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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타리아의 서재입니다.

복수하다 세계제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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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타리아
작품등록일 :
2022.09.07 12:53
최근연재일 :
2022.11.04 18:20
연재수 :
67 회
조회수 :
98,368
추천수 :
2,500
글자수 :
403,491

작성
22.10.26 18:20
조회
850
추천
29
글자
20쪽

파나마???-김태석의 최후

DUMMY

짐바브웨 대사관 내 지하 깊숙한 취조실에서는 관례대로 진행되는 멍석말이가 한창이었다.


퍽퍽!!

퍽퍽퍽!

퍽퍽~!


“아아아악, 민서야 살려줘. 잘못했어. 내가 정말 잘못했어!”


퍽퍽!

퍽퍽~!


조중현은 그리 의지가 굳은 인간이 아니었기에 오랫동안 팰 필요는 없었지만, 그래비티에서 날 멸시했던 점과, 회귀 전 나를 벌레 취급했던 30년간의 세월을 참작한 매질이 가해지고 있었다.


거의 골병이 들 정도로 팬 후 나와 조중현은 취조실 책상에 앉았다.


“조중현이! 여기서 맞아죽을래 감옥에 가서 살래?”


둘 다 싫은 표정이 눈에 확 들어왔다.


퍽~!!


우당탕!!


분노의 주먹을 그의 얼굴에 날렸다.


“앉아!”


겨우겨우 몸을 추슬러 앉는 그를 보고 다시 물었다.


“여기서 맞아죽을래, 감옥 가서 살래?”


“가..감옥 갈게.”


“너 말이 좀 짧다? 맞을래?”


격하게 고개를 가로저었다.


“너 김태석이가 김형우 교수님하고 우리 어머니 죽인거 알지? 그리고 날 아프리카에서 납치해 올려고 했던 것도.”


놈이 고개를 끄덕였다.


“너같으면 용서가 되겠냐?”


조중현이 눈을 들어 두려운 눈으로 날 바라봤다.


“나 진짜 여기서 너 죽여버리고 어디 묻어버리고 싶다. 너희 형도 김태석이도 최영대도 전부 다.”


옆에 놓아두었던 정글도를 집어들자 중현의 얼굴이 공포로 물들었다.


“내가 반군에 있을 때 말이야. 우리편 중에 사람 목을 잘라서 집에 장식해 두는 놈이 있었어.

그 새끼를 내가 죽여버리고 목을 잘라버렸어.“


정글도의 간략한 역사를 읊어준 다음 맨들맨들한 손잡이를 쥐고 큼직한 날을 조중현의 목에 갖다 댔다.


덜덜덜 떨고 있는 조중현이 오줌을 지렸다.

그러던가 말던가 난 계속 말을 이어나갔다.


“내가 널 살려서 감옥에 보낼 이유 한가지만 말해봐!”


조중현이 입을 어버버거리기 시작했다.

난 조용히 정글도를 내려칠 듯 높이 들었다.


“자 잠깐만, 잠깐만.. 중호형이 김태석하고 최영대 다 엮을 증거를 가지고 있어...요. 은행 금고에.., 나한테 키가 있어요. 그거면 태양회도, 그래비티도, 김태석, 최영대도 끝입니다.”


조중현과 치포를 은행으로 보내 가져온 증거물은 다채로웠다. USB에 있는 은행기록, 이메일, 서류, 사진뿐만이 아니라 수첩에 수기로 기록한 것도 다섯권이나 됐다.

자기가 저지른 비리도 꼼꼼히 기록해 놓은 미친짓은 뭔지...


난 김대한 변호사를 대사관으로 불러 증거자료를 보여줬다.

앉은 자리에서 검토하기에는 양이 너무 많았지만, 대충 살펴봐도 엄청난 내용이 들어있었다.


“살인, 살인교사, 뇌물공여, 납치, 납치공모, 전략기술유출, 사기, 횡령... 내란죄에 해당되는 것도 있네요. 엄청난데요, 대사님?“


“고발 가능하겠습니까?”


