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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처경

이중 스파이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드라마

완결

아처경
작품등록일 :
2018.04.16 03:23
최근연재일 :
2018.10.31 20:00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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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0.26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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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8쪽

북에서 얻은 정보 4

DUMMY

그렇게 살벌한 가운데 호텔에 도착했다.

체크인을 하고 각자 룸으로 올라갔다.

잠시 후, ‘딩동’하는 벨소리가 들린다.

천명은 누구시냐고 물었다.

“인민 보안성 림택근이라고 합네다. 잠시 이야기를 나누었으면 합네다. 문 좀 열어주시라요.”

천명이 마음의 준비를 마치고 문을 열어주었다.

림택근이 방으로 들어와서 쇼파에 앉았다.

천명이 림택근을 바라보며,

“무슨 일입니까?”

“앙드레 장 동무, 동무래 위조여권으로 들어온 거 맞지비?”

“지난번에도 얘기했지만 전 위조여권으로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위조여권이면 당신들이 더 잘 알 것 아닙니까?”

천명은 다시 한 번 림택근에게 기억을 조작할까 생각했다.

이번에는 어떻게 기억을 조작시키는 게 좋을까도 생각했다.

그렇게 천명이 딴 생각을 하는 중에 림택근이 물었다.

“앙드레 장동무, 혹시 리중석이라고 알고 있습네까? 평양에서 그 동무도 섬유사업을 하고 있는데 알고 있는지...”

천명은 가슴이 뜨끔했다.

리강석의 새로운 이름이다.

벌써 림택근의 눈에 띄다니, 아직 일은 제대로 시작도 못했는데 벌써부터 눈독을 들이면 일은 어떻게 하란 말인가.

천명이 림택근을 마주보며,

“모릅니다. 그 사람이 누군지.”

천명은 림택근을 상대하는 것이 지겨워져서 기억을 조작시키기로 했다.

아, 잠깐! 림택근이 어디까지 알고 있는지 정보를 더 캔 다음 조작시켜야겠다.

림택근은 천명에게,

“리중석동무는 앙드레 장동무에 대해서 알고 있던데 와 앙드레 장동무는 모릅네까?”

“같은 섬유업종에 근무하다보면 여기저기서 인사를 했을 테니 이름정도는 알고 있을지도 모르죠. 하지만 얼굴을 보면 알지 몰라도 이름만 들어서는 모르겠습니다.”

천명은 일이 어떻게 되는 건지 모르겠다.

왜 리강석이 앙드레 장이라는 이름을 알고 있다고 했는지.

괜히 넘겨짚은 것은 아닐까?

무조건 모르쇠로 나가는 게 좋겠다.

이번에는 천명이 림택근에게 물었다.

“그 사람을 어떻게 만났는데 제 이름이 나왔습니까?”

“평양에 공장을 만들고 사업을 하겠다고 해서 한번 찾아갔더랬시오. 거기서 혹시 앙드레 장이라고 들어봤냐고 물었더니 프랑스 파리에서는 유명한 사람이라며 그 사람도 평양에서 사업하느냐고 묻지 않갔시오? 기래서 서로 알고 지내는 사이인 줄 알았습네다.”

“나는 이름만 들어서는 모르겠습니다.”

천명은 림택근이, 이 개새끼가 넘겨짚은 것임을 알게 되었다.

또 다른 것은 무엇을 알고 있을까?

끝까지 들어봐야겠다.

림택근은 그 후, 별다른 말없이 사업은 잘 되느냐는 둥 쓸데없는 말만 늘어놓았다.

더 이상 림택근이 아는 것은 없다고 판단되자 머릿속의 칩에게 말을 걸었다.

‘누나, 이 사람에게 앙드레 장이라는 사람은 굉장히 친한 사람이고 다른 사람과 연관시켜서는 모르는 사람으로 기억을 조작시킬 수 있어?’ 하고 물었다.

[예. 기억을 조작시킬 수 있습니다. 앙드레 장이라는 인물에 대해서는 호의를 가지게 하고 다른 사람들과는 무관한 사람으로 기억하게 하라는 말씀이시죠?]

