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無名夢 님의 서재입니다.

백가제해(百家濟海): 1. 형제의 전쟁

웹소설 > 일반연재 > 대체역사, 드라마

완결

無名夢
작품등록일 :
2017.12.01 22:32
최근연재일 :
2019.04.10 00:13
연재수 :
6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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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339,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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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1.28 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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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쪽

49. 미대(尾代)의 전쟁

DUMMY

음력 10월, 왜국 하내(河內)에도 문주왕 붕어의 소식이 널리 전해졌다. 곤지왕의 유훈통치를 자처하는 세자 모대는 하내의 왕궁에는 물론 열도의 서쪽 끝 축자섬을 통치하는 백발(白髮)왕자에게도 문주왕의 사당을 설치하고 제를 지낼 것을 명했다. 하내의 신료들은 마지못해 따랐지만 일부에게는 반발하는 기류가 흘렀다. 치희(雉姬)는 친아들인 성천(星天)왕자를 급히 불러 논의했다.


“때가 된 것 같구나. 왜국의 온 신료들이 머나먼 웅진성의 진왕이 죽었다고 하여 그 초상에 무릎을 꿇고 절해야 할 이유가 무엇이 있겠느냐? 모대 세자야 백제왕과 혈연(血緣)이 있으니 혼자 조용히 절하고 기린다고 하지만 말이다.”


“예, 어머님, 지금이야말로 하내와 온 왜국에서 부여씨를 몰아내고 새로운 왕조를 당당하게 도모할 때인 듯싶습니다! 계획을 실행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렇다, 성천아. 이제 백제는 물론 고구려와 중원에도 대등하게 맞서는 왜국을 선포할 때이지. 우리 길비씨(吉備氏)가 왕실을 접수해야 그게 가능하다! 계획대로 시작하도록 해라. 미대(尾代) 장군을 포섭할 계략도 숙지하고 있겠지?”


“예! 미대 장군은 아무리 싫어도 우리 편이 될 수밖에 없을 겁니다. 최악의 경우에도 그를 의심한 모대 세자에게 목이 달아나겠지요!”


“좋다! 일이 성공하게 되면 반성(盤城)을 꼭 적들의 손아귀에서 빼와야 한다.”


“형님은 당연히 모셔야죠!”


성천은 굳게 다짐하듯 입술을 깨물었고 치희는 먼 곳을 응시하며 득의양양한 미소를 지었다.


며칠 지나지 않아 하내의 왜왕궁에는 급보가 전해졌다.


“5백이나 되는 길비국의 하이(蝦夷) 병력들이 주변의 소국들을 급습하여 차례로 점령하고 있다?”


모대가 긴장된 표정으로 신료들에게 물었다.


“그렇사옵니다. 점차 동쪽으로 이동하고 있고 점령한 소국들에서 새로이 병사를 징발하고 있다고 하니, 그들은 이곳을 겨냥하고 있음이 틀림없사옵고 다다를 즈음이면 군사가 1천은 넘게 될 것이옵니다!”


“길비국은 여기서 멀지도 않은 곳이오니 막을 시간이 많지 않사옵니다!”


“흠...”


모대는 입을 다문 채 생각에 잠겼다. 이 때 우호장(右護將) 미대가 앞으로 나와 무릎을 꿇었다.


“전하! 신에게 군사 1백만 내어주시옵소서! 하이들을 막아내어 반란을 진압하겠사옵니다!”


“전하, 그 전에 아뢸 말씀이 있사옵니다!”


미대가 모대에게 출병을 청하자마자 대반실옥대련(大伴室屋大連)이 앞으로 나와 미대와 나란히 무릎을 꿇었다.


“듣건대, 반란을 일으킨 하이들 사이에 해괴한 노래가 불리고 있다고 합니다.”


“노래? 해괴하다?”


모대와 미대는 물론 모든 신료들의 시선이 대련을 향했다.


“이런 노래입니다. ‘길에서 전투를 하는 미대라는 아이, 우리나라 사람들 귀에는 전해지면 좋으련만.’”


“...”


미대가 아무 말도 못하는 사이 대반실옥대련이 말을 이었다.


“이 노래에는 미대 장군이 등장할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라는 말도 심상찮사옵니다. 분명 길비국을 가리키는 듯 하온데... 미대 장군이 길비국 출신인지라, 장군께는 실례이옵니다만 과연 병사들을 맡겨도 안심할 수 있을지 염려스럽사옵니다. 혹 하이들과 합류하여 말머리를 돌리기라도 하는 날엔...”


