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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헬로! 동물의 왕국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무협

공모전참가작

연재 주기
널향달
작품등록일 :
2022.05.11 21:35
최근연재일 :
2022.07.15 19:00
연재수 :
61 회
조회수 :
8,981
추천수 :
39
글자수 :
357,119

작성
22.06.21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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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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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043화 탈출(3)

DUMMY

창대에 꽂혀 축 처진 은혜의 사체.

그것을 철보 앞에 흔들어 보이며 놀려대는 경비병.


“여··· 여보! 은혜야! 은혜야!”


철보는 넋을 놓고 있었다.

장명은 비틀거리는 몸을 이끌고 지면에 떨어진 정글도를 주워 들었다.


“크으으으··· 스흐흡! 쿨럭!”


호흡을 다스리려 숨을 들이쉬었다가 바늘처럼 찔러오는 가슴 통증 때문에 그만 기침을 하고 만다. 기침과 함께 엄청나게 많은 피를 토해냈다.


터억!


장명이 힘겹게 던진 돌멩이가 철보를 놀려대던 경비병의 뒤통수에 꽂혔다.


“치익! 이 빌어먹을 새끼가 아직 살아 있어?”


다행히 의도대로 주의를 끌었다. 허나 지금 몸 상태로는 도저히 공격을 막아낼 자신이 없다.

한청아 또한 두 마리 경비병을 상대하느라 이리저리 정신없이 움직이고 있는 상황.


‘버틸 수 있을 때까지 버텨보는 수밖에··· 산지박세(山地剝勢)··· 이 수밖에 없는 건가!’


중산간세의 변형, 굳건히 땅 위에 솟은 산을 의미하는 산지박세는 어떠한 공격도 방어해내기 위해 고안된 장보풍류도의 방어 세 중 하나.

허나 결국 굳건히 버티는 산이라도 비바람에 깎일 수밖에 없는 법, 이 산지박세는 체력과 정신력을 극도로 요하는 세이기도 했다.


“스흐흡!”


폐를 찌르는 고통을 참아내며 숨을 들이마신 후 피를 토하지 않으려 이가 부서질 정도로 깨물어 참는다. 그리고는 정글도를 몸 가운데 세워 최대한 몸 가까이 붙였다.


“치익! 죽어라!”


슛! 파팡! 팡!


장명의 몸 위로 경비병의 창이 쏟아졌고 장명은 움직임을 최소화하며 창을 막아내기 시작했다. 창날이 몸을 스쳐도 치명타가 아니라면 그냥 내버려 둔다.


“치익! 이 빌어먹을 새끼가! 어디 이것도 막아 봐라!”


아무리 창을 휘두르고 두들겨도 자신보다 작은 인간이 미동도 없이 버텨내자 경비병은 화가 치밀었다. 더구나 상대는 이미 큰 부상까지 입은 인간이지 않던가.


그러자 경비병의 동작이 더욱 커지며 장명을 무너뜨리기 위해 더 강하게 휘두르기 시작했고 그 틈에 전신에 허점이 드러났다.


‘몸이 정상이라면 바로 급소를 노렸을 텐데···!’


그러나 지금 상태라면 허투루 공격했다가는 도리어 회복 불가능한 치명타를 입을 게 분명했다.


‘조금만 더 흥분해라! 결정타를 먹여주마!’


장명은 굳건히 버티고 서서 확실한 때를 기다리고 있었다.


“뒈져버려!”


그러나 그때, 철보가 바닥에 떨어진 창을 주워들고 경비병을 향해 무작정 뛰어들고 있었다.


‘안 돼! 너무 무모해!’


이대로라면 경비병의 창에 목숨을 잃는 것은 뻔한 일, 철보 또한 자기 목숨 따윈 안중에도 없었다.

장명은 하는 수 없이 산지박세의 자세를 풀고 경비병의 품으로 뛰어 들었다.


촤아악!

콰악!


장명이 산지박세의 자세를 푸는 순간 경비병의 창은 장명의 복부를 뚫고 들어왔고 그와 동시에 장명의 정글도 또한 경비병의 가슴을 베고 지나갔다.


아직 준비되지 못한 아쉬운 공격, 그리고 부상으로 인해 약해진 힘.

결국 경비병에게 치명타를 입히지 못하고 오히려 장명만 심각한 부상을 입고 만 것이다.


