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룡무객 41화. 유의문 의술에 진가
41.
“지금까지 상황을 보면 이놈들은 특별히 무슨 집단에 속해 있는 것은 아니고, 돈에 하오문을 팔아먹은 놈들입니다. 하오문 재산도 탐이 좀 났겠지요.
놈들을 다그친 결과 처음에는 문필서생의 비자금이 욕심이 나, 서로 짜고 음모를 벌였다가, 나중에는 자신들끼리 재산 가지고 치고 받고 하다, 비월루 루주의 귀에 들어가 비월각 각주의 개입으로 오히려 빼도 박도 못하고 수하가 되어 시키는 대로 일을 처리하고 있었던 모양이었나 봅니다. 이제껏 해온 짓들을 보면 모두 쓰레기들입니다.”
비월각 각주가 이 자들은 뒷골목에서 수작질로 자라온 놈들이라 제거하지 않으면, 어디 가더라도, 짐승 같은 수작으로 선량한 사람들을 괴롭히는 짓을 할지 모르는 추악한 인간들이라고 하며, 꼭 제거해야 할 자들이라고 하더군요."
“이 자들이 하오문에서 빼앗아간 것은 모두 되찾아 놓았어?"
“지금 불고 있는 것은 조사를 해서 확인하고 있는 중이고, 다른 것은 문필서생을 찾은 후에나 확인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렇겠지! 저 놈들이 그렇게 나쁜 놈들이라면, 한군데 가두어 놓으면 안 되겠어! 저 놈들을 모두 하나씩 따로 분류해서 가두어 놓아야 할 것 같아. 그리고 각각의 빼돌린 재산들을 한 놈에게 물어보면, 답이 안 나올 것 같고.
이를테면 하오문총관 저자의 재산에 행방을 물을 때는 먼저 같은 일당들에게 총관의 재산 상태를 확실하게 토설을 받고, 추궁해야 솔직한 대답이 나올 것 같아."
“네! 맞습니다. 그러나 저놈들이 워낙 흉물들이 라서 타인을 속이는 데는 이력이 난 짐승들이라, 드러난 것만 알 수 있지, 속 깊이 감추어 놓고 속인다 거나, 말을 하지 않으면, 문필서생의 입을 빌릴 수밖에 없겠습니다. 물론 나중에는 팔 다리가 모두 잘려진 시체가 거의 되가면서 토 설하겠지만, 말입니다.
일단 드러난 것은 수하들이 직접 갔으니, 곧 해결될 것 같고요. 문필서생을 찾아오면 문필서생의 도움을 받게 된다면 놈들이 쉽게 속이거나, 하는 수작은 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
“그래! 그럼 이 놈들에 대해서는 내가 더 이상 신경 쓸 것이 없겠군. 총관이 모두 알아서 하고 이놈들이 빼돌린 재산은 모두 찾아서 하오문에 돌려줘. 하오문도 건축물 등 상행위를 했던 사업장들이 꽤나 있었을 거야.
하오문 본거지도 원상 회복시켜 주고, 일단 하오문 문주와 대숙영감은 청룡산장에 보내서 무공을 좀 익히게 하는 것이 좋겠어."
청룡이 말을 끝내자마자, 하오문 소문주와 대숙영감이 감옥 복도를 걸어오는 것이 보였다.
“총관, 가능하면 저놈들은 하오문 소문주가 직접 복수하게 해주는 것이 좋을 것 같아.”
“네! 그러잖아도 문주님께 여쭤보려던 참이었습니다.”
“혹시 단호하지 못하면 옆에서 은근 슬쩍 좀 거들어 주고.”
“네! 그렇게 하겠습니다. 이놈들은 소문주의 불구대천의 원수들이니 아마 용서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아직 나이가 있어서 모질지 못해서 그냥 넘어갈 수도 있을 것 같아.”
“네! 만약 그렇게 한다면 옆에서 자연스럽게 돕겠습니다.”
소문주가 다가오자 밀각 동방총관이 말했다.
“저놈들이 바로 그 역도 놈들이 맞지요? 그리고 저 총관 놈이 주범이고, 이놈들은 모두 공모자들이요.”
“한번 살펴 보시오.”
동방총관은 두 사람에게 말하면서 손가락으로 놈들을 일일이 자세히 가리켰다.
대숙영감은 놈들을 보자 땅바닥에 엎드려 통곡을 하고 있었다.
“이 천하에 몹쓸 인간들! 문주님이 그렇게 믿고 잘 해주었건 만, 이런 파국을 만들다니...”
“흑!”
“소문주님 저 천벌 받을 못된 놈들을 절대 용서하지 마십시오! 으흐흑, 꺼이! 꺼이! 문주님 너무 억울하게 돌아가셨습니다. “
소문주도 억한감정이 치올라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고 참고 있었고, 분에 차, 온몸을 떨고 있었으며, 분을 참기 위해서 입술을 너무 심하게 깨물었는지 입술에서 피가 흐르고 있었다.
이를 본 동방총관이 소문주에게 진중하게 물었다.
