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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 님의 서재입니다.

엠파이어 워 : 제국의 멸망

웹소설 > 일반연재 > SF, 전쟁·밀리터리

bok2705
작품등록일 :
2017.09.17 23:29
최근연재일 :
2018.04.11 02:07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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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1.11 2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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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쪽

제국의 멸망 : 제 2장 황족 회의 - 4화

더 늦추면 아예 못할 까 싶어서 이번 기회에 연재를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연재에 대한 어떤 경험도 없이 지내왔기에 많이 부족하고 어쩌면 저한테만 재미있을지 모릅니다. 그래도 어쨌든 제가 만들어낸 이야기가 단순히 저의 기억 저편으로 묻히기 보다는 세상 밖으로 나오는 게 나을 것 같다고 생각하여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




DUMMY

제 2장: 황족 회의

4화


“그럼, 이상 발언을 마치겠소.”


마치 일장 연설과도 같았던 제레아노르 총통의 모두발언이 끝나자 회의장 테이블 곳곳에서 다시 한 번 박수가 터져 나왔다. 황족들의 반응은 제1총통(제토아케르)과 제국 원수에게 보인 것과는 상당히 대조적이었다. 하지만 그런 대조적인 반응과 달리 제레아노르 총통이 전하고자 하는 내용은 나머지 최고권력자들의 것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단지 그의 발언에는 총통 자신의 관할구역 언론 보도(륀 타임즈의 시위 기사)내용이 추가 되었을 뿐이었다. 결국 최고권력자들의 말 속에는 공통적으로 ‘회의 전날 발생한 시위(그들은 이를 불경스러운 집단 행동 혹은 반역자들의 망언 등으로 표현했다)는 장차 제국에 있어 잠재적인 위협이 될 것이니 그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자’는 뜻이 담겨있었다.


다만 굳이 차이를 찾아내자면, 제레아노르 총통은 제1총통과 달리 최고지휘부를 별로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아 보인다는 점이었다. 또한 많은 수의 황족들이 그런 그의 발언에 크게 호응을 해주었다는 게 주목할 만했다. 그리고 황족들의 호응에 비례하여, 회의장 내의 다른 계급 출신 장군들과 장교들의(그래봐야 모두 제2계급이었다) 표정은 그만큼 일그러져 있었다. 그들은 분명히 제레아노르 총통이 지적한 ‘최고지휘부’ 소속일 터였다.


당연하게도 그 중에서 장차 황제가 될지도 모르는 사람의 ‘미숙’하다는 평가와 그로인한 지배층의 따가운 시선을 반길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 때문인지 붉은색 베레모를 쓴 ‘또다른 지배층’들은 애써 황족들의 시선을 회피하려 자기들 나름대로 뭔가 보고서 같은 걸 열심히 작성하고 있었다. 특히 회의 시작 전까지 만 해도 남들보다 좀 더 여유로워 보이던 가레스 부사령관의 표정이 심상치 않았는데, 아주 끔찍한 소식이라도 접한 사람 마냥 반쯤 넋이 나간 것처럼 보였다.


“각 요인(要人)들의 모두발언이 끝났으니, 지금부터 본 회의를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금일 회의는 현 시국과 그 대안에 대하여 의견을 나누는 장이 될 것이며, 제국 원수 각하의 지시사항에 따라 모든 황족분들에게는 순서에 관계없이 자유발언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짐을 알려드립니다.”


황족들의 박수갈채가 끝나고 난 뒤, 단상 위의 중장이 본격적인 회의의 시작을 알렸다. 이제 회의장 내의 모든 황족들은 본인이 희망한다면 자유롭게 자신의 의견을 낼 수 있었고, 제레아노르 총통의 경우만 보았을 때, 꽤 많은 수의 황족들이 적극적으로 의사 표명을 할 것 같아 보였다. 그러나 예상과 다르게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먼저 발언을 하려는 황족은 나오지 않았다. 그들은 최고권력자 뒤에 조각상처럼 서있는 교육생들 마냥 입을 굳게 다물고 있었다. 결국 보다 못한 제국 원수가 그들을 둘러보며 한 마디 했다.


“좀 전에도 이야기 했지만, 오늘 회의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사람들은 바로 공(公)들이 될 것이오.”


하지만 황족들은 여전히 침묵을 지키고 있었다. 그러자 이번에는 제토아케르 총통이 나섰다.


