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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처경

이중 스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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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아처경
작품등록일 :
2018.04.16 03:23
최근연재일 :
2018.10.31 20:00
연재수 :
95 회
조회수 :
144,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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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629,035

작성
18.10.31 20:00
조회
828
추천
10
글자
10쪽

블랙요원 (완결)

DUMMY

천명이 평양에서의 일이 꼬일 대로 꼬여서 더 이상 평양에 가지 못하게 되었다.

이참에 예전부터 해보고 싶었던 블랙요원을 하겠다고 허락을 받으러 국장님 사무실로 쳐들어갔다.

“국장님. 어느 정도 화이트 요원으로 지내고 나면 블랙요원으로 해주신다고 하셨죠? 저 이제 블랙요원 할래요.”

“뭐? 무슨... 벌써부터 블랙요원이야? 아직 요원 딱지도 제대로 못 뗀 자식이.”

“무슨 말씀이세요? 제가 정보원 일을 얼마나 깔끔하고 쌈빡하게 잘 해내었는데.”

“야, 천명아! 블랙요원, 그거 아무나 하는 거 아니다. 난다 긴다 하는 사람들만 하는 위험한 임무들이야.”

“알아요. 제가 블랙요원에 대해서 모를까봐 그러세요?”

“아는 놈이 블랙요원을 하겠다고 설치는 거야?”

“저는 정보원이 될 때부터 블랙요원을 하고 싶었다고요.”

“아니 왜 멀쩡한 화이트 요원이 아닌 블랙요원을 하겠다는 거야? 설마 돈 때문에 하겠다는 것은 아닐 것이고. 이유나 좀 알자. 도대체 블랙요원이 하고 싶은 이유가 뭐야?”

“스릴 있잖아요. 저는 블랙요원이 적성에 맞아요. 지금까지 지켜보셨으면서 아직도 모르세요?”

“네 아버지는 어떻게 할 거야? 지금도 마음이 조마조마할 텐데 블랙요원까지 뛴다고 하면 아마 날 죽이려고 할 걸?”

“아버지는 제가 설득을 시킬게요. 아버지만 설득시키면 저 블랙요원으로 바꿔주시는 거죠?”

“어이구, 나도 모르겠다. 네 아버지한테 확실하게 확인도장 받아와. 안 그러면 나도 못해.”

“알았어요. 아버지를 꼭 설득시켜서 확인도장 받아올게요. 그리고 저처럼 수많은 외국어를 하는 사람이 화이트요원으로 있는 건 인재를 썩히는 거라고요.”

“너 외국어 몇 개국을 할 줄 알아? 한 7~8개국 정도 돼?”

“중동과 아프리카 말까지 정확하게는 11개국인데요.”

“너는 무슨 외국어를 밥 먹듯이 공부했냐? 한 가지도 못해서 시들시들한 사람이 쌔고 쌨는데. 어이, 그 놈 참. 하여간 네 아버지부터 설득시키고 얘기하자.”

천명은 기분이 좋았다.

어려서부터 외국어를 그렇게 열심히 공부한 이유가 이거였구나 싶으니 자신의 적성을 찾은 것 같아서.

외국어뿐만이 아니라 사격솜씨나 맨손 격투기 솜씨, 무기를 이용한 솜씨도 무척 좋았다.

심심풀이 삼아 매일 던지는 단검솜씨는 표창으로 대신했다.

표창이 부피가 덜 나가고 많이 가지고 다닐 수 있어서 적을 한사람이라도 더 쓰러트릴 수 있으니까.

아무리 생각해도 자신은 화이트요원보다 블랙요원에 어울리는 체질이다.

그날부터 아버지를 설득하느라 매일 보챘다.

처음에는 말 같지도 않은 소리 한다며 불같이 화를 내시던 아버지도 한 달을 매일같이 졸라대자 두 손 두 발 다 들었다.

결국 아버지의 허락이 떨어지고 국장님께 달려갔다.

아버지가 허락하셨다고 하니 국장님은 무척 놀라신다.

천명의 아버지가 천명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누구보다도 잘 알기 때문이다.

그리고 혜미에게도 허락을 구해야했다.

혜미 역시도 처음에는 허락할 수 없다며 왜 그냥 공무원하면 될 텐데 그런 위험한 일을 하려고 하느냐고 따졌다.

