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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하다 세계제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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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타리아
작품등록일 :
2022.09.07 12:53
최근연재일 :
2022.11.04 18:20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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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3,4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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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0.14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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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복수전(1)

DUMMY

[어제 있었던 테러 시도를 밀착 취재한 K 일보의 차수진 기자를 모셨습니다. 차수진 기자!]


[네 어제 오후 2시경 주한 짐바브웨 대사관에 대한 폭탄테러 시도가 있었습니다. 다행히 대사관 보안요원들에 의해 포착되어 막을 수 있었는데요.

2년 전 박민서 대사가 진압한 모잠비크 이슬람 반군에 동조하는 이슬람 급진파 ‘새벽의 달’이라는 단체에서 온라인으로 자신들의 행위임을 발표했습니다....

그러나 저는 이 일이 이슬람 급진파가 계획했다는데 대해서는 의문을 가지고 있습니다....]


씨발, 한국에 오고 나서 내 성질이 많이 죽었다. 예전 같으면 그냥 밀고 들어가서 보복했을텐데.

이번 건에 대한 대응은 힐스보로우 박사와 만나서 논의를 해 봐야겠다.


“치포! 나 짐바브웨에 한번 다녀와야겠다. 나 없는 동안 네가 대장이야.”


치포도 나만큼 분노에 불타고 있었다. 뻔히 중국 것들이 한 일이란 걸 아는데, 이슬람 애들이 뒤집어 쓰고.

요즘 치포가 더욱 사격장에서 시간을 많이 보내고 있었다.





영국 시세멘의 톰 맥닐이 전용기를 보내줬다.

그렇다. 난 저질러 버렸다, 전용기를.

돈이 참 좋긴 좋네. 서울에서 하라레로 직항. 14시간만에 도착했다.


“야! 잘 지내지는 못했지?”


힐스보로우 총리의 첫마디에 저절로 인상이 팍 구겨졌다.


“박사님은 잘 지내셨나 보네요? 하라레가 엄청 바뀌었어요?”


힐스보로우 총리는 자리에 앉으며 비서에게 차를 부탁했다.


“무슨 바람이 불어서 본국까지 오셨나요, 대사님?”


농담조로 이야기 하는게 내가 한국에서 고생하는게 고소한가 보다.


“중국 대사관 폭파시켜 버릴랍니다!”


힐스보로우 박사가 웃었다.


“하하하, 그런 생각 할만 하지. 그냥 자금성을 날려버리지 그래. 허허허

파세나이트하고 중력제어장치가 대단하긴 한가봐! 이렇게까지 중국 것들이 발악하는거 보면 말이야.”


난 계속 힐스보로우 박사를 쳐다봤다. 내 말 농담 아닌데요라는 무언의 시위였다.

그런 나와 눈을 마주치더니 힐스보로우 박사의 표정도 점점 바뀌어갔다.


“너 미쳤냐? 아니, 박민서 박사님! 그 좋은 대가리는 한국에 떼어 놓고 오셨어요? 이 바보야!“


비서가 차를 가져오자 힐스보로우 총리는 우유와 설탕을 타고 한모금 음미를 한다.


“나 차 마실때는 건드리지 마라, 제발.”


입을 떼려던 나는 합죽이가 됐다.


이 인간이 나의 인내심을 시험하고 있다. 벌써 5분째 말 한마디 안 하고 차와 달달한 과자를 먹고 있었다. 뚫어질 듯 자신을 쳐다보고 있는 나의 화를 돋우기로 작정한 모양이다.


“너도 차 좀 마셔.”


“아~ 진짜!! 박사님!!”


힐스보로우 총리는 먹던 과자를 쟁반에 다시 놓고 손에 묻은 과자 부스러기를 털어냈다.


“가만히 있어 봐! 나도 생각 중이야.”


난 노트북을 꺼내 중국 국가보안부 주임 리 샤오보와 대사관 안의 첩자였던 폴 만다자간의 통화녹음을 재생했다.


“그냥 들어보세요!”


이미 서면으로는 보고를 한 사항이었다. 하지만 실제 듣는 것과는 다르지 않겠는가.


대사관 테러에 대한 내용과 자신의 신분을 밝히는 녹음 내용을 다 듣고 난 힐스보로우 박사는 소파에 등을 기대며 몸을 푹 파묻었다.


