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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극장 님의 서재입니다.

사이비 때려 잡는 형사 나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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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낭만극장
작품등록일 :
2022.05.11 13:51
최근연재일 :
2022.10.18 14:47
연재수 :
123 회
조회수 :
17,053
추천수 :
529
글자수 :
499,380

작성
22.09.05 13:00
조회
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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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제 92 화

DUMMY

아...생때같은 자식을 잃다니... 억장이 무너지고, 살이 찢어지는 아픔이다. 그 절절한 고통이...헤아릴 수 없는 그 슬픔이..자식을 잃은 어미, 고성숙의 절규가 절절하게 터진다.


12년 전에도 이 복도를 걸었다. 나철기 아버지 나용철이 사망했을 때, 이 복도를 걸었다. 아찔함이 덮쳐오자 나철기의 걸음이 휘청거린다. 아~~ 이 복도를 다시 걸을 줄이야. 여길 다시 올 줄이야.


나철기가 먼저 시체 안치실로 들어서고, 김도완과 안치황이 그 뒤를 따른다. 하얀 천에 싸인 남자의 발이 보인다. 시선을 들어 하얀 천에 싸인 남자의 몸통을 지나 얼굴에 고정되는 나철기는 눈을 잠시 감는다.


떨리는 손으로 하얀 천을 천천히 걷어 낸다. 창백한 시체로 변한 하남규의 얼굴이 보인다. 부르르 떠는 나철기는 눈물을 흘린다. 아..... 충격을 받은 김도완과 안치황은 깊은 탄식을 하며, 눈을 감는다.


“후우... 남규야..”


서서히 무릎이 꺾이면서, 주저 앉는 나철기.


어떻게 흘렀는지 모르는 시간이 흐르고..겨우 정신을 차린 곳은 시체 안치소 사무실 안이다. 무거운 표정으로 다가오는 의사를 보면서, 나철기는 뭔가 크게 잘못됐다고 짐작을 한다. 역시 틀리지 않는 짐작이었다.


“정확한 사인은 부검을 해봐야 알겠지만, 바다에서 익사한 뒤, 신체가 선박 스크류로 추정되는 물체에 의해 손상이 많이 된 상태입니다. 유가족에게 사체의 모습을 온전히 보여주는 건, 자제하는 게 좋을 것 같은데요.”


휘청거리는 나철기를 붙잡는 김도완. 걱정스레 쳐다보는 안치황. 고개를 젓는 나철기가 김도완을 쳐다본다.


“똑같애.”

“뭐가?”

“12년 전. 우리 아빠 사건이랑 똑같애.”

“뭐? 정말이야?”

“응.”


잠시 바닥을 보면서 생각을 하던 나철기가 고개를 든다.


“일단 가보자.”

“어딜?”

“실종된 사고 현장하고 사체 발견 현장.”

“날이 어두워서 지금 가봐야 아무것도 안 보여.”

“그래. 내일 날이 밝으면 가자.”


눈에 핏발이 서면서 부들부들 떠는 나철기.


“이거...만약...이 새끼들 짓이면 나 진짜 가만 안 있는다...이 새끼들 다 죽여버린다...”


터지는 분노를 가눌 수 없는 건, 김도완과 안치황도 마찬가지다.


추적추적 비가 내리고 있다. 승용차에서 내리는 나철기를 따라 걸어가는 김도완과 안치황. 비에 젖은 ‘우남 상회 워크샵’ 현수막이 보인다.


말없이 주변을 살펴보던 나철기는 펜션 주인을 만나서 그날 상황에 대해서 질문한다. 고개를 저으며 자신은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모른다고 답변하는 펜션 주인.


고개를 끄덕이는 나철기는 돌아서 해안 절벽으로 향한다. 이런 사건이 아니라면 탄성이 나올 만큼 아름다운 곳이지만, 지금은 무거운 침묵만이 감돌고 있다.


