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無名夢 님의 서재입니다.

백가제해(百家濟海): 1. 형제의 전쟁

웹소설 > 일반연재 > 대체역사, 드라마

완결

無名夢
작품등록일 :
2017.12.01 22:32
최근연재일 :
2019.04.10 00:13
연재수 :
6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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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429
추천수 :
114
글자수 :
339,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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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2.19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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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7쪽

52. 강좌일변(江左一變) (3)

DUMMY

형주자사 심유지는 형주의 중심지인 강릉(江陵)에서 군사를 일으키면서 유송(劉宋)의 황태후, 즉 폐제 유욱(劉昱)의 아버지인 명제 유욱(劉彧)의 황후가 자신에게 내린 초(燭) 속에 ‘공(公)에게 사직(社稷)의 일을 위임한다’는 밀지가 있었다고 주장하며 소도성을 ‘토벌’함을 천명했다. 소도성은 이에 맞서 반란군 토벌을 명하면서, 심유지의 죄상을 아홉 가지나 늘어놓으며 형주의 관원과 백성들이 반란에 참여하지 말 것을 경고하는 매우 긴 격문(檄文)을 내렸다.


심유지는 손동(孫同) 등의 장수들과 군사를 나누어 장강을 따라 동쪽으로 빠르게 진격하여, 서기 477년 음력 윤달에 영주(郢州)의 관아가 있어 영성(郢城)이라고도 불리는 하구성(夏口城)을 바라보며 노산(魯山)을 점령했다. 이로써 심유지의 반란군이 수도 건강성(建康城)으로 향할 것이라는 점이 분명해졌다.


“아버님, 저는 주력군을 이끌고 곧장 하구성으로 향하겠습니다!”


소도성은 맏아들 소색(蕭賾)이 출진을 서두르자 의아해했다.


“벌써 말이냐? 반란군의 행로가 더 분명해지면 그때 출진해도 늦지 않다.”


“심유지는 하구성을 지나쳐 건강성으로 바로 진격해올 겁니다. 반란군을 하구성에 묶어두고 격멸하는 것이 빠른 시일 내에 큰 피해 없이 토벌을 끝내는 상책이옵니다!”


소도성은 잠시 고민에 잠기더니 무릎을 쳤다.


“옳다! 과연 너는 내 아들이로다, 크하하하...”


한편 노산을 새까맣게 메운 반란군 진영을 바라보는 하구성의 영주자사(郢州刺史) 류세륭(柳世隆)에게는 투항을 권하는 심유지의 서신이 전해졌다.


“흥, 항복이라니. 당연히 거절이다! 내가 하다하다 폭군의 사직을 회복하겠다는 자들에게 회유를 받다니... 사자(使者), 너를 죽이지 않는 것만 해도 큰 은혜인 줄 알거라!”


반란군의 사자는 덜덜 떨면서 근엄한 표정의 류세륭에게 절하고는 달려 나갔다. 하지만 류세륭은 사자가 나가자마자 한숨을 쉬며 고민에 빠졌다.


“저들이 전광석화로 건강성으로 진격한다면 쉽지 않은 승부가 될 터인데... 어떻게든 이곳에 묶어놓고 황도(皇都)의 주력군을 기다려야 한다. 어찌하면 좋을꼬...”


이 때 장수 한 명이 아뢰었다.


“자사 각하, 저번에 지원 물자와 재물을 가지고 온 월지향 상단의 행수 두 명이 각하를 뵙고자 하옵니다!”


“뭐? 행수? 내가 그런 오랑캐 장사치들까지 만날 만큼 시간이 많아 보이더냐? 그리고 가져온 물자와 재물은 이미 배치가 끝나 병사들이 이용토록 했는데, 할 일들이 없는가 보구나. 이제 돌아가라 하거라!”


류세륭은 얼굴을 찌푸린 채 짜증을 냈다.


“각하, 그들이 드릴 말씀은 물자가 아니라 반란군을 막을 계책에 대한 것이라 하옵니다.”