‘응. 그렇게 해줘. 특히, 강성욱이나 리중석에 대해서 더 신경 써서 해줘.’

[알겠습니다. 기억조작에 들어갈 테니 이름을 불러주십시오. 시간이 약 5분정도 걸립니다.]

천명이 림택근을 불렀다.

“림. 택. 근. 동무!“

림택근이 천명의 눈을 바라보았다.

눈의 초점이 점점 흐려지더니 완전히 풀렸다.

얼추 5분의 시간이 흘렀다 싶어서 손가락으로 ‘딱’ 소리를 냈더니 림택근의 눈이 다시 살아난다.

“아, 앙드레 장 동무. 언제 평양에 오신 겁네까?”

“오늘 왔습니다. 이왕에 룸으로 오셨으니 제가 선물을 하나 드리지요.”

천명은 호텔에서 마시려고 산 위스키 중에 하나를 꺼내어 면세점 봉투에다 위스키를 담아 림택근에게 주었다.

북한에서 술, 담배 등은 사치품목으로 뇌물로는 굉장히 좋은 선물이다.

림택근은 입이 귀에 걸쳐진다.

“이렇게 좋은 술을 받아도 되갔습네까? 너무 귀한 술인데.”

“다음에는 더 좋은 술을 드리겠습니다. 오늘은 이것으로 만족하시지요. 언제 한번 식사도 같이 드십시다.”

“아이고, 이거 와 이러십네까. 이렇게 좋은 술에 식사까지. 앙드레 장동무. 평양에 계시는 동안 불편한 점이 있으시면 언제라도 말씀하시라요. 제가 도움이 되갔습네다. 이 술은 잘 마시겠습네다. 고저 즐겁게 지내다 가시라요. 그럼 이만.”

림택근이 자리에서 일어나 싱글벙글거리며 룸을 나갔다.

천명은 기운이 쫙 빠지는 기분이다.

림택근은 이제 당분간 귀찮게 하지 않을 것 같다.

또 언제 새로운 정보가 들어와서 찾아올지 몰라도.

이제는 강성욱을 만나야 한다.

내일쯤 만나기로 약속을 잡아야겠다.

강성욱은 무척 폐쇄된 성격이다.

그런 사람을 끌어낸 정보원이 누군지 참 대단한 사람이다.

강성욱에게 전화를 걸었다.

ㅡ여보시라요.

ㅡ안녕하세요. 저는 앙드레 장이라고 지난번에 한번 만났었지요. 기억하십니까?

ㅡ아, 앙드레 장동무. 기억합네다. 이번에는 또 무슨 일입네까.

ㅡ오랜만에 식사를 좀 같이 하고 싶어서 전화를 드렸습니다. 내일 시간이 괜찮으시다면 모란각 음식점에서 뵈었으면 합니다만 시간이 어떻게 되겠습니까?

ㅡ내일 근무시간이 끝나면 시간이 됩네다. 그럼 7시에 모란각에서 보갔습네다.

강성욱은 생각지도 않은 달러가 또 들어오게 생겼다며 좋아할 것이다.

오늘은 잠시 공장에 들어갔다 와야겠다.

천명은 호텔에서 나가 택시를 잡아타고 공장으로 갔다.

천명이 공장으로 들어간 사이에 정창훈은 다른 사람과 만나고 있었다.

노동당 대외연락부 부부장 동지를 만나 얘기를 하고 있었다.

“장미란 동무, 이번에 청록회를 다시 출범한다고 하던데 성과가 있습네까? 지난번에 다 잡혀가서 쓸만한 인재가 있갔느냐는 얘기우다.”

“이번에는 참신한 인물로만 채우려고요. 지난번에는 인지도가 있는 사람들 위주였다면, 이번에는 신진세력들을 대거 영입하려고 합니다.”

“신진세력이라. 기거이 괜찮갔습네까? 인지도가 없는 사람들이라 영향력이 있겠냐는 뜻이우다.”

