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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 님의 서재입니다.

엠파이어 워 : 제국의 멸망

웹소설 > 일반연재 > SF, 전쟁·밀리터리

bok2705
작품등록일 :
2017.09.17 23:29
최근연재일 :
2018.04.11 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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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2.27 0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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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의 멸망 : 제 1장 신성 제국력 1000년 6월 10일 - 3화

더 늦추면 아예 못할 까 싶어서 이번 기회에 연재를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연재에 대한 어떤 경험도 없이 지내왔기에 많이 부족하고 어쩌면 저한테만 재미있을지 모릅니다. 그래도 어쨌든 제가 만들어낸 이야기가 단순히 저의 기억 저편으로 묻히기 보다는 세상 밖으로 나오는 게 나을 것 같다고 생각하여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




DUMMY

제 1 장: 신성 제국력 1000년 6월 10일

3화


열차에서 내린 군인들은 화려하게 꾸며진 동상을 뒤로 한 채 에스컬레이터에 탔다. 그들은 대부분 군청색 제복을 입고 녹색 베레모를 쓰고 있었다. 간혹 가다 같은 제복에 붉은색 베레모를 쓴 이들도 있었지만, 웬일인지 그들은 무리와 일정 간격을 두고 떨어져서 에스컬레이터에 타곤 했다.


에스컬레이터는 길게 이어져 있었지만 군인들은 별다른 대화를 나누지 않았다. 카스카와 그레이지 본도 마찬가지였다. 거의 단 둘만 있었던 객차 내의 대화를 나눌 분위기는 아니었다. 적어도 그레이지 본은 그렇게 생각했다. 그리고 그가 아는 카스카도 이들 앞에서 제국의 검열과 통제를 무시하는 전리품이 내 것이다 할 정도로 바보는 아니었다.


에스컬레이터를 지나자 그들 앞으로 넓은 광장 같은 곳이 나타났다. 원래 광장이라 불리는 건 아니었지만, 그레이지 본과 카스카는 그렇게 불렀다. 사실 그 곳은 특별한 용도로 사용될 것 같지 않은 역의 대합실 같은 곳이었다. 하지만 하얀 대리석들로 만 꾸며진 정거장과는 색다른 멋을 자랑했다. 각종 금빛 장식물들과 총천연색의 화려한 자재들로 꾸며져 있었기 때문이다.


방사형으로 뻗어 나가는 구조의 광장에는 총 세 군대의 보안 검색대가 자리잡고 있었다. 그리고 무인으로 운영되던 다른 기차역들과 달리 일정 검문 인원들에 의해 관리되고 있었다. 그들은 검은색 강화복을 입고 녹색 베레모를 쓴 채 각기 다른 색의 홀로그램 아래에서 다른 군인들을 맞이했다. 그레이지 본과 카스카는 녹색 홀로그램이 떠있는 검색대로 향했다.


녹색 검색대는 유난히 줄이 길었다. 대열을 이루고 있는 군인들 대부분이 이 검색대에 섰기 때문이다. 그래서 통과하는 데도 꽤 오래 걸렸다. 하지만 나머지 검색대들은 달랐다. 대열 중에는 ‘제2계급’이라 쓰여진 적색 검색대로 향하는 이들도 있었는데, 녹색 검색대로 가는 인원의 1/10이 될까 말까 할 정도로 적었다. 그리고 그들이 보안 검색을 받는 시간 역시 마찬가지로 얼마 걸리지 않았다. 심지어 간혹 검색대에서 요란한 소리가 울리며 빨간 불이 들어올 때도 마찬가지였다. 보안 검색 대원들은 경보가 울려도 이들을 그냥 보내주었다.


그러나 계급장만 보면 분명히 검색 대원들이 상급자였다. 그들의 계급장에는 은색 사선이 두 개 혹은 세 개가 있었지만, 검색 받는 이들은 모두 한 개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검색 대원들이 오히려 이들의 눈치를 더 보는 것 같았다. 아예 상급자들을 상대로 짜증 섞인 말을 하거나 쏘아보기도 하는 일부 제2계급 ‘소위’들도 있었다. 그들은 보안 검색에서 걸린 듯한 물건들을 집어 들며 붉은색 베레모를 아무렇게 쓴 채 통로 저편으로 사라졌다.


