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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노블] [전유진] 아라벨의 왕녀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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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명 : 아라벨의 왕녀 1, 2권(완결)

* 작가명 : 전유진

* 출간일 : 2014년 3월 3일

 

 

1권

 

“왕위를 노리지 마라. 그다음은 네가 될 것이다.”

 

물의 여신 라벨이 사막 위에 세운 아름다운 왕국 아라벨.

여신의 힘을 보이는 왕손이 왕이 되어야 샘의 물은 끊이지 않는다.

그리고 이번 대의 힘을 가진 이는 둘째 왕녀 엘리야였다.

 

살아남기 위해 반미치광이로 칠 년을 버틴 백치공주 엘리야.

그녀는 그저 남들처럼 자유롭게 살고플 뿐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작스런 화재를 틈타 감옥 같은 궁을 탈출하고,

되찾은 자유를 기뻐하는 그녀 앞에 한 남자가 나타났다.

 

“전 당신을 왕으로 만들기 위해 이 자리에 왔습니다.”

 

2권

 

“나는 다시는 궁으로 돌아가지 않을 거야.”

 

라벨의 힘을 가진 자와 공명하는 베르탄의 가주 카르델.

그는 말라가는 샘을 살리기 위해 라벨의 힘이 필요할 뿐이었다.

그러나 왕의 자리를 원하지 않는 왕녀 엘리야.

밝게 웃는 얼굴과 반대로 눈물을 삼키는 그녀의 마음은

그를 사정없이 뒤흔들며 감정 하나를 꺼내게 하고 있었다.

 

“좋아한다는 게 뭐야? 헤어지기 싫고 같이 있고 싶고, 그럼 좋아하는 거니?

이렇게 안겨 있으면 기분 좋고 심장이 뛰고, 그럼 좋아하는 거야?”

 

 

<작가 소개>

 

전유진

출생지는 인천. 현재 글쓰기와 전혀 상관없는 분야에서 종사하고 있다.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자신이 쓴 글이 종이책이 될 수 있으리란 상상조차 한 적이 없었다.

갑작스런 출판에 아직도 얼떨떨하다.

언젠가는 ‘천일야화’처럼 읽으면 읽을수록 손에서 놓기 힘든 재미있는 글을 쓰는 것이 목표이다.

조아라에 <유리꽃을 품다>를 연재 중이다.

 

  

[본문 맛보기]

 

겨울, 그리고 밤이었다.

어둠이 내려앉은 골목길에 검은색 후드를 깊이 내려쓴 사람이 걸어가고 있었다. 남자인지, 여자인지조차 알 수 없는 사람의 체구는 퍽 작았다. 매서운 밤바람이 불 때마다 흔들리는 후드 자락 사이로 화려한 백금발이 언뜻 드러나고 사라졌다.

그리고 그 뒤를 두 명의 사내가 쫓고 있었다. 혹시나 싶어 걸음을 빠르게 하자 기다렸다는 듯 그들도 속도를 높였다.

“빌어먹을…….”

놀랍게도, 후드 아래에서 들리는 것은 가녀린 여자의 목소리였다. 여인은 힐끔 제 뒤를 확인한 뒤 순식간에 방향을 틀어 골목 사이로 내달리기 시작했다. 조용했던 골목길이 타다닥 여러 사람이 달리는 소리로 가득 찼다. 어느새 여인의 후드가 벗겨지고 눈부신 백금발이 흘러내렸다.

허나, 쫓고 쫓기는 추격전은 얼마 되지 않아 끝났다. 이곳 지리에 익숙하지 않은 여인이 막다른 골목으로 들어선 것이다. 재빨리 돌아선 그녀 앞에는 어느새 사내들이 서 있었다. 사내들은 살벌한 기세로 검을 뽑은 뒤 가까이 다가오기 시작했다. 여인도 옅게 이를 갈며 허리춤에 매었던 단검을 뽑았다.

“그것으론 우리를 상대할 수 없을 텐데. 반항만 하지 않으면 편하게 보내 드리리다.”

사내 중 한 명이 조롱 어린 목소리로 말했다. 그에 여자가 표독스럽게 외쳤다.

“언니가 보냈어?”

