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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의 유토피아, 글세상 문피아

서 쪽의 다스다라, 서 쪽의 부세파라

 그렇다면 누가 서 쪽이고, 누가 동 쪽인가?

부세파라와 다스다라는 분명 동 서로 붙어있는 나라지만 서로를 서 쪽 나라라고 칭한다. 우리 입장에서는 둘 다 남쪽나라긴 하지만 종종 이 문제는 길드 연합(The guild union)에게 큰 손해를 안겨주곤 한다. 두 나라 모두 이 문제에 매우 민감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둘 다 ‘남쪽의~’라는 표현을 쓰면 되지 않겠느냐는 의견이 종종 길드 학생들로부터 들려온다. 하지만 방위체계로 따졌을때 다스다라의 경우 우리를 남쪽나라, 자신들(다스다라)을 북쪽나라라 표현하기 때문에 이 또한 골치다.

 웃긴 것은 부세파라 이전, 즉 라스발바르 국의 라스발바르 왕가가 통치하던 초기에는 분명 그들도 다스다라와 같은 동 다스다라, 서 라스발바르(부세파라)의 방식을 따르고 있었다는 것이다. 물론 이런 기록은 우리 길드 연합 땅의 던젼이나 무덤 속에 묻힌 기록들을 토대로 결론을 내린 것인데, 왜냐하면 그 기록들이 작성될 때는 이 땅이 라스발바르 왕가에 의해 이제 막 개척되고 있었을 즈음이었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부세파라가 이런 사실(라스발바르가 다스다라의 방위체계를 따랐다는 것)을 제대로 되면 그들의 신학계(부세파라의 종교적 학교)가 발칵 뒤집어질 것이 뻔하다. 어차피 안믿거나 부인할 거니까 이렇게 떠들고 있지만.

 그 뿐만 아니라, 세계 여러 곳의 지명을 따져 보아도 ‘서 쪽의 부세파라’ 설이 좀 더 옳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게 된다. 예를 들어 길드 연합에서 염호(호수인데 물이 짜다)를 항해해 조금만 동쪽으로 가면 아투마이 반도가 있는데, 우리도 그렇고 그들도 아투마이 서 쪽 바다를 ‘동부 아투마이 만’이라 칭한다. 이건 켈반 반도 사람들도 그렇게 부르고 아투마이 반도 동쪽의 해적들도 그렇게 부른다. 이 밖에도 방위 호칭이 영 이상한 곳은 부세파라를 제외한 여러곳에서 나타난다.

 그렇다고 이것이 완벽하게 옳다는 것은 아니다. ‘동부 5왕국’은 말 그대로 대륙의 동쪽 끝에 있다. 그들 왕국의 형성 시기가 최근(부세파라 성립 이후)인 것도 아니고 다스다라와 거의 비슷한 시기인 고대에 건국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렇게 보면 어찌보면 부세파라의 방위호칭이 그보다 더 오래된 것이 아니냐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추측을 지지하는 역사적 기록은 전혀 없으며(가장 오래된 기록은 다스다라의 건국 공표문이다. 즉, 그런 사실이 있더라도 기록에 남겨지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어디까지나 추측이 될 수밖에 없다. 문제는 부세파라가 그런 추측을 전폭 지지하고 있다는 것이고, 강대국 사이에 끼인 중개무역국인 길드 연합으로서는 그것에 따라야 할 뿐이다.

 그러나 어쩌면, 최근의 국제정세로 보아 서 쪽의 부세파라라는 말은 더이상 쓰지 않게 될 지도 모르겠다. 다스다라는 3국으로 분열되었으며, 동부 다스다라는 사실상 부세파라의 속국이 되었고 북부 다스다라는 내전에 휩쌓인 상태니까.

 -[다스다라의 해는 서쪽에서 뜬다] 일부

 -저자 불명, 내용상 380~800년 즈음인 것으로 추정

 -부세파라 왕궁 도서관 부속건물에서 발굴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