녹색과 적색 검색대 외에 남은 하나는 황색 홀로그램이 떠있는 검색대 였다. 이상하게도 그 곳을 지나가는 군인은 아무도 없었다. 그런데 검색 대원들은 오히려 두 검색대보다 많이 서있었다. 그들은 따로 할 일이 없어 보였음에도 거의 부동자세로 서서 움직이지 않았다. 마치 황색 홀로그램에 그려져 있는 ‘쌍두 독수리’가 그들을 근무 시간 내내 감시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와 반대로 그레이지 본과 카스카가 대기하고 있는 녹색 검색대의 대원들은 가장 여유로워 보였다. 그들은 확실히 갓 임관한 소위들을 하급자로 대우하고 있었다. 또한 일하는 거 자체가 귀찮았는지 모든 것에 짜증을 부렸다. 한 발짝만 느리게 움직여도 그들은 그 몇 배에 상응하는 성질을 퍼부었다.


“관등성명 생략하고 그냥 빨리 들어가, 빨리.”


그레이지 본이 다가오자 검색 대원은 얼굴도 쳐다보지 않은 채로 말했다. 그레이지 본은 전자기기에 정신이 팔린 대원을 뒤로 하고 보안 검색 기기로 들어갔다 나왔다. 곧 그의 신분 사항을 확인한 대원은 역시 뒤도 돌아 보지 않고 중얼거렸다.


“그냥 거기서 어떡하든 괜찮은 직장 찾지··· 군인은 왜 한 거냐···”


그레이지 본은 검색 대원의 말에 뒤돌아 그를 쳐다보았으나, 그는 이미 그레이지 본에게 흥미를 잃은 듯 했다.


“본, 저 사람 아까 왜 그렇게 말한 거야?”


카스카가 물어보았다.


“나도 몰라. 본인 마음에 들지 않는 게 있었나 보지. 근데 너는 어째 단 한 번도 걸리지를 않냐?”


“내가 말했잖아. 이건 전리품이라고. 왜? 이웃집 동기가 걸려서 어디 수용소 이런 곳이나 가길 바라는 거야?”


“전혀. 그럼 나도 방조죄로 끌려 갈 텐데. 그런데 카스카, 너 정말로 수용소가 있다고 믿는 건 아니겠지? 그런 이야기는 또 어디서 본 거야?”


“가끔 세상과 단절된 너에게 전리품 하나 더 만들어주고 싶을 때가 있어. 하수도 이야기도 들어 본 적 없지? 이건 학교 내에서도 해도 상관 없을 거 같으니까, 이따 쉬는 시간에 이야기 해줄게.”


길게 이어진 복도를 지난 끝에 나타난 계단을 오르자 마침내 지상으로 나올 수 있었다. 그리고 계단을 나온 그들 앞으로 초현대적인 빌딩과는 다른 모습을 한 ‘제국 종합 군사 학교’가 나타났다. 고풍스럽게 생긴 건물 앞에는 거대하게 조성된 정원이 커다란 분수 하나를 둘러싸고 있었다.


그리고 분수가 있는 쪽 한 켠에는 몇 개의 조각상들이 있었는데, 먼저 앞서 갔던 군인들이 그 앞에 모여서 경례를 하고 있었다. 그레이지 본과 카스카도 다른 군인들과 함께 대열을 이루어 조각상으로 향했다. 금으로 만들어진 흉상들은 모두 쌍두 독수리가 새겨진 새하얀 대리석위에 놓여져 있었다. 군청색 제복을 입은 젊은 군인들은 조각상 앞에 서서 먼저 왔던 이들과 마찬가지로 경례를 했다. 그리고 ‘제국의 요람’이라 쓰여진 명판이 달려있는 거대한 문을 통해 학교 안으로 들어갔다.


‘제국 종합 군사 학교’는 마치 시간 여행을 통해 오게 된 오래된 고성 같았다. 내부는 고급스러운 목재들로 다듬어진 벽들과 기둥들이 지탱하고 있었는데, 낡아빠진 공동주택들로 즐비한 슬럼가나 미래적인 디자인의 도심지에서는 볼 수 없는 것이었다. 그리고 제국 종합 군사 학교는 제국의 역사를 기록한 수많은 그림과 조각품들로 가득 차 있었다.