물론, 돌아오는 답은 없었다. 점차 좁혀지는 거리에 여인이 입술을 깨물었다. 초조하게 주변을 훑던 그녀의 시선에 땅바닥에 있는 뭔가가 들어왔다.

물웅덩이.

순간적으로 그녀의 입가에 승리의 미소가 맺혔다. 들고 있는 단검으로 제 손등을 슬쩍 베어내며, 여인이 말했다.

“언니한테 내 이야길 다 못 들었니?”

그와 동시에 손등에 있는 핏방울이 물구덩이 쪽으로 쏜살같이 날아갔다. 그리고…… 도저히 믿기 힘든 일이 일어났다.

모여 있던 물이 마치 형체가 생기기라도 한 듯, 밧줄처럼 얽히기 시작한 것이다. 놀란 사내들이 재빨리 검을 휘둘렀지만, 물로 된 밧줄은 베어지지도 않고 곧바로 그들의 목으로 향했다. 여인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

“내가 물을 다스린다고…… 정말 이야길 못 들었어?”

허나, 밧줄에 목이 졸린 남자들은 대답하지 못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숨넘어가는 소리가 들리고, 두 남자의 몸이 시체처럼 축 늘어졌다. 땅 위에 쓰러진 남자들이 의식을 잃었음을 확인한 그녀가 손등의 피를 닦으며 자조적으로 웃었다.

“언니도 참, 포기를 못 하네”

말을 마친 여인은 재빨리 후드를 뒤집어썼다. 어둠 속에서도 빛을 잃지 않고 물결처럼 흘러내리던 백금발이 거짓말처럼 사라졌다. 빠른 걸음으로 골목 밖으로 나오는 순간, 갑자기 들린 목소리에 그녀의 몸이 얼음처럼 굳었다.

“안녕하십니까?”

흡사 친구에게 할 만한 가벼운 인사였다. 눈동자만으로 주변을 살핀 여인이 미간을 설핏 좁혔다. 지금 그녀의 시야에 보이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런고로, 뒤통수를 찌르는 저 밝은 목소리는 저를 향한 것이다. 최대한 자연스럽게 슬쩍 뒤를 돌아 상대의 태를 확인하는 중에 손에서 식은땀이 배어 나왔다. 벽에 기대어 서 있는 것은 남자. 그림자 탓에 얼굴은 보이지 않는다.

설마, 또 다른 추격자인가?

“네. 좋은 밤이네요.”

허나 걱정과는 달리 그녀의 입에서 튀어나온 밤 인사는 제법 쾌활하였다. 모르는 사람끼리 인사를 나누는 것은 졸레반 주민들의 특징이었다. 평범한 인사일 것이다. 반드시 그래야만 한다. 여인은 짐짓 미소까지 지으며 살짝 고개를 끄덕인 뒤, 다시 한 번 빠르게 걸음을 옮겼다. 남자는, 다시 한 번 그녀의 발걸음을 잡았다.

“어딜 가시는 겁니까?”

목소리는 아까보다 가까워졌다. 저벅저벅. 순식간에 등 뒤까지 다가온 발걸음 소리에 온몸에 긴장이 치밀어 올랐다. 주먹을 꽉 쥐고 휙 돌아선 그녀가 태연하게 웃었다.

“저를 아시나요?”

남자의 뒤에 떠 있는 밝은 보름달에, 상대의 얼굴은 마치 그림자처럼 어두웠다. 허나 차갑게 빛나는 푸른 눈동자와 매끄럽게 올라간 입매만은 선명하게 보였다. 한 걸음, 뒤로 물러나려는 그녀의 손목을 강하게 잡아챈 남자의 미소가 더욱 진해졌다.

“뭡니까?”

손목을 빼려는 그녀의 시도는 거센 힘에 짓눌렸다. 잡은 손을 천천히 제 얼굴 쪽으로 가져간 남자가 가볍게 손등에 입을 맞췄다. 참으로, 흠 잡을 곳 없는 우아한 인사였다. 그리고 제 손등을 간질이는 서늘한 목소리에, 그녀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었다.

“지난주에 무덤 속에 묻힌 아라벨의 왕녀께서, 어찌하여 이곳에 계시는 겁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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