“제국 원수님의 지시사항에 따라 어떤 의견을 제시해도 그에 대해 자유롭게 토의할 거야. 그러니까 모두 적극적으로 참여했으면 좋겠어. 현 시국이 평소 같지 않다는 건 자네들도 잘 알고 있지 않은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변화의 기류는 감지 되지 않았다. 이에 제토아케르 총통이 테이블에 올려져 있던 자신의 디스플레이 판을 들고는 다시 입을 열었다.


“정 그렇게 할 이야기가 없다면 내가 먼저 말하도록 하지. 음, 나는 그동안 이러한 일련의 반 제국 행위들, 그것들에 대한 해결책을 찾고자 했네. 난 이를 상당히 중요한 문제로 보았어. 이런 행위들은 당장 작아 보일지 라도, 언젠가 커다란 위협이 될 수 있으니까. 그리고 결국 이러한 결론에 도달했네. 우리에겐 다시 한 번 전체적인 재정비가 필요해.”


제토아케르 총통이 말했다. 그는 확실히 화려한 언변으로 좌중을 휘어잡는 스타일은 아닌 듯 했다. 그리고 그만큼 청중들의 반응도 시원치 않았다.


“흠, 여기서 재정비란 대단한 걸 말하는 게 아닐세. 반 제국 활동들에 대한 감시와 통제 체계를 보다 강화 시키자는 뜻이야. 특히 이러한 체제 정비를 위해서는 예산회의에서 계류중인 군 예산 증대가 반드시 처리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네. 그, 요 몇 달간 계속 처리 되지 못하고 있었던 그 예산안 있지 않은가. 자네들이 결정권을 갖고 있는 만큼, 웬만하면 오늘 이 자리에서 해결하는 걸로 하자고. 다들 어떻게 생각하나?”


제토아케르 총통이 디스플레이 판을 잠시 내려 놓고 회의장을 바라보았다. 이번에도 그의 말에 반응 하는 황족은 한 명도 없었다. 그들은 이상하게 느껴질 정도로 제토아케르 총통에게는 호의적이지 않았다. 아니, 애초에 그가 무슨 말을 하든 그냥 관심이 없는 것 같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토아케르 총통은 참을성 있게 황족들의 대답을 기다렸다. 하지만 그의 질문에 대답하려는 황족은 시간이 지나도 보일 기미가 없었다.


“정말 아무 의견도 없는 건가? 자네들은 결정권자야. 그리고 자네들의 결정은 제국의 실질적인 정책 시행에 영향을 끼칠 것이고.”


제토아케르 총통이 다시 한 번 황족들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러나 정작 그에게 반응을 보인 건 청중들이 아닌 또다른 연사였다.


“형님, 제 생각에 그 문제는 굳이 지금 다뤄질 필요가 없어요. 그건 예산 회의에서 처리될 문제 아닙니까? 이런 자리에서 논의될 사안은 아니라고 봅니다.”


제레아노르 총통이 말을 하자 마자, 황족들이 옥좌 쪽을 쳐다보기 시작했다. 그들은 누가 봐도 제레아노르 총통의 청중들이었다. 그러나 제토아케르 총통만은 그의 청중이 아닌 듯 했다. 그는 곧바로 제레아노르 총통의 말에 반발했다.


“예산 회의에서 처리 되었으면 내가 여기까지 와서 같은 이야기를 꺼냈겠나? 그리고 이게 논의될 사안이 아니라니? 그럼 대체 이 회의에서 논의 되어야 할 사안이 뭔가? 군 예산 증대는 반드시 처리되어야 하는 중요한 문제야. 충분히 논의 할 가치가 있다고 보네.”


“아 뭐 언젠가 빠른 시일 내에는 처리되어야 하는 게 맞겠죠. 하지만 적어도 오늘 회의에서는 중점적으로 다루어야 할 주제는 아니라는 이야기입니다. 내가 아까도 말했지 않습니까? 단순한 사후 대책, 단편적인 접근으로는 우리가 마주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없다고. 당장 다른 곳도 아니고, 성도입니다, 성도. 지금 이 신성한 제국의 수도에서 제국 붕괴를 부르짖는 반역자들이 돌아다니고 있어요. 그리고 그게 우리가 마주한 현실입니다. 그러니 좀 더 본질적인 관점으로 접근을 하는 게 옳지 않겠어요? 공(公)들도 그렇게 생각 안 하오?”