“고발이 문제가 아니라 유죄 못 받아내면 병신인 거죠. 김초롱 검사하고 상의해서 기소하도록 하시죠.”


“아, 그리고 조중현이 적극적으로 증언하기로 했으니까 도움이 될 겁니다.”


조중현은 정재석과 따로 오리엔테이션을 거쳤다. 나의 추종자까지는 안 되겠지만, 적극적으로 증언하는게 자신에게 유리하다는 확신은 가지고 있는 듯 했다.


난 K 일보의 차수진 기자에게도 모든 자료를 복사해서 넘겼다.


[그래비티 기술, 전부 훔친 것이었다!]

[박민서, 김형우 교수가 진짜 기술개발자]

[충격! 그래비티 김형우 교수 살해. 박민서 대사 모친도 살해]

[기술 도둑, 그래비티]

[태양회 멤버 명단 전격공개]

[중국은 기술도둑]

[짝퉁을 넘어 절도로!]


이 소식은 외신을 타고 전 세계로 퍼져나갔다. 하루만에 나스닥의 그래비티 주가는 50%가 빠졌다.


------------------------------------


“빨리 빨리!”


띠리리리링


“네 김태석입니다.”


“어디야 김회장?”


“현미정 청장 데리러간다고 좀 늦었습니다. 곧 도착합니다.”


한국항공 최영대 사장의 전화였다. 최영대 사장의 전용기는 중국으로 가기 위해 현미정 특허청장과 김태석 그래비티 회장을 기다리고 있었다.


겨우 비행계획서에 기록된 출발시간을 지킨 최영대의 전용기는 하늘로 날아올랐다.


“씨발 대한민국. 좆까라 그래. 난 중국에서 잘먹고 잘 살련다.”


위스키를 크게 들이키며 김태석이 욕을 해 댔다.


체포영장이 떨어지기 직전이라 겨우 도망나올 수 있었던 이들. 김태석은 중국에서 자리를 마련해 놨기에 대륙을 발판삼아 더 크게 사업을 펼칠 생각에 들떠 있었다.


현미정 특허청장은 어차피 외국으로 돈도 다 빼돌려 놓았고 외국에서 편안하게 안락한 삶을 살면 됐다.


하지만 최영대 한국항공 사장은 원래 부자였다. 그래비티를 통해서 엄청난 돈을 벌었지만, 자신은 국적기 회사 사장이었기에 모든 걸 포기하고 도망가는 신세가 한탄스러웠다. 특히나 자기가 사라짐으로 해서 자신의 누나가 한국항공 사장이 되는걸 눈뜨고 봐 줄 수가 없었다.


그런 최영대의 마음을 아는 것인지..,


“최사장님, 한국 있었으면 최소 30년 징역이었을거요. 중국 가서 항공사 하나 합시다. 한국항공보다 더 크게 만들면 될 것 아닙니까. 새출발 하는거지요. 자자 술이나 한잔 합시다.”


이륙하고 15분쯤 지나자 기장이 나왔다.


“사장님!”


최영대가 못 보던 외국인 기장이었다.


“어? 못보던 놈이네?”


외국인 기장이 고개를 살짝 숙였다.


“본사에서 급히 외국인 파일럿을 밤에 수배하느라 제가 오게 됐습니다. 샘 미치넘 기장입니다. 그보다 큰일났습니다! 중국 관제소에서 중국 영공으로 넘어오지 말랍니다.”


박민서가 바꿔치기한 짐바브웨 대사관 조종사인 미치넘의 말에 김태석 일행은 의심이고 자시고 할 겨를이 없었다.


“뭐?”

“뭐라고?”

“무슨 개소리야, 씨발!”


세 사람이 동시에 소리를 질렀다.

김태석이 기내 위성전화를 들었다.


“여보세요? 부장님, 김태석입니다. 지금 중국으로 가고 있는데 관제소에서 중국영공으로 넘어오지 말라고 한답니다.”