“박사님, 이놈들이 우리 대사관 공격때 쓸려던 C4 폭약이 자그마치 700킬그램입니다. TNT로 환산하면 1톤이에요, 1톤. 이건 조금 과장하자면 전술 핵공격이나 마찬가집니다. 반경 100미터는 다 날아가 버렸을 겁니다.”


“캄 다운, 민서. 캄 다운.”


힐스보로우 박사가 일어나 책상쪽으로 걸어갔다. 서랍에서 파일 하나를 꺼내 내게 내밀었다.


파세나이트 밀수 현황?

200톤, 100톤, 300톤....


“아니 파세나이트를 이렇게 많이 밀수하고 있단 말입니까?”


“당연하지, 엄청난 돈이 되는데. 그래서 지방정부를 싹 갈아엎었어. 이번 기회에 부패한 놈들 다 감옥 보내고. 나나 시만고도 경제개발하랴, 부패척결하랴 한가하게 보내진 않았어.“


그래, 대사인 내가 상대적으로 편하게 지냈나 보다. 힐스보로우 박사는 나보다 할 얘기가 많겠지.


“그런데 몰래 광산 개발하는게 단속이 안됩니까?”


고개를 설레설레 흔든다.


“땅은 영국 1.5배나 되지, 인구는 천 사백만밖에 안 돼. 너도 알잖아. 남부 지역은 한 마을이 다 죽어나가도 1년쯤 지나서야 알아. 그러니 전 국토에 대한 단속이 아직 안 되고 있어. 너희 회사에서 좀 해라.“


하기야 인구밀도가 세계에서 170번째로 낮은 나라다. 오지에서 뭘 해도 알기가 힘든 건 맞다.


“에이 씨~, 제가 3년 안에 전 국토 감시할 수 있는 위성 띄우고 맙니다.”


“그래, 알았어. 그건 그렇고, 마지막 페이지를 봐!”


난 빠르게 마지막 페이지까지 넘겼다.


[밀수 첩보]


“이거 정말입니까? 아예 큰 판을 벌이네요?”


힐스보로우 박사가 파일을 낚아채며 하나씩 짚었다.


“일주일 정도 있으면 마푸토에서 밀수선이 출항할거야. 배가 세척이야. 각각 3천톤씩 총 9천톤.”


9천톤? 이거 돈이 얼마야. 내 돈~~~.


“어느 미친놈이 이걸 채굴했답니까?”


“중국 마피아. 백룡회라고 하던가? 자네가 보고서에 썼던 그 조직 맞지? 교묘하게 했어. 우리도 알아내는데 한참 걸렸으니까.”


“아니 걔들이 남부에 오면 소문은 날텐데요?”


“아니, 걔들은 국경 안으로 안 들어와. 남부 현지인들을 속이는 거야. 가짜 서류 만들고 해서 너희 회사에서 개발하는 걸로 하고. 아마 현지인들도 그렇게 알고 있을거야.”


오~ 이건 기회다! 그렇다면 일이 더 쉬워지지. 내가 활짝 웃자 힐스보로우 박사도 마주 웃었다.


“이제야 대가리가 제자리에 온 모양이네!”


욕을 하든 말든 기분이 좋아진 난 계속 웃고 있었다.


“하하하하하, 박사님 이걸로 쇼 한번 크게 합시다!”


“뭘 큰 쇼를 해? 그냥 광산 폐쇄하든지, 국경에서 잡아버리면 되지.”


이 양반이 나보다 머리가 좋지는 않은가 보다.


“힐스보로우 박사님! 그 좋은 머리는 어디 런던에 두고 오셨나요?“


빠득~~!


“총리님! 딱 한가지만 해 주세요. 영국 해군 배 한척만 인도양으로 출동하게 해 주세요.”


힐스보로우 총리가 일어나더니 나를 덮쳤다.


“너 임마! 내가 영국 총리냐? 나 짐바브웨 총리야. 그게 되냐?”


난 목을 조르는 그의 팔을 잡고 소리쳤다.


“아 씨~, 박사님은 영연방 국가 총리잖아요.”


“영연방이 군사동맹이냐? 그거 옛날 얘기야!”