눈을 크게 뜬 모대가 의심스러운 표정으로 미대를 응시했다.


“흠... 꼭 대련께서 전한 그 노래가 아니더라도 지금 반란을 일으킨 하이들은 미대 장군과 동고동락하거나 혈연이 있는 자들이오. 장군의 충성심을 의심하고 싶지는 않으나, 그들을 과연 추호의 측은함도 없이 베어버릴 수 있을지는 의문이오. 장군이 아니면 마땅히 나설 장수가 별로 없는 게 사실이니, 과인이 직접 출정하도록 하겠소이다.”


모대의 말에 미대는 고개를 깊숙이 조아리고 눈물을 흘리며 고했다.


“전하! 신이 길비국 출신이고 아직도 그곳에 홀어머니가 계신 것은 사실이오나, 하이들이 역적이 된 이상 소신에게는 용서하지 못할 적병들일 뿐이옵니다! 신에게 ‘우리나라’는 이 왜국과 전하뿐이오니 통촉해주시옵소서!”


“흠...”


모대는 다시 고민에 빠졌다.


“전하, 미대 장군을 진압군의 수장으로 보내시옵소서. 전하께서 하내를 비우심은 더욱 위험을 자초하게 될 것이옵니다!”


비직 금주리가 이렇게 아뢰자 모두 그를 쳐다보았다.


“비직께서는 어찌 그리 말씀하시는 게요? 미대 장군의 보증이라도 서겠다는 겁니까?”


대반실옥대련이 반문했다.


“전하께서는 하내를 뜨시면 아니 되옵니다. 아직 하이들의 목표가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필시 길비국 출신인 성천왕자를 옹립하려 할 것이니 왕자와 치희부인을 움직이지 못하게 하는 게 우선입니다. 전하께서는 왕실의 불안 요소를 제거하는 데 주력하시고 하이들의 반란은 가장 능력 있는 장수인 미대 장군을 보내 막는 방법이 최선인 줄 아옵니다!”


금주리가 다시 간했고 모대와 대반실옥대련은 이 말을 곱씹으며 생각에 잠겼다. 잠시 후 모대가 입을 열었다.


“좋소. 경의 말씀대로 하십시다. 과인이 2백의 군사를 미대 장군에게 내어주겠소. 시간이 없으니 장군은 속히 출병하시오! 그리고 대련께서는 성천왕자와 치희부인의 집을 포위하고 그들을 연금토록 하오!”


“전하! 신을 이리 믿어 주시오니 황공하옵니다! 반드시 역적들을 토벌하고 승전하여 돌아오겠사옵니다!”


미대는 다시 모대에게 절하며 다짐한 후 곧바로 일어서서 대전에서 걸어 나갔다.


“전하! 명을 받자옵니다. 근위군 병사들을 이끌고 성천왕자와 치희부인의 사택으로 향하겠사옵니다!”


대반실옥대련도 걸어 나가는 미대를 쳐다보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 뒤 모대에게 절하고 달려 나갔다.


“흠... 미대 장군이 과연... 과인이 잘한 건지 모르겠소.”


모대가 신료들에게 한탄하자 금주리가 무거운 표정으로 아뢰었다.


“전하, 다른 방법이 없사옵니다. 두 곳의 적을 막아내려면... 만약 미대 장군이 다른 마음을 먹고 일이 어그러진다면, 신 전하께 잘못 아뢴 불충(不忠)을 목숨으로 갚겠사옵니다!”


미대는 2백의 관군을 모두 기병(騎兵)으로만 편성하고, 화살을 최대한 많이 준비하도록 하고서는 즉시 하내를 떠나 서쪽으로 내달렸다. 하루가 지나 토벌군이 사파(沙婆)에 다다랐을 때 먼저 보냈던 정찰병이 돌아와 전했다.


“수문(水門) 너머에 백여 명 정도의 하이 군사들이 있습니다. 본진은 아닌 듯하옵니다.”


“그래?”


미대는 곧바로 병사들을 돌아보며 명했다.


“하이 출신의 병사들은 모두 앞으로 나오라!”


병사들이 말을 몰고 한두 명씩 나와 미대 앞에 모였다. 얼추 수십 명은 되어보였다.


“너는 먼저 이 노래를 저들에게 전하라. ‘길에서 전투를 하는 미대라는 아이, 어머니에게는 들리지 않겠지만, 우리나라 사람들 귀에는 전해지면 좋으련만.’” *


정찰병은 명을 받고 다시 하이군 진영으로 달려갔다. 미대는 하얀 깃발 하나를 가져오게 하여 등 뒤에 매어 꽂더니 병사들에게 명했다.