전화 너머로 중국 과학기술부 왕부장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 김태석 회장님. 이거 어쩌지요? 당분간 김태석 회장 중국으로 오기 힘들 것 같애요. 어디 딴나라에 가 계시다가 좀 잠잠해지면 봅시다.”


김태석의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다. 그래비티의 기술을 중국으로 이전하고 엄청난 돈을 들여 기술센터도 중국에 지었다. 회사 이전이 거의 끝난 상태에서 중국이 자신의 입국을 막았다.


세기의 기술도둑으로 세계경제지와 신문에서 떠들고 있는 김태석을 받았다간 중국이 공범이란걸 알리는 거나 다름없다는 판단이었다.


물론 한국 대통령이 중국 외교부 부장과의 회담에서 김태석을 중국이 보호하면 좆될거란 협박을 한 것도 한몫했다.


‘씨발..., 당한건가?’


“부장님! 제가 살아야 그래비티가 살고 향후 기술개발도 이루어지지 않겠습니까?”


상대방이 잠시 말이 없었다.


“저희가 알기로는 그래비티 기술은 전부 박민서가 개발한 걸로 아는데요. 조중현 소장도 기술개발 능력이 없잖습니까? 하여간 그동안 해 준 건 고마워요!“


뚝~!!


“야이 씨발놈아! 니가 먹은거나 다 뱉어. 이 새끼야!!”


김태석은 끊어버린 상대방에게 쌍욕을 퍼부었다.


“왜요? 무슨 일이에요, 김회장님?”


현미정 청장이 놀란 표정으로 김태석 앞에 섰다.


“끝났어. 다 끝났어. 우릴 이용하고 버린거야, 중국 새끼들이...”


현미정 청장이 자리에 주저앉아버렸다. 최영대 사장도 체념한 듯 말이 없었다.


기장인 샘 미치넘은 여전히 어떻게 해야 하는지 지시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래도 멘탈이 가장 두터운 현미정이 정신을 차렸다.


“최사장님, 김회장님. 일단 살고 봐야죠. 어디 다른 나라 가서 생각을 정리하고 계획을 세웁시다. 최사장님이 외국은 잘 아시니 어디로 정할지 얘기해 주세요!”


최영대는 여전히 체념한 얼굴로 기장에게 지시했다.


“파나마로 가줘!”


지시를 받은 샘 미치넘 기장은 자리로 돌아가 기수를 돌렸다.


비행기는 연료를 위해 하네다 공항에 잠시 기착한 후 다시 날아올랐다.


김태석 일행은 좀처럼 잠에 들지 못하고 술만 마시다 잠에 들었다.


덜컹~~!


공항의 활주로에 바퀴가 닿는 충격에 다들 부스스한 머리를 하고 깨어났다. 비행기가 주기장에 들어서고 마침내 멈춰서자 부기장이 나와 문을 열었다.


갑자기 군인들이 비행기 안으로 들이닥쳐 김태석 일행에게 총을 겨누었다.


“김태석, 현미정, 최영대 맞습니까?”


이빨이 토끼모양으로 툭 튀어나온 깡마른 군인이 어눌한 영어로 물었다.


“그런데요?”


“세분을 살인모사 및 저희 나라의 전략기술에 대한 절도혐의로 체포합니다. 묵비권을 행사할 수 있고 당신의 발언은 법정에서...변호사를 선임할 권리가 있고...”


수갑이 채워졌다.


“이게 무슨 짓이야!!!”


최영대가 소리쳤다.


“파나마는 한국과 범죄인 인도조약이 없잖아. 우리가 파나마 법을 어긴 것도 없고!!”


현미정은 당황했지만 속으로 핏대를 올리는 최영대를 응원했다.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토끼 이빨 흑인을 바라보던 일행에게 토끼 이빨이 히죽 웃었다.


“여기 짐바브웨에요. 우린 짐바브웨 경찰.”


기장과 부기장이 잽싸게 계단으로 튀어내려가는게 보였다.


“저 저 저... 씨발!!”