내가 아는 힐스보로우 박사가 영국을 움직일 수 있는 끈 하나 정도는 가지고 있을거라 생각했다. 과대망상이었나...


난 옷매무새를 바로 하고 앉았다.


“박사님! 우리가 반군시절에 영국으로부터 받은 무기가 얼맙니까? 그거 그냥 줄 리가 없잖아요. 그리고 영국에서 차관도 빌렸잖아요. 뭔가 있잖아요. 빨리 풀어 보세요!“


힐스보로우 박사의 얼굴이 조금 빨개졌다. 차를 한모금 더 마셨다.


“민서야. MI6에서 파세나이트에 대해서 어느 정도 알고 있어! 네가 6년 전에 반군대장이었던 두베 장군을 위해서 반중력차 만들었잖아. 그때부터 주시를 한 모양이더라고.


그때 그래비티 반중력차 출시보다 네가 쪼끔 더 빨랐나봐.”


씨발, 그래비티 병신들이 내가 아프리카로 도망가고 2년동안이나 출시를 못했단 말이야?


“우리가 전투에 반중력차 쓰고 서너달 뒤쯤에 반중력차가 시장에 나왔어. 전 세계가 난리가 난 모양이더라고. 그러니까 그래비티가 저렇게 컸겠지만.”


“그래서, MI6에서는 제가 진정한 개발자란 걸 아는 거네요?”


힐스보로우 총리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서 영국은 미리 짐바브웨에 투자를 한 거지. 미안하다. 영국 부대사가 MI6인데, 나한테 너 이야기를 넌지시 하더라고. 그래서 넘겨짚고 다그쳤지. 그리고 우리가 영연방에 재가입하는 게 그렇게 빨리 된 것도 내가 조건으로 내건 거였지.“


복잡하게 생각하지 말자. 어차피 어느 선까지는 전 세계에 공개할 기술이다. 기술을 가지고 있는 한 우리가 갑이다.


“뭐, 괜찮아요. 파세나이트와 기술을 한꺼번에 가지고 있는 건 짐바브웨 밖에 없잖아요. 군함 한 대! 동원하라고 하세요! 지금은 아니지만, 나중에 파세나이트 팍팍 밀어준다고 뻥 치시구요.“


내가 괜찮다고 이야기 하자 마치 오래 묵힌 체증이 내려간 듯 힐스보로우 총리의 표정이 밝아졌다.

나한테 상당히 죄책감이 들었나 보다.

우리 사이에 그 정도야.


“그래서 어떻게 하게?”


“중국 것들 확실하게 엿 먹일 겁니다.”


난 예전 반군시절 실력있는 몇몇을 차출했다.



마스빙고로 차를 달리는데 참 깡촌이란 생각이 들었다. 불과 3년 전까지 구르던 곳이었는데.

야매 광산이 있는 마스빙고 동쪽으로 차를 몰았다.

광산에서는 대형기계들이 돌아가고 있었다.

광산 입구에 검문소가 있었다. 경찰 두명이 소총을 들고 경비를 서는 모양이었다.


“누구쇼?”


껄렁껄렁한 자세로 귀찮다는 듯 물었다.


“저, 이 광산이 누구 소윤가요?”


경찰은 웃기지도 않는 걸 물어본다는 투로 대답했다.


“짐바브웨 파세나이트 광산은 다 정부하고 시세멘에서 운용하는데, 모르쇼?”


“그럼 이 광산도 시세멘 거네요?”


“그렇지. 지금 다들 작업하느라 바쁘니까 별일 아니면 가 보슈.”


역시 힐스보로우 박사가 말한대로 이 광산에서 일하는 모든 사람이 백룡회한테 속고 있었다.


“광산 현장소장한테 시세멘 회장이 왔다고 전해 주세요!”


경찰이 나를 뚫어질 듯 쳐다봤다.


“호 호 혹시, 캡틴?”


역시 나의 명성은 아직 가시지 않았나 보다.

난 고개를 끄덕였다.

경찰은 부리나케 초소 안으로 들어가서 무전기에 대고 고함을 질러댔다.


“야! 빨리 현장소장 오라고 해! 캡틴이 왔어! 그래... 그 캡틴!”


다른 경찰이 재빨리 바리케이드를 올려줬다. 우린 차를 몰고 소장이 있는 현장 사무소를 향했다.


