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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 님의 서재입니다.

망자여, 왕이 되어라!

웹소설 > 일반연재 > 대체역사, 전쟁·밀리터리

완결

bok2705
작품등록일 :
2019.04.01 11:28
최근연재일 :
2021.01.04 19:00
연재수 :
210 회
조회수 :
821,454
추천수 :
13,730
글자수 :
1,133,243

작성
19.04.19 08:00
조회
7,502
추천
99
글자
11쪽

15화: 구출작전 (1)

*본작은 역사적 고증보다는 상상의 비중이 더 큰 작품입니다.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 이미 지난 시대를 배경으로 나올 수 있는 수많은 픽션 중 하나라고 생각해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DUMMY

<망자여, 왕이 되어라!>

15화: 구출작전 (1)


“혼자 갔다가 무슨 변을 당하시려고. 같이 가.”


대성은 성길과 함께 말에 올라탔다.


“아저씨는 철인이와 같이 누가 오나 안 오나 계속 봐주세요.”


“알았다. 조심하거라.”


“무장한 인원이 보인다 싶으면 바로 쏘셔야 해요.”


대성과 성길은 곧장 남자에게 달려갔다. 남자는 더 이상 버틸 수 없었는지, 그들이 오는 걸 보자마자 땅에 주저앉아버렸다.


“심각한 상처가 없어야 할 텐데.”


“여기서 처치하지 말고 마을로 바로 데려가. 뒤따라갈게.”


성길이 남자를 부축해서 말에 태우는 사이, 대성은 장전한 총을 들고 주변을 살폈다. 당장 수상한 움직임은 찾을 수 없었다.


그러나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어렴풋이 알 수 있었다.


‘연기? 설마···’


대성은 마을로 돌아오자마자 남자를 찾았다. 남자는 살갗 여기저기가 그을린 상태로 고통을 호소하고 있었다.


“성길이 형, 어때? 심각해?”


“아주 심각하진 않아. 피부 자체가 녹아내리거나 하진 않았어. 아마 불에 덴 부분만 벗겨지는 선에서 끝날 거야.”


“의식은? 대화를 나눌 수 있을까?”


“으··· 말씀하시오···”


남자가 인상을 찌푸리며 말했다.


“낙민 마을이 있는 쪽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던데, 혹시 거기서 오신 겁니까?”


“그, 그렇소···”


“어떻게 된 겁니까?”


“마적이··· 으윽···! 마적이 들이닥쳤소···”


‘마적’이라는 말에 남자 주변으로 몰려들었던 주민들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놀라움은 곧 충격이 되고, 두려움으로 변해갔다.


“마적이 공격했다고요?”


“그렇소··· 놈들은 아침에, 아니, 수탉이 울기 직전에··· 마을을 덮쳤소.”


“동틀 무렵에 쳐들어왔단 말입니까?”


남자가 힘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놈들은 밥을 짓던 여인들을 밖으로 끌어내고 집에 불을 질렀소.”


“······”


“우리는 속수무책으로 당했소. 애당초 대응할 수단도 없었지만···”


“그럼··· 당신만 살아남은 겁니까?”


주민들은 긴장된 시선으로 남자를 바라보았다. 한동안 잊고 살았던 공포와 두려움이 다시 나타나려 하고 있었다.


“······”


“나머지는 전부 죽은 겁니까···?”


“전부 죽진 않았을 거요··· 잿더미에 숨어 있을 때 언뜻 들었다오···”


“들었다고요?”


“총소리 말이오··· 총소리가 몇 번 들렸지만, 마을 사람 수만큼은 아니었소. 그리고 놈들이 떠나고 난 뒤에도 살려달라는 소리가 계속 들렸소···”


남자는 북받치는 감정을 주체 못 했는지 말끝을 흐렸다. 주민들도 안타까워했다.


“그때··· 당신이 생각났소··· 같이 힘을 합치자는 말··· 그래서 찾아온 것이오··· 도와주시오. 아, 아직 죽이지 않았을지도 모르오···!”


남자가 눈물을 글썽이며 말했다. 그는 곧 백산 마을 주민들을 바라보았다. 절박함, 한 명이라도 살려야 한다는 절박함이 느껴졌다.


그러나 마을 주민 중 선뜻 나서는 이는 없었다. 마적의 실체를 직접 보지 못한 이들에게 마적은 여전히 ‘마적’이었다.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었다.


대성은 철인을 불렀다.


“철인아.”


“말만 혀.”


“일단 신한마을에 신호 좀 보내줘.”


“모스 부호로?”


“어.”


***


“낙민 마을이 마적에게 공격받아서 잿더미가 되었다고? 정말이냐?”


“사실입니다. 생존자가 말하길, 동틀 무렵에 습격을 받았다고 하더군요.”


상기는 심각한 얼굴로 생존자의 몸 여기저기에 붙은 거즈를 살폈다.