그레이지 본은 미술을 배운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그러나 그 미술품들이 그리는 시기에 대해서는 오랜 시간 배웠었다. 대부분 1000년 전의 ‘대전쟁’을 표현한 작품들이었다. 그림 속에는 백색 강화복을 입은 수많은 군인들이 있었다. 그리고 그들과 맞서는 자들을 해골을 매단 갑옷을 입고 창을 들고 군인들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이들은 과거 제국과 오랜 전쟁을 치른 끝에 멸망한 에스테르 인(人)들이었다.


대전쟁 시기를 다룬 그림들 중에서도 단연 백미라 할 수 있는 작품은 학교의 중앙 홀 벽 가운데 걸려 있었다. 그림 속에서는 에스테르 인들이 수많은 제국군들의 시신들을 언덕 삼아 기어 오르고 있었다. 그리고 다른 그림들과 달리 이들과 맞서는 제국군은 단 한 명, 황금빛 갑주와 쌍두 독수리가 조각된 투구를 쓴 자였다. 그는 제국의 깃발을 한 손에 든 채 에스테르 인들에게 검을 겨누고 있었다.


카스카와 그레이지 본은 교실로 들어가기 전 그 그림 앞에 서서 ‘대성황(大聖皇)’에게 경례를 했다. 제복을 입은 군인들은 학교 내 어느 곳으로 가든 지 간에 그 그림을 마주할 수 밖에 없었고, 대성황에게 반드시 경례를 해야 했다. 그에 대한 경례는 계급에 상관없이 누구나 해야 하는 것이었다. 카스카와 그레이지 본은 이후에도 몇 차례 경례를 더 한 끝에 교실로 들어갈 수 있었다.


아직 이른 시간이었던 모양인지 교실에는 군인들이 얼마 없었다. 그레이지 본과 카스카는 뒷줄에 엎드려 있는 붉은 머리 군인에게 다가갔다. 그는 둘이 다가와 옆에 앉을 때까지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


“얘 지금 아예 뻗은 모양인데?”


카스카가 말했다. 그러자 엎드려 있던 붉은 머리 군인이 힘없이 중얼거렸다.


“하아··· 네 말 대로 그냥 뻗어버리고 싶다···.”


엎드려 있던 군인은 곧 기지개를 피며 일어났다. 그는 주황빛에 가까운 붉은 머리에 햇빛 아래 잘 그을린 듯한 갈색 피부였다. 덕분에 꽤 활발할 것 같은 인상으로 보일 수 있었지만 제대로 쉬지 못한 모양인지 그의 밝은 갈색 눈동자에는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러게 이번에는 그냥 알람 맞춰보고 자라니까, ‘제레네’. 나는 그래도 오늘 세 시간 정도 잤는데, 그나마 좀 낫더라. 막판에 어떤 몰상식한 놈이 벽을 두들겨 대서 기분 좋게 일어나진 못했지만.”


그레이지 본이 카스카를 쳐다보며 말했다. (그러자 카스카가 한쪽 입꼬리를 올렸다)


“휴, 다음에는 그렇게 해봐야겠어. 그래도 그렇지, 어떻게 그 시간대만 연속으로 계속 걸리냐 진짜.”


제레네가 얼굴을 쓸어 내리며 말했다. 그리고 수업에 앞서 피곤함을 떨쳐내려고 하는 지 이리 저리 몸을 돌리고 스트레칭을 했다. 하지만 별 소용이 없는 듯 했다.


“제레네, 내가 잠 확 달아날 만한 이야기 해줄까? 하수도 괴담이라고 들어봤어?”


카스카가 그새 전리품을 꺼내며 말했다. 옆에 있던 그레이지 본은 그 말을 듣고 피식 웃으면서 책상을 가볍게 두들겼다. 그러자 홀로그램 형태의 책이 책상위로 나타났다.


“이제 조금 있으면 ‘교수사관’님 들어오시니까 그냥 책이나 핍시다. 괴담 이야기는 나중에 하고.”


“하, 역시 내가 전리품을 하나 더 마련하던가 해야겠어. 그레이지 본, 이 녀석은 가끔 보면 수도원에서 살다 나온 거 같다니까.”


