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널향달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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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헬로! 동물의 왕국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무협

공모전참가작

연재 주기
널향달
작품등록일 :
2022.05.11 21:35
최근연재일 :
2022.07.15 19:00
연재수 :
61 회
조회수 :
8,990
추천수 :
39
글자수 :
357,119

작성
22.07.06 19:00
조회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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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3쪽

054화 악연(1)

DUMMY

장명이 요구한 검은 기본 운검의 형태보다 더 길면서도 가벼운 것이었다. 당연히 길이만 길고 가볍다면 약하게 만들어질 게 뻔 한 이치 아니겠는가.


“손잡이에 어피(魚皮)는 씌울 것 없이 면 끈을 꼬아 감으면 족하오. 피홈은 기본 보다 더 촘촘히 하고 숫돌로 날을 세울 때 검신의 오 할은 날을 만들어 주시오.”

“뭐? 그렇게 하면 무게는 줄일 수 있지. 헌데 검의 귀제가 아니고서야 그 예리함을 감당할 수 있겠어? 조금만 잘못 다뤄도 이가 나가고 말지!”


조선에서 사용하던 검의 형태가 이러했다.

장명이 요구한 것은 더 날카롭게 검을 갈고 홈을 만들어 베기 좋고 박힌 검을 뽑기 좋은 형태였다.

허나 검을 예민하게 다루지 못한다면 검 날이 쉽게 상하는 형태였던 것이다.


“내 예전에 사용했던 검이 그러했소. 그걸 만들던 도공이 죽어 그동안 내 요구를 들어줄 이가 없었소. 만들 수만 있다면 쓰는 것이야 뭐 어렵겠소?”

“니미럴! 네 놈이 정말 그런 검을 다룰 수 있다고?”


“검은 한 달에 두 자루씩만 만들어 주면 되오.”

“가관이다! 가관이야! 별 시답지 않은 귀신 놈이 들어왔다 생각했더니 이건 완전 허풍쟁이구만!”


마풍은 말미에 동조라도 얻을 심산으로 김아연을 바라보았으나 김아연의 표정은 별로 동요하는 기색 없이 평온하다. 그렇다는 것은 이 귀신같은 놈의 말이 헛소리는 아니란 말일 터.


“좋다! 너 저기 보이는 검으로 이걸 내려쳐 보거라! 내 반이라도 가르면 검을 만들어 주마!”

“도공이 주문한 검만 만들어주면 될 일이지···.”


장명은 토를 달면서도 마풍이 가리킨 검을 집어 들었다. 날이 뭉텅한 것이 아직 연마가 채 마무리도 되기 전의 검이었다.

그리고 내려치라는 것을 보니 이제 막 담금질을 하려고 뭉쳐놓은 쇠몽둥이로 어린아이 팔뚝정도 되어 보이는 두께다.


“이걸 반 가르면 어쩔 테요?”

“좋다! 만약 한다면 내 매달 네 놈이 주문한 검을 두 자루씩 꼬박꼬막 만들어 바칠 것이고 돈은 쇠 값만 받으마!”


“약속했소. 점잖으신 분 같으니 한 입으로 두말은 않겠지.”


“스흐흐흡!”


장명은 숨을 천천히 그리고 깊게 들이쉬더니 잘라야 하는 쇠몽둥이를 번쩍 들어 올렸다.


‘중풍손세! 탄!’


콰쾅!


그리고는 있는 힘껏 공방 바닥에 박아 넣었다.


“허억! 뭐! 뭐?”


그러자 뭉툭한 쇠몽둥이가 지면에 깊이 박혀 들었다.

마풍이 놀랄 법도 한 것이 도검을 만드는 공방은 모루에 쇠를 올리고 내려쳐야 하는 일이 대부분이기에 애초 공방을 만들 때 잡석과 콘크리트로 바닥 다지기를 하여 사람의 장비질로는 절대 박혀들지 않는 강도로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헌데 뭉툭한 쇠몽둥이를 한손으로 박아 넣는 모습을 보니 입이 버러지지 않을 수 없었다.