절벽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는 나철기. 아찔한 시커먼 바다를 가리키는 김도완.


“남규가 여기서 실족했다고?”


이건 아니다. 무겁게 고개를 젓는 나철기.


“이건 말이 안 되는데...”

“그렇지. 남규만큼 밤눈 밝은 놈이 어딨다고...”


하남규를 잘 모르는 안치황을 돌아보는 나철기.


“그거 말고 임마. 남규는 고소공포증이 있어서 이런데, 근처도 못 와.”

“맞다. 맞아. 그래서 전망대도 못 갔지.”


주변을 찬찬히 살펴보는 나철기의 눈길이 매섭다.


“가자.”


돌아서 걸어가는 나철기 뒤로 바람이 거세진다.


비가 내리는 선착장에 도착한 승용차에 내리는 나철기는 하남규가 발견된 장소를 조사하는 서종탁과 장호진에게 다가간다. 승용차에서 내리는 김도완과 안치황은 멀찌감치 떨어져 나철기를 지켜본다.


다가오는 나철기를 보고 장호진이 뛰듯이 다가간다.


“철기 형!”

“선배 붙여.”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느끼고


“아. 네. 선배님.”


주변을 날카롭게 살펴보던 서종탁이 고개를 돌려 나철기를 쳐다본다.


“여긴 어쩐 일이야?”

“내 사람이에요.”

“뭐?”

“동생 같은, 아니 내 동생이에요.”

“진짜예요?”

“...그래..”


눈살을 찌푸리는 서종탁의 무거운 음성이 흘러나온다.


“...흠...어제 오후 3시경에 낚시꾼이 발견했는데. 아무래도 실족사인 거 같애.”

“팀장님.”‘

“음...”

“이거 12년 전 우리 아버지 사건이랑 비슷해, 아니 똑같애요. 맞죠?”


표정이 더 무거워지는 서종탁.


“그게 말이지.”

“그때는 일종교 사이비 새끼들이고, 지금은 익선촌 사이비 새끼들인데. 명패만 바꾸고 속은 똑같은 쓰레기들이에요. 맞죠?”

“일단 진정하고. 철기야. 이런다고 해결되는 건 없어. 너 지금 정직 중이잖아.”


이를 악무는 나철기를 쳐다보는 서종탁.


“부검 끝나면...”


참았던 눈물을 흘리는 나철기.


“흐윽...흐윽...진짜 미치겠네..우리 불쌍한 남규... 아~ 어떻게, 어떻게, 어떻게 또 이럴 수가 있지...어떻게...휴~~.”


이를 악물면서 눈물을 훔치는 나철기는 돌아서더니 승용차로 걸어간다. 안쓰럽게 쳐다보는 장호진.


“터질 거 같죠? ”

“그래도 부검 끝나고 절차 밟아서 장례까지는 치를 거야. 그 이후가 문제지.”


추모 공원에 모여있는 동네 사람들 사이로 하남규의 관이 보인다.


“남규야~~~아이고 불쌍한 내 새끼~~~아이고 우리 남규 어떡하니~~남규야~~ 엄마가~~ 갈게~~ 남규야~~~아이고~~”


관을 따라가며 울부짖는 고성숙을 부축하는 금진희, 심미해.


“남규야...남규야...아이고 내 아들...”


눈물을 흘리다가 주저앉는 하동명에게 다가가는 나철기.


“아저씨...”


뒤따라가는 동네 사람들과 임보윤, 채미진.


화장하는 관을 보고 눈물을 흘리는 고성숙과 하동명. 자식을 잃은 부모의 아픔을 표현할 길이 없다.


“남규야..엄마가 미안하다...우리 착한 남규야...엄마가 미안하고 사랑해...남규야... 남규야...아이고 내 새끼...아이고...”

“아이고..내 새끼...”


옆에 있는 나철기를 붙잡는 하동명.


