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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헬로! 동물의 왕국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무협

공모전참가작

연재 주기
널향달
작품등록일 :
2022.05.11 21:35
최근연재일 :
2022.07.15 19:00
연재수 :
61 회
조회수 :
8,994
추천수 :
39
글자수 :
357,119

작성
22.06.22 19:00
조회
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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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3쪽

044화 깨우침(1)

DUMMY

“예왕! 나의 법을 따르지 못하겠다면 이 땅에서 모두 추방하겠노라!”


우레와 같은 목소리에 장명은 눈을 떴다. 장명은 군중 속에 둘러싸여 보호를 받고 있었다.

잠시 정신을 차린 장명은 그제야 주변 정경이 눈에 들어왔다.


온 하늘을 덮을 것 같은 거대한 나무.

그 아래 바위를 정교하게 깎아 만든 커다란 왕좌가 있었고 거기에는 수염을 길게 늘어뜨린 사내가 앉아 있었다.

사내는 근엄한 표정으로 좌중을 내려다보고 있었는데 그 앞에는 예왕과 짐승들이 무릎을 꿇고 머리를 조아리고 있었다.


“크르르! 환웅이시여! 이 땅에는 우리가 사는 방식이 있습니다! 하늘의 방식을 우리에게 따르라는 것은 합당하지 않습니다!”

“무엄하다! 이 짐승아!”


콰쾅!


환웅의 뒤에 도열해 있던 세 명의 천인 중 한명이 손을 뻗자 강렬한 번개가 예왕의 바로 앞에 내리 꽂혔다. 예왕은 불꽃이 사방으로 튀어 오르자 화들짝 놀라 몸을 움츠렸다. 그러자 환웅이 다시 천천히 입을 열었다.


“네가 말한 이 땅의 방식이 단지 살육만 존재하는 것을 말하느냐? 네가 말한 땅의 법이란 것이 정녕 너희 짐승들만을 위한 법이란 말이냐?”

“크르르··· 그··· 그것은···.”


“이 땅은 무법친지다! 질서와 법도를 세우지 않으면 조만간 이 땅은 멸망하고 말 것이다!”


그런데 그때 예왕의 옆에서 조용히 머리를 조아리고 있던 또 한 마리의 짐승이 고개를 들었다.


“쿠우우, 하늘에서 오신 분이여. 우리는 달리 사는 법을 알지 못합니다.”

“덕화여, 내가 그대들에게 공존하는 법을 알려주겠다. 싸우지 않아도 풍족하게 사는 법을 가르쳐주겠다.”


환웅의 대답에 덕화라는 곰은 표정이 밝아졌다.


“쿠우우! 그런 방법이 있다면 저는 따르겠나이다! 그리고 저도 하늘에서 오신 분들처럼 아름다워지고 싶습니다.”

“하하하! 좋아. 너희에게 나의 신민이 될 수 있는 기회를 주마.”


환웅은 덕화라는 곰의 말에 크게 기뻐했다. 그리고는 고개를 돌려 장명을 바라보며 손을 뻗었다. 그러자 장명은 자신도 모르게 다시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다시 장명이 눈을 떴을 때는 아담한 정원이 눈에 들어왔다. 정원에서는 다섯 명의 어른이 한 아이가 열심히 수련하는 모습을 바라보며 흐뭇해하고 있었다.

그중에 가운데 있는 이는 바로 환웅이었다.

아이가 수련하는 모습을 지켜보던 그는 잠시 뒤 아이에게 손을 내밀자 아이가 조르르 달려와 품에 안겼다.


“환웅께서 이렇게 단군을 감싸고 계시니 점점 버릇이 나빠집니다.”


그러자 아이는 아름다운 여인을 올려다보며 입술을 삐쭉 내민다.


“어머니, 요즘은 풍백을 따라 공부도 열심히 합니다. 오늘도 보시지 않았습니까. 천문도(天門道)도 이미 다 익혔잖습니까?”

“하하하! 그래, 영특하다.”


환웅은 아이가 기특했던지 머리를 쓰다듬었다.


“너는 하늘이고 인간이고 짐승이다.”

“아버지,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이 세상의 모든 종족을 포용하고 다스릴 힘을 갖고 태어난 첫 번째 아이란 말이다.”


