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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센트 님의 서재입니다.

내 일상


[내 일상] 혹시 작가새기 빤스런



..한 거 아닐까 걱정하시는 독자분들이 있을지도 몰라 글을 남긴다.




지난 일주일 사이 3편 분량 초고를 썼고, 완결까지의 줄거리를 완성했다.


뼈대만 짜여 있으면 글쓰기는 부수적인 문제라는 걸 왜 몰랐을까.


진작에 세워놓을걸.




77편까지는 제대로 된 뼈대도 없이 소재 하나, 주제 하나씩만 가지고 키보드를 두들겼었다.


캐릭터 설정도 없었다.


쓰다 보니 주연급 캐릭터가 나왔고, 우연히 나온 캐릭터들이 사건을 끌어가기 시작했다.


신기한 경험이었다.


이렇게 글을 쓰기도 하는구나, 이렇게 써 지기도 하는구나 싶었다.





표지가 나왔다.


내 월급 10분의 1을 일일 조회 수 130 비인기 소설에 써도 되는가를 고민했다.


이게 무슨 오버질인지.


하지만 슈퍼에서 맥주 100리터를 덜 사면 된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편해졌다. 


다들 그렇게 지름신이 오는 건가 보다.




표지로 본 세나와 휘비는 반가웠다.


(뜬금없는 고백질을 하자면, 글 쓰는 중간에 소설 제목을 ‘세나와 휘비’로 바꿀까 고민했을 정도였다.)


경철이 생각보다 너무 잘 생겨서 수정 요청을 넣어는 놨는데 얼마나 바뀔지는 모르겠다.

그림 작가들은 못생긴 캐릭터는 잘 못 그리나보다.


애초 고작 몇십만 원으로 사람의 노동력을 산 거라...세세하고 시시콜콜하게 요청하기도 불편하다.







매일 오르내리는 선작 숫자에 신경 쓰였고 실시간으로 변하는 조회 수를 바라봤다.


일하는 도중에. 운전하는 도중에,


이게 뭐 하는 병신 짓인가 싶었고 언제까지 이래야 하는지 싶었다.



휴재를 결정하니 마음이 편해졌다.


그냥 조회수와 선작이 줄겠지.


이 글이 유료화될 가능성이 0.001 퍼센트 확률에서 0.0001 퍼센트로 바뀌는 거뿐이지.


미련을 놓으니 편해졌고,


그런데도 글쓰기가 더 잘되지는 않았다.






휴재 전에 어느 작가의 연중된 글을 봤다.


연재 중에는 독자가 갑이지만, 연중 후에는 독자가 을이 되는 그 일그러진 역전 느낌.




세계를 따라가던 독자들은 어느 순간 멈춰버리고,


그래서 그 세계의 끝을 보여달라 말하지만,


고작 얼마 전까지도 ‘몸이 낫고서 한 달 후에 돌아오겠다’  ‘심신을 추스르고 두 달 후에 돌아오겠다’ 말 한 작가는 1년이 지나도록 코멘트 하나 없고,


애처로이 멈춘 세계를 들락이는 독자들의 댓글은 쓸쓸히 방치되어 있었다.




내가 그 독자가 아닌데도 열 받는다.



씨발, 말을 했으면 좀 지켜야 할 거 아냐?


못 지킬 말이었으면 하지 말아야 할 거 아냐?


말을 못 지키게 됐으면 미안하다고 한 줄 남겨야할 거 아냐?





독자에 대한 예의 이전에 스스로에 대한 예의다.


... 라고 비분강개해 글을 쓰지만,


뭐, 그래.


사실 그게 쉬운 일은 아니지.


나도 써보니까 알겠더라고.





여튼,

이번 주말은 책상 앞에만 앉아있을 예정이다.



글쓰기는 참 좋은 취미다.


돈이 안 들어서.





글쓰기는 참 나쁜 취미다.


몸이 안 들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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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 제목 작성일
» 내 일상 | 혹시 작가새기 빤스런 *1 20-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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