“인지도는 좀 떨어지지만 활동은 열성적으로 할 것입니다. 그리고 인지도가 떨어진다고 하지만 젊은 사람들 사이에서는 무척 인기가 많은 사람들입니다. 한 15명 정도 뽑아서 시작해보려고 합니다.”

“이번에는 들키지 않게 잘 하시라요. 장미란 동무가 그렇게 열심히 쌓아올린 업적들이 한순간에 허물어지는 게 안타까워서 기러는거우다.”

“이렇게 응원해주시는 부부장 동지가 있는데 잘 되겠지요. 너무 걱정하지 마십시오. 이번에는 잘 해보겠습니다.”

“지난번에 주딩이 털어댄 썅종간나 새끼는 어드렇게 되었시오? 그 종간나 새끼래 식솔들을 다 죽여버리갔어.”

“그때 입을 연 놈은 독신이라 복수할 사람이 없습니다. 부모님이라고 있기는 하지만 몇 년간 연락도 안하고 살고 있었습니다. 교도소에서 처리하도록 했습니다. 지금쯤 처리가 되었을 겁니다.”

“그거이 잘 됐구만요. 이곳에서 붙잡았으면 뼈마디를 조각조각 내었을 터인데 안타깝게도 서울에서 잡혀서리... 하여간 처리가 되었다니 속이 다 시원합네다. 하하하.”

“부부장 동무. 이번에 아드님이 김일성 종합대학에 합격하셨다면서요? 축하합니다. 그 어려운 대학을 들어가다니.”

“허허허. 들어갈 줄 몰랐는데 턱하니 들어갔시오. 어릴 때부터 공부를 잘했습네다. 기래서 내심 기대를 조금 하기는 했지만 진짜로 들어갈 줄은 내래 몰랐습네다. 하하하.”

자식자랑에 입에서 침이 튀는 것도 모르고 헬렐레 거린다.

“그래서 입학선물로 시계 하나를 사왔습니다. 그다지 비싼 것은 아니지만 성의니 받아주세요.”

정창훈은 상자 하나를 꺼내어 내어 놓는다.

부부장 동무는 상자를 열어보더니 깜짝 놀란다.

“헉, 이거이 오메가 시계 아입니까? 이렇게 비싼 시계를 받아도 되갔습네까. 하이고, 이거이 고맙습네다.”

“뭘요, 아드님 덕분에 부부장 동무는 이담에 호강하게 생겼네요. 훌륭하게 잘 키우셨습니다. 다시 한 번 축하드립니다.”

“장미란 동무, 정말 고맙습네다. 이런 선물은 장미란 동무나 하니까 받지 누구한테 받갔습네까. 하하하.”

정창훈, 아니 장미란은 선물을 화끈하게 주기로 소문이 났다.

안 줄 거면 몰라도 이왕에 주려면 확실하게 주는 타입이다.

북한에 한 번씩 올 때마다 이렇게 사람들에게 선물로 환심을 산다.

장미란에게 선물을 안 받아본 사람은 잘나가는 사람이 아니라는 말까지 있을 정도다.

한마디로 잘나가는 사람은 다 장미란의 선물을 받았다는 뜻이다.

노동당 대외연락부 부부장이 나간 뒤 얼마 후, 림택근을 전화로 불렀다.

림택근에게는 앙드레 장을 잘 부탁한다며 부인께 주라고 다이아 목걸이를 선물로 주었다.

다이아는 금이나 은과 함께 내다 팔아도 돈이 되는 최고의 선물이다.

림택근은 죽으라면 죽는 시늉이라도 할 것처럼 하면서 장미란의 룸을 나갔다.

정창훈은 오늘 만날 사람은 다 만났다는 듯 침대로 가서 누웠다.

사람을 만나는 일도 쉬운 일이 아니다.

피곤하고 지겨운 일이다.

천명이 뭐하나 보려고 전화를 하니 공장에 나갔다고 한다.