그러자 객석에서 또다시 박수소리가 들려왔다. 이에 제토아케르 총통은 어이없어 하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는 황족들이 도대체 무엇 때문에 제레아노르 총통에게만 열광하는 지 이해 못하는 것 같았다. 결국 그는 다시 한 번 관객들의 선택에 이의를 제기했다.


“제레아노르, 그럼 자네가 생각하는 그 본질적인 관점이라는 게 대체 뭐야?”


“제국과 황실의 권위를 바로 세우는 것, 이게 가장 본질적인 접근 아닙니까? 그 비천한 놈들은 지금 우리가 만만하게 보이는 거예요.”


제토아케르 총통은 기가 찬 듯 손을 내저었다.


“권위를 바로 세워야 하는 게 본질적인 관점이라고? 그게 대체 어떻게 본질적인 접근이고 관점이 된다는 거야? 그런 자네 관점이야 말로 그저 뜬구름 잡는 소리에 불과한 거 아닌가? 그래, 자네 말마따나 이미 성도 권역에까지 불순, 불온 분자들이 영향을 끼치기 시작했고, 심각한 문제임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네. 당연히 제국의 권위도 그만큼 실추된 것이고. 그런데 그 정도도 인지하지 못하는 사람은 여기 아무도 없어. 결국 우리에게 필요한 건 구체적인 대책의 마련이지, 권위를 바로 세워야 한다는 식의 주장이 아니야.”


이제는 좀 화가 난 모양인지, 그의 목소리에서는 짜증이 섞여 있었다. 반면에 제레아노르 총통은 여전히 여유 있었고, 능청스럽기까지 했다.


“형님, 형님은 다 좋은데, 그 근시안적인 시야는 좀 버리셔야 해요. 구체적인 대책은 이미 나올 만큼 다 나오지 않았어요? 무슨 사건만 터지면 군무부나 그 밑에 보안군이나, 아니면 간판만 다르게 쓰는 중앙수사국이나, 매번 대책이랍시고 여러가지 만들잖아요. 항상 삽질로 끝나니까 문제지. 무능한 사람들한테 뭐가 좋아서 돈을 퍼다줍니까?” (그러자 고위 장교들의 표정은 더욱 어두워졌다)


“제레아노르! 지금 군무부는 제한된 예산 내에서 최대한 할 만큼 하고 있는 거야. 이제는 제국 원수님 앞에서까지 최고지휘부를 모독할 셈이냐!”


“하! 내 관할 구역부터 보고 그런 이야기를 하십시오, 형님. 달 총통부는 지금 어느 곳보다 적은 예산을 쓰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모든 걸 완벽하게 통제하고 있습니다. 내 지역에서 반역자들이 날뛴다는 소식이 언제 한 번이라도 나온 적이 있었습니까? 단 한 번도 나오지 않았어요. 당장 제국의 성소까지 역도들이 들어와서 개판을 치는 판국에 말입니다! 내 지역에서는 아무리 더러운 시장바닥이라 해도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아요. 내 듣기로는 화성 지역도 신민 통제에 상당히 애먹는 것 같던데 본인 구역부터 돌아봐야 하는 거 아닙니까?”


“뭐? 제레아노르, 지금 나랑 한 판 해보자는 건가?”


“뭐, 자신 있으신 겁니까, 형님? 무슨 득을 보시려고요?”


결국 제토아케르 총통은 본인의 분함을 참지 못했는 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려 했다. 그러나 곧 회의장 내를 울리는 낮고 차가운 목소리가 들렸다.


“다들 앉아.”


제국 원수의 목소리는 정말 사람이 내는 것 같지 않았지만, 듣는 이로 하여금 스스로 움츠러들게 만드는 힘이 있었다. 충돌 직전까지 갔던 두 총통은 그의 말 한마디에 바로 자리에 앉아 서로 고개를 돌려버렸다.


“오늘 이 자리는 자네들 싸움이나 하라고 마련된 게 아니야. 신중하게 생각하고 발언하도록 하게.”


회의는 별 소득 없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 것 같았다. 이미 단순 관객으로 남기를 선택한 듯한 나머지 황족들은 각자 자기 할 거에 집중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들 중에서 오늘 마련된 무대에 설 주인공은 절대 나오지 않을 것 같았다. 그렇게 다시 한 번 고요한 정적이 시작되려 할 때, 그레이지 본이 서있던 쪽의 의자에 앉아있던 총통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와 함께 관객들은 자신들의 주연배우가 무대에 다시 돌아왔다는 듯이 열렬히 환호하기 시작했다. 그들의 주인공은 제레아노르 총통이었다.


