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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 님의 서재입니다.

망자여, 왕이 되어라!

웹소설 > 일반연재 > 대체역사, 전쟁·밀리터리

완결

bok2705
작품등록일 :
2019.04.01 11:28
최근연재일 :
2021.01.04 19:00
연재수 :
21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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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0,860
추천수 :
13,729
글자수 :
1,133,243

작성
19.06.28 18:00
조회
5,701
추천
100
글자
11쪽

38화: 공격은 최선의 방어 (7)

*본작은 역사적 고증보다는 상상의 비중이 더 큰 작품입니다.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 이미 지난 시대를 배경으로 나올 수 있는 수많은 픽션 중 하나라고 생각해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DUMMY

<망자여, 왕이 되어라!>

38화: 공격은 최선의 방어 (7)


‘칠곡 마적단 토벌 작전’은 대성이 그간 치러왔던 여러 전투와 비슷한 양상으로 전개되었다.


매번 거창한 칭호만 내세우기 바빴던 마적단의 위상은 늘 그렇듯 사상누각처럼 눈 깜짝할 사이에 무너져내렸다.


그마저도 내부 총질로 무너지는 추태를 보여줌으로써 전투와 관련된 모든 이들의 웃음거리로 전락하였다.


[자, 잠깐만!!! 저기, 아니, 형님! 콜록콜록!]


“얼씨구? 이것 좀 보게? 벌레 보듯이 할 때는 언제고, 이젠 무릎까지 꿇으시나?”


[죄, 죗값은 모두 치르겠습니다···! 그러니 제발, 제발 목숨만은 살려주십시오···! 부, 부탁-]


“너무 늦었소이다!”


[으아악!]


민위군 내전의 서막을 열었던 칠곡 마적단은 천자를 자칭했던 아편 중독자 포함, 전원 지옥에 떨어짐으로써 죗값을 치르게 되었고,


지옥과도 같은 마적단 점령지에서 고통받던 조선인들은 해방의 기쁨을 맛보게 되었다.


“주민들 상태는 어떻습니까?”


“제대로 먹지 못한 점 빼고는 별다른 이상 없습니다. 마적들이 이쪽으로 내려오지 않아 다행이에요.”


대성은 사람들의 상태를 확인한 다음에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구출된 조선인 중, 눈먼 총알에 유명을 달리했거나, 크게 다친 이는 없었다. 더불어 전투 내내 우려했던 병력 손실도 발생하지 않았다.


겉으로 드러난 모습만 보면 이전에 치렀던 전투들과 같이 좋은 결과로 마무리된 셈이었다.


물론 이전 사례와 비교하여 차이점이 아예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첫째로, 칠곡 마적단 토벌은 눈앞에 닥친 마적단의 공격을 막기 위해 싸웠던 지난 전투들과 달리, ‘잠재적인 위협 차단’에 목적을 두고 실행된 군사 작전이었다.


쉽게 말해 선제공격을 가한 것이었다. 이는 여태까지 상대해왔던 마적단의 전력 분석을 토대로 내린 결정이었다.


즉, 대성이나, 그와 의견을 공유한 백산 마을 지도부나 첫 선제공격이 실패로 끝날 것 같다고 예측하지 않았었다.


그러나 나머지 하나는 대성이 예상하지 못한 요소였다.


바로 ‘천운’이었다.


대성은 파견대를 이끌고 오는 만식에게 곧바로 다가가 말을 건넸다.


“오셨군요.”


“오는 길에 들었다. 이번에는 약간의 ‘운’도 따라준 것 같더구나.”


“천운이 따랐죠. 아저씨, 지금부터 제 말 잘 들으세요.”


“전부터 항상 잘 들어왔지 않느냐. 어서 말해보려무나.”


“마을에 들어가는 즉시, 입구 근처에 있는 주민들부터 제압하셔야 합니다.”


“뭐라고?”


“필요하다면 사살해도 상관없습니다.”


대성이 말했다. 그러자 만식을 포함한 파견대 전원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주민들을 제압, 아니, 사살해도 상관없다니 대체 무슨 말을 하는 게냐?”


“말 그대로입니다. 곧바로 제압하셔야 해요.”


“내 들어보니 저들은 마적단이 목책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게끔 문을 걸어 잠갔다고 하던데.”


“맞습니다.”


“그럼 우리를 도와주었다는 말 아니냐?”


“우릴 도와주려 한 행동이 아닙니다.”


대성은 만식과 파견대, 그리고 작전에 참가한 분대원들에게 천운의 진실을 알려주었다.


하늘이 내려준 타이밍은 사실 중국인 주민들의 착각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다 죽어가는 칠곡 마적단의 숨통을 끊어버린 것과 다름없었던, 중국인 주민들의 퇴로 차단 행위는 마적단의 수탈이나 탄압에 대한 보복 차원으로 이루어진 게 아니었다.


이는 그들이 오매불망 기다리던 옛 주인, ‘조선인 출신 민위군 총대장’을 위해서 감행한 군사적 행동이었다.


