.


어떻게해서든 저 입구멍을 막아버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정도로 시끄럽고 기운이 빠졌다.


"그래요 그럼 이거 하나만 들어주세요"

[뭔데?]


"여기다가 싸인해요"

아주 자연스럽게 오른쪽 주머니에 넣어둔 서류한장 사람들은 이서류를 신체포기 각서라고 부른다.


[이걸 왜 가지고 다니는 거냐,,]

"싸움 붙을때 이거 꺼내면 다들 그냥 가더라고요"


[···]

정말이냐.. 라는 표정을 짓는 그를 보고 그녀는 거짓말인데.. 라는 속감정을 숨기면서 부들부들 떨며 서류를 작성하려는 그를 보고 웃고있었다.


"농담이에요. 농담! 설마 제가 진짜로 쓰라고 했겠어요?"

[그렇군..]


"그대신."

[..뭐냐.]


"아저씨는 대단한 (귀:들리지 않았다)신인거죠?"

[당연한 소릴. 이지상에 내려온 신중에서는 내가..]

"스톱! 그럼 나를 평생 지켜주는것도 식은죽 먹기겠네요?"


[응!?]

"그럼 앞으로 잘부탁해요 수호신아저씨~"


[기다려라! 이건 잘못됬다고!? 거기서지 못할까!!]



그녀가 잡은 석상에는 일화가 하나있었다.

선녀가 하늘에서 내려와 계곡에서 목욕을 하다가 날개옷을 잃어버렸다는 선녀와 나무꾼의 이야기와비슷하지만 다소 다른점이 있었다.


그것은 그 나무꾼이 사람이 아니었다는것이었다.

그가 손을 대는것마다 풍성하게 자라나고, 잘되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그것만 보아도 그가 사람은 아닐것이라 유추해볼수있지않을까.. 아무튼, 이 석상에 적힌 이야기를 참고하자면... 나무꾼은 천년이 차기까지 나무를 해야하는 벌을 받게 되었다고한다.


그리고 그런 나무꾼을 마음에둔 선녀가 있었다.

선녀는 몇번이고 옷을 잃어버렸다는 핑계로 지상에 남아 나무꾼을 만나곤 하였다.


그것에 화가난 환인은 그선녀가 두번다시 하늘로 올라오지 못하도록 한다는 벌을 내렸다.


선녀는 그것에 기뻐하였지만, 천년이 지나 나무꾼이 떠나간다는것을 알았을때에는 무척이나 슬퍼했고, 그슬픔을 잊고자 자신의 딸에게 자신의 힘을 물려주고 세상을 떠났다는 이야기였다.


이에 나무꾼은 그 선녀를 그리며 선녀의 후손들을 지켜보아 주었다는 어느 이야기에나 있을법한 그런 이야기였지만, 그녀는 이런 전설에 흥미를 가지고 있지 않았다는것이다..


석상에 적힌 글을 읽어보지도 않았으니...

크흠. 크흠... 아무튼 그를 수호신으로 삼은 그녀의 앞으로의 여정이 험난할지도 모르지만, 부디 그 여정을 응원해주었으면 한다.


작가의말

많은분들이 읽어주셨으면해서 올려보게됩니다. 잘부탁드립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신님에게 보내는 러브레터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7 step6.아무리 찾고 두드려도. 바뀌지 않아도. 흔들리지않을거예요. 21.10.06 12 0 39쪽
6 step5.그날은 제가 바뀌었다는걸 처음 느꼈던 순간이었어요 21.05.08 14 0 40쪽
5 step4. 미안하다는 말을 듣고 싶었던건 아니었어요. 21.05.01 19 0 41쪽
4 step3.하지만 그 것은 저만의 것이 아니라는걸 알게되었으니까요 21.05.01 18 0 41쪽
3 step2.아셨더라면, 그때처럼.. 또 혼자두시지 않으셨겠죠. 21.05.01 18 0 39쪽
2 step1.제가 신님을 처음 만났을때 했던 말을 21.05.01 16 0 35쪽
» step0. 신님 기억하고 계신가요? 21.05.01 38 0 3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