“직접 원수를 갚게 해드릴까요?”
소문주는 바로 고개를 저으며 대답을 했다.
“아니요 저런 천벌 받을 인간들은 그 누가 징계를 해도 마찬가지입니다.”
청룡도 옆에서 한마디 했다.
“꼭 자기 손이 아니더라도 징벌을 받는 것은 똑같은 거야.”
“제 손에 더러운 느낌이 묻을까 소름이 끼칩니다. 죄송하지만 저들은 악인 그 자체이니, 총관님이 대신해서 징벌을 내려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 말을 듣자 청룡을 바라보는 동방총관에게 청룡은 그렇게 하라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총관이 밝혀낼 것 모두 밝혀낸 후, 이놈들을 징계를 하고, 나중에 보고를 해. 소문주 우리는 위로 올라가지! 대숙영감도 같이 올라가고.”
'.....'
그렇게 해서 하오문 반란 사건은 깨끗하게 해결되어 가는 것 같았다.
조만간 문필서생을 찾아와 진단을 해보고 정상인으로 만들어 놓는다면, 모든 것이 제자리에 들어설 것이라는 확신이 섰다.
청룡의 집무실 방과 하오문 소문주의 방은 복도를 기준해서 오장 정도의 거리에 있었고, 같이 지하에서 올라와 편히 쉬라고 권하고 청룡은 자신의 방으로 와 침실에 잠시 누워 생각을 정리하면서 휴식을 취했다.
다음날 아침을 먹고 휴식을 취하고 있는 중, 비월각 루주가 완전히 얼이 나가서 개차반으로 변한 문필서생을 데려왔다.
온몸이 깨끗한 것을 보니 깨끗이 씻기고 새 옷으로 입혀서 데리고 온 모양이었다.
문필서생은 자신이 누구인 줄도 모르는지, 그냥 히죽히죽 웃기만 했다. 눈동자도 맛이 갔고, 먼 허공만 바라보고 혼자서 무슨 소리인지 알아들을 수 없는 말로 중얼거리고 만 있었다.
청룡은 문득 쉽지 않을 것 같다는 예감이 들었고, 자신의 희생이 많이 필요한 상황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우선 떠올랐다.
괜히 하오문 총관 놈이 더 괘씸한 생각이 들었고, 정말 요절낼 놈이 분명하다고 속으로 욕이 나왔다.
청룡은 일단 내기를 운영하여 문필서생을 공중으로 띄워 침대에 눕히고, 격공으로 수혈을 짚어서 잠들게 만들어 놓은 다음, 몸의 기를 흘려 넣어 상태를 살폈다.
몸 안에는 마약의 독성 잔여물이 상당히 축적되어 있었고, 몸이 상당히 상한 상태였다. 천하에 구하기 어려운 영단을 먹이고 나서, 청룡의 벌모세수를 받으면서, 몸에 축적된 마약을 태워내야 고쳐낼 수 있는 상태였다.
자신이 심혈을 기울여 온갖 정성으로 고쳐야 할 어려운 병증의 상태이다 보니, 문필서생도 자신과 어떤 깊은 인연이 있어 예까지 온 것이란 생각이 들었고, 문득 자신의 미래가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궁금해졌다.
문필서생을 치료할 수 있는 약제는 청룡에게 모두 갖추어져 있었다. 문제는 그것이 천하에 둘도 없는 개세의 보물과 같은 약제라서 문제이지...
청룡은 외출 시 늘 속옷으로 용린갑으로 만든 조끼를 입곤 하는데, 이 조끼에는 여러가지 영단들을 담을 수 있는 주머니와 손가락 보다 조금 굵은 수정병을 여러 개를 나란히 부착하여 소지할 수 있도록 특별히 제작한 편리한 조끼였다.
문필서생에게 먹이기 위해 가슴에 붙어있는 약병 중에 하나를 어림잡고 더듬어 꺼내면서, 용 가죽 느낌이 손가락으로 전달되자, 이 가죽조끼를 몇 개 더 만들어 밀각 각주의 것과 하오문 소문주 것도 조금 더 성장하면, 하나씩 특성에 맞게 만들어 줘야겠다는 생각을 머리에 담았다.
그러면서 수정병을 꺼내 천지회생단을 꺼내 확인하고, 일단 다시 집어넣었다. 청룡은 문필서생의 단전에 천기명현공의 기를 모아 놓고 모든 혈을 천지운행 시키면서, 몸속에 들어 있던 아편의 독기를 태워 밖으로 배출해냈다. 공중에 부양시켜 굴리면서, 진력으로 온몸을 두들겨주어 잔여 독기를 모조리 배출하고 벌모세수까지 해준 후, 침대 바닥에 엎드린 자세로 내려 놓았다.
밖으로 튀어나오는 아편의 독기는 묘하게도 역하지 않았고, 오히려 냄새가 친근감이 들면서 포근한 향기로 다가왔다. 문득 그것에 취하고 싶은 욕구가 몸 한구석에서 일렁였다.
갑자기 아래배에서 뜨거운 기운이 올라왔다.