천명이 이 길이 내가 가야할 길이라고 하니까 어이가 없다는 얼굴로 쳐다보더니 맘대로 하라며 화를 내었다.

덕분에 본의 아니게 혜미한테 차인 기분이 들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 혜미도 이해해줄 거라고 믿으며 자신의 계획을 밀고 나갔다.

한편, 정창훈은 천명이 때문에 아주 잠깐 곤혹을 당하였지만 그동안 뿌려놓은 뇌물들이 엄청나다보니 잘 빠져나왔다.

리강석은 그 후로도 꾸준히 평양에서 사업을 하며 의심받을 짓을 하지 않았더니 지금은 의심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기까지 여기저기 기름칠을 많이 해야 했지만.

리강석은 알고 보니 능력이 참 대단한 사람이었다.

지금은 조금씩 정보를 빼내오는 단계에까지 이르렀다.

그것만도 어딘가.

처음부터 의심을 하는 바람에 별 기대를 못했었는데.



***



천명이 기어이 블랙요원으로 나서게 되었다.

첫 번째 부여받은 일이 시리아에서 친 북한파 거물 라미 압델 라만을 암살하라는 임무였다.

그는 친 북한파로 북한에서 많은 무기를 조달받는 시리아 국방장관이었다.

첫 임무를 무사히 마쳤다.

정작 신문에서는 (다마스쿠스 현지시간) 밤 시리아 동부 알부카말 남동쪽의 알하리를 공습해 라미 압델 라만을 죽인 주체로 이스라엘을 지목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한국에서 일을 저질렀다고는 상상도 못하게 뒤통수를 친 임무였다.

보름쯤 쉬었을 때 두 번째 임무가 하달되었다.

미국으로 망명을 신청한 북한 고위급 장성을 한국으로 회유시켜 빼내오는 임무였다.

미국에게는 절대로 알려지지 않도록 특별히 신경 써야 하는 임무다.

천명은 싱가폴을 경유해 미국으로 가는 고위급 장성을 싱가폴 공항에서 빼돌렸다.

화장실에서 가볍게 뒷목을 친 다음 변기가 있는 화장실로 데리고 들어가 마약 주사를 놓았다.

옷을 벗긴 다음에 새로 준비한 옷으로 바꿔 입게 하고 머리에는 모자를 씌우고 선글라스를 쓰게 한 다음 어깨동무를 한 채, 희희낙락거리며 화장실에서 나왔다.

싱가폴에서 방콕으로 간 다음 한국으로 들어왔다.

중간에 마약기운이 깨어서 어리둥절해 있는 그와 호텔에서 심도 있게 이야기를 나눴다.

천명은 미국보다 한국에서 살았으면 좋겠다고 끈질기게 설득을 시켜 기어이 한국으로 발걸음을 돌리게 했다.

두 번째 임무도 무사히 마치고 오랜만에 집으로 왔다.

정보원을 하면서 얻어놓은 오피스텔은 다른 곳으로 옮겨 새로운 오피스텔을 비상용 안가로 얻어 놓았다.

오늘은 청담동 집으로 가는 날이다.

집에 도착하자 할아버지가 반갑게 맞아주신다.

“우리 똥강아지 왔나? 어여 온나. 야, 야. 얼굴이 반쪽이 되었다. 와 이러노. 어데 아프나?”

“아니에요. 좀 멀리 여행을 다녀와서 살이 좀 빠졌나보죠. 몸무게는 별 차이가 없는데... 헤헤.”

“아이다, 얼굴이 핼쑥하니 반쪽이다. 아즈메, 아즈메! 우리 똥강아지 좋아하는 음식 좀 마이 맹글어주소. 아 얼굴이 반쪽이라예.”

“할아버지는 어디 아프신데 없으세요? 제가 어깨 주물러드릴게요. 우와. 어깨가 단단히 뭉쳤네. 이거 빨리 풀어줘야 해요. 그냥 놔두면 어깨가 결려서 안돼요.”

천명이 할아버지에게 아양을 떨면서 할아버지보다 더 소란을 피웠다.

천명의 소란에 할아버지는 아무런 말없이 천명의 안마를 받고 계신다.