----------------------------


드디어 잡았다. 한국에서 그래비티로 쳐들어가서 족칠 생각을 몇 번이나 했었지만, 가까스로 참을 수 있었다.

원흉 김태석이만이 아니라 김형우 교수님을 직접 죽이라고 지시한 최영대와 특허기록을 없애버린 현미정까지 한꺼번에 잡았다.


난 잠바브웨 내에서의 나의 모든 영향력을 다 동원했다.

아무리 민주화 되었다고 하지만, 모든 통제가 법에 따라 이루어지지 않는 나라다.

난 그 맹점을 이용해 그들을 대놓고 빼돌려 말라파티 사파리 지역으로 데려오게 했다.


그리고 한참 전에 잡혀 왔던 전 경찰청장 조중호도 사파리 지역으로 끌고 왔다.


초원 한 가운데 하얀 천막을 치고, 탁자와 물을 가져다 놓았다. 그 탁자를 중앙에 놓고 붉은색 죄수복을 입고 있는 네명과 마주보고 앉았다.


며칠간 감옥에서 고생하고 이동중에도 더위를 먹었는지 벌써 쓰러질 것 같이 보였다. 게다가 감옥에 득실거리는 벼룩에 당한 것인지 얼굴에 벌레물린 자국이 보였다. 온 몸도 그러리라.


“재판은 없다! 너희들은 여기서 죽는거야!”


낮은 음성으로 그들에게 선언했다.


김태석은 고개를 떨구었고, 현미정은 눈물을 흘렸다. 최영대는 여전히 뻣뻣했다. 조중호는 오랜 감옥생활을 한 탓에 살이 쪽쪽 빠져 버틸수나 있을지 모를 상태였다.


“박대사님, 살..려주세요.”


현미정이 기어나오는 목소리로 말했다. 목에 칼이 안 들어오니 아직 죽는다는게 실감나지 않나보다. 자존심을 세우는건가.


김태석은 고개를 숙이고 머리를 굴리고 있는 듯 했다.


“우리한테 이러고도 네가 무사할 것 같애?”


최영대는 협박을 해 댔다.


“네놈들이 무슨 잘못을 했는지 모르는구나?”


이걸 또 읊어줘야 하나. 말해 준다고 ‘아이고, 죽을죄를 졌습니다.’하고 고개를 숙일 인간들도 아니었다.


퍽~~!!


나의 주먹질에 최영대가 의자와 함께 뒤로 벌렁 넘어졌다. 난 넘어진 최영대에게 다가가 한손으로 잡아 일으키고 적절하게 패기 시작했다.


퍽~~

퍽!

퍽, 퍽~~!


놈은 배에 꽂힌 주먹 때문에 숨조차 쉴 수 없는 모양인지 꺽꺽댔다.


“뭘 잘못했는지 생각이 안 나면 맞아야지!”


최영대에 주먹세례를 가하다가 현미정에게로 고개를 돌렸다.


찔끔한 현미정은 고개를 움츠렸다. 내가 그녀에게 다가가자 일어서서 뒷걸음질 쳤다.


“저 전 알아요. 박대사 어 어머니도 죽이고, 특허도 뺏고, 김형우 교수도 죽였어요. 저희들이 한 거에요. 잘못했어요, 살려주세요!!”


짝~~!


현미정의 고개가 돌아가고 입술이 터졌다.

넘어진 현미정은 재빨리 무릎을 꿇었다.


“박대사님, 죄송합니다. 저희가 잘못했어요. 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 제가 가진거 다 드릴게요. 살려만 주시면 정말 참회하면서 살겠습니다!”


난 자비로운 신이 아니다. 현미정은 이제 정신이 반쯤 나가버렸다.

현미정은 멈추지 않았다.


“대사님, 제 제 재산이 10조가 넘어요. 그것 다 드리고, 필요한거 뭐든 말씀하세요. 제가 다 드릴께요.”


들은대로 돈으로 뭐든지 해결하는 스타일이었다.


난 말없이 한쪽발로 꿇어앉은 현미정의 가슴을 밀었다. 그녀는 흙바닥에 널부러져 누웠다.