“휴우~ 제토아케르 형님의 말씀은 뭐 충분히 들은 거 같고, 그 문제는 예산 회의에서 얼마든지 처리될 수 있을 테니까, 이제 내 이야기를 좀 해야겠소. 뭐, 아까 이야기 했듯이 예산 증대는 답이 될 수 없다는 걸 공들도 잘 알 것이오. 내 관할구역인 달 총통부는 지금 군무부나 기타 기관에 집행되는 것보다 적은 예산을 들이고도 모든 걸 완벽하게 통제하고 있으니까. 일단 실무진들의 능력 차이라고만 언급해두겠소, 하하하.”


제레아노르 총통이 여유 있는 웃음과 함께 (그가 웃자 관객들도 늘 그래왔던 것처럼 따라 웃었다) 자신의 발언을 시작했다. 사실 비천한 시장 바닥 출신의 제3자가 봐도 그는 최고지휘부에 어떤 식으로든 좋지 않은 감정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았다. 오히려 최고지휘부의 책임자가 별 반응 없이 그의 말을 듣기만 하고 있다는 게 더 이상하게 보였다.


“뭐 사설은 이쯤에서 접어 두도록 하고.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도록 하겠소. 이전에도 말했소. 지금 우리가 본질적으로 해야 하는 건 제국과 황실의 권위를 다시 바로잡아야 하는 것이라고. 이건 앞으로 우리에게 감히 도전할 반역자 무리들을 완벽하게 제압하기 위해 반드시 해야 할 조치요. 아주 근본적인 대책이라 할 수 있지. 바로 근본적인 문제에서 비롯된 거니까.”


제레아노르 총통이 말했다. 그의 모습에서는 긴장감은 전혀 찾아볼 수가 없었다. (그는 이미 최고지휘관 면전에다 대고 여러 차례 최고지휘부의 무능을 질타한 사람이었다) 다만 이번에는 제토아케르 총통과 언쟁을 벌일 때와는 뭔가 다른 느낌이 있었다. 그는 마치 무대에서 클라이막스를 앞둔 배우처럼 잠시 고개를 숙이더니 테이블에 놓인 자신의 지휘봉을 집었다. 자주색 빛깔을 띤 양끝에 투명한 다이아몬드가 영롱한 빛을 내뿜고 있는, 제국 총통만을 위한 지휘봉이었다.


“그 근본적인 문제는 바로 ‘지도자’의 부재요.”


제레아노르 총통이 자신의 자주색 지휘봉을 들어 바로 뒤에 위치한 제국 옥좌를 가리켰다. 오직 한 사람에게만 허락된 제국 옥좌는 그 한 사람을 상징하는 황색 비단으로 감싸인 채 자신의 본래 모습을 감추고 있었다.


“다시 말해 우리들을 이끌어 나갈 ‘차기 지도자’가 없다는 것이오. 그리고 이게 내가 말하고자 한 제국의 본질적인 문제점이오! 지난 세월 동안, 바로 저 신성한 제국 옥좌가 비어 있는 동안, 우리 신성 제국의 권위가 얼마나 추락해왔는지 한 번 잘 생각해보시오.”


그의 발언에 황족들은 마치 약속이나 한 듯 열화와 같은 성원을 보내주었다. 그리고 이러한 제1계급들의 모습은 제3계급 교육생에게 굉장히 이상하게 다가왔다. 물론 제3계급 들은 그들의 세계에 대해 아는 게 전혀 없었다. 그러나 그동안 제국이 제공한 교육 내용에 기초해서 보자면 그들은 지금 반역죄에 해당하는 행동을 하고있었다. 이건 비단 그레이지 본만 하는 생각이 아니었다. 황족이 아닌 사람들은 모두 당황한 듯한 표정으로 제레아노르 총통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동안 신성 제국은 수많은 위기를 극복해내고 위대한 역사를 이룩해왔소. 그리고 항상 그 선봉에는 위대한 황제들이 있었지. 아르카인들의 굴욕적인 식민 지배에 종지부를 찍고 한 때 지구라 불리던 우리들의 영원한 고향, 가이아를 되찾아 오셨던 위대한 선조, ‘가이아투스 프링키파투스 대제’부터, 아르카 제국과 카시토 제국을 무너뜨리며 인류의 제국을 진정한 패자의 반열에 올려놓으신 ‘제레네 1세와 제레네 2세’ 황제, 그리고 절대악 에스테르 제국을 멸하고 우주 유일의 대제국인 신성 제국을 개창하신 ‘대성황 제레네 대제’까지··· 이렇게 신성 제국은 우주에 그 위용을 떨칠 때마다 위대한 지도자들의 영도 하에 있었소. 그리고 그런 영도자들이 있었기에 신성 제국은 우주 최고의 정점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이오!”