아이는 알 듯 말 듯 고개를 갸웃했다.


“이제 정해진 시간이 다 되어간다. 그러면 원래 이 땅에 존재하던 것만 남아야 할 것이다.”

“그 말씀을 알아 듣지 못하겠습니다.”


환웅은 단군의 손을 잡으며 인자하게 웃었다.


“이제 더 이상은 하늘이 이 땅의 일을 간섭하지 않겠다는 말이니라. 내 너에게 묻겠다. 너는 이 세상이 어떤 세상이 되길 바라느냐?”


아이는 잠시 곰곰이 생각했다.


“이 땅에 있는 모든 종족이 널리 서로를 이롭게 하길 원합니다.”


환웅은 기뻐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그렇게 되길 간절히 원하노라. 그렇기에 내 너에게 선물을 남기겠다.”


환웅이 고개를 끄덕이자 뒤에 도열해 있던 풍백, 운사, 우사가 각자 선물을 내놓았다.


“이 천부인(天符印), 세 가지 신물로 네가 원하는 세상을 만들거라.”


선물을 받은 아이는 신이 났는지 그 선물을 들고 이곳저곳 뛰어다니다가 어디론가 사라졌고 그 아이를 따라 모든 이들이 사라졌다.

그리고 그곳에는 환웅만이 홀로 남았다.


잠시 하늘을 우러러 서글픈 웃음을 짓던 환웅은 장명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이제껏 그 누구도 장명이 그곳에 있다는 것을 알지 못했지만 이 환웅은 장명의 존재를 알고 있었던 것이다.


“나의 자손이여. 너를 통해 너의 세상이 보이는구나. 참으로 참혹한 세상이로고···.”

“제가 진정 환웅님과 단군님이 자손입니까?”


환웅은 대답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나 너는 그저 인간으로만 남았구나.”


환웅은 다시 안타까운 눈으로 장명을 바라보다가 방금 아이가 놀던 정원 중앙으로 천천히 걸어 나갔다. 그리고는 눈을 감고 천천히 호흡을 다스리기 시작하더니 이내 춤을 추듯 움직이기 시작했다.

방금 아이가 수련하던 춤과 비슷했으나 더욱 완숙하고 정교했다.


‘저것은··· 장보풍류도? 원래 저것의 이름이 천문도였구나!’


자신이 익히 알고 있던 장보풍류도였지만 환웅이 펼쳐 보이는 것은 자신이 알고 있던 것과는 또 다른 느낌이었다.

호흡의 장단과 손발이 움직이는 길이 정교하게 일치하는 듯 자유로웠고 동작 하나하나에서 느껴지는 힘은 이 세상을 집어 삼킬 것 같이 강하면서도 만물을 어루만지듯이 부드러웠다.


그렇게 한참 동안 장보풍류도를 펼쳐 보이던 환웅은 천천히 동작을 갈무리하고 호흡을 정돈했다.


“많은 공부가 되었습니다.”

“그것이면 되었다.”


“저를 이곳에 부르신 분은 환웅님이십니까?”

“너에게 또 한 번의 기회를 준 것도 나이니라.”


환생을 하게 만든 이도 환웅이란 말일테다.


“제게 무엇을 원하십니까?”

“모든 종족이 서로를 널리 이롭게 하길 원하노라.”


“저는 그저 부족한 인간일 뿐입니다.”


환웅은 장명의 말에 부정하듯 고개를 저었다.


“내 아들이 그러하듯 너 또한 하늘이고 인간이고 짐승이다. 그것은 오직 나의 아들의 피와 정신을 이어 받은 자손만이 가질 수 있는 힘이다.”


환웅은 장명에게 천천히 다가왔다. 그리고 손을 뻗어 장명의 머리를 움켜잡았다.


“크으윽!”


마치 전신이 감전된 것처럼 저릿해지더니 온 몸에 힘이 치솟기 시작했다. 그리자 이내 백발이 길게 자라나 등까지 덮었고 눈동자는 붉게 변했다. 그리고 전신의 근육이 더욱 커지더니 손등과 발등에 털이 길게 자라나고 손톱 또한 날카로워졌다.


“이··· 모습은···? 짐승의 모습이 아닙니까?”