“마을 자체를 잿더미로 만드는 경우는 별로 없는데···”


“드문 일인가요?”


대성이 물었다.


“다 태워버리면 뜯어먹을 게 없잖아. 도둑놈이 자기가 털어먹은 집 태우는 걸 봤는가?”


“못 봤죠. 나중에 또 털 수도 있으니까.”


“내 말이 그 말이야. 보복하려는 게 아닌 이상, 마을 자체를 파괴하진 않는다고. 더군다나 낙민 마을은 마적과 사이가 나쁘지도 않았어.”


“네? 사이가 나쁘지 않았다고요···?”


“그 촌장네 가족이 외지에 나올 때마다 민위군(民爲軍) 놈들에게 술과 돈을 갖다 바쳤거든.”


“그렇다면··· 이 마을을 공격할 필요가 없었겠군요.”


“맞아. 물론 낙민 마을 사람이 마적을 공격하거나 죽이면 얘기가 달라지겠지만··· 그럴 가능성은 없다고 봐야지.”


대성은 저번에 있었던 일을 떠올렸다. 버선발로 달려 나와 온갖 아부를 늘어놓으며 술을 진상하던 촌장의 모습··· 아무리 봐도 마적이 그들에게 원한을 품을 것 같지는 않았다.


“그럼 이제 어떡할 건가? 아무래도 당분간 전시 상태로 지내야 할 것 같은데.”


“안 그래도 말하려던 참이었습니다.”


“말해보게.”


“만식이 아저씨와 함께 마을 방어 지휘를 맡아주십시오.”


“지휘를 맡아 달라고? 자네는 어쩌고?”


“저는 낙민 마을 사람들을 구출하러 가겠습니다.”


“뭐, 뭐라고?”


상기와 신한 마을 사람들은 큰 충격을 받은 듯, 잠시 벙쪄있었다.


곧 정신을 차린 상기가 당황한 목소리로 되물었다.


“구출하러 간다니 대체 그게 무슨 말인가?”


“마적에게 끌려간 주민들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당일 아침에 습격했고, 인질들도 있으니 지금 추적하면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을 것입니다.”


“상당히 위험한 발상 같은데··· 아무 정보도 없지 않은가. 어디로 갔는지, 상대가 몇 명인지, 그리고 누군지. 너무 위험해.”


“압니다.”


대성이 말했다.


“하지만 이대로 조선사람이 죽게 놔둘 순 없습니다. 한 명이라도 헛되이 보내서는 안 돼요.”


“이해가 가지 않는 건 아니다만··· 그러다 자네가 잘못되면 어쩌려고 그러나. 전력 공백은 또 어쩌고.”


“그래서 촌장님께 부탁하는 겁니다. 촌장님과 만식이 아저씨 모두 실전 경험이 있으시니까요.”


“자네는 참... 특이한 사람이야··· 어쨌든 알았네. 혹시 가망이 없다 싶으면 망설이지 말고 바로 돌아오게.”


“알겠습니다. 촌장님만 믿겠습니다.”


대성은 상기에게 허리를 숙였다.


“가는 사람은 몇 명인가?”


“저, 철인이, 고담이, 인영이 이렇게 넷입니다. 제 교육을 가장 잘 받은 정예 요원들이죠.”


“너무 적지 않나? 우리 쪽 사람을 붙여줄 수도 있는데.”


“아닙니다. 일단 마을을 안전하게 지키는 게 우선이니까요. 그래도 마음은 감사하게 받겠습니다.”


“아니야··· 마음만 줄 수는 없지. 어디 보자··· 그래, 맞아! 이걸 챙겨가게.”


상기는 등에 메고 있던 총을 대성에게 건넸다.


“소싯적에 거금을 들여 마련한 놈인데, 아무래도 나보단 자네한테 필요한 물건인 것 같아. 이걸 쓰도록 하게.”


“이··· 이건···”


총을 받은 대성은 순간 자신의 ‘소싯적’으로 돌아간 기분이 들었다. 비록 현대의 것과는 비교하기 힘든 수준의 원시적인 조준경이었지만, 지금으로선 천군만마나 다름없었다.


“그 정도면 멀리서도 적을 요절낼 수 있을 거야. 대충 망원경으로 조준한다고 생각하면 될 걸세.”


“저, 정말 감사합니다, 촌장님. 값은 반드시 치르도록 하겠습니다.”


“자네가 무사히 돌아오는 게 값 치르는 거야. 몸조심하게.”


***


대성은 친구들과 함께 만반의 준비를 하고 말에 올라탔다. 마을 주민들은 입구까지 나와서 그들을 배웅해주었다.


“아저씨, 잘 지켜주세요.”