집에 천명이가 왔다고 할아버지가 아버지한테 전화를 걸었더니 아버지도 일찍 퇴근을 하셨다.

아버지는 마치 브릿치 염색이라도 한 것처럼 흰머리가 나서 더 중후하고 멋있어졌다.

할아버지와 아버지 그리고 천명이 셋이서 식사를 하며 이런 저런 얘기도 하며 맛있게 밥을 먹었다.

할아버지는 식사가 끝나자 커피를 한잔 마시고 텔레비전을 보시겠다며 안방으로 들어가셨다.

아버지와 오랜만에 얘기를 했다.

아버지는 늘 천명이 때문에 조마조마하다며 제발 정보원을 그만두라고 하신다.

천명은 이제야 천직을 만났는데 어떻게 그만두느냐며 너무 걱정하지 마시라고 했다.

아버지는 천명에게,

“이제 너도 결혼할 나이가 되었는데 지금도 혜미와 결혼할 마음인 거야?”

“아직 결혼을 하고 싶지 않지만 해야 한다면 혜미랑 해야죠. 제가 다른 여자가 있는 것도 아닌데. 그렇지만 제 직업 때문에 혜미와 요즘 연락도 안하고 살아요.”

“혜미 입장에서는 충분히 그럴 수 있어. 혜미와 결혼할 생각이라면 잘 설득시켜서 결혼하도록 해.”

“아버지는 결혼도 안하셨으면서 저보고 일찍 결혼하라고 하세요? 저도 늦게 결혼할래요.”

“아버지 요즘 만나는 여자 있어. 결혼도 생각할 만큼 괜찮은 여자야. 사업상 알게 되었는데 사업하기 바빠서 그쪽도 결혼을 안했더라고.”

“진짜요? 사람이 오래 살고 볼 일이네요. 이제야 결혼할 사람을 만난 것을 보니. 저도 소개시켜주세요.”

“안 그래도 집에 한번 초대하려고.”

“그럼 아버지 먼저 결혼하시고 나면 저도 결혼 생각을 할게요. 아버지보다 먼저 결혼하는 건 아닌 것 같아요.”

“아직 프로포즈도 못했어. 허락할지도 모르고.”

“에이, 이렇게 멋있는 남자가 또 어디 있다고 거절하겠어요. 만약 거절하신다면 그 여자의 눈이 삔 것이죠. 세상에서 아버지를 거절할 여자는 없어요. 제가 인정!”

“하하하. 자식. 이제 아버지 결혼문제까지 신경 쓰냐?”

“제가 신경 안 쓰면 누가 신경 써요. 그 여자분 빨리 만나보고 싶어요. 우리 아버지를 바꾸게 한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너무 궁금해요.”

천명과 태수는 그렇게 시간가는 줄 모르고 얘기를 했다.

천명은 아버지가 결혼을 생각하는 것이 너무나 기뻤다.

자신만 바라보며 사신 아버지가 반쪽을 찾으신 것 같아서.

이번 임무를 끝냈으니 한동안 시간이 남는다.

이때 아버지가 결혼을 결심한 여자를 만나보았으면 좋겠다.

또 임무가 들어가면 언제 시간이 남을지 모르니까.

천명이 이제 두 번째 임무를 마쳤지만 꽤 난이도가 높은 임무를 수행했다.

사무실에서도 천명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잘 하려고 한다.

언젠가 은퇴를 할 때면 아버지처럼 늙어가고 싶다.

중후하고 멋있게.



< 블랙요원 > 끝


.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 작성자
    Lv.99 물물방울
    작성일
    18.12.24 04:44
    No. 1

    오랜만에 정주행하고 갑니다. 완결내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72 아처경
    작성일
    18.12.24 15:00
    No. 2

    분량이 적지요?
    열심히 쓰기는 했는데 반응들이 영 시원찮아서 일찍 끝냈습니다.