“철기야...우리 남규 불쌍해서 어떡하냐.. 아이고오~ 아이고오~ 아이고오~ 아이고오~.”


애간장이 녹는 두 사람을 보고 눈물을 흘리는 나철기와 동네 사람들.


반면에 정심 종합 병원 VIP실은 훈훈한 분위기가 흘러넘친다. 병상에 누워있는 장태수 의원은 감격하며 연신 정운섭에게 고마움을 표하고 있다.


“나 살았어. 정대표. 정말 고마워. 이 은혜를 어떻게 갚아야 할지 모르겠어.”

“벌써 익선 타운 건설에 걸린 규제가 처리되고 있던데요. 의원님.”

“뭐 그게 어려운 일이라고. 전화 몇 통이면 되는데..”

“그러게요. 나한테 그 전화 몇 통이 없어서, 의원님을 번거롭게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남자는 권력을 가져야 해. 보자고. 익선 타운이 건립되면, 그래. 거기 지역구 가져가서 금배지 달면 되겠네. 정대표.”


권력욕이 넘치는 장태수 의원을 쳐다보며 미소를 짓는 정운섭.


“의원님. 내가 여기에 왜 혼자 오는지 아세요?”

“그래..뭐 더 필요한 게 있나?”

“그 심장, 살아있던 누군가의 것이었습니다. 아시죠?”

“...”

“냄새나고 허약한 노구를 살려낸 건, 앞으로 그런 번잡한 일을 계속 처리하라는 뜻입니다.”


정색하는 장태수, 정운섭을 노려본다.


“흠..이쯤 되면 거래를 하자는 거 같은데.. 그러면 나한테 남는 건 뭔가? 살려줬으니 무조건 복종해라. 이건가?”

“그래도 좋은데...정치꾼들이란 속성 자체가 워낙에 배신 본능이 심해서 안 믿어요. 그래도 자식들은 끔찍하게 아끼던데요.”

“자식을 볼모로 삼겠다. 이쯤 되면 같이 죽자는 얘긴데. 감당할 수 있겠나?”


진정하라고 손짓하는 정운섭.


“아~ 아~, 흥분하지 마시고...전쟁 하자고 의원님 살린 거 아니에요. 의원님 유전자를 받은 아들을 생각하라는 겁니다. 병원에서 검사받았는데 조짐이 영 안 좋아요.”


잠시 정운섭을 쳐다보는 장태수.


“크크크. 간만에 소름 돋는 인간을 만났군..”


정운섭은 미소를 짓고만 있다.


“우리 정대표님, 내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더 위험하구만.”


음흉한 미소를 짓는 장태수를 쳐다보며 고개를 젓는 정운섭.


“우리 장의원님 따라가려면 아직 멀었습니다.”


정운섭에게 손가락질하며 고개를 끄덕이는 장태수, 흡족한 모양이다.


“그래. 이 정도는 되야 이 늙은 노구가 의탁할 만-하지. 크크크. 그래. 이 장태수를 이 정도 늪에 빠져들게 만들어야 일할 만-하지.”


잠시 호흡을 가다듬는 장태수가 정운섭을 맹렬한 눈빛으로 쳐다본다.


“정대표님?”

“네.”

“익선 타운 뒤에 또 뭐가 있을지 궁금하네. 같이 한 번 가 봅시다.”

“축하주를 못 마시는 게 안타깝네요.”

“그러게 말이야. 크크크.”


괴물들이 웃고 있는 병실 문을 두드리는 노크 소리.


“들어오세요.”


한껏 미소를 짓는 양성복이 문을 열고 들어온다.


“어서오세요. 양원장. 너무 고생했어요.”

“아닙니다. 의원님. 이게 다 선도자님 덕분입니다.”

“그래요. 그래. 앞으로 우리 한번 잘해봅시다.”


장태수를 쳐다보는 정운섭 너머로 보이는 창밖에는 무거운 어두움이 깔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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