칠곡 마적단이 교전 능력을 상실하기 무섭게 마을 입구를 열어 재낀 것도 조선인 주군에 대한 신뢰와 충성심에서 우러나온 결단이었다.


물론 중국인 주민들도 미처 예측하지 못한 게 있었다.


능숙하게 전투를 치르는 조선인들의 정체였다.


마적을 두려워하지 않고 사격 솜씨가 뛰어나다고 해서 꼭 같은 마적일 필요는 없었다.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총대장님! 더 강력한 군세로 돌아오셨-]


-퍼어억!-


[으악!]


“전원 포박하고 거점 확보해! 무장인원 남아있는지 확인하고!”


여러 정보를 알려주는 대가로 면죄부를 받기를 원했던 마적단원에 의하면 조선인 총대장은 자신의 근거지를 만들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던 모양이었다.


그러한 노력의 결과물이 바로 칠곡 마적단이 점령한 마을과 그 밑에서 일하던 일부 중국인 개척민들이었다.


물론 그들도 순수한 의미의 개척민은 아니었다.


몸집 좋은 말을 앞세워 전차부대처럼 마을에 들이닥친 파견대는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중국인 주민들을 눈 깜짝할 사이에 제압했다.


[왜··· 왜들 이러시오···! 뭐, 뭔가 오해가 있는 모양인데]


“가만히 있어! 어서 무릎 꿇어!”


그리고는 땅바닥에 쓰러진 주민들의 팔을 곧장 포승줄로 묶어버린 뒤, 상의를 거칠게 벗겼다.


[아니, 이··· 무슨! 총대장, 총대장님을 만나야겠소! 좀 전에 분명히 본 것 같은데.]


“움직이지 마!”


[어, 어디 계시는 거요? 읍!]


“성씨 형님! 여기 보십시오! 태준이 말대로 등에 뱀 그림이 그려져 있습니다!”


중국인들을 포박하는 데 성공한 파견대원들이 소리쳤다.


등에 저마다 뱀 문신을 새긴 개척민들은 신해혁명으로 시작된 혼란기에 중원 어딘가에서 마적 노릇을 했던 자들이었다.


그러다 결국 역사에 이름을 남기는 데 실패하고 도망치다시피 만주로 건너온 것이었다.


이러한 사연을 지닌 실패자들에게 조선인 총대장은 한때나마 누렸던 영광을 재현시켜줄 절호의 기회였다.


장기 집권의 초석을 다져줄 기반이 필요했던 조선인 총대장 역시 이들을 독자세력 형성의 기회로 삼았다.


그렇게 킹메이커 임무를 부여받은 과거의 마적들은 조선인 총대장의 친위 부대 결성을 위해 총기와 탄약 공급로를 개척하고 비자금 조성을 위해 비밀스러운 사업을 벌였다.


대성과 만식은 이들이 지금껏 쌓아온 사업의 결과물을 보며 경악을 금치 못했다.


“태준아.”


“예.”


“백준홍인가 그 총대장 자식··· 혹시 마적들이 그놈 행방은 알고 있더냐?”


“알지 못한다고 했습니다. 만약 권좌에 쫓겨날 때 목숨을 부지했다면 분명 여기로 왔을 겁니다.”


“혹은 오려고 준비할지도 모르지.”


“여태껏 살아있다면 무조건 오려고 하겠죠. 한 번에 재기할 수 있는 돈줄인데.”


“창성이가 예전에 시장 곳곳에 출처를 모르는 아편이 돌아다닌다고 말했었는데, 여기가 근원지였던 모양이구나.”


만식이 퀴퀴한 냄새를 풍기는 창고 안에 쌓인 아편 더미를 보며 눈살을 찌푸렸다.


포박된 옛 마적들의 각종 자백과 증언으로 추론해보았을 때, 조선인 총대장은 나름대로 치밀하고 계획적인 인물이었다.


식민지로 전락한 작은 반도에서 건너온 ‘이방인’이라는 결함을 안고 있던 총대장은 비밀 사업으로 막대한 부를 이룸으로써 문제를 해결하려 했다.


그는 아편 장사에서 나오는 수익으로 군자금을 마련했고, 자신의 권력을 지켜줄 조선인 친위대와 요새를 마련했다.


그리고 남은 돈으로 자신의 협력자들을 단순한 협력자에서 나라와 민족을 뛰어넘는 충성스러운 하인으로 만들었다.


[한심한 놈들, 너희 지금 실수하는 거야··· 총대장님은 죽지 않으셨다. 반드시 돌아오실 거야.]


칠곡 마적단 두령과 수뇌부를 아편 중독자로 만든 범인 역시 조선인 총대장을 따르던 개척민들이었다.


조선인 총대장이 저지를 실수를 굳이 꼽자면 비밀스럽게 건설하던 친위대의 존재를 스스로 공개한 것뿐이었다.


“태준아. 어쩔 셈이냐.”