천명은 시키지 않아도 잘 알아서 하는 성실한 사람이다.

정창훈이 믿을 수 있는 사람 중에 하나다.

정보원으로서도 성공할 인물이다.

천명과 함께 일하기로 한 것은 참 잘한 일이다.

보면 볼수록 진국이다.

천명이 올 동안 잠이나 자두려고 눈을 감았다.

저녁을 먹자고 천명에게서 전화가 올 때까지 잠을 잔 정창훈은 일어나 옷을 갈아입었다.

로비로 나가니 천명이 기다리고 있었다.

천명이 정창훈에게 매운 거 먹자고 해서 낙지볶음을 먹기로 했다.

맛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일단은 먹기로 했다.

호텔 근처에 있는 음식점에서 먹기로 하고 천천히 걸어갔다.

평양 낙지볶음이라고 쓴 음식점에 들어가서 주문을 했다.

북한의 낙지볶음은 남한의 낙지볶음과 조금 달랐다.

낙지에 다른 여러 가지 해산물을 함께 볶아서 만들었는데 맛이 괜찮았다.

매운 맛은 좀 덜했다.

그래도 매운 것을 먹고 싶었던 참이라 맛있게 잘 먹었다.

저녁을 먹고 다시 호텔로 돌아온 두 사람은 정창훈의 룸에서 위스키를 마셨다.

천명이 정창훈에게,

“형. 공장에서 간식으로 주는 빵을 하나씩 더 주면 안 될까? 다들 안 먹고 집에 가지고 가는 것 같더라고.”

“그래. 다들 안 먹고 집으로 가지고 가서 다른 가족들에게 줘. 그러자, 하나씩 다른 빵으로 더 주도록 하자. 왜 보니까 마음이 아팠어?”

“응. 다른 가족에게 주려고 안 먹고 참는 것이 안됐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까짓 빵이 뭐라고.”

천명은 위스키 잔을 쳐다보며 손으로 빙빙 돌렸다.

정창훈은 천명에게,

“내일은 내가 공장에 가볼게. 너는 좀 쉬어.”

“안 그래도 내일 약속이 있어. 낮에는 공장에 갔다가 저녁에는 좀 일찍 나올게.”

“너 정보공유 하는 거 잊지 않았지? 내일 누구 만나는데?”

“여기서 포섭한 무기제조업체 직원이야. 내일 만나서 새로운 무기에 대해서 알아보려고.”

“그것도 그거지만 시리아에 내다 파는 무기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알아봐. 그 사람 직위가 어떻게 돼?”

“나도 몰라. 내가 직접 포섭한 인물이 아니라서. 그렇지만 아주 낮은 직위는 아니고 중간 정도는 되는 것 같아. 그 정도 직위만으로 알 수 있을까? 적어도 노동당 외화벌이 하는 곳쯤은 되어야 알 수 있지 않을까 싶은데.”

“그런가? 그래도 한번 물어나 봐. 나도 나름대로 알아볼 테니까. 그리고 선물 줄 때는 확실하게 그리고 화끈하게 줘라. 그래야 충분히 써먹을 수 있으니까.”

“예. 알았어요. 그런데 사무실에서는 충분한 돈을 안 주네요. 제 돈으로 사야 해요. 에잇, 가난한 나라.”

“호호호. 야, 나는 뭐 사무실에서 주는 줄 알아? 다 내 돈으로 사는 거야. 그러려고 사업을 하는 것이고. 사업해서 돈 벌려면 미국이나 한국에 있지 뭐 하러 평양까지 들어 오냐.”

“후우. 나도 못 사먹는 위스키 선물을 하고나니 내 월급이 반으로 확 깎였어요. 에고, 아까비.“

정창훈은 깔깔거리며 한바탕 웃음을 터트렸다.

천명의 중얼거림이 재미있었나보다.

둘은 한밤중까지 술을 마시다 각자 룸으로 가서 잠이 들었다.

다음날 공장에는 정창훈과 함께 갔다.

천명은 공장에서 시간을 보내다 저녁때가 되어 평양으로 돌아왔다.