“치익! 이제 끝이다!”


경비병이 창을 치켜 들어 장명의 목을 노리려던 그때,


퍼억!


철보가 휘두른 창이 경비병의 등에 꽂혀들었다.

비늘만 겨우 벗겨낼 정도였지만 장명에게 기회를 만들어 주었다.


“살려내! 살려내란 말야! 은혜를···! 은혜를 살려내! 크아아아!”

“치익, 이 미친···!”


“죽는 건 네놈이야!”


그 짧은 순간에 정글도가 경비병의 목을 스치듯 베고 지나갔다.


촤아아악! 푸아악!


경비병의 목에서 피가 분수처럼 쏟아져 나왔고 얼마 지나지 않아 고꾸라지고 말았다. 철보는 쓰러져 꿈틀대는 경비병의 대가리에 창을 계속해서 내리쳤다.


“철보 아저씨! 크으윽! 이제 그만하세요!”


장명은 겨우 철보의 팔목을 잡아 저지시켰다.


“크윽! 은혜야! 크흐흑!”


철보는 바닥에 아무렇게나 쓰러져있는 은혜의 사체를 안아 들고는 가슴에 얼굴을 묻고 서럽게 울기 시작했다.

한편 한청아는 두 마리의 경비병을 상대하느라 진땀을 빼는 중이었다. 민첩하게 상대하고 있지만 공격 보다는 그저 피하는 정도가 고작이었다.


“명이 총각!”


비틀거리는 장명을 왕조연이 부축했다.


“아주머니, 철보 아저씨와 이장님을 모시고 이 길을 따라 쭉 올라가세요!”

“그렇지만 너희들만 두고···?”


“우리는··· 크윽···! 저놈들을 처리하고 곧 따라가겠습니다!”


왕조연은 바닥에 떨어져 있는 정글도를 주워 장명의 손에 쥐어 주고는 이장을 부축하고 철보에게 다가갔다.


‘제길··· 팔을 들어 올릴 힘도 없군. 청아를 도와야 하는데···.’


복부 출혈이 심하다. 더군다나 가슴의 갈비뼈가 내려앉아 움직일 때마다 폐를 찔러댔다.


‘기회를··· 기회를 만들어야해!’


자신이 직접 하지 못한다면 한청아가 이길 수 있도록 수를 써야 했다. 창을 던질 힘도, 정글도를 휘두를 힘도 없는 장명은 한청아와 경비병들이 싸우는 곳으로 무거운 걸음을 옮겼다.


덥썩!


장명은 쓰러지듯 넘어지며 한청아를 공격하는 경비병의 꼬리를 움켜잡았다.


“치익! 뭐야! 이 새끼! 이것 놔!”


경비병은 꼬리를 빼내려 몸부림쳤지만 얼마나 끈덕지게 매달리는지 빠지지 않자 공격방향을 한청아에서 장명으로 돌린다.

그리고는 창을 치켜 들어 장명의 머리를 노리고 찔러 넣었다.


촤아악!


겨우 고개를 틀어 창을 피해냈지만···.


퍼억!


창은 장명의 어깨에 깊이 박혀버리고 말았다.


“치익! 크흐흐! 운이 좋군. 그러나 죽는 건 시간문제야!”


경비병이 다시 창을 빼려고 할 때 장명은 자신의 몸에 박힌 창대를 양손으로 움켜잡고 빠지지 않게 버텼다.


“치익?”

“청아! 지금이야!”


경비병이 창을 빼지 못해 안간힘을 쓸 때 한청아의 날카로운 손톱이 경비병의 뒷목을 꿰뚫어 버렸다.

그리고는 잠시 뒤 남은 한 마리를 마저 처리한 한청아가 장명에게 돌아왔다.


“장명! 일어나봐! 장명!”


그러나 장명은 이미 의식을 잃은 상태였다.


“치익! 저기! 저기 보인다!”


그때 산 아래에서 뱀 수인들이 올라오고 있었고 하는 수 없이 한청아는 장명을 들쳐 업고 산길을 오를 수밖에 없었다.

한청아가 장명과 함께 정상 근처까지 올라 온 후 철보 일행과 합류했다.


싸늘하게 식어 버린 은혜 앞에서 쪼그려 앉아 넋을 놓아 버린 철보.