“달리 생각할 필요 있겠습니까? 모조리 폐기해야죠. 숲에 꼭꼭 숨겨둔 밭까지 전부다.”


대성이 말했다. 만식도 그의 대답이 만족스러웠는지 고개를 곧장 끄덕였다.


“나도 같은 생각이었다. 이런 해악을 만드는데 우리 동포를 동원하다니, 나라 팔아먹은 놈들과 다를 바가 없구나.”


대성은 파견대원들과 함께 창고에 보관되어있던 아편을 남김없이 전부 꺼내어 미리 파놓은 구덩이에 집어 던졌다.


누군가의 인생을 나락으로 떨어트리는 장사로 남부럽지 않은 부를 쌓았던 중국인 부역자들은 이를 보며 크게 반발했다.


[버러지 같은 조선놈들아!!! 너희 지금 정신이 있는 거야 없는 거야!]


[아주 멀쩡해.]


대성은 눈 하나 깜빡이지 않았다.


[야 이 무식한 조선놈아! 그게 뭐하는 물건이지는 알고 그러는 거야? 어!]


[아주 잘 알지.]


대성이 말했다.


[너희 나라와 국민을 지옥의 구렁텅이로 몰아넣은 물건 아니냐?]


대성은 말을 마치기 무섭게 온 세상이 떠나가라 소리를 지르는 중국인 부역자의 멱살을 붙잡고 구덩이 앞으로 끌고 갔다.


[인생에 하등 도움되지 않는 물건임을 생생하게 느꼈을 놈이 없애지는 못할망정, 다른 데에 팔아먹고 있어?]


[빌어먹을 공자 선생 납셨네! 어느 마적단에서 왔는지는 모르겠지만, 너 지금 단단히 실수하는 거야.]


[난 마적이 아니야. 몸에 뱀을 품고 사는 네놈이 마적이지.]


[아니긴 개뿔! 총대장님이 같은 조선놈이라고 봐줄 것 같아?]


[봐주든 말든 상관 안 해.]


대성의 대답에 부역자는 코웃음을 쳤다.


그는 그동안 아편 생산을 포함한 각종 착취에 시달려왔던 일반 중국인 주민과 만주족, 조선인을 앞에 두고도 고개를 숙이지 않았다.


[어디 한 번 두고 봐! 네놈들이 대가를 치를 날이 반드시 올 거야!]


[시끄럽고. 마지막 가는 길인데, 잘못이나 한번 빌고 가라.]


[하하하! 헛소리 지껄이지 마. 마지막 가는 길은 무슨! 패잔병 하나 직접 처리하지 못하는 주제에.]


[······]


[너희 조선놈들이 다 그렇지 뭐. 소국에 사는 것들답게 간은 콩알만 하잖아. 안 그래?]


부역자는 대성이 칠곡 마적단원을 직접 처치하지 않은 점을 들먹이며 마지막 순간까지 조롱을 일삼았다.


그러나 부역자는 이번에도 변수를 예측하지 못했다.


비록 외양은 마음이 여릴지도 모르는 앳된 청년일지언정, 그 몸 안에는 산전수전 다 겪은 특수부대 예비역이 들어있었다.


대성은 자신의 손을 더럽히는 한이 있더라도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 이를 기꺼이 행하는 훈련을 받은 사람이었다.


중국인 부역자가 목격한 대성의 패잔병 처리 방식은 극히 예외적인 경우였다.


[어디 한번 하고 싶은 대로 해봐! 하지만 생각 잘하는 게 좋을 거야. 어리석은 결정이 네놈 명줄을-]


-퍼억!-


[아악!]


대성은 일말의 망설임 없이 중국인 부역자를 아편이 한가득 쌓인 구덩이로 밀어 넣었다. 다른 부역자들 역시 대성의 지시에 따라 구덩이로 밀어 넣어졌다.


“다른 분들은 처리 작업을 마저 하도록 하세요. 마무리는 제가 하겠습니다.”


대성은 파견대원들이 마을로 돌아가는 걸 확인하자마자 권총을 꺼내 들었다.


그리고 아편 더미 위에 쓰러진 부역자들을 향해 차례로 방아쇠를 당겼다.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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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연재시간은 미정입니다. +1 19.04.03 10,649 0 -
210 후기 +24 21.01.04 1,553 46 2쪽
209 208화: 에필로그 - 그리고 지금 (완결) +2 21.01.04 1,812 43 12쪽
208 207화: 해방 (2) +5 21.01.01 1,924 53 13쪽
207 206화: 해방 (1) +3 20.12.31 1,540 50 12쪽
206 205화: 결전 (4) +3 20.12.30 1,465 42 12쪽
205 204화: 결전 (3) +1 20.12.29 1,398 38 12쪽
204 203화: 결전 (2) +1 20.12.25 1,557 4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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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 201화: 최후통첩 (4) +4 20.12.23 1,575 36 12쪽
201 200화: 최후통첩 (3) +3 20.12.18 1,658 39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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