장명은 검을 역으로 잡아 중뢰진세의 기본자세를 갖췄다. 그리고는 다시 한 번 숨을 고르더니


‘중뢰진세! 쾌!’


츠츠츳! 카캉!


검 날이 무뎌서인지 둔탁한 소리가 났다.

그러나 잠시 뒤 쇠몽둥이 대가리가 잘려 바닥에 떨어졌다.


“이··· 이게···!”

“약속한 대로 매달 두 자루요. 값은 알맞게 책정해 주시오. 대신 내 목숨이 달린 일이니 성심을 다해주시면 감사하겠소.”


장명은 처음 대할 때보다는 더 정중하게 부탁했다.

검을 사용할 이가 애송이처럼 보이면 애송이 검을 만들 것이 뻔 하니 자신의 실력을 제대로 보여주기 위해 마풍을 도발한 것이었다.

이쯤 되면 마풍은 장명을 위해 자신의 혼신을 불어 넣으리라.


조선 제일의 착호갑사였고 무인이었지 않던가.

자신과 거래하던 도공들이 어디 한두 명 만 있었겠는가. 장명은 소위 명인이라 불렸던 도공들을 숫하게 대해 왔던 것이다.


“광운과 함께하는 자라면 당연히 짐승을 잡는 자겠지. 나는 환도장 마풍 서호라고 하네. 세상을 정화하는데 내 검을 써준다면 영광이겠네.”

“장명입니다. 명인의 검을 사용할 수 있어 오히려 제가 영광입니다.”


그제야 장명과 마풍은 서로의 머리를 숙여 정중한 예를 표했다.


***


“허억! 헉! 헉! 뭐여? 왜 맨날 저 치들만 나타나면 죽기 살기로 꽁무니를 빼는 거여! 허억! 헉! 보아하니 한번 치고 받아도 될 것 같은디!”


장명 일행과 동풍당 요원들은 추우당 요원들에게 쫓기고 있는 중이다. 사정을 모르는 철보는 추우당 요원들만 만나면 꽁지를 빼는 것이 못마땅한지 볼멘소리를 질러댄다.


“아저씨, 제가 전에도 설명 드렸잖아요.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한 지붕아래 살던 사람들이라고···. 광운 당주님의 엄명이에요.”

“워메! 우리가 동풍당 소속도 아니잖여! 왜 우리까지 도망가는 거여! 염병할!”


한청아는 철보의 짜증에 오히려 장명의 눈치를 보는 중이다.


“명이! 우리 여기서 흩어지세!”


광운은 동풍당을 이끌고 장명 일행과는 다른 길로 방향을 잡았다.

한참을 이곳저곳 골목으로 피한 후 어둠속에 주저앉아 모두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제기랄! 그 빌어먹을 쥐새끼들을 막 족칠 참이었는데 말여! 오늘도 공쳐버렸구먼! 대체 언제까지 도망 다녀야 하는 거여? 어엉?”

“광운 당주님이 방법을 찾고 계시다니 조금만 참아 봐요.”


철보는 무작정 피하기만 하는 것이 못마땅했는지 오늘따라 유난히 짜증을 부린다.


“쉬었으면 이동하죠.”


가장 화가 날 사람은 장명이건만 주머니에 손을 깊이 찔러 넣고 말없이 앞서 걸어간다.

한청아는 오늘따라 유난히 쓸쓸해 보이는 장명의 뒷모습을 보고 있자니 계속 궁시렁 대는 철보가 밉게 만 느껴졌다.


일행들이 막 골목을 벗어나려는 그때


후드득! 쿵!


뭔가가 일행들 옆으로 떨어졌다.


“커억! 깜짝이야! 뭐여? 대체 뭐가 떨어진 거여?”


떨어진 것은 털이 북실북실한 짐승이었다.


“이건? 원숭이 수인?”


칼에 난자된 원숭이 수인이 건물 옥상에서 떨어진 것이다.

장명이 고개를 들어 건물 위를 쳐다보니 언뜻언뜻 기합소리와 병장기 부딪히는 소리가 들려왔다.


“전투? 나 먼저 가볼게요!”


5층 높이의 건물.