카스카가 심드렁한 표정을 지은 채 전리품을 집어넣으며 중얼거렸다. 곧 수업 시작을 알리는 알람이 울렸다. 젊은 군인들은 각자의 홀로그램 책을 꺼내어 피고 교관을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이 기다리는 교관은 웬일인지 몇 분이 흘러도 바로 들어오지 않았다. 이에 그레이지 본은 고개를 들어 교실문 과 시계를 번갈아 바라보았다. 카스카와 제레네도 마찬가지였다.


“이상하다? 왜 안 들어오시지?”


“글쎄, ‘에오스’ 대령님이 절대 늦거나 그러실 분은 아닌데··· 이상하네. 어제 그 시위 때문에 여기가 비상 걸릴 일은 없을 것이고···”


카스카의 말에 그레이지 본도 고개를 끄덕이며 의문을 표했다.


“얘들아, 그러면 나 잠깐만 엎드려 있을 테니까, 이따가 대령님 오면 좀 깨워줘. 진짜 지금 도저히 못 버티겠다.”


카스카와 그레이지 본은 엎드리는 제레네를 보며 알겠다는 표시로 고개를 끄덕인 뒤, 다시 한 번 시계를 바라보았다. 이미 수업을 시작했어야 할 시간이지만 교관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 때 교실 전면부에 노란색 홀로그램이 뜨며 방송이 나오기 시작했다.


『알림, 당일 군사 학교 내 긴급 회의가 소집된 관계로, 수업은 회의 종료 후에 진행될 예정. 회의 종료 시 타종을 통해 수업 시작을 알리도록 하겠음. 전 교육생들은 참고바람. 이상, 제국 종합 군사 학교장.』


방송이 나온 뒤 교실 안의 교육생들이 술렁거리기 시작했다. 입교이래 그들의 수업은 여태껏 늦춰진 적이 없었다. 하지만 혼란도 잠시, 그들은 이내 각자 이야기를 나누거나 전자기기를 보며 시간을 보내기 시작했다. 모처럼 찾아온 휴식 시간이었다. 카스카는 엎드려 있는 제레네를 두고 그레이지 본 옆에 앉았다. 다시 모습을 드러낸 전리품을 보며 그레이지 본은 이제 어떤 이야기를 나올 지 예상 할 수 있었다.


“어이쿠, 이를 어쩌나. 수업이 늦춰지고 말았네?”


“야, 하수도 이야기는 별 관심 없으니까, 그냥 쉬는 게 어때? 카스카?”


“아니야, 본. 너 이 괴담 발생지가 어디인지 모르지? 우리가 사는 구역 쪽에서 나온 이야기야.”


“우리 동네에서 나온 이야기라고? 난 들어본 적도 없는데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그건 네가 항상 집, 학교, 집만 반복했으니까 몰랐던 것이고. 잘 들어봐. 그동안 우리 제3계급이 사는 거주 구역 하수도에서 계속 신원 미상의 시신들이 발견되고 있었던 거 알아? 하수도 청결 관리과 쪽 사람이 본인 신분증도 인증 했어. 이건 괴담이 아니라니까. 그리고 한 명만 그런 이야기를 올렸던 것도 아니고, 꽤 많은 사람들이 비슷한 내용의 글을 올렸었다고.”


카스카가 전리품을 보면서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레이지 본은 카스카가 소리까지 줄여가며 말하는 걸 이해 할 수 없었다. 어차피 결국에는 괴담으로 끝날 이야기였다. 하지만 그도 인정하는 점은 하나 있었다. 카스카는 항상 말을 쉴 새 없이 했지만, 사실 그 이야기가 재미없는 편은 아니었다. 카스카의 이야기는 동기의 말마따나 수도승같이 사는 그의 생활에 나름 소소한 재미를 주는 편이었다.


“카스카, 좀 더 크게 말해줘. 뭐 때문에 그렇게 작게 말하는 거야?”


하지만 간신히 들릴 정도로 작게 말하는 이유는 여전히 알 수 없었다.


“야, 좀 눈치가 있어라. 그럴 만한 이유가 있으니까, 지금 이렇게 하는 거 아니겠어? 방금 전에 그 관리과 직원이 글을 또 올렸거든? 이번에는 수 명의 시신이 한꺼번에 하수도에서 발견 되었다는 거야. 그런데, 그 시신들은 아무리 봐도 죽은 지 오래된 것 같지 않아 보였대.”


카스카는 계속해서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 시신이 죽은 지 얼마 되지 않아 보이는 건 어떻게 알았대?”