그리고 이장 또한 바위에 기대 거친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청··· 청아 처자가 수인인지는 몰랐구먼.”

“크르르, 속이려던 건 아니에요.”


왕조연이 한청아에게 다가왔다.

한청아가 여우인 것을 알았지만 왕조연은 태연히 대하려 노력했다.


“크르르, 장명의 상태가 많이 안 좋아요. 잠시 치료를 위해 집중할게요.”


한청아는 장명의 가슴에 손을 올리고 정신을 집중했다. 손에서 하얀 빛이 쏟아져 나오며 장명을 치료하기 시작했다.


‘크르르, 피를 너무 많이 흘렸어. 이대로는 살리기 힘들어.’


지혈은 했지만 내상까지 치료하진 못했다.

잠시 고민하던 한청아는 결심한 듯 왕조연을 돌아보았다.


“크르르, 아주머니, 제가 장명을 치료하고 나면 오랫동안 정신을 잃을 거예요. 아주머니께서 다른 분들을 잘 돌봐주세요.”

“괜찮은 겨? 청아 처자마저 없으면 어쩌지? 난 무서워.”


“크르르, 아주머니, 걱정마세요. 장명이 이곳에 오면 안전하다고 했으니 괜찮을 겁니다.”


한청아는 장명의 번쩍 안아 들고 녹나무 숲 깊은 곳으로 자리를 옮겼다. 안쪽 깊은 곳에는 사람이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넓은 동굴이 나타났는데 그곳에서는 매서운 겨울바람이 불어오고 있었다.

평평한 바위 위에 장명을 고이 내려놓은 한청아는 장명의 헝클어진 머리를 손으로 쓸어내렸다.


‘장명, 너에게 내 모든 걸 줄 거야.’


한청아는 장명의 옷을 모두 벗겨내고 자신의 옷도 모두 벗었다. 수줍은 표정도 잠시, 한청아는 장명의 몸 위로 포개어 누었다.


“들릴지 모르겠지만 오늘을 기억해줘. 이제 난 너에게 속하는 거야. 좋아해.”


한청아는 자신의 마음을 고백하며 장명의 입에 자신의 입을 맞췄다.

잠시 입맞춤을 하던 한청아의 입에서 환환 빛이 쏟아져 나왔고 토해내듯 커다란 구슬을 뱉어내더니 곧바로 장명의 입 안으로 밀어 넣었다.


‘장명··· 난 이제···.’


한청아는 장명의 가슴 위로 스르르 쓰러지고 말았다.


***


“크으으윽!”


전신을 무겁게 내리 누르는 듯한 통증.

장명은 겨우 몸을 뒤척이다 눈꺼풀을 밀어 올렸다.


“아···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 크으으! 여긴··· 여긴 어디지?”


그러나 눈을 떴는데도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잠시 주변을 두리번거리던 장명은 어디선가 희미하게 들어오는 빛을 볼 수 있었고 무거운 몸을 일으켜 천천히 빛을 향해 걸어 나갔다.


“크윽!”


눈이 아릴 정도로 찬란한 햇빛.

또다시 오랫동안 앞을 제대로 보지 못하던 장명은 실눈을 떠 눈앞의 펼쳐진 광경을 바라보았다.


끝없이 펼쳐진 광활한 대지, 우거진 초목 곳곳에는 수많은 동물들이 자연스럽게 어울려 풀을 뜯으며 따뜻한 햇볕을 즐기고 있었다.

너무나 평화롭고 아늑한 광경이었다.


장명은 그 모습에 이끌려 초원의 가운데로 다가갔고 조심스레 동물들에게 다가갔다.

동물들은 인간의 모습에 놀라 도망갈 법도 하건만 도리어 신기한 듯 다가와 이리저리 관찰하기 바쁘다.


‘그런데 대체 이곳은 어디지? 난 왜 이런 곳에 와 있는 걸까? 청아는 대체 어딜···?’


한참 시간이 흐른 후에야 장명은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아우우우! 크아아앙!”

“쿠아아아! 크르르릉!”


그때 갑자기 사나운 짐승의 울부짖는 소리가 사방에서 들려왔고 한가로이 거닐던 동물들은 번뜩 놀라 어디론가 흩어지기 시작했다.