장명은 벽을 박차고 뛰어 올라 창틀을 움켜잡더니 다시 벽을 박차고 뛰어 오르길 반복했고 세 네 번의 반복으로 금세 건물 옥상 난간으로 올라섰다.


‘추우당?’


왼팔 소매에 붉은 나뭇잎 자수.

익히 알고 있는 문양이다.


“총수님! 어서 피하세요! 커억!”


세 명의 추우당 요원이 십여 마리의 원숭이 수인에 둘러싸여 혈투를 벌리고 있는 게 아닌가.


그중에 눈에 띄는 여인.


“녹비···?”


분명 비렴이었다.

장명은 비렴을 발견하자마자 원숭이 수인 틈으로 뛰어 들었다. 그리고는 순식간에 검을 뽑아 원을 그리며 크게 휘두르자 주변에 원숭이 수인의 사지가 단번에 잘려나가 바닥을 뒹굴었다.


‘과연! 명인이 만든 검···!’


마풍은 만들어 보낸 검이었다.

예상했던 것 보다 더 예리하고 더 견고했다.


장명이 수인들 틈으로 뛰어든 지 얼마 되지 않아 살아남은 원숭이 수인의 숫자는 줄어들었고 결국 마지막 남은 한 마리가 겁에 질려 도망가려 했으나 얼마 도망가지 못하고 장명이 던진 단검에 처리되고 말았다.


쉐에엑! 처억!


장명이 막 돌아서려는 그때 검이 날아와 장명의 가슴에 박혔다.


“크윽! 노··· 녹비야!”

“녹비? 헛소리! 나는 비렴이다!”


검이 깊이 박히진 않았지만 여차하면 가슴을 갈라버릴 기세다.


“나를 모르겠느냐?”

“내가 어찌 널 모를 수 있겠나! 백귀 가면!”


“백귀 가면?”

“흥! 우리 구성사의 숙적!”


장명은 어안이 벙벙했다.

자신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은 둘째 치고 엄청난 오해를 하고 있는 것 아닌가.


“그··· 그게···.”

“무슨 속셈이지? 무슨 속셈으로 날 구한 거냐!”


“녹··· 녹비야! 나··· 난···!”


장명이 비렴에서 손을 뻗어 다가가려 하자 흠칫 놀란 비렴이 겨누고 있던 검에 힘이 들어갔다.


“크윽!”

“악적! 움직이지 마! 이대로 네 놈을 구성사로 끌고 가 네 놈의 정체를 밝히고 죄를 단죄하겠다!”


“녹··· 녹비야! 내 말을 좀···.”

“녹비가 아니래도···! 녹비란 이름은 들어 본 적도 없어!”


얼마 전만 해도 자신의 전생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지 않았던가.

그런데 이제는 기억은 고사하고 오히려 원수와 같이 생각하니 비렴을 사랑하는 장명으로서는 가슴이 미어지는 일이지 않는가 말이다.


“오해다! 오해! 나··· 난···!”

“오해? 네 놈은 광운과 한패거리지 않는가? 광운의 배신으로 수많은 요원들이 죽었다! 그것도 모자라 매번 우리 요원을 궁지로 몰아넣고 있지 않느냐!”


대체 어디서부터 오해가 생긴 것인가.

왜 비렴은 자신을 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일까.


“광운의 배신? 그게 무슨 말이냐! 난 도무지 무슨 뜻인지···!”


척!


그때 비렴의 등 뒤로 한청아가 몰래 다가와 비렴의 등에 검을 겨누었다.


“검을 내려놓으세요. 그렇지 않으면 찌를 겁니다!”

“청아! 안 돼!”


그러나 한청아는 장명의 말은 아랑곳없이 비렴의 등에 검을 더욱 바싹 들이대며 위협했다.


“흥! 내 비록 악적의 간악함에 당했다만 결코 굴복하지 않을 것이다! 죽여라!”


뭐가 이리도 꼬였단 말인가.

오해의 골이 왜 이리도 깊단 말인가.


“총수님, 광운 당주가 무슨 배신을 했단 말인가요?”