간단하게 샤워를 하고 옷을 입은 다음 모란각 음식점으로 가기위해 로비로 내려왔는데 느낌이 이상했다.

머리가 짧고 몸이 건장한 사복차림의 보위부 사람들이 천명을 주시하고 있었다.

공항에 도착했을 때도 위압감을 주더니 호텔에서도 자신을 주시하나 싶어 미행을 따돌리고 갈 수밖에 없게 되었다.

달러가 든 가방을 들고는 천천히 걸으며 호텔에서 멀어지다 지나가는 택시를 잡아탔다.

모란각 음식점으로 가자고 하며 뒤를 돌아보니 한동안 달리다 지쳤는지 무릎을 잡고 헉헉거리고 있었다.

저들은 천명이 택시를 탈지 몰랐나보다.

평양에서 택시를 잡으려면 호텔이나 백화점에서 잡아야 한다.

지나가다 택시를 타기란 여간 힘든 게 아니다.

천명도 택시가 안 오면 걸어가면서 미행을 따돌릴 생각이었는데 다행히 택시가 와서 잡아 탄 것이다.

겨우 모란각에 도착하여 자리를 잡고 앉아 있었더니 강성욱이 들어왔다.

약속장소를 모란각으로 정한 것도 이곳은 유명한 음식점이라 사람이 항상 많다.

관광객들부터 가족이 모처럼 외식을 하는 사람들까지 자리가 꽉꽉 다 찬다.

그런 장소여서 약속장소로 잡은 것이다.

이렇게 사람들이 많은 장소가 접선 장소로 좋을 때가 있다.

강성욱을 만나는 것이 이럴 때다.

강성욱은 천명을 보더니,

“오랜만이우다. 그동안 잘 지냈습네까?”

하며 먼저 말을 걸어온다.

지난번에 퉁퉁거리던 모습은 온데간데없다.

아마도 달러의 힘이겠지만.

천명도 강성욱에게 인사를 했다.

“강동무도 잘 지냈습니까? 지난번에는 신세를 많이 졌습니다. 오늘도 신세를 질까 해서 이렇게 보자고 했습니다.”

“우선 먹을 거부터 먹고 얘기를 합시다. 내래 바빠서리 점심을 못 먹었더니 배가 고파서 죽갔시오.”

“아, 예. 음식부터 시키죠. 이집에 고기가 그렇게 유명하다고 하니 고기를 먹을까요?”

“좋디요. 모란각 고기는 평양에서도 아주 유명합네다.”

강성욱은 벌써부터 침이 고이는지 목구멍을 꿀꺽거린다.

고기를 시켜 강성욱이 혼자 4인분을 먹고는 냉면도 시킨다.

냉면까지 먹고야 포만감이 드는지 얼굴이 느긋해진다.

천명은 강성욱에게 말을 걸었다.

“지난번에 주신 사진은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사진에 나와 있는 무기의 제작과정이나 장, 단점에 대해서는 우리가 모르잖습니까. 그러니 그 무기들의 제작과정과 장, 단점을 적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거면 되갔습네까? 다른 것은 없습네까?”

강성욱은 지난번에 받은 달러 맛을 제대로 봐서 그런지 돈독이 올라있다.

천명은 강성욱에게,

“한 가지 더 있습니다. 시리아에 파는 무기는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흠... 시리아라. 그거이 내래 정확히는 모르고 대충만 아는데 그래도 괜찮겠습네까?

“괜찮습니다. 아시는 대로 알려주시면 됩니다.”

“기러면 이번에는 5억만 주시라요. 정확한 정보가 아니니까네 다 달라고 할 수는 없지 않갔시오?”

“이 자리에서 드리겠습니다.”

천명은 준비해간 달러가 든 가방을 강성욱의 옆자리에 넘겨주었다.

천명의 사무실에서도 약 5억을 부를 것이라고 예상했었다.

그래서 준비해간 돈이다.

