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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하다 세계제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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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타리아
작품등록일 :
2022.09.07 12:53
최근연재일 :
2022.11.04 18:20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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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403,491

작성
22.10.30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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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거래

DUMMY

“수술은 다행히 잘 됐습니다. 환자가 워낙 건강한 사람이라 잘 버텨줬어요.”


“감사합니다, 교수님!”


난 깊이 허리숙여 치포의 수술을 담당했던 교수께 인사했다.


“아직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큰 고비는 없을 겁니다.”


힐스보로우 박사와 대통령은 번갈아가며 나에게 전화해서 내가 중국에 쳐들어가서 칼춤을 출까봐 두려움에 벌벌 떨었다.


“민서야, 내가 영국 총리 목을 뒤틀어서라도 유미나 박사 구출해 낼테니까 넌 가만히 가만~히 치포 문병하면서 기다려야 돼, 알겠지?”


“박대사, 너가 한국에서 지금 무슨 짓을 해도 내가 다 사면해 버릴테니까, 제발 중국에만 가지마라, 알겠지?”


난 참모인 정재석 과장, 아니 이제 그래비티 사장과 의논해야 했다.

그는 어떤 편견도 없이 어떤 뒷일도 생각않고 나에게 충직한 조언을 해 줄 수 있는 사람이었다.


“재석아, 내가 왜 왔는지 알지?”


“캡틴. 사실 방법은 한가지 밖에 없어요. 5단계 추출물을 이용하는 것.“


후우~~


한숨밖에 안 나온다. 이럴거면 그냥 처음부터 김태석이가 있던 그래비티 다 폭파시켜서 테러리스트 되는 것과 무에 다른가.


“하지만 그건 파이널 솔류션입니다. 그걸 가지고 협박만 해도 캡틴은 지구상 1타 관종 찍는 겁니다. 아마 달로 이민가야 할 겁니다.”


우리가 무슨 나치냐? 파이널 솔류션이란 더러운 단어가 나오게?

그리고 나도 관종 싫어해. FBI 모스트 원티드 1위에 예전에 빈 라덴 뒤를 이은 놈과 동시에 오르고 싶지는 않다고.


“그럼 지금은 어떻게 해야 하나? 역시 영국이나 미국하고 손잡고 구출작전을 진행해야 하는건가?”


반쯤 혼잣말을 섞은 질문이었다.


“이번 구출 작전을 수행할려면 엄청난 정보망이 필요합니다. 그걸 가진 건 미국밖에 없죠. 그렇다고 해도 빈라덴 잡으러 파키스탄 가서도 그 난리를 쳤는데, 상대가 중국인데 들어갔다 나올 수나 있을까요? 갑갑하네요.”


어이 재서기! 너 정재석이잖아. 무한한 아이디어의 보고, 태양계 최고의 잔머리! 머리를 굴려보라고.


시간이 없었다. 유미나는 금방 알고 있는 기술을 다 털어놓을 거다. 기술이 문제가 아니고 다 털어놓으면 중국 것들이 반드시 죽여서 증거를 없앨거란게 문제다.


오랜만에 내 주머니에 있던 M 레드를 꺼내 물었다. 딱 두 번 피웠는데 두 번 다 대통령실에서만 피웠던 것 같다. 대통령이 내 맞담배 상대라니...


“담배 피워요?”


“어. 대통령이 나한테 담배 가르쳐 줬어.”


감히 대한민국 대통령을 자신의 담배스승이라 칭하는 캡틴을 보며 재석은 ‘역시 캡틴의 스케일은 남다르군’이라 생각하며 변함없는 존경의 눈빛을 보내는게 보였다.


띠리리리링


모르는 번호가 떴다.


“여보세요?”


“안녕하십니까? 미국 대사관 US 센터 부센터장, 론 바이런이라고 합니다.”


힐스보로우 박사가 ‘부’라는 글자가 붙는 놈들은 전부 CIA라 그랬는데. 이 놈도 그 중 하나인가 보다.


“네, 주한 짐바브웨 대사 박민서입니다.”


“대사님, 급하게 만나 뵙고 싶은데 가능하겠습니까?”


CIA가 맞다면 지금 상황에서는 일단 무조건 잡아야 하는 동앗줄이다. 이 타이밍에 연락 온거 보면 다 알고 온 듯 한데, 서로 가면은 쓰지 말자고.


“CIA가 저에게 무슨 볼일로 그러시는가요?”


“하하하, 직설적이십니다. 그렇게 까놓고 말씀하시니 저도 마음이 편합니다.

제가 지금 계신 곳으로 가겠습니다. 빌딩 바로 앞에 다 와 갑니다.“


이 자식들이 사람 미행까지 하고 있었다는거잖아?


전화를 끊고 궁금해 하는 재석에게 설명을 해 줬다.


“다 알고 온거네요. 유미나 박사 구하는거 관련해서 부탁하실거죠?”


난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

재석은 잠시 아무런 말이 없었다.


“도움이야 받겠지만, 미국쪽에서 요구할게 엄청나겠네요.”


“그렇겠지?”