“뭐라? 영주의 장사치도 아니고 저 멀리 섬에서 온 자들이 무슨 계책이 있어서!”


“예, 각하. 그럼 뵙기 어렵다 알려주고 서둘러 돌아갈 준비를 하라 이르겠사옵니다.”


장수가 일어서서 나가려고 할 때였다. 생각에 잠겼던 류세륭이 그를 멈춰 세웠다.


“잠깐, 얘기나 들어보도록 하자. 들라 이르라!”


두 식경 후, 월지향 상단의 대행수 장새와 양무가 류세륭의 집무실로 들어왔다.


“자사 각하, 미천한 저희가 각하를 이리 뵙게 해주시다니 이 은혜 절대로 잊지 않겠사옵니다!”


두 사람은 한껏 공손하게 류세륭에게 예를 표했다.


“에... 월지향 상단에서 이리 멀리까지 두둑하게 지원을 해주셨으니 감사의 표시는 해야겠다 싶어 불렀소. 대목께 감사 인사를 전해주시오. 하지만 보다시피 나는 매우 바빠 일각(一刻) 밖에 시간이 없으니 최대한 빨리 얘기를 듣고자 하오! 심유지의 반군(返軍)을 막을 계책이 있다고 들었는데 무엇이오?”


이렇게 말하는 류세륭의 표정은 여전히 귀찮다는 듯 진지해보이지 않았다.


“저희가 가진 정보로는 반란군의 수뇌들이 이 하구성을 공격할지 그냥 놔두고 건강성으로 진격할지 논의가 분분하다고 하옵니다. 자사 각하께서는 그들이 이곳에 발이 묶여야 전황이 유리하다 생각하실 듯 하온데 어떠신지요?”


“그, 그렇기는 하지만...”


양무의 말에 류세륭의 눈빛이 ‘제법인데’라고 말하는 듯 두 사람을 똑바로 향하기 시작했다.


“반란 수괴 심유지가 공언하기를 10만 군사와 병마 2천 필이라 했는데, 그들의 사정을 미루어 뒤집어서 생각하면 기병 2천 정도가 주력일 테지요. 또 보병 10만 중에 제대로 된 병사들 수는 얼마 없고 대부분 농사를 짓다 급히 징집된 편호소민(編戶小民) 아니면 호구지책으로 할 수 없이 병사가 된 만족(蠻族)들일 것이옵니다.”


장새가 류세륭의 책상에 놓인 소도성의 격문을 바라보며 말했다. 류세륭이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뭐, 그 정도는 우리가 이미 파악하고 있는 바요.”


“오합지졸들이니 응집력이 떨어지고 사기도 낮을 겁니다. 그들을 더욱 흩트려 놓을 방책이 필요하지요!”


양무가 장새의 말을 이었지만 류세륭의 표정은 다시 의심스럽게 변했다.


“그래서 여기 있는 소도성 대장군의 격문을 사방에 뿌려 적들의 사기를 떨어뜨리고자 하지 않소? 설마 이런 대책을 말하는 것이오?”


“비슷합니다. 하지만 소 대장군의 격문은 반란군 수뇌부와 같이 고관대작을 지내던 자들에게는 효과가 있겠지만 일반 병사들을 설득하기는 힘듭니다. 일단 너무 길고요! 게다가 글을 못 읽는 자들도 태반일 것이니 입으로 전하는 노래가 훨씬 효과적일 것이옵니다.”


장새가 미소를 띠며 류세륭의 질문에 답했다.


“오... 그럴 듯 하오... 그럼 혹시 그런 노래를 지은 게 있소?”


류세륭이 관심을 보이자 양무가 그의 품에서 문서 하나를 꺼내 책상 위에 놓았다. 류세륭은 문서를 펼쳐서 적힌 노랫말을 읽어보더니 만족스러운 미소를 짓기 시작했다.