강성욱은 신이 나서 지난번에 가지고 간 사진의 무기들을 하나씩 적었다.

제작과정과 장, 단점 등을 적어서 천명에게 주었다.

A4용지 한 장 정도의 분량이다.

받은 용지를 잘 접어서 안주머니에 넣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강성욱도 가방을 들고 일어나서 밖으로 나갔다.

강성욱이 먼저 나가고 천명은 계산을 하는 척하며 시간을 끌었다.

천명은 모란각에서 호텔까지 걸어서 왔다.

운동 삼아 걸은 것이다.

호텔에는 인상을 잔뜩 쓴 보위부 사람들이 천명이 오기만을 기다렸는지 눈빛들이 죽일 것처럼 하고 있었다.

나갈 때 가지고 있던 가방이 올 때는 없다는 사실에 시선이 미쳤는지 아래 위를 훑고 난리도 아니다.

그러나 딱히 잡거나 하지는 않고 째려보기만 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하다.

왜 이러는 건지 모르겠다.

이럴 때 림택근이를 만나면 좋을 텐데.

혹시나 싶어서 커피숍으로 갔다.

커피를 마시며 림택근이 오지는 않는지 살펴보았다.

후후후. 저 양반, 양반은 못되는구나.

천천히 건들거리며 림택근이 커피숍으로 들어선다.

그러다 천명을 보더니 깜짝 놀라며,

“아이고, 앙드레 장동무. 저녁은 드셨습네까?”

“예. 먹었습니다. 이리로 앉아서 커피나 한잔 마시죠.”

“예. 기러믄 자리에 좀 앉갔습네다.”

천명이 지나가는 종업원에게 커피를 주문했다.

천명이 림택근에게 물었다.

“오늘 보니 이 호텔에 보위부 사람들이 있던데 무슨 일이 생겼습니까?”

“아, 기거이 중요한 정보지만 살짝 알려드리갔습네다. 평양에서 사업을 하겠다고 공장을 만든 중국 조선족 사람이 의심을 받게 되었습네다. 그런데 의심은 가지만 증거가 없어서리 참고조사만 하고 말았다고 합네다. 아, 참 그 사람이 앙드레 장동무를 안다고 했다고 합네다. 앙드레 장동무가 프랑스 파리에서 워낙 유명한 사람이니까네 고저 얼굴 정도만 아는 것일 테지만 그래도 조심하시라요.”

천명은 얘기를 듣는 순간 리강석이 의심받고 있다는 것을 알아채었다.

오자마자 의심을 받으면 앞으로 일하기가 힘들 텐데 어쩌나 싶다.

더구나 이번에 리강석을 만나고 갈 생각이었기에 더 불안했다.

그래서 자신을 미행하려고 했던 것이구나.