중국놈들이야 워낙 무식하게 대놓고 뺏아가는 놈들이고, 미국놈들은 아주 세련되게 뺏아간다는게 다를뿐, 빼앗기는 입장에서는 다 똑 같다.

지금 전화온 걸로 봐서는 CIA에서 쭉 나를 감시하다가 딱 아킬레스건 드러내고 있을 때 칼을 들이대는 기분이었다.


나와 정재석이 앉아있는 그래비티 사장실로 말끔하지만 거친 삶을 산듯한 인상을 출기는 중년 남자가 들어왔다. 큰 키에 한가닥 했을 것 같은 호리호리하지만 근육이 잘 발달된 전투종족이었다.


우린 론 바이런이란 한국 내 CIA 수장과 간단한 인사를 나누었다.


“지금 상당히 어려운 상황인걸로 알고 있습니다.”


단도직입적으로 용건을 들고 나왔다. 잔머리 굴려봤자 다 알고 왔는데 먹힐 리도 없고, 오랫동안 날 감시한 것 같아 숨길수도 없었다.


“중국에서 유미나씨를 구출할 방법이 있습니까?”


론 바이런은 팔짱을 끼고 탁자를 바라보면서 아무 말이 없었다.

쉬울 리가 없는 일이었다. 재석 말대로 파키스탄에서 빈 라덴 잡아 나올때도 난리굿이 났는데, 중국이란 나라에 들어가서 특수작전을 수행한다? 차원이 다른 이야기였다.


“상당한 위험과 출혈을 감수한다면 못할건 없지요.”


‘상당한 출혈‘에는 상당한 댓가가 필요한 법. 미국이 원하는 거야 뻔했다. 파세나이트 에너지 추출 기술과 중력제어장치 기술.


“유미나 박사가 어디 있는지는 아십니까?”


“중국 잠수함에 탑승할때부터 추적을 했습니다. 현재 톈진의 중국군 연구시설에 구금되어 있습니다.”


“원하는 건 내 기술이겠지요?”


론 바이런은 어깨를 으쓱했다.


“우리도 중국과 전쟁을 감수할지도 모르는 리스크가 있습니다. 그만큼 대사님의 기술이 중요하다는 말이겠지요.”


나의 세계시민의식은 어느 나라도 이 기술을 독점해서는 안된다고 이야기 하고 있지만, 현실에 주저앉고 있다.


“그렇다면 조건이 있습니다.”


‘조건’이란 말에 론 바이런의 머리가 핑핑 돌아가는 소리가 들려왔다.


“한국, 미국, 짐바브웨가 기술을 공유합니다. 그리고 이 기술에서 파생되는 무기, 우주항공기술 등에도 같이 협력한다는 조건입니다.”


“그 정도는 이미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박대사님.”


아직 내가 말한 ‘협력‘이란 단어를 정확히 이해 못한 것 같아 다시 한번 못박아 말했다.


“협력이란 말은 미국과 똑 같은 수준의 사전 기술도 공유하겠다는 말입니다. 어떤 의미인지 감이 오십니까?”


미국이 잘나가는 F-22 전투기에 내 기술을 적용한다면 F-22 기술도 넘기란 말이다.

달에 보내는 우주선에 내 기술을 적용할려면 달 가는 로켓과 관련된 기술도 다 같이 공유하겠다는거고.


“그 말씀은..., 미국이 가진 첨단 기술 중 아주 중요한 부분도 공유하시겠다는...?”


난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는 블러핑을 해야 할 시점이었다.


“설마 제가 유미나 박사 목숨 하나를 위해 이 기술을 전부 넘기리라 생각하셨단 말입니까?”


내 사람이라 생각되면 포기한 적이 없다. 소년병들도 어떻게든 살려보려고 했던 인류애 넘치는 나다. 그런데 유미나를 위해 이 기술을 포기 못한다? 당연히 포기할 수 있다. 더 대단한 기술을 만들면 된다.

그래도 거래에서 최대한 얻을건 얻어내야 한다.


“흠..., 어렵군요. 중국과의 마찰을 감수하는 것만해도 상당히 큰 문제입니다. 그런데 우주항공의 핵심기술을 달라니..., 이건 제 선에서 결정할 문제가 아닙니다.”


“아~, 참고로 모르시는 것 같아서 말씀드립니다만, 5단계 에너지 추출을 하면 핵무기급의 폭발을 만들 수도 있습니다. 방사능 낙진이 없는 클린 핵폭탄 말입니다.“


단 10그람의 에너지면 50킬로톤의 폭발을 만들 수 있었다. 아무런 기폭 장치 없이 특정한 초저주파를 이용해 폭발시킬 수 있으니 별도의 기폭장치도 필요없다.


내 말을 들은 론 바이런의 눈이 커졌다. 방사능이 없는 대량살상무기. 많은 나라에서 눈독들일만한 물건이었다.


“그것만이 아니라 아~주 다양한 방법으로 여러 가지 무기에 적용할 수 있지요. 미국의 첨단기술을 넘긴다 해도 아깝지 않을 겁니다.”