“천인, 인간, 수인의 모습을 골고루 갖춘 네 본래의 모습이니라. 이제 네 본성인 천수인(天獸人)을 찾아야 할 것이다.”


“천수인? 어떻게···? 어떻게 말입니까?”


그러나 환웅은 답을 해주지 않았다. 대신 미소를 지으며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장명은 간절히 힘을 원했지만 의식은 다시 서서히 멀어져가기 시작했다.


***


“커억!”


전신이 찢어질 것 같은 통증을 느끼며 장명은 눈을 떴다.

다시 눈을 뜬 곳은 안타깝게도 살이 애일 듯이 차가운 바람이 흘러나오는 풍혈 안이었다.


“환웅님···.”


장명은 방금 꾼 꿈이 마치 현실같이 느껴져 뇌리에서 지워지지 않았다. 환웅이 보여주었던 장보풍류도의 가르침을 생각해보면 단순히 꿈이라고 생각할 수 없었다.


‘정말 신기한 일이군. 조선의 부모님이 일찍 돌아가시지만 않았더라도 많은 것을 물어 볼 수 있었을 텐데···.’


장명은 오랫동안 여운이 가시지 않았다.


휘이잉!


‘크윽! 많이 춥군!’


차가운 바람 때문에 정신을 번뜩 차린 장명은 그제야 주변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그러다 자신 옆에 쓰러져 의식을 잃고 있는 한청아를 발견했다.


“청아? 청아야! 일어나 봐! 한청아!”


그러나 아무리 소리를 지르고 흔들어 깨우려 해도 한청아는 일어나지 못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자신과 한청아가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된 장명은 재빨리 주변에 흩어져 있던 자신의 옷을 걸쳤다.

그리고는 우물쭈물 하다 결국은 얼굴을 붉히며 한청아의 옷도 입혀주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자신들이 이곳에 있는 이유와 자신이 얼마나 큰 부상을 입고 있었는지를 기억해냈다.


‘죽기 일보 직전이었는데··· 그렇다면 청아가···?’


심각한 부상을 입었던 상처가 이미 다 아물어 있었다.

가슴과 복부, 그리고 어깨에 남은 흉터가 그 사실을 말해주고 있지 않는가.


‘이렇게까지··· 미안하다. 청아···.’


어머니의 죽음을 한청아의 탓으로 돌리고 원망했었다.

그렇기에 머리로는 이해했지만 마음으로는 쉽게 한청아를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그러나 같은 이유 때문이었는지 한청아는 자신에게 헌신적이었다. 부상을 입을 때마다 자신을 희생해가며 장명을 도왔던 것을 어찌 모르겠는가.


장명은 한청아를 몇 번 깨워보려 시도했지만 도무지 깨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자 할 수 없이 한청아를 안고 풍혈 밖으로 나왔다.


“총각! 깨어났어? 다행이다! 다행이여!”


장명을 가장 먼저 발견 한 것은 왕조연이었다.


“이장님과 철보 아저씨는 요?”


왕조연은 참혹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이장님의 병세가 심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 그리고 철보 아재는···.”


왕조연은 한쪽 모퉁이를 가리켰다. 거기에는 철보가 돌무더기 앞에 넋을 놓고 망연히 앉아 있었다.

은혜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을 테다.

장명은 한청아를 내려놓고 철보에게 다가갔다.


“내 잘못이여··· 이 사람의 죽음은 다 내 잘못이란 말여! 크흐흑! 흐흐흑!”


철보는 또다시 울부짖었다.


“빌어먹을 배씨! 꼭 갚아 줄껴! 반드시 갚아 줄 거란 말여! 크흐흑! 흐흑!”


장명은 철보의 어깨에 손을 올리고 철보를 달랬다.

한편 이장은 풀숲에 기절한 듯 누워있었다.


“이장님···.”


장명의 목소리를 듣고 이장은 힘겹게 눈을 떴다. 그리고는 흐릿하게 미소를 지었다.


“여기까지··· 온다고 고생했네. 그런데 내가 짐만 되어서 미안하네. 나··· 난 이제 어려울 것 같아.”

“조금만 더 힘을 내세요.”


“후후! 괜찮아. 그래도 죽기 전에 저 놈들과 한바탕 싸워봤으니 원한은 풀고 가네.”