“내 입으로 말하지 않아도 잘 알 텐데···? 그 놈과 동풍당 놈들이 인천항에서 배신만 하지 않았어도 우리 요원들 대부분은 살아남을 수 있었어!”


“인천항? 배신? 누가 배신했단 말인가요? 오히려 배신은···.”


“저기 있다! 잡아라!”


그때 적운을 비롯한 추우당 요원들이 건물 옥상으로 올라오기 시작했다.


“명이! 청아! 여기 더 있으면 위험해! 가야혀! 어서!”


철보는 들이닥치는 추우당 요원들의 숫자를 보며 장명과 한청아를 재촉했다. 그러자 한청아는 장명의 소매를 붙잡고 억지로 끌어당기며 도망가려 했다.


“녹비··· 오해다. 나는 너의···.”


가면 아래 깊게 감춰진 슬픈 눈동자.

무서운 도깨비 가면에 가려 잘 보이진 않지만 목소리에서 그 몸짓에서 진한 슬픔이 묻어난다.


“···오해라고?”


추우당 요원들이 지척에 다다랐기에 한청아의 독촉에 이끌려 장명은 결국 하고 싶은 말을 다 하지 못하고 몸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탕! 타탕!

팟팡! 파파팟!


장명 일행을 향해 고무탄과 활 공격이 쏟아졌다.

그러나 장명 일행은 유유히 어둠속으로 사라져갔다.


“비렴 총수님! 괜찮으신 겁니까?”


적운이 급히 다가왔으나 비렴은 멀어져가는 장명의 뒷모습을 쫓고 있었다.


“다친 것 입니까?”

“아··· 아니, 난 괜찮다.”


“쥐새끼 같이 간악한 놈들! 잘도 도망가는 구나!”


생각에 잠겨 있던 비렴은 천천히 몸을 돌렸다.

매일 보는 모습이지만 달빛에 반짝이는 백옥 같은 피부와 아름다움에 적운은 넋을 놓는다.


“초··· 총수님, 복귀하시죠.”

“적운···.”


“네, 총수님.”

“정말 광운이 배신한 것이 맞느냐? 그리고 저 백귀 가면 또한 사악한 패거리가 맞고···?”


“무슨 말씀입니까? 광운은 우리 동지를 죽음으로 몰아넣은 놈입니다! 그리고 저 백귀 또한 광운과 손을 잡고 나쁜 짓을 일삼고 있습니다. 최근 여성들이 성폭행하고 동영상을 찍어 유포한 것도 저 놈들 짓이라는 최 반장의 얘기를 듣지 않습니까?”


과거일이 기억나지 않는다. 허나 아무리 생각해봐도 도무지 광운과 백귀 가면이 그럴 위인으론 보이지 않는다.

비렴의 눈이 슬퍼졌다.


깊은 어둠속에서 기억을 끄집어내려 해봐도 마치 어두운 심해를 들여다보는 것 같은 답답함만 느껴진다.


인천항에 있던 날 밤.

정신을 차렸을 때는 구성사였고 수많은 동료들이 시체가 되어 돌아왔다. 그리고 광운의 배신에 대한 믿을 수 없는 얘기를 듣게 된 것이다.


그러나 어렴풋 기억나는 광운에 대한 기억은 배신 같은 것을 할 사람이 아니었다.


“백귀 가면이 날 살려주었다.”

“아··· 아마 총수님을 납치하려 했을 겁니다! 큰일 날 뻔했습니다. 때마침 제가 도착했으니 망정이지···.”


비렴은 적운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등을 돌려 저만치 걸어갔다.


“빌어먹을···!”


적운은 말을 삼켜 속으로 욕설을 지껄였다.

자신의 말을 다 듣기도 전에 냉정하게 돌아서는 비렴의 뒷모습.

저런 비렴의 냉랭함은 적운에게는 날카롭게 생채기를 내는 비수였다.


“언젠가··· 넌 내 여자가 될 것이다! 흐흐흐!”


적운은 멀어져가는 비렴을 보며 음흉하게 입꼬리를 올렸다.




재밌게 봐주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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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 055화 악연(2) 22.07.07 46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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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 051화 쥐새끼(1) 22.07.01 59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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