그녀의 한쪽 발목을 잡고 단검으로 뒤꿈치를 그어버렸다.


아아아악~~!!

아아악~~!!


“야 이 개새끼야! 가진거 다 준다고. 뭘 원해 씨발놈아!!”


고통이 느껴지자 반사적으로 욕과 함께 원망이 터져나왔다.

아킬레스건이 잘린 뒤꿈치에서 피가 뭉글뭉글 흐르고 있었다.


이내 자신이 욕한걸 주워담고 싶은 심정인 듯, 다시 나에게 매달렸다.


“박대사님! 살려주세요! 다시는 나쁜짓 안 하고 살게요. 살려주세요.”


퍽~~!!


얼굴에 주먹을 한 대 먹였다. 정말 자기 생명에 대한 집착이 강한 인간이었다.


조중호는 이미 삶을 포기한 얼굴이었다. 그러나 현미정의 모습을 보던 최영대가 겁을 집어먹은 듯 아까와는 달리 한풀 꺾여 있었다.

내가 다가가자 더운 날씨 때문인지 땀을 더 흘렸다.


“나 난, 김형우 교수를 죽였다. 그래도 김형우 교수가 우리말을 잘 들었으면 죽일일 까지는 없었어! 우리한테 협조했으면 돈도 벌고...”


퍽!

퍼벅~~!


매를 번다. 누구한테도 아쉬운 소리 해 본적이 없는 놈이라 변명이란걸로 나를 더 열받게 만들었다.


난 주저없이 놈의 발목을 잡고 아킬레스 건을 끊어버렸다.


한참동안 비명을 지르던 최영대는 바닥에 드러누워 가쁜 숨을 쉬며 고통을 참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김태석이 남았다. 놈은 놀란 듯 했지만 침착함을 유지하고 있었다.


앞으로 다가간 나를 올려다 보았다.


“민서야!”


단 한번도 들은적 없는 힘빠진 목소리로 날 불렀다.


“그냥 깨끗하게 여기서 죽여라!”


난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래비티 2년, 그리고 반군에서 5년을 보냈다. 반군에서 죽을뻔 한게 22번이야. 너도 22번쯤 죽을 위기를 겪으면 풀어줄지도 모르지.”


회귀 전의 30년을 생각하면 더더욱 고이 저승으로 보낼 생각이 없었다.


퍽~!


김태석이 얼굴에 주먹질을 하고 넘어진 그의 발목도 그어버렸다.


끄어어어억~~!!


그리고 조중호를 바라봤다. 이 인간은 아킬레스건을 끊을 이유도 없었다. 어차피 이 황무지에서 얼마 버티지 못할 것 같았다.


난 단검에 묻은 피를 김태석의 죄수복에 닦고 동쪽을 가리켰다.


“다들 들어. 지금부터 동쪽으로 기어가든 뛰어가든 한 사람에 15분씩 순차적으로 출발한다. 최후의 생존자는 내가 있는 이곳으로 돌아오면 살 수 있다. 살고 싶으면 서로를 죽여라!“


김태석이 고통에 찡그린 얼굴로 날 쳐다봤다.


“우리가 왜?”


“서로 안 죽이면 내가 다 죽일거야. 그래도 마지막 생존자는 살아남을 수 있잖아?

드론을 띄워서 감시할 거야. 6시간 안에 세 사람이 안 죽으면 드론이 다 죽일거야.”


넷이 멍하니 나를 바라보더니 서로를 쳐다봤다.


난 현미정을 일으켜 세웠다.


“가! 씨발. 이 자리에서 팔다리 잘라서 씹어먹기 전에 기어 가!”


단검을 집어넣고 정글도를 꺼내면 겁을 줬다. 그제서야 현미정은 일어설려고 했지만 다시 넘어지고, 기어가다 절뚝거리다를 반복하며 서서히 동쪽으로 가기 시작했다. 혹시나 하는 미련을 가지고 뒤를 돌아보길래 권총을 현미정 뒤에 몇방 쏴줬더니 뒤도 돌아보지 않고 천천히 멀어지고 있었다.