    지금 다른 글을 쓰고 있는데 속도가 영 안나네요.
    또 반응이 시원찮을 것 같아서 쓰기가 싫어져요. ㅠㅠ

    그래도 꽤 분량이 쌓였는데 내년 초에 보이려고요.
    그때도 찾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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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 천명, 평양을 가다 4 +2 18.10.11 629 7 13쪽
80 천명, 평양을 가다 3 +2 18.10.10 663 9 13쪽
79 천명, 평양을 가다 2 +2 18.10.08 728 8 16쪽
78 천명, 평양을 가다 1 +2 18.10.05 791 9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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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 정창훈 11 +2 18.10.03 737 7 14쪽
75 정창훈 10 +2 18.10.02 787 9 15쪽
74 정창훈 9 +2 18.10.01 775 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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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 정창훈 5 +2 18.09.25 821 8 15쪽
69 정창훈 4 +2 18.09.24 854 7 17쪽
68 정창훈 3 +2 18.09.21 905 9 14쪽
67 정창훈 2 +2 18.09.20 970 7 16쪽
66 정창훈 1 +2 18.09.19 919 8 16쪽
65 국가 정보원 2 +2 18.09.18 981 7 13쪽
64 국가 정보원 1 +2 18.09.17 1,012 9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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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7급 공무원 1 +7 18.07.31 1,622 16 14쪽
51 천명, 미국가다 5 +6 18.07.30 1,589 18 17쪽
50 천명, 미국가다 4 +2 18.07.29 1,572 19 15쪽
49 천명, 미국가다 3 +2 18.07.28 1,795 19 14쪽
48 천명, 미국가다 2 +2 18.07.27 1,737 17 17쪽
47 천명, 미국가다 1 +2 18.07.26 1,672 19 16쪽
46 정보국장 함정우 5 +2 18.07.25 1,612 20 13쪽
45 정보국장 함정우 4 +2 18.07.24 1,631 20 16쪽
44 정보국장 함정우 3 +2 18.07.23 1,635 20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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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정보국장 함정우 1 +2 18.07.21 1,708 20 12쪽
41 슬럼프 2 +2 18.07.20 1,662 19 14쪽
40 슬럼프 1 +4 18.07.19 1,714 21 18쪽
39 오랜 친구 상태 2 +4 18.07.18 1,994 21 14쪽
38 오랜 친구 상태 1 +2 18.07.17 1,898 19 16쪽
37 나영 누님 +2 18.07.16 1,762 22 16쪽
36 이중 스파이 2 +2 18.07.15 1,788 20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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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천명의 날들 3 +2 18.07.13 1,760 21 14쪽
33 천명의 날들 2 +2 18.07.12 1,756 18 14쪽
32 천명의 날들 1 +2 18.07.11 1,856 20 15쪽
31 위험한 날 3 +2 18.07.10 1,848 19 14쪽
30 위험한 날 2 +2 18.07.09 1,963 18 18쪽
29 위험한 날 1 +4 18.07.08 1,874 21 15쪽
28 동방파의 현주소 3 +2 18.07.07 1,950 20 13쪽
27 동방파의 현주소 2 +2 18.07.06 1,881 17 15쪽
26 동방파의 현주소 1 +4 18.07.05 1,957 18 15쪽
25 10년이 지난 후 +2 18.07.04 2,206 22 16쪽
24 태수의 승진 +2 18.07.03 1,918 21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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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고달픈 인생들 2 +4 18.07.01 1,962 25 15쪽
21 고달픈 인생들 1 +2 18.06.30 2,124 21 14쪽
20 기술자 3 +2 18.06.29 1,939 21 14쪽
19 기술자 2 +2 18.06.28 1,979 20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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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배신자 1 +2 18.06.25 1,995 25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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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정보원 1 +2 18.06.21 2,165 19 16쪽
11 미국 출장 2 +2 18.06.20 2,185 19 13쪽
10 미국 출장 1 +2 18.06.19 2,341 21 17쪽
9 큰형님으로부터 온 임무 3 +6 18.06.18 2,354 25 14쪽
8 큰형님으로부터 온 임무 2 +2 18.06.17 2,402 24 15쪽
7 큰형님으로부터 온 임무 1 +2 18.06.16 2,473 25 14쪽
6 천재 천명이 +2 18.06.15 2,523 24 14쪽
5 만남 2 +2 18.06.14 2,583 24 16쪽
4 만남 1 +2 18.06.13 2,673 25 9쪽
3 내 편 만들기 프로젝트 +2 18.06.12 3,054 26 22쪽
2 영도파 +4 18.06.11 3,566 30 17쪽
1 태수야, 바쁘니? +2 18.06.11 5,089 3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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