“하이 출신의 병사들은 천천히 나를 따르라! 나머지 병사들은 활에 화살을 장전하고 좀 더 뒤에서 따라와서 신호를 기다리라!”


“예, 장군!”


수십의 기병들은 앞서가는 미대를 따라 천천히 말을 몰기 시작했다.


한편 성천왕자가 치희부인의 집에 머물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한 대반실옥대련은 근위군을 이끌고 달려갔다.


“자, 이 집을 포위하라! 반역의 소지가 다분한 자들의 소굴이다! 개미새끼 하나 얼씬거리지 못하게 해야 한다!”


대련이 명을 내렸는데도 병사들은 움직이지 않았다.


“세자 전하의 명이다. 명을 따르라!”


병사들은 여전히 움직이지 않더니 칼과 창끝을 대련에게 돌렸다.


“아니, 이놈들! 이게 무슨 짓이야!”


이때 사택의 문이 열리더니 분노에 찬 대반실옥대련 앞으로 치희부인이 걸어 나왔다. 그는 만면에 미소를 띠고 있었다.


“앗하하하하... 대련, 근위군 병사들의 대부분이 길비국의 충신들임을 모르셨습니까?”


곧 갑옷을 입은 성천왕자가 유유히 걸어 나오더니 말에 올랐다.


“거사가 성공하면 저들은 일등공신으로 대장관(大藏官)의 재물을 나누어받게 될 것입니다. 하하하... 대련께서는 이 집에서 편안히 지내시면서 새 왜국의 탄생을 지켜보시지요!”


병사들이 대반실옥대련을 붙들어 억지로 문 안으로 들이 밀었다. 대련은 온몸에 힘이 빠진 채 한탄했다.


“아... 이 나라가 이렇게 망하는가...”


성천왕자는 근위군 병사들에게 포효하듯 명했다.


“자, 이제 곧 왜국의 새 역사가 시작된다. 모두 나를 따르라! 대장관으로 진군한다!”


“예, 왕자님!”


성천왕자와 근위군 부대가 쏜살같이 달리며 흙먼지를 일으키기 시작했다.


이 시각 미대가 이끄는 수십의 토벌군은 하이군 진영이 내려다보이는 낮은 언덕 위에 다다랐다. 하이군 몇 명이 언덕 위를 보더니 탄성을 질렀다.


“아, 저기! 미대 장군일세!”


“하얀 깃발... 하얀 깃발이야! 드디어 우리와 함께하시는 건가!”


“우리가 불렀던 노래를 그대로 답을 하시더니... 정말인가 보세!”


하이군의 다수가 노래를 다시 불렀다.


“길에서 전투를 하는 미대라는 아이, 어머니에게는 들리지 않겠지만, 우리나라 사람들 귀에는 전해지면 좋으련만!”


“가만, 좀 이상하지 않은가?”


“뭐가?”


“우리가 원래 불렀던 노래에는 ‘어머니에게는 들리지 않겠지만’ 이 구절이 없는데...”


“뭐, 장군이 어머니가 그리워 덧붙인... 그러고 보니 이상하긴 함세. 어머니에게 들리지 않는다니... 혹 길비국에 돌아가지 않는다는?”


“그럼 하내에 계속 충성하겠다는... ‘우리나라’는 하내? 에이, 설마...”


하이군 병사들은 미대가 있는 언덕 위를 다시 쳐다보고는 표정이 굳었다. 미대는 활을 들고 있었다. 그는 등에 꽂힌 하얀 깃발을 뽑아 떨어뜨리더니, 침통한 표정으로 천천히 빈 활을 들어 당겼다가 놓았다. 이 광경을 본 하이군 병사들은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저건... 공격 신호...”


병사들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언덕 너머에서 무수히 많은 화살이 솟아올라 새까맣게 하늘을 덮었고, 곧이어 비처럼 쏟아지기 시작했다.


“쉬쉭-”


“퍽!”


“으악!”


“컥!”


화살비는 세 번이나 연이어 쏟아졌다. 하이군 백여 명 중 3할이 즉사했고 요행히 화살을 피한 병사들과 부상병들은 앞 다투어 도망치기 시작했다. 미대는 칼을 뽑아 쳐들고 소리쳤다.


“자, 전군! 공격하라-! 잔당은 끝까지 추적하라! 저들을 쫓으면 본진에 다다를 것이다!”


“와-”


미대를 선두로 토벌군 2백 전원이 말을 달렸다. 하지만 칼을 앞으로 겨누고 고삐를 흔드는 미대의 눈에는 눈물이 끊임없이 흐르고 있었다.