15분 간격으로 하나씩 보내고 드론을 띄웠다. 드론 화면이 실시간으로 들어왔고, 그들의 옷에 장착해둔 GPS와 초소형 마이크에서 음성이 들어왔다.


현미정의 뒤를 쫓던 최영대는 거침이 없었다. 거의 다 따라잡은 최영대를 보자 현미정의 호흡이 거칠어졌다.


“헉헉헉.. 오지마! 오지 말라고!”


현미정이 소리를 쳐 봤지만 한시간이라도 생명을 연장할려는 최영대의 귀에는 들리지 않았다. 최영대가 현미정을 덮쳤다.

목을 조르는 최영대 밑에서 현미정이 몸부림쳤다. 현미정이 옆에 있던 돌을 잡아 최영대의 머리를 쳤다.


옆으로 넘어져 머리를 붙잡고 뒹구는 최영대를 향해 돌을 쥔 현미정이 달려들었다.


퍽퍽퍽~~

퍽퍽퍽~~


뇌수와 피가 튀었다. 현미정의 눈은 이미 사람의 것이 아니었다. 벌겋게 충혈된 눈으로 얼굴과 몸에 튀는 피는 상관없다는 듯 최영대를 확실히 죽여야한다는 생각에 정신이 없었다.


최영대가 움직임이 없자 숨을 헐떡이며 현미정이 옆의 큰 바위에 기대 앉았다.


멀리 김태석이 먼저 잡혀와 이미 쇠약해질대로 쇠약해진 조중호를 밟아대고 있었다.


“야이 병신 새끼야! 니가 똑바로 했으면 이런 일 없었잖아. 경찰청장이나 하면서 총으로 쓸어버리던가 해야지 그걸 못잡아서 살려둬?”


악에 받친 김태석은 정말 갈비뼈를 다 부술 기세로 조중호를 밟았다.

조중호가 입으로 피를 조금씩 뱉어내기 시작하더니, 그 양이 점점 많아졌다. 아마 장파열이라도 일어났나 보다.


조중호는 그냥 누워서 힘겨운 신음을 내며 피를 게워내고 있었다. 살려는 의지가 전혀 없었다.

그런 조중호를 보더니 김태석은 옆에 있던 커다란 돌을 힘겹게 들어올렸다.


콰직~~!


주중호의 머리 위로 떨어진 돌은 머리를 부숴버렸다. 주위 흙에 피와 뇌수가 퍼지며 스며들었다.


최영대를 처치한 현미정이 한참을 쉬고있자 멀찍이 다가오는 김태석이 보였나보다. 급히 집채만한 바위 뒤로 쩔뚝거리며 숨었다.


김태석이 30여미터 거리에 오더니 소리를 질렀다.


“현미정! 박민서는 어차피 우리 둘 다 죽일거라고! 우리끼리 이렇게 하는 것보다 어떻게든 여기를 빠져나갈 생각을 하자고!”


현미정은 바위 뒤의 틈새에 몸을 웅크리고 돌을 쥔 채 가만히 듣고 있었다. 이내 결심한 듯 바위를 돌아 옆으로 나섰다.


“거기 서서 다가오지 마!”


돌을 던질 듯이 어깨 위로 들어올리며 현미정이 외쳤다.

김태석은 공격할 의사가 없다는 표시로 두 손을 약간 들고 제자리에 섰다.


“생각해 보라고! 박민서가 우리를 살려둘 것 같애?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건 어떻게든 힘을 합치는 거야.“


“그래서 힘을 합치면? 어떻게 빠져나갈건데? 마지막 한사람은 살려준다잖아!”


김태석이 자리에 주저앉아버렸다. 그러고는 허탈하게 하늘을 바라보며 웃었다.


“허허허허..., 마지막 사람은 살려준다라... 현미정씨, 우리는 박민서 어머니를 죽였어. 아무리 태양회에서 지시한 거라 해도 우리 손으로 한거나 마찬가지야. 당신 같으면 살려두겠어?”