어느새 일어난 제레네가 물었다. 알림 방송과 순간 술렁거린 교육생들 때문에 잠을 잘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끝내 놓친 모양이었다.


“그 사람이 자기는 몇 년 동안 그 청결 관리과에서만 일했다고 하더라. 그래서 그동안 온갖 익사체란 익사체는 다 봤기 때문에 대충 보기만 해도 구분 할 수 있다고 하더라고. 예를 들어, 뭐, 알잖아. 물에 오랫동안 있으면 좀 보기 좋지 않게 변하는 거··· 망할, 나도 예전 실전 투입 되었을 때 본 적 있어서 어떤 상태인지 알아. 어쨌든, 그런데, 이번에 발견된 시신들은 물기가 약간 많을 뿐, 피부도 그렇게 불지 않았다고 했어. 아무리 봐도 하루에서 이틀 밖에 지나지 않은 상태 같아 보인다는 거야.”


카스카가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말을 이어갔다. 그레이지 본은 그런 동기를 보며 동기가 이야기 만드는 직업을 선택했다면 어땠을 까라는 생각을 했다. 종종 하는 생각이었다.


“근데, 더 이상한 건 뭔 줄 알아?”


“뭐가 더 이상한데?”


제레네가 말했다. 방금 전 까지 피곤해서 울상인 표정을 짓던 사람이 맞을 까 싶을 정도로 그는 이제 멀쩡한 얼굴로 카스카의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더 이상한 점은 그 시신들이 암만 봐도 익사해서 죽은 거 같아 보이지 않았다는 거지. 그 전에 보아왔던 시신들은 워낙 부패가 심하게 되어 있는 상태라서 뭘 어떻게 보기도 힘든 상태였는데, 이번 시신들은 죽은 지 하루 이틀 지난 걸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잖아? 그래서 더 자세히 살펴 볼 수 있었대. 그런데 자세히 보니까 물에 빠져 죽은 건 아닌 거 같았다는 거지.”


“그럼 누가 죽여서 하수도에 유기라도 했다는 거야?”


그레이지 본이 다시 책을 펼치며 물어보자 카스카가 책상을 가볍게 치며 말했다.


“그래, 그 사람도 그럴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 했어. 아까 내가 빼먹은 게 있었는데, 그 시신들 특징이 죽은 지는 얼마 되지 않아 보이는 데 얼굴 손상이 좀 있었다고 했어. 팔이나 다리에 멍도 들어 보이는 거 같았다고 했고. 생각해봐. 물에 빠져 죽을 때 어디에 부딪힌 것도 아닐 텐데, 왜 그런 상태로 발견 되었겠어? 뭔가 꺼림칙한 게 있을 수 있다는 거지.”


“그래서 경찰에 연락은 했대? 매번 할 거 같긴 하지만.”


제레네가 말했다.


“그 사람 평소 하는 말 보면, 본인은 관리과에 그걸 발견했다고만 말하지, 그 이상 뭘 할 권한은 없다고 하더라. 그래서 보통 보고만 하고 끝냈는데, 이번엔 좀 말을 해야겠더래. 아무리 봐도 이건 단순 익사 사고로 처리 할 게 아닌 거 같다고. 뒤가 매우 구린 사건 같다고 했어. 특히 말이야, 어제 일어났던 시위하고···”


카스카가 말을 이어가려 할 때, 수업을 알리는 알람이 요란하게 울렸다. 카스카는 뭔가 말을 더하고 싶어하는 듯 했지만 아쉬운 듯이 전리품을 집어넣고 책을 다시 폈다. 알람이 울림과 동시에 교실 문이 열리며 누군가 들어왔기 때문이다. 그가 들어옴과 동시에 교실에 앉아 있던 젊은 군인들은 모두 일어나 ‘교수사관’을 향해 경례를 했다.


“제국과 황실에 무한한 영광이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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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제국의 멸망 - 제 4장 제나 스완슨 - 2화 18.03.29 113 1 15쪽
22 제국의 멸망 - 제 4장 제나 스완슨 - 1화 18.03.22 156 1 13쪽
21 제국의 멸망 : 제 3장 첫번째 시위 - 8화 18.03.08 179 0 15쪽
20 제국의 멸망 : 제 3장 첫번째 시위 - 7화 18.03.03 142 0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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