하루가 지났다. 하내의 왜왕궁에서 동쪽으로 5리 쯤 떨어진 대장관은 이미 전날에 성천왕자와 반란군의 수중에 떨어진 상태였다. 대장관을 지키는 병사들의 저항이 매우 미약했기 때문에 손쉽게 점령할 수 있었다. 왜국의 재정(財政)을 손아귀에 넣었다는 생각에 성천왕자는 매우 뿌듯해 하며 의기양양한 표정을 지었다.


“왕자님, 웬 병사들이 몰려오고 있습니다!”


대장관에 진입하여 재물창고들을 둘러싸고 밖을 주시하던 병사들이 소리쳤다. 성천왕자가 반색했다.


“오오, 길비국의 하이 전사들이 벌써 여기까지 왔단 말이냐? 왕궁은 이미 정리되었겠군! 파죽지세로 성공하겠어. 하하하...”


“대역죄인 성천은 당장 나와 무릎을 꿇고 세자 전하의 징벌을 기다리라!”


“뭐?”


성천은 그야말로 놀라 까무러칠 뻔했다. 분명 치희부인의 집에 가둬놓았던 대반실옥대련의 목소리였다. 그는 곧바로 달려 나와 대장관 담 위에 올라서서 밖의 상황을 확인하고는 당황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아니, 이게 어떻게...”


기백은 되어 보이는 수의 군사들이 대장관을 포위하고 있었고 선두에는 대반실옥대련과 갑옷 차림의 모대가 말을 타고 그를 노려보고 있었다.


“으으...”


“치희부인은 다시 자택에 연금되어 처벌을 기다리고 있다! 왕자는 순순히 항복하라!”


모대가 근엄한 목소리로 명했다.


“흥, 그럴 수는 없지! 온 왜국의 절반이 넘는 부가 이 대장관에 쌓여 있고 나는 이곳을 차지하고 있소. 끝까지 여길 내줄 수 없다면 어쩔 것이오?”


“후후, 과연 그럴까? 창고들을 한 번 확인해보시오.”


대반실옥대련이 비웃으며 말했다. 성천은 다시 당황한 표정을 짓더니 뒤의 병사들에게 명했다.


“당장 창고의 문을 열어 보거라! 자물쇠는 어떻게든 깨 버려-!”


성천은 담에서 뛰어내려와 창고로 달렸다. 병사들이 도끼를 휘두르자 창고의 자물쇠는 힘없이 부서졌다. 성천이 직접 창고의 문을 활짝 열었다.


“이게 뭐야? 으아아아-!”


창고는 텅 비어있었다.


“도대체 그 많다는 재물은 다 어디에 있는 거야아-!”


성천은 힘없이 무릎을 꿇고 고개를 떨궜다.


“지금쯤 확인했겠지요? 성천이 대장관을 노린다는 첩보가 있을 때부터 우리가 재물을 모처로 조금씩 옮긴 것은 몰랐을 겁니다.”


모대가 대반실옥대련에게 말했다.


“예, 세자 전하! 그럼 처분을 내리시옵소서.”


“계획대로 하시구려.”


“명을 받드옵니다. 전하. 좀 잔인하지만 이것이 왜국에서 반역한 자의 말로입니다.”


대련이 뒤를 향해 고개를 끄덕이자 불화살을 준비한 병사들이 활을 들어 대장관을 겨누었다.


“쏘아라!”


대장관에는 불화살이 쉼 없이 쏟아졌다. 도망쳐 나오는 병사들은 족족 곧바로 베였다. 불이 온 창고들을 뒤덮을 때까지 성천은 나오지 않았다. 모대와 대련은 이 상황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미대 장군의 토벌은 잘 진행되고 있겠지요?”


“예, 전하. 승전보가 계속 전해지고 있사옵고, 지금쯤이면 길비국에 진입하여 잔당들을 소탕하고 있을 것이옵니다.”


“그의 동족을 제압하는 전쟁이니 마음이 대단히 불편할 터인데..”


“그럴 것이옵니다... 기실 미대 장군은 자기 자신과의 전쟁을 벌이고 있는지도 모르지요...”


“흠.. 금주리 경과 똑같은 말씀을 하시는구려...”


미대의 토벌군은 단파국(丹波國)에 이르러 하이군의 본대까지 격파하고 길비국에 입성했다. 상황이 어느 정도 정리되자 미대는 자신의 어머니가 살고 있는 옛집으로 달려갔다. 어릴 때 그가 살던 초가집 마당에 들어선 미대는 어머니의 싸늘한 주검을 발견했다.