뭔가에 잔뜩 겁을 먹은 표정으로 어쩔 줄 몰라 하는 동물들, 곧이어 그 이유는 분명해졌다.

어둠을 몰고 나타난 사나운 짐승들.


동물들은 이리저리 도망치려다 결국 피하지 못하고 초목의 가운데로 몰려들었고 사방에서 맹수들이 포위를 좁히며 다가오고 있었다.

장명 또한 동물들의 가운데 꼼짝없이 갇혀 오도 가도 못하는 상황이 되었다.


그때 내발로 달리던 동물들이 서서히 상체를 일으키더니 앞발을 들어 올리며 수인의 모습으로 변해갔고 포위를 해오던 짐승들 또한 수인으로 변해갔다.


‘예왕?’


짐승들 앞에 우뚝 서있는 자는 분명히 예왕이었다.

장명은 수인들을 헤치고 예왕에게 달려가려 했지만 수인들이 장명의 팔을 잡고 놓아주지 않았다.


“이··· 이것 놔! 으읍! 읍!”


장명이 소리치려 해도 수인들은 장명의 입을 막고 꼼짝도 못하게 만들었다. 그리고는 안쓰러운 표정으로 고개를 저으며 나서지 말라는 당부를 한다.

잠시 후 족장으로 보이는 거구의 기린 수인이 예왕 앞에 허리를 숙였다.


“예··· 예왕이이여! 무엇을 원하나이까.”

“크르르! 난 이 땅을 원한다!”


“이 땅은 주인이 없습니다. 필요하시면 언제든 머물면 그뿐입니다.”

“크르르! 아니! 온전히 내 것이길 원한다!”


“저희에게 없는 것을 가지겠다하시니 저희는 드릴 방도가 없습니다.”

“크르르··· 줄 수 없다면 내가 빼앗아야지! 크아아앙!”


예왕은 거대한 앞발로 단숨에 족장의 목을 후려쳐버렸고 족장은 그대로 목이 부러져 그 자리에서 즉사해 버린다.


“크아아앙! 나의 권속들이여! 이 모든 것이 이제 나의 것이다! 마음 것 가지고 즐겨라! 크아아아!”


예왕이 포효하자 예왕을 따르던 모든 짐승들은 포효로 화답했고 잠시 뒤 무서운 살육이 시작되었다.

장명은 도망가는 수인들에게 이리저리 치이다가 결국 머리를 심하게 부딪치고 바닥에 쓰러지고 말았다.


‘안 돼! 이··· 이렇게 아름다운 세상을···.’


가물거리는 눈앞에서 모든 살아 있는 것들이 죽어갔고 그 중심에는 예왕이 있었다.

그 모습을 끝으로 장명은 정신을 잃고 말았다.




재밌게 봐주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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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058화 공무원(2) 22.07.12 44 0 12쪽
57 057화 공무원(1) 22.07.11 51 0 13쪽
56 056화 악연(3) 22.07.08 46 0 12쪽
55 055화 악연(2) 22.07.07 45 0 12쪽
54 054화 악연(1) 22.07.06 45 0 13쪽
53 053화 쥐새끼(3) 22.07.05 43 0 13쪽
52 052화 쥐새끼(2) 22.07.04 45 0 13쪽
51 051화 쥐새끼(1) 22.07.01 59 0 12쪽
50 050화 사왕(3) 22.06.30 63 0 13쪽
49 049화 사왕(2) 22.06.29 61 0 13쪽
48 048화 사왕(1) 22.06.28 64 0 13쪽
47 047화 역공(2) 22.06.27 67 0 14쪽
46 046화 역공(1) 22.06.24 81 0 12쪽
45 045화 깨우침(2) 22.06.23 72 0 14쪽
44 044화 깨우침(1) 22.06.22 86 0 13쪽
» 043화 탈출(3) 22.06.21 86 0 12쪽
42 042화 탈출(2) 22.06.20 84 0 14쪽
41 041화 탈출(1) 22.06.19 77 0 14쪽
40 040화 준비(2) 22.06.18 76 0 12쪽
39 039화 준비(1) 22.06.17 82 0 12쪽
38 038화 사왕도(2) 22.06.16 84 0 13쪽
37 037화 사왕도(1) 22.06.15 93 0 14쪽
36 036화 탈출(4) 22.06.14 105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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