“호오... 이 정도면 짧은데도 심유지의 병사들을 흩트려놓기에 충분히 설득력 있는 내용이오. 또 반란군 수뇌 일당을 도발하여 이 성을 공격하게 해서 발을 묶어놓기에도 좋을 듯하오. 이건 누가 지은 노래요?”


“저희 상단의 월지향 대목님과 그 이하 행수들이 합심하여 만든 노래입니다. 대목님께선 매번 깊은 지혜로 책략을 내놓으시는데 저희도 항상 감탄합지요...”


“그래요? 고맙소! 멀리서 대단하십니다! 당장 격문과 함께 영주와 적진, 형주에까지 퍼뜨려야하겠소. 하하하...”


며칠 후 노산, 심유지의 군영(軍營)에서는 장수들이 모여 진격로에 대한 논박이 한창이었다. 먼저 종엄지(宗儼之)가 심유지에게 역설했다.


“자사 각하, 하구성은 영주의 중심인데도 그리 크지 않고 방어도 미약하니 금방 함락될 것이옵니다. 이 기세를 몰아 하구성부터 함락시키고 건강성으로 진격하시지요!”


장인(臧寅)이 반박했다.


“각하, 바로 그렇게 작고 방어가 미약하기 때문에 이에 미혹되어 하구성을 공격하느라 시간을 보낼 필요가 없습니다. 이번 전역(戰役)에서 승패의 관건은 속도! 하구성에 대해서는 최소한의 대비만 해 두고 하루빨리 건강성에 접근하여 승부를 보아야 소도성의 군대를 격파하고 그를 척살할 수 있을 것이옵니다!”


“하... 두 분의 말씀이 모두 옳으니...”


심유지는 턱을 괴고 고민에 빠졌다. 한참 말없이 고개를 젓던 그가 마침내 입을 열었다.


“류세륭이 투항을 거부하여 찜찜한 건 사실이오... 그래도 진격을 늦춘다면 소도성 일당의 방어 태세만 더욱 굳건하게 해줄 뿐이니... 장 장군의 의견을 따르겠소! 이틀 내로 보병 1만만 남겨두고 전군(全軍)이 출발하도록 하십시다!”


만면에 미소를 띤 장인과 굳은 표정의 종엄지를 비롯해 장수들이 심유지의 명을 받들려고 할 참이었다.


“자사 각하! 각하-!”


군량을 관리하는 부장이 헐레벌떡 군막 안으로 뛰어 들어왔다. 모든 시선이 부장에게 쏠렸다.


“무슨 일이냐?”


“도... 도망병들이 무더기로 늘어나고 있사옵니다! 군량까지 훔쳐서 달아나는 바람에 피해가 막심하옵니다!”


“뭐야-!”


심유지가 대노하여 소리쳤다.


“도망병이야 조금씩 있어왔지만 목을 베어버리라 하지 않았느냐? 도대체 왜 그렇게 늘어나는 것이야?”


종엄지가 질책했다.


“그, 그것이... 온 병사들에게 이런 노래가 퍼져서... 이건 제가 그 노래를 듣고 적은 것이온데...”


심유지는 부장이 건넨 종이를 빼앗듯 받아 펼쳤다. 종이에는 이렇게 쓰여 있었다.


‘백성농민(百姓農民) 형만유민(荊蠻流民)

건강(建康)으로 가지마라

폭군소년(爆君少年) 유령따라

개죽음이 기다린다


심가필사(沈家必死) 소가필생(蕭家必生)

형주영주(荊州郢州) 돌아가라

형제부모 잊지않고

고향땅을 일궈살리


폭군소년 유령살려

호가호위(狐假虎威) 웬말이냐

반역도당 심가(沈家)놈아

저승에서 불에타리


심가필망(沈家必亡) 소가필흥(蕭家必興)

형주영주(荊州郢州) 돌아가라

형제부모 잊지않고

고향땅을 일궈살리’ *


“끄아악! 으아아아-!”


얼굴이 울그락불그락해진 심유지는 괴성을 지르며 종이를 북북 찢어버렸다.