현장 소장이 헐레벌떡 차를 타고 나를 맞으러 나갈려는 와중에 우리가 도착했다.


“캡틴!!”


현장 소장이 내 손을 덥석 잡았다. 불라와요에서 안면이 있던 사람이었다.


“그... 시청에서 일하던...?”


현장소장이 눈물을 흘렸다.


“네 맞아요, 저 분다에요. 불라와요 시청에서 일했던 분다.”


짧지만 반가운 인사를 나누고 우리는 현장 사무실로 들어가 앉았다.

사무실에는 행정을 보는 몇 사람과 인부 몇 명도 있었다.


“분다. 이 광산 처음에 어떻게 개발이 시작됐어요?”


“9개월 전쯤에 한국인이라면서 시세멘 지사 사람이 왔었습니다. 그 사람이 광산개발을 위해서 우리를 고용했습니다.

개발 허가증도 완벽했구요. 수출허가, 반출허가 등등 서류는 완벽했어요. 전혀 문제없이 지금까지 잘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왜 그런걸 물어보세요? 캡틴이 더 잘 알거잖아요?“


완벽하게 속아왔구나, 이 사람들.

자기가 뭘 잘못했나 두려움에 떨고 있었다.


“분다가 뭘 잘못한건 없어요. 걱정하지 마세요. 다만, 이 광산을 저희 회사에서 개발한 적이 없어요. 수도인 하라레에서도 모르구요.”


분다는 너무 놀라 내게 보여줄려고 쥐고 있던 서류들을 다 떨어뜨렸다.


“아니... 그게... 말이 됩니까? 월급도 꼬박꼬박 받았고, 반출도 꼬박꼬박 됐어요. 이번 물량이 제일 많아서 다들 밤낮으로 작업을 했어요. 사.. 사실이 아니죠?“


침울했다. 그래도 다행히 내게는 모든 권한이 있었다.


“분다! 지금까지 물량들이 전부 불법으로 밀수되서 나간 거에요. 나쁜 놈들이 사기를 쳤어요.”


분다는 말이 없었다. 믿어지지 않을 것이다. 좋은 직장에서 일한다고 가족들한테서도 인정받고 살았을텐데.

사무실에 있던 사람들이 내 얘기를 듣고 밖으로 뛰쳐 나갔다.


“하지만! 이제부터는 시세멘에서 제대로 수출할 겁니다. 계속 일 해 주세요. 나쁜 놈들은 전부 제가 처리할 겁니다.“


내 말에 분다가 죽다 살아난 표정이었다.


“저..정말입니까? 저희들 잘리는 거 아니구요?”


“분다! 저 모르세요? 저 캡틴이에요. 짐바브웨를 위해서 사는 캡틴입니다!”


분다가 내 손을 꼭 잡았다.


“캡틴!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난 그의 어깨를 두드려 주었다. 비록 속아서 했지만, 사무실에는 그의 노고의 흔적들이 보였다.


“여기 인부들 고용도 그대로 유지할테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이제 진짜 시세멘 직원이 된 겁니다.”


쾅~!!


현장사무실 문이 세차게 열렸다. 밖을 보니 인부들이 새까맣게 모여 있었다.


“그게 정말입니까?”

“이게 불법 광산이라니요?”

“이게 말이 돼?”

“뭐야 이게!!”


다들 격앙되어 있었다.

현장 소장이 눈물을 닦으며 일어났다.


문 앞에 서서 소리쳤다.


“모두 잘 들어. 지금까지 우린 불법 광산에서 일했어. 그 개새끼들이 우릴 속인거야!“


인부들이 웅성댔다. 현장소장은 상관없다는 듯 말을 이어갔다.


“하지만, 여기 계신 캡틴이 우릴 모두 고용했어! 우린 이대로 일하면 돼! 우린 진짜 시세멘 직원이 된 거야!!“


모두가 어리둥절했지만, 이내 상황파악이 되었다.


와아아아~~!! 와아아아~~!!

캡틴!!

캡틴!!

캡틴!!


그들은 나를 짊어지고 어깨에 태웠다.


캡틴!!

캡틴!!


목숨을 걸고 싸웠을 때 이후로 처음이었다. 고향에 온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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