혹시나 리강석을 만나지는 않는지, 만나면 무엇을 할 건지를 알아내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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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 또 다시 함께 1 +4 18.10.12 694 8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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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 천명, 평양을 가다 3 +2 18.10.10 663 9 13쪽
79 천명, 평양을 가다 2 +2 18.10.08 728 8 16쪽
78 천명, 평양을 가다 1 +2 18.10.05 791 9 15쪽
77 정창훈 12 +2 18.10.04 753 9 13쪽
76 정창훈 11 +2 18.10.03 737 7 14쪽
75 정창훈 10 +2 18.10.02 786 9 15쪽
74 정창훈 9 +2 18.10.01 775 7 12쪽
73 정창훈 8 +2 18.09.28 803 9 13쪽
72 정창훈 7 +2 18.09.27 770 9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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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 정창훈 4 +2 18.09.24 854 7 17쪽
68 정창훈 3 +2 18.09.21 905 9 14쪽
67 정창훈 2 +2 18.09.20 970 7 16쪽
66 정창훈 1 +2 18.09.19 919 8 16쪽
65 국가 정보원 2 +2 18.09.18 981 7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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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7급 공무원 2 +2 18.08.01 1,490 14 16쪽
52 7급 공무원 1 +7 18.07.31 1,622 16 14쪽
51 천명, 미국가다 5 +6 18.07.30 1,589 18 17쪽
50 천명, 미국가다 4 +2 18.07.29 1,572 19 15쪽
49 천명, 미국가다 3 +2 18.07.28 1,794 19 14쪽
48 천명, 미국가다 2 +2 18.07.27 1,737 17 17쪽
47 천명, 미국가다 1 +2 18.07.26 1,672 19 16쪽
46 정보국장 함정우 5 +2 18.07.25 1,612 20 13쪽
45 정보국장 함정우 4 +2 18.07.24 1,631 20 16쪽
44 정보국장 함정우 3 +2 18.07.23 1,635 20 14쪽
43 정보국장 함정우 2 +2 18.07.22 1,643 18 13쪽
42 정보국장 함정우 1 +2 18.07.21 1,708 20 12쪽
41 슬럼프 2 +2 18.07.20 1,662 19 14쪽
40 슬럼프 1 +4 18.07.19 1,714 21 18쪽
39 오랜 친구 상태 2 +4 18.07.18 1,994 21 14쪽
38 오랜 친구 상태 1 +2 18.07.17 1,897 19 16쪽
37 나영 누님 +2 18.07.16 1,761 22 16쪽
36 이중 스파이 2 +2 18.07.15 1,788 20 17쪽
35 이중 스파이 1 +2 18.07.14 1,733 22 15쪽
34 천명의 날들 3 +2 18.07.13 1,760 21 14쪽
33 천명의 날들 2 +2 18.07.12 1,756 18 14쪽
32 천명의 날들 1 +2 18.07.11 1,856 20 15쪽
31 위험한 날 3 +2 18.07.10 1,848 19 14쪽
30 위험한 날 2 +2 18.07.09 1,963 18 18쪽
29 위험한 날 1 +4 18.07.08 1,873 21 15쪽
28 동방파의 현주소 3 +2 18.07.07 1,950 20 13쪽
27 동방파의 현주소 2 +2 18.07.06 1,881 17 15쪽
26 동방파의 현주소 1 +4 18.07.05 1,957 18 15쪽
25 10년이 지난 후 +2 18.07.04 2,206 22 16쪽
24 태수의 승진 +2 18.07.03 1,918 21 16쪽
23 마약거래 +2 18.07.02 1,912 21 14쪽
22 고달픈 인생들 2 +4 18.07.01 1,962 25 15쪽
21 고달픈 인생들 1 +2 18.06.30 2,124 21 14쪽
20 기술자 3 +2 18.06.29 1,939 21 14쪽
19 기술자 2 +2 18.06.28 1,979 20 14쪽
18 기술자 1 +2 18.06.27 2,006 22 13쪽
17 배신자 2 +2 18.06.26 2,048 23 15쪽
16 배신자 1 +2 18.06.25 1,995 25 15쪽
15 정보원 4 +2 18.06.24 1,976 21 15쪽
14 정보원 3 +2 18.06.23 2,063 24 13쪽
13 정보원 2 +2 18.06.22 2,078 18 13쪽
12 정보원 1 +2 18.06.21 2,165 19 16쪽
11 미국 출장 2 +2 18.06.20 2,185 19 13쪽
10 미국 출장 1 +2 18.06.19 2,341 21 17쪽
9 큰형님으로부터 온 임무 3 +6 18.06.18 2,353 25 14쪽
8 큰형님으로부터 온 임무 2 +2 18.06.17 2,402 24 15쪽
7 큰형님으로부터 온 임무 1 +2 18.06.16 2,473 25 14쪽
6 천재 천명이 +2 18.06.15 2,523 24 14쪽
5 만남 2 +2 18.06.14 2,583 24 16쪽
4 만남 1 +2 18.06.13 2,672 25 9쪽
3 내 편 만들기 프로젝트 +2 18.06.12 3,054 26 22쪽
2 영도파 +4 18.06.11 3,566 30 17쪽
1 태수야, 바쁘니? +2 18.06.11 5,088 3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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