“전군, 집결하여 하구성을 공격하라-! 류세륭이를 삶아서 찢어먹고 하구성을 잿더미로 만든 후에 소도성의 목을 벨 것이야아-!”


“예, 자사 각하!”


장수들이 명을 받들었다. 그러나 표정이 굳어진 장인은 감히 반대 의견을 내지 못한 채 속으로 한숨을 쉬었다.


‘하아... 걸려들고 말았어... 정말 어려워지겠군..’


“자, 공격하라-! 하구성에 웅크린 적병들은 불과 수천이다!”


“하하하, 우리 10만 군사 전부가 하구성을 도모하고 있으니 며칠 내로 함락될 것이옵니다!”


반란군은 분노에 가득 찬 심유지와 승리의 확신에 찬 종엄지의 독려로 하구성에 맹공을 퍼부었지만, 성이 버티는 날은 하루하루 늘어 갔고 심유지의 조바심도 커져만 갔다.


“도대체 왜 아직도 저 작은 성을 넘지 못하는 것이오?”


“생각보다 방비가 잘 되어 있었던 듯합니다. 물자도 오래 버틸 만큼 비축해놓은 것 같고요. 하지만 걱정 마시옵소서! 반드시 성문을 뚫을 비책을 강구하겠사옵니다!”


종엄지가 답답한 듯 자기 가슴을 치는 심유지를 달랬다. 보다 못한 장인이 현황을 고하며 건강성 진격을 자청했다.


“자사 각하께서 오늘도 군영을 돌아보며 목격하시지 않으셨습니까? 도망병이 오늘까지 1만을 헤아리고 있습니다. 병사들의 사기가 더 떨어지면 이제 우리가 위험해집니다! 기병 2천을 포함해 1만의 정예병을 제게 주십시오. 애초에 계획했던 대로 건강성으로 쾌속 진군하겠습니다!”


종엄지가 어두운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


“그건 안 될 것 같소, 장 장군.”


“뭐요? 지금 이런 상황에서 종 장군이 공(功)을 다투고자 하는 거요?”


“그게 아니라, 이미 하구성에서 지척인 분구성(盆口城)에 소도성의 아들 소색이 이끄는 군사들이 도착했소. 그들은 병력이 수만에 이르니 뚫기도 쉽지 않거니와, 하구성에 병사와 물자를 지원하고 있으니 하구성부터 함락시키는 게 최선이오.”


“하!”


“이미 길목이 막혔구나... 어이 할고...”


말문이 막힌 장인 앞에서 한숨 섞인 혼잣말을 하는 심유지였다.


날이 더 지날수록 심유지의 반란군 전체에 자멸에 가까운 패배의 그림자가 아른거렸다. 서기 478년 음력 1월 19일 저녁, 하구성과 소색에게 장졸들의 투항이 계속되는 가운데 관군장군(冠軍將軍) 유양병(劉攘兵)이 자기 군영을 불사르고 항복하자 거의 모든 장수와 병사들이 흩어져 도주하기 시작했다. 다음날 아침 심유지는 불과 수십 기(騎)의 기병들만을 이끌고 근거지인 강릉으로 도망치려 했다. 그런데 주로 산적으로 활동하는 만족들의 출몰을 두려워 한 도망병들이 모여 2만이나 되는 패잔병 무리를 만들었고 심유지가 얼떨결에 이끌게 되었다. 겉으로 보기에는 제법 큰 군세를 보이며 돌아가던 심유지 앞에 강릉에서 온 패잔병들이 나타나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전했다.


“강릉성이 옹주자사(雍州刺史) 장경아(張敬兒)에게 함락당했습니다!”


“뭐라? 그럼 내 아들 원담(元淡)이는... 강릉성을 수비하라 일러뒀는데...”


“도주하다 살해당하셨사옵니다. 흑흑...”


“아아...”


심유지는 멍한 표정으로 주저앉았다.


“아버님, 흑흑...”