“제가 어떻게든 방법을 찾을 겁니다.”


“그려··· 꼭··· 꼭 방법을 찾아야지. 휴우··· 난 좀 쉬어야겠어.”


이장은 잠시 대화하는 것도 힘든 지 또다시 눈을 감고 잠에 빠져들었다.

이장을 안심시키려 말은 그렇게 했다만 장명 또한 찹찹할 수밖에 없었다.


장명은 왕조연과 함께 보금자리를 급조하고 불을 피워 온기를 만들었다.


“그런데 총각, 정말 여기 있으면 안전한 거여?”

“뱀 수인은 추위에 약해요. 그리고 이 녹나무 향도 싫어하죠. 당분간을 버틸 수 있을 겁니다.”


“당분간?”

“곧 저들도 방법을 찾겠죠.”


왕조연은 불안한지 무릎을 끌어안고 얼굴을 묻었다.

곧 사방은 어둠에 빠지고 기온은 한 겨울처럼 내려갔다.

장명이 밖으로 나와 정상 주변을 살펴보았지만 뱀 수인의 흔적은 찾을 수 없었다.


‘준비 없이 이곳을 오를 순 없겠지. 저들이 준비되기 전에 내가 먼저 준비해야 해.’


오랜 세월 산속을 누비며 포식자의 정점에 있는 호랑이를 사냥해 왔다. 누구보다 산속 생활을 잘 알고 누구보다 뛰어난 사냥 실력을 갖고 있었다.


‘많이 춥군.’


장명은 투명한 밤하늘을 올려다보며 꿈속에서 보았던 여러 장면들을 떠올렸다. 그러다 자신도 모르게 장보풍류도의 길을 따라 몸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장보풍류도는 장명의 집안 대대로 내려오던 가전 무공, 그러나 이것이 환웅이 전수해준 천문도임을 알지 못했다. 아마 오랜 시간 대(代)를 이어오며 그 근본이 퇴색되어 버렸을 지도 모를 일이다.


환웅의 움직임은 자신이 알던 장보풍류도와는 많이 달랐다. 움직이는 투로(鬪路)는 같았으나 그것을 담아내는 방식과 해석이 달랐다.


장명은 환웅이 시범 보인 것을 기억해내며 장보풍류도를 펼쳐내기 시작했다.


‘중지곤세, 대지가 만물을 포용하듯 안정감 있게···.’


장명의 움직임이 달빛과 어우러졌고 손끝을 좌우로 길게 펼치자 마치 고요한 호수에 작은 물방울이 떨어져 파동이 생기는 것처럼 공기가 멀리까지 밀려 퍼져나갔다.


우우웅!


장보풍류도가 시작되자 장명의 하복부 단전에서 뜨거운 것이 꿈틀댔다.


‘이건 뭐지? 이질적이면서도 따뜻하구나!’


잠시 뒤 장보풍류도 세가 하나씩 펼쳐질수록 단전은 더욱 뜨겁게 달아오르고 그 열기는 전신을 가득 채워갔다.


‘아! 이것은? 이것은 여우 구술의 힘?’




재밌게 봐주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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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 057화 공무원(1) 22.07.11 51 0 13쪽
56 056화 악연(3) 22.07.08 47 0 12쪽
55 055화 악연(2) 22.07.07 46 0 12쪽
54 054화 악연(1) 22.07.06 46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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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052화 쥐새끼(2) 22.07.04 46 0 13쪽
51 051화 쥐새끼(1) 22.07.01 60 0 12쪽
50 050화 사왕(3) 22.06.30 63 0 13쪽
49 049화 사왕(2) 22.06.29 61 0 13쪽
48 048화 사왕(1) 22.06.28 65 0 13쪽
47 047화 역공(2) 22.06.27 67 0 14쪽
46 046화 역공(1) 22.06.24 81 0 12쪽
45 045화 깨우침(2) 22.06.23 72 0 14쪽
» 044화 깨우침(1) 22.06.22 87 0 13쪽
43 043화 탈출(3) 22.06.21 86 0 12쪽
42 042화 탈출(2) 22.06.20 85 0 14쪽
41 041화 탈출(1) 22.06.19 77 0 14쪽
40 040화 준비(2) 22.06.18 76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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