제레아노르 총통이 자신의 지휘봉을 높이 들었을 때, 그의 무대는 절정에 달했다. 그 역시 스스로의 열연에 도취되었는지 자신의 자주색 지휘봉을 들고 앞으로 나아가 더 적극적인 제스처를 취하며 말했다.


“하지만 오늘날의 제국은 그러한 영광을 이어갈 힘을 잃어버리고 말았소. 왜? 바로 제국의 힘을 한 곳에 결집시킬 그런 강력한 권위가 사라져버렸기 때문이오! 신성한 제국 옥좌가 황색 장막속으로 들어간 후, 그 오랜 시간 동안, 제국은 앞으로 나아갈 힘을 잃어버렸고, 동시에 황실의 법통과 권위 역시 서서히 무너져 내렸소! 이건 단순히 예산을 늘리거나 시스템 몇 개 대충 수정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오! 이 문제는 오직 제국의 법통을 다시 세움으로써, 해결 될 수 있는, 가장 근본적인 것이오!”


그는 마침내 제국 원수의 의자 앞으로 걸어 나가 회의장 중앙에 섰다. 그리고 마지막 절정을 위한 호흡을 가다듬고, 숙였던 고개를 다시 들었다.


“나는 ‘제레아노스 3세’ 황제 폐하의 첫째 친동생이셨던 제레카노스 아우구스토 폰 조에 친왕 전하의 직계 혈통이자, 현 황실의 최고 어른으로서, 이런 상태를 더 이상 방관할 수 없음을 표하는 바요. 그래서 오늘, 나, ‘제레아노르 아우구스토 폰 조에’는 이 자리를 빌어 빠른 시일 내로 이 문제에 대해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할 것을 나와 신성한 피를 나눈 우리 황족들에게 촉구하는 바요!”


총통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회의장 내에 앉아 있던 황족들이 모두 일어나 그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내기 시작했다. 제레아노르 총통은 큰 전쟁을 치르고 돌아온 개선 장군처럼 여기 저기 지휘봉을 들어올리며 황족들의 성원에 화답했다. 회의장 내 황족들의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었다.



“다 끝났으면 올라오게, ‘제2총통’. 아직 회의 다 끝난 거 아니니까.”


그 때 기계가 말하는 듯한 제국 원수의 낮고 차가운 목소리가 황족들의 박수 소리를 조용히 가르며 지나갔다. 그의 말 한 마디에 상당히 고조되었던 회의장의 분위기는 삽시간에 얼음장처럼 변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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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제국의 멸망 - 제 4장 제나 스완슨 - 2화 18.03.29 113 1 15쪽
22 제국의 멸망 - 제 4장 제나 스완슨 - 1화 18.03.22 155 1 13쪽
21 제국의 멸망 : 제 3장 첫번째 시위 - 8화 18.03.08 179 0 15쪽
20 제국의 멸망 : 제 3장 첫번째 시위 - 7화 18.03.03 142 0 14쪽
19 제국의 멸망 : 제 3장 첫번째 시위 - 6화 18.02.25 87 0 15쪽
18 제국의 멸망 : 제 3장 첫번째 시위 - 5화 18.02.17 141 1 15쪽
17 제국의 멸망 : 제 3장 첫번째 시위 - 4화 18.02.11 123 1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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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제국의 멸망 : 제 3장 첫번째 시위 - 2화 18.02.05 134 1 15쪽
14 제국의 멸망 : 제 3장 첫번째 시위 - 1화 18.01.28 131 1 17쪽
13 제국의 멸망 : 제 2장 황족 회의 - 7화 18.01.25 138 0 16쪽
12 제국의 멸망 : 제 2장 황족 회의 - 6화 18.01.19 125 1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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