수정동굴 천약동에서 피던 천유설리난 즙을 빨아먹은 후유증의 그 기현상이 은근히 재발하려는 듯 들고일어났다.
청룡은 단전의 내기로 억제하면서 조금씩 그 기운을 온몸으로 주천 시켜 안정시켰다.
‘아편의 독성은 확실히 무섭군! 천유설리난 즙의 독성을 심각하게 불러내는 것을 보면,’
'.....'
‘이 포근한 느낌이 드는 묘한 냄새가 바로 아편의 중독성을 만드는 그 악마의 냄 새겠지!’
방안에 있는 다른 사람들에게 해가 될까, 냄새를 다른 곳으로 흘러가지 못하게 내기로 물방울처럼 가두어 놓고 진력을 강하게 주입을 하니, 조그마한 액체 방울로 변했다가 점차 검은 바둑알처럼 작은 고체 덩어리로 변했기에, 강한 내기를 담아 탄지신공(彈指神功)으로 튕겨서 창문 넘어 바깥 땅바닥에 깊이 박히도록 했다.
그리고 가슴에 손을 넣어 약병을 꺼내 뚜껑을 열고, 유의문의 절세 신단인 천지회생단을 내기로 떠 올려 손바닥에 올려 놓은 다음, 기로 만들어 문필서생의 콧속으로 연기가 스며들어가듯 밀어 넣었다.
그리고는 문필서생의 단전에 손바닥을 올려 놓고 몇 번씩이나 청룡의 천기명현공으로 주천을 시킨 후, 점차 천기명현공의 내기를 확대해 문필서생을 다시 공중으로 띄워 몇 군데 주요부위를 점혈 한 후 천천히 침대바닥에 내려 놓았다.
품에서 은 침을 꺼내 문필서생의 머리의 혈들을 찾아 통천(通天), 풍지(風池) 대추(大椎) 서부터 온몸으로 점차 찔러갔다.
대략 이십 개의 침을 찔러 놓고는, 왼손에는 음기의 기운을 만들고, 오른 속에는 양기의 기운을 만들어 문필 서생의 가슴에 왼손바닥을 밀어 넣은 다음, 오른손을 뒤집어 안개 같은 진력을 만든 다음 침이 박힌 쪽으로 비를 뿌리듯 뿌려 댔다.
문필서생의 몸이 벌떡거리면서 경련을 일으키고 있었다. 점점 안개 같은 진력이 점차 약해지면서, 문필서생의 몸은 조금 전보다 더 강하게 반응을 하고 있었다.
청룡은 처음보다 아주 약한 진기를 주입하여 반응을 살펴보았다. 그리고 한참 후 문필서생의 통천혈을 손바닥을 대고 한식경 정도 그의 기운을 들여다보다가, 점차 변칙적인 혈맥의 기운이 느껴지지 않자 통천혈에서 손을 뗐다.
문필서생의 뇌호혈에 흐르는 뇌기(腦氣) 가 안정되어, 정신 상태가 거의 정상으로 돌아온 것 같았다.
'이 상태로 깊은 잠에서 깨어나면, 그리 걱정할 필요 없이 멀쩡히 깨어날 것이다.'
그제서야 청룡은 한숨을 푹 쉬고는, 어렵게 이어갈 것 같았던 문필서생의 일이 쉽게 끝난 것이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긴장을 풀었다.
그의 병증은 처음 보는 병증이었고, 꽤나 심각하여 어쩌면 쉽게 치료가 되지 않고 일이 꼬이게 될 것 같아 조금 불안한 마음도 있었기에 어느 정도 긴장을 했던 터였다.
청룡은 내실에 모여서 청룡의 상상도 할 수 없는 신기의 치료방법에 얼이 빠져서 숨을 죽이고 바라보던 소문주와 루주 등 일행들에게 이제 괜찮아질 것이라고 이르며, 푹 자고 일어나면 정신을 차릴 것이니, 아예 문필서생의 방을 하나 만들어 주고 시비들을 시켜서 뒷바라지 해주라고 일렀다.
밀각 동방총관에게는 문필서생을 잘 지켜보라 이르고, 점심 식사 때 다시 보자는 말을 하고 침대에 가서 누웠다.
밀각 요원들이 문필서생을 들쳐 업고 나가고, 총관과 루주는 머리를 굽혀 인사를 했다.
“점심 식사 때 뵙겠습니다.”
그렇게 모두들 청룡의 방을 나가자, 하오문 소문주가 뭔가 할 말이 있는 듯 주춤거리다가 그냥 공손히 인사를 하고, 대숙영감과 함께 조용히 문을 닫고 나갔다.
청룡은 침대에 누워서 허공을 바라보며 이 생각 저 생각하다, 문득 세상에는 공짜도 없고 쉬운 일도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새롭게 탄생을 해서 만나는 인연들마다 모든 것이 자신의 능력의 범주 안에서 보호된다는 점이 새로운 인생에 있어, 두 번째 만들어가는 또 다른 하나의 세계이고, 과거의 기억에 남아 있던 자신의 인생의 어떤 단절과도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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