“아...어머니! 어머니, 으흑흑흑...”


미대는 무릎을 꿇고 통곡했다. 그 때 뒤에서 인기척이 느껴졌다. 돌아보니 난리 통에 숨어 있던 동네 사람인 듯 보이는 이가 담 뒤에서 조심스럽게 고개만 슬쩍 내밀고 있었다.


“아들 되시오? 안됐구먼 안됐어... 길비상도(吉備上道) 공이 배를 타고 떠나기 전에 사람을 여기로 보냈어요... 다짜고짜 길비국을 배반한 자의 어미라며 칼을 휘둘러서... 흑흑...”


15년 전 곤지왕의 하내 장악을 돕다가 죽은 길비상도신(吉備上道臣)의 조카가 그의 이름과 직위까지 그대로 받아 길비국을 다스려왔는데, 그는 하이군이 반란을 일으키자 하내의 성천왕자에게 내응하여 미대의 어머니를 죽이고, 수군(水軍) 40여 척을 꾸려 박뢰(泊瀨)의 포구로 떠난 터였다. 하지만 길비의 수군은 포구에 다다르자 성천의 패배와 죽음을 전해 듣고 곧 항복하고 말았다.


반란의 진압과 함께 길비국은 하내 왜왕의 직할령이 되었고 미대는 길비신(臣)에 임명되어 그 일대를 다스리게 되었다. 그는 먼저 반란으로 죽은 하이들과 길비국 사람들의 장례를 성대하게 치르고 자신의 어머니를 죽인 길비상도를 압송하여 처형했다. 길비상도신의 이름은 하내에 남은 반성왕자가 이어받았다. 미대는 어머니의 시신을 화장하여 바닷가에 뿌리면서 활 끝을 잡고 눈물을 흘리며 노래를 불렀다.


“길에서 전투를 하는 미대라는 아이, 어머니에게는 들리지 않겠지만, 우리나라 사람들 귀에는 전해지면 좋으련만... 전해지면 좋으련만...”


작가의말

* 일본서기(日本書紀) 웅략천황 23년 조 말미에 기록된 미대의 노래. (번역 <역주 일본서기>(2013, 동북아역사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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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 61. 전환(轉換)의 해 (2) 19.04.03 97 1 22쪽
60 60. 전환(轉換)의 해 (1) 19.03.27 94 1 14쪽
59 59. 상봉(相逢) 19.03.20 61 1 12쪽
58 58. 일식(日蝕)과 참새 19.03.13 106 1 15쪽
57 57. 탈환(奪還) 19.03.06 99 1 12쪽
56 56. 두 번째 사신단 19.02.27 88 1 17쪽
55 55. 백강격변(白江激變) (3) 19.02.20 117 1 11쪽
54 54. 백강격변(白江激變) (2) 19.01.30 84 1 14쪽
53 53. 백강격변(白江激變) (1) 18.12.26 107 1 14쪽
52 52. 강좌일변(江左一變) (3) 18.12.19 89 1 17쪽
51 51. 강좌일변(江左一變) (2) 18.12.12 109 1 16쪽
50 50. 강좌일변(江左一變) (1) 18.12.05 113 1 13쪽
» 49. 미대(尾代)의 전쟁 18.11.28 153 1 16쪽
48 48. 기생반(紀生磐) 19금 18.11.21 64 1 10쪽
47 47. 문주왕 붕(崩) 18.11.14 137 1 14쪽
46 46. 모반(謨反)의 기운 18.07.17 187 1 11쪽
45 45. 새로운 국면 18.07.10 234 1 15쪽
44 44. 회생 18.07.03 135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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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15. 14년 전: 도미부인 (2) 19금 18.01.23 143 3 12쪽
14 14. 14년 전: 도미부인 (1) 19금 18.01.19 167 2 11쪽
13 13. 때를 기다리다 18.01.09 274 1 10쪽
12 12. 협박과 환대 18.01.05 327 2 11쪽
11 11. 피난과 질책 18.01.02 343 1 12쪽
10 10. 열도(列島)와 군도(群島) 17.12.29 408 2 14쪽
9 9. 탈취(奪取) 17.12.26 419 2 12쪽
8 8. 마주침 17.12.22 529 3 9쪽
7 7. 곰나루에 모여 논하다 (2) 17.12.19 540 3 9쪽
6 6. 곰나루에 모여 논하다 (1) 17.12.15 590 3 10쪽
5 5. 너는 누구냐 17.12.12 745 4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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