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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zirun 부지런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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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ZIRUN
작품등록일 :
2020.04.17 21:56
최근연재일 :
2020.04.28 06:00
연재수 :
4 회
조회수 :
311
추천수 :
10
글자수 :
6,349

작성
20.04.17 23:18
조회
195
추천
3
글자
4쪽

원치 않는 게임

DUMMY

원치 않는 게임







“애앵~ 애앵~”


갑자기 빌딩에서 사이렌 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 소리를 듣고도 민구는 자신의 방 안에서 침대에 누워 아무 말 없이 천장만을 응시하고 있었다. 곧 문설주 빈 공간에서 메시지 창이 뜨더니 한 남자가 그를 부르는 영상이 나왔다.


“고민구, 지금 뭐하고 있나! 상황 발생이다. 빨리 23호실로 달려와!”


그제야 민구는 신음을 내뱉으며 간신히 몸을 일으키더니 힘겹게 방을 나섰다.





민구의 방으로부터 23호실은 그리 멀지 않았다. 약 20미터도 되지 않는 복도를 그는 최대한 느릿느릿 걸어갔다. 그가 23호실의 문을 열고 들어가자 그 방안의 모든 사람들은 그에게 시선을 집중했다. 그리고 모두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그들은 다시 벽면에 설치된 다수의 모니터에 집중하면서 여기저기 바쁘게 연락을 취했다. 한 모니터에 그를 호출했던 남자가 다시 나타났다.


“민구! 왜 이렇게 행동이 굼떠? 상황발생이다. 어서 시작하지.”


민구는 그의 말에 아무런 대꾸도 없이 방 한 가운데 설치된 크고 네모난 부스 안으로 들어갔다. 문을 닫자 그는 외부의 소리와 시선으로부터 완벽한 차단되었다. 완벽한 정적 속에서 그가 들을 수 있는 것은 자신이 뱉어내는 숨소리와 심장의 두근거림뿐이었다. 부스 안에는 여러 전선이 꼬여져 있는 헬멧과 겉으로 봐서는 어디에 쓰이는지 도무지 알기 힘든 여러 기계 장치가 설치된 큰 침대가 있었다. 그는 그 위에 올라가 눕더니 헬멧을 쓰고는 마치 출발선에 선 주자처럼 긴장하며 다음 단계를 기다렸다. 이윽고 그의 팔과 다리, 그리고 허리를 고정시키는 벨트가 자동으로 채워졌다. 부스 안의 조명이 꺼졌다. 마지막으로 머리에 쓴 헬멧이 소리를 내며 작동하더니 민구는 곧 의식을 잃고 말았다.





민구가 눈을 다시 떴을 때엔 그의 호흡이 무척 거칠어져 있었다. 호흡이 안정되고 나서야 그를 고정시켰던 여러 장치가 하나씩 자동으로 해제되었다. 그는 백지장 같은 얼굴로 머리를 두 손으로 감싼 채 일어났다. 바닥이 솟을 만큼 어지러웠다. 그는 비틀거리며 부스를 빠져 나갔다. 아까 스크린에 떴던 그 남자가 직접 나타나 그를 부축하며 들뜬 목소리로 칭찬했다.


“고민구, 방금 아슬아슬했었는데 결과는 대성공이야. 동시에 C 형 기체 30 대를 조종했다니 신기록이네. 그리고 상황 발생 후 157 구역의 적들을 단 30 분만에 다 쓸어버렸으니 정말 대단했지. 자네가 오늘 처리한 그 시궁창 쥐 같은 놈들이 몇이나 되는지 아는가? 자그마치 228 킬이야! 높은 분들이 보시고는 얼마나 칭찬하셨는지 모르네. 이렇게 게임을 하듯이 기체를 조종해서 실제 적들을 제압하는 전투를 수행한다니 놀라시더군. 곧 다른 구역도 맡기실 것 같아.”


숨을 힘겹게 내쉬며 민구는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게임 오버. 더 이상은... 못하겠어요. 228 킬이라니... 그건 진짜 사람들이었다구요!”


그러자 남자는 비릿한 미소를 지었다.


“게임 오버? 쯧쯧. 이제 와서 어떻게 이 '게임'을 그만 둘 수 있겠나. 거기 김 대리! 여기 고민구씨 좀 방으로 데려가서 안정제를 놔주게. 그리고 보안 팀과 의료 팀들 더 충원해서 고민구씨 옆방에서 24시간 대기하라고 해!”


곧 대여섯 명의 직원들이 민구를 부축하며 23호실을 빠져 나갔다.


작가의말

하드 디스크를 정리하다가 아주 오래 된 글들을 몇 개 발견했습니다. 그 중 하나가 이것입니다. 그래서 등장하는 기술이 좀 오래된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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