그를 따라 도주하던 아들 중서시랑(中書侍郞) 심문화(沈文和)가 옆에서 통곡했다. 강릉성 함락의 소식이 전해지자 그나마 심유지를 따르던 패잔병들도 모조리 흩어졌다. 장인은 스스로 물에 뛰어들어 죽었다. 심유지가 화용현(華容縣)의 경계에 이르렀을 때 그의 옆에는 심문화만 남아 있었다. 모든 것을 포기한 심유지는 아들과 함께 상수리나무에 목을 매달았다. 지나가던 사람이 공을 탐내어 그들의 목을 잘라 강릉을 점령한 장경아에게 바쳤다. 장경아는 그 수급들을 나무장대에 꽂아 올려 강릉성 저자거리에 전시하게 한 후 건강성으로 보냈다. 이로써 소도성 척살과 유송(劉宋)의 대권을 노린 심유지의 도전은 완패(完敗)로 끝을 맺었다.


음력 2월, 조금씩 봄의 기운이 찾아오던 매잠도(梅岑島)의 언덕 앞 월지향의 자택인 향원 마당에는 수십 명의 상인들이 꿇어 앉아 처분을 기다리고 있었다.


“저희 심국부(沈國府)의 간판을 내리고 땅, 포구, 관사, 소속 상인, 무역선을 포함해 모든 재산을 바치옵니다! 가납하여주소서!”


노란색 비단을 눈 밑 얼굴에 두른 월지향이 천천히 그들 앞에 나타나 입을 열었다.


“심국부 상단 여러분께서 이리 찾아와 상단 통합을 청해주시니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여러분의 든든한 뒷배가 되어주던 심유지 공과 그의 일가가 몰락하였으니 앞길이 보이지 않으시겠지요. 심유지 공은 아시는 대로 심국부를 창설한 심국공(沈國公)의 먼 후손, 누구보다도 책을 많이 읽었고 큰 나라의 조정에 쓰임을 받아 천하를 다스릴 재주와 경륜이 있는 인재였으나 한 순간 반역의 마음을 먹는 바람에 일신과 가문 전체를 보존할 수 없게 되었다 들었습니다. 좋습니다! 여러분은 이제 모두 우리 월지향 상단의 식구입니다! 일어나시지요!”


“감사합니다, 대목님! 감사합니다!”


월지향의 수락에 심국부 상인들은 모두 일어나며 환호했다.


“그리고... 심국부의 간판을 내릴 필요는 없습니다. 월지향 상단의 일부라는 점만 명확하게 아시면 됩니다!”


상인들이 웅성거렸다.


“심국부라는 이름 자체를 건강성 조정에서 곱게 보지 않을 터인데...”


“그것은 걱정하지 마십시오. 조만간 제가 건강성에 가게 되면 조정 대신들을 잘 설득해드리지요. 또한 선량한 여러분과 달리 이번 반란에 적극 가담한 상인과 뱃사람들은 우리 상단의 찬수류 수호장님이 솎아내어 추포하였으니 조정으로 보내 처결을 청할 것이옵니다. 아, 저기 오시는군요!”


상인들의 뒤에서 찬수류가 나타났다. 그는 상인들 무리 반을 가르듯 가운데를 지나 월지향에게 다가와 예를 표하고는 상인들에게 외쳤다.


“대목님께서 말씀하셨듯이, 저는 심유지의 반란이 한창일 때 심국부에서 이에 동조하여 뱃길로 장강을 거슬러 올라가 건강성으로 침투, 송나라 조정을 교란하려 한 자들을 추포해왔습니다. 심지어는 멀리 하구성이나 강릉성으로 가려던 자들도 있었지요! 이제 그런 자들은 죄수선에 태워 보내고 월지향 상단의 지붕 아래 번영을 누리시기를 바라옵니다!”


“와-”


월지향으로부터 상단 통합을 허락받은 상인들이 향원을 빠져나갔고, 집안으로 들어가는 그에게 찬수류가 말했다.