“일단 유미나 박사부터 구출하고 상세히 이야기 해 봅시다.”


이거 플렉스인가? 내가 원하는 조건을 먼저 들어줘도 내가 쌩까는거 걱정 안 한다 이거지? 하기야 내가 어딜 가든 추적할 수 있을테니. 미국이 작정하고 깡패짓 하면 말릴 수 있는 사람이 있겠냐...


그리고 미국 첨단기술 정도는 얻어내야 한국 대통령하고도 이야기 될 것 아닌가. 벌써 파세나이트하고 중력제어장치의 고급 기술은 한국만의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는데, 유미나 하나 챙기고 탈탈 털렸다 그러면 난 바로 감옥행일 것 같다.





그로부터 5일 뒤 유미나는 대한민국의 품으로 돌아왔다. 어떻게 한건지는 모르겠지만, 중국도 조용했다. 다만, 베이징에서 톈진까지 정전이 되었고, 모든 전자기기가 다 타버렸다는 흉흉한 소문만이 감돌았다.

어떻게 했는지 정~말 모르겠다.


치포가 입원한 병원에 유미나 박사도 입원해 있어서 일타쌍피로 병문안이 가능한 건 편한 점이었다.


“유박사, 몸은 어때요?”


납치되고 돌아와서 안정을 취한다고 실질적으로는 대화를 처음 나누는 자리였다.


“괜찮아요, 대사님.”


트라우마로 남을 것 같다. 예전과 달리 한참 차분해진 목소리, 우수에 가득찬 눈빛. 마음이 좀 아프다.


“미안합니다. 경호에 더 신경썼어야 하는데...”


유미나 박사가 아무 말이 없었다. 중국이 고문했냐, 기술은 다 넘긴거냐 등등을 물어보고 싶은데 분위기상 그런거 물었다간 한 대 맞을 것 같다.


“대사님!”


나를 바라보는 눈빛이 한층 더 깊어졌다.

의사 말로는 몸 상태는 괜찮다 그러는데 정신적인 충격이 컸나보다. 한층 더 성장한 듯 보였다.


“약속하신 ‘큰 보상’. 꼭 약속 지키십시오!”


다짐을 받는 듯 내 눈을 정면으로 응시했다. 근데, 그 약속은 정재석이 맘대로 한건데, 난 그런말 입밖으로 꺼낸 적도 없는데. 그러나 거절하기에는 저 살기가 너무 무섭다.


“아!..예..알...겠습..니다.”


이건 정재석이 때문이야! 나하고 전생에 무슨 억겁의 카르마가 있기에 이런 구렁텅이로 날 빠뜨리냐고.


그제서야 유박사가 활짝 웃었다. 변함없는 미소였다. 순간적으로 내가 당했다는 생각이 드는 건 착각이겠지.


“그보다, 치포 실장님이 많이 다쳤다면서요? 빨리 가요!”


유박사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더니 링거 걸이를 끌고 문을 나섰다.


다행히 치포도 의식을 되찾고 안정을 취하고 있었다.


“치포!”

“유실장!”


“미안해!”

“못 지켜 줘서 미안해!”


이산가족 상봉 같다. 하기야 하나는 총 맞고 다른 하나는 중국까지 납치되어 갔다가 돌아왔으니 여러 감정이 교차할 거다. 그런데 치포가 저렇게 감성적인 사람이었던가? 눈물이 한방울 쪼르륵 흘러내렸다.


“치포! 우는거야?”


내가 빙글빙글 웃으며 놀리듯 말하자 유미나가 날 째려봤다.


여전히 눈물이 딱 한방울 흘러내린 얼굴로 치포가 날 쳐다본다.


“캡틴!”


다른 사람도 아닌 치포가 총 맞고 누워 있으니 나도 짠하다. 이번이 처음은 아니더라도 가슴 철렁한 건 나도 마찬가지였다.


“응, 치포. 말만해. 배고파? 뭐 사다줄까?”


치포가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보다 캡틴! 나한테 ‘큰 보상’ 잊지마!“


아니 다들 왜 이러세요? 나한테 뭐 맡겨놓으셨어요?

당황한 난 치포에게 물었다.


“그..그게 무슨 소리야?”


“재석이한테 다 들었어. 캡틴을 따른 사람에게는 ‘큰 보상’과 함께 소원 한가지 이루어 준다고.”


아니 치포 넌 거기 해당사항 없는 거 아니었어? 아닌가? 챙겨줘야 하는건가?

이제는 나도 헷갈리기 시작한다. 내가 뱉은 약속도 아닌데 지켜야 된다는 의무감이 드는건 재석이 날 가스라이팅 시키는거다. 게다가 그 대상이 점점 넓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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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회의 22.10.31 662 25 16쪽
» 거래 22.10.30 714 28 12쪽
61 유미나 납치 22.10.29 745 27 13쪽
60 메이드 인 차이나 Vs. 메이드 인 짐바브웨. 22.10.28 771 31 18쪽
59 그래비티 인수 22.10.27 801 32 14쪽
58 파나마???-김태석의 최후 22.10.26 849 29 2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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