“그건..., 당신과 최영대가 한 거잖아! 난 관여한적 없다고. 난 마지막 살아남는 사람이 될거야.”


현미정은 독기를 품은 눈으로 앉아있는 김태석쪽으로 다가왔다. 김태석은 모든걸 포기한 사람처럼 발을 질질 끌며 다가오는 현미정을 바라만 보고 있었다.

현미정이 가까이 와서 돌을 내려칠 듯 들자 김태석이 멀쩡한 다리로 현미정의 종아리 옆부분을 차 버렸다.


풀썩~~!


“아악~! 이 새끼가..!”


김태석이 뒷춤에 있던 머리통 반만한 돌을 꺼내 들었다.

현미정의 눈이 커지고 말도 하지 못하고 어버버거렸다.


퍼억~~!!

퍽~~!

퍽~!


현미정의 머리가 완전히 함몰되어 찌부러졌고 하체가 경련을 일으켰다. 그 모습을 가라앉은 눈으로 보던 김태석이 돌덩이를 던져 버리고 몸을 돌렸다.


“박민서 개새끼야! 이제 죽여보라고. 네가 원하는대로 다 됐잖아! 죽이라고!”


난 드론 컨트롤의 스위치를 눌러 김태석을 목표로 잡았다. 드론 화면의 김태석이 점점 더 가까워졌다.

얼굴의 미세한 표정까지도 보일 정도로 가까워져 갔다.


콰콰쾅~~!!


멀리서 폭발음이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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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조중현을 이용하다! +1 22.10.19 1,031 35 16쪽
51 북경출장 22.10.18 1,118 32 12쪽
50 정재석이 알아버렸다. 22.10.17 1,107 32 12쪽
49 리 샤오보를 찾아서 22.10.16 1,157 33 13쪽
48 복수전(2) 22.10.15 1,206 39 13쪽
47 복수전(1) 22.10.14 1,228 36 13쪽
46 대사관을 방어하라!(2) +1 22.10.13 1,172 30 12쪽
45 대사관을 방어하라!(1) 22.10.13 1,166 31 14쪽
44 적임자는 어디에? 22.10.12 1,251 35 23쪽
43 대통령을 설득하다. 22.10.11 1,237 35 12쪽
42 조중호를 잡아라!(2) +1 22.10.10 1,259 36 12쪽
41 조중호를 잡아라!(1) 22.10.09 1,248 33 12쪽
40 200 대 2는 힘들어! 22.10.08 1,249 38 12쪽
39 꿈틀대는 악(惡) 22.10.07 1,263 36 15쪽
38 민태완 22.10.06 1,313 35 13쪽
37 왜 내 말을 안 믿어주냐고!!! 22.10.06 1,321 38 12쪽
36 모 아니면 도 22.10.05 1,358 35 12쪽
35 특종 어때? 22.10.05 1,345 34 11쪽
34 감히 대한민국에서 총을... +1 22.10.04 1,412 38 11쪽
33 자식을 잃은 어머니는 무섭다! 22.10.03 1,421 37 15쪽
32 어머니? 22.10.03 1,415 38 13쪽
31 인간도 아닌 것들 +2 22.09.30 1,437 35 14쪽
30 드러나는 보이지 않는 손 22.09.29 1,472 36 12쪽
29 물주와 호구. 22.09.28 1,529 38 15쪽
28 재회(再會) 22.09.27 1,534 40 13쪽
27 정말 뒈질뻔 했다. 22.09.26 1,553 39 12쪽
26 단체로 복수하자! 22.09.24 1,615 41 13쪽
25 사이코와의 대화. +2 22.09.23 1,618 39 12쪽
24 박민서가 한국에? +1 22.09.22 1,644 42 13쪽
23 인질구출이 죄(罪)다? +1 22.09.21 1,673 40 14쪽
22 난 직원이 아니에요! 22.09.20 1,687 39 11쪽
21 박민서는 금기어? +1 22.09.19 1,697 43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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