“신한 마을 사람들도 있으니 너무 걱정하지 마라. 도리어 마적 놈들이 더 당황할 테야. 그보다는···”


“그보다는 마적이 나타나지 않는 게 낫겠죠. 다치지 않고 돌아오겠습니다.”


“조심히 다녀오너라.”


“어머니와 분이, 하영이, 하준이 남매도 잘 챙겨주십시오. 성길이 형도요.”


“알았다. 책임질 사람도 많으면서 위험한 행동은 서슴없이 하는구나.”


“죄송합니다. 그럼··· 가보겠습니다.”


대성은 인연이 닿은 사람들과 인사를 나눈 뒤 길을 나섰다.


그때였다.


“기··· 기다려요!!!”


낙민 마을 쪽으로 말을 몰던 대성 일행은 서투른 한국말을 듣고 일제히 뒤를 돌아보았다. 그리고는 곧바로 말을 멈춰 세웠다.


잠시 후, 대성이 말했다.


“하영아, 너는 왜 따라왔어? 어서 마을로 돌아가.”


“총은 내, 아니, 제가 가장 잘 쏘잖아요.”


“뭐?”


“교육받은 사람 중에서 제일 잘 쐈잖아요. 나도 가겠어요.”


일행은 황당한 표정으로 만주족 소녀를 쳐다보았다.


“야가 세상 무서운 줄도 모르고 시방 뭐라는 거여. 얼른 돌아가. 애가 낄 자리 아녀.”


“나 애 아니에요. 세상 무서운 거 잘 알아요. 태준 오빠, 분이 언니하고 몇 살 차이도 안 나고요.”


“태준이보다 어리면 애지, 어른이냐? 그리고 하준이는 우짜라고? 네가 지켜줘야 할 거 아녀. 싸게싸게 돌아가라잉.”


철인은 어서 돌아가라는 듯이 손짓을 했다. 그러나 하영은 뜻을 굽히지 않았다.


“하준이 지키려고 온 거에요. 마적이 쳐들어오지 못하게. 마적은 분명 우리 마을도 쳐들어올 거에요. 우리를 시장에 팔아넘기려고요.”


“잠깐만, 하영아. 방금 뭐라고 했어? 시장에 팔아넘긴다고?”


대성의 물음에 그녀가 고개를 끄덕였다.


“마적들이 사람들을 사고파는 시장이 있어요. 나랑 하준이도 거기서 팔렸어요. 오빠가 죽인 놈한테.”


“그럼 혹시 거기 어디 있었는지 기억하니? 길이라든가.”


“전부 기억은 안 나요. 대신 어떤 마을을 지났던 건 기억나요.”


“마을?”


“그때는 조선말 몰라서 이름 못 들었어요. 대신 거기 살던 사람이 오빠가 죽인 놈한테 술 주는 걸 봤어요. 많이 줬어요.”


어차피 이름을 알아낼 필요도 없었다. 어딘지 이미 다 알고 있었으니까. 대성은 다시 말머리를 돌렸다.


“가자.”


“따라가도 되죠?”


“하준이도 알아?”


“출발하기 전에 말했어요.”


“휴··· 대신 우리 옆에 꼭 붙어있어. 위험한 행동 절대 하지 말고.”


“알았어요.”


새로운 멤버를 들인 대성 일행은 낙민 마을을 향해 전속력으로 달렸다.


그렇게 쉬지 않고 달린 덕분에 금방 도착할 수 있었다.


그리고 모두 할 말을 잃어버렸다.


참혹한 광경이었다.


“우욱!”


고담은 마을 입구에 다다르기 무섭게 구역질을 했다.


마을 입구에는 불에 그을린 대들보들이 십자가처럼 세워져 있었다.


그리고 실제 영화에서처럼 싸늘한 주검이 된 마을 주민들을 매달고 있었다.


차라리 싸늘하기만 하면 다행이었다.


“저··· 저런 쳐 죽일 것들을 봤나··· 어떻게 사람의 탈을 쓰고 저런 짓을··· 하영아, 넌 보지 마라.”


철인은 처참한 주검의 모습에 경악한 하영의 눈을 가려주었다.


대들보에 매달린 시신 대부분은 반쯤 숯덩이가 되어 있었다. 안면이 일그러지고 팔다리가 꼬인 거로 보아 죽은 다음에 태워진 것도 아닌 모양이었다.


‘미친놈들···’


대성은 잔뜩 인상을 찌푸린 채 시신을 둘러보았다.


그때였다.




잘 부탁드립니다.


작가의말

수정사항: 

1. 전날 -> ‘저번’으로 수정했습니다. 시간이 흘렀는데 하루 차이로 서술해버리고 말았네요. 

2. 소제목 수정했습니다. 


오늘은 가급적 연참을 해볼 생각입니다. 노력해보겠습니다. 

-이번 주말에 연참을 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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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9 208화: 에필로그 - 그리고 지금 (완결) +2 21.01.04 1,822 4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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