“이야말로 진정한 강좌일변(江左一變)이군요! 눈으로 보니 더욱 신기합니다. 심국부가 우리 상단의 일부가 되다니요. 이제 사마 왕자님, 백 은솔과 해 한솔도 이상한 행수, 산원 노릇 그만 해도 되겠습니다, 해구가 개입할 통로도 없어졌으니. 하하하...”


월지향은 말없이 웃는 눈빛을 보였다.


“아참, 그리고... 오늘 아침 집아관을 통하지 않고 백제에서 온 서신입니다. 백 은솔에게 전해달라고 한 것인데 대목님이 먼저 보셔도 된다고 전해 들었습니다.”


“백제? 누가요?”


월지향은 선 채로 서신을 받아 얼른 펴보았다.


“아니, 천군 달온이 보냈군요! 이게 도대체 얼마만인가요?”


찬수류는 월지향을 따라 눈을 크게 떴다. 월지향은 서신을 마저 읽었다.


“바다 건너도 경천동지할 일이 생겼군요! 해구가 조정에서 좌평 진남 등에게 탄핵을 당해 모든 직위에서 해임되었고, 군사 2천을 이끌고 대두성에 웅거하여 저항하고 있다 합니다! 달온은 백 은솔에게 대두성의 비밀 침투로를 묻고 있고요!”


“뭐라고요? 세상에.. 그간 무슨 일들이 벌어졌길래!”


찬수류가 서신을 낚아채더니 서신과 월지향을 번갈아 보기를 반복했다. 월지향도 그런 찬수류를 눈을 크게 뜬 채 지켜보았다.


작가의말

*  ‘백성농민 ~ ’ 노랫말: 작가의 창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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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60. 전환(轉換)의 해 (1) 19.03.27 94 1 14쪽
59 59. 상봉(相逢) 19.03.20 61 1 12쪽
58 58. 일식(日蝕)과 참새 19.03.13 106 1 15쪽
57 57. 탈환(奪還) 19.03.06 98 1 12쪽
56 56. 두 번째 사신단 19.02.27 88 1 17쪽
55 55. 백강격변(白江激變) (3) 19.02.20 117 1 11쪽
54 54. 백강격변(白江激變) (2) 19.01.30 84 1 14쪽
53 53. 백강격변(白江激變) (1) 18.12.26 107 1 14쪽
» 52. 강좌일변(江左一變) (3) 18.12.19 89 1 17쪽
51 51. 강좌일변(江左一變) (2) 18.12.12 109 1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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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22. 다섯 번째 이름 18.02.16 189 1 12쪽
21 21. 하내(河內)의 봄에서 한성의 가을까지 18.02.13 221 1 19쪽
20 20. 13년 전: 곤지왕(昆支王) 즉위 18.02.09 252 1 14쪽
19 19. 13년 전: 지옥원정대 18.02.06 191 1 12쪽
18 18. 13년 전: 섬왕자 (嶋君) 18.02.02 263 2 13쪽
17 17. 14년 전: 도피와 음모 18.01.30 238 1 13쪽
16 16. 14년 전: 애증(愛憎)의 후폭풍 18.01.26 253 1 9쪽
15 15. 14년 전: 도미부인 (2) 19금 18.01.23 142 3 12쪽
14 14. 14년 전: 도미부인 (1) 19금 18.01.19 166 2 11쪽
13 13. 때를 기다리다 18.01.09 273 1 10쪽
12 12. 협박과 환대 18.01.05 326 2 11쪽
11 11. 피난과 질책 18.01.02 342 1 12쪽
10 10. 열도(列島)와 군도(群島) 17.12.29 407 2 14쪽
9 9. 탈취(奪取) 17.12.26 418 2 12쪽
8 8. 마주침 17.12.22 528 3 9쪽
7 7. 곰나루에 모여 논하다 (2) 17.12.19 538 3 9쪽
6 6. 곰나루에 모여 논하다 (1) 17.12.15 589 3 10쪽
5 5. 너는 누구냐 17.12.12 744 4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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