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쓴남 님의 서재입니다.

신세계로부터 : 씨앗전쟁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도리푸
작품등록일 :
2022.01.17 14:35
최근연재일 :
2022.05.13 05:56
연재수 :
104 회
조회수 :
15,800
추천수 :
419
글자수 :
582,282

작성
22.05.03 07:51
조회
36
추천
1
글자
11쪽

Ep.20 자격(5)

DUMMY

“대체 뭘 한 거야 케이디 저 녀석? 케이디와 싸우던 놈들이 갑자기 죄 다 쓰러졌잖아?”


바람에 넘실거리는 갈대밭. 그 위를 부유하는 두 사람은 놀라 입을 다물지 못하고, 성큼성큼 발걸음을 옮기는 케이디를 바라봤다. 케이디의 왼손에서는 밝은 빛이 뿜어져 나와 다친 곳을 치료했고, 응조를 든 오른손은 갈대들을 베며 나아가기 시작했다.


“...끔찍하네요.”


김해리의 말대로 눈을 뜨고 보고 있기가 힘들 지경이었다. 적들은 거의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지경으로 부패하다가, 케이디가 어느 정도 멀어지자 부패를 멈췄다.


케이디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응조를 휘두르며 나아갔다. 거침없이 계속해서 나아가는 케이디가 향하는 그 지점이, 바로 마나의 파동이 시작되고 있는 근원지였다.


“윤필 피해!”


두 사람이 케이디의 모습에 정신이 팔려있던 그때, 급작스러운 공격이 공중에 떠있는 두 사람에게 날아오기 시작했다.


“..마법?!”


한꺼번에 날아오는 엄청난 숫자의 공격에 윤필은 마법 공격임을 눈치챘다. 그 마법들은 마나 파동의 근원지에서부터 날아오고 있었다.


윤필은 자신 외에 김해리까지 섬세한 컨트롤을 해야 했기에, 아무 소리도 내지 못하고 혼신의 힘을 다해 집중했다.


휘융! 휘융!


날카로운 바람 소리를 내며 날아오던 것들은 다름 아닌 갈댓잎들이었다.


‘젠장..!


츠팟! 츠팟!


“에잇.. 집중해 윤필!”


윤필의 몸 곳곳에 붉은 실선들이 생기기 시작하자, 단검으로 갈댓잎들을 쳐내던 김해리가 다급하게 외쳤다. 윤필은 본인보다 김해리의 컨트롤에 더욱 신경을 쓰고 있었다.


드드드드!


그때, 김해리가 시위에 화살을 걸고 마법이 날아오는 방향을 향해 겨눴다. 아직 케이디가 저 지점에 도착하기에는 조금의 시간이 더 필요한 상황. 상공에서 갈댓잎들을 피하기 위해 쉴 새 없이 움직이고 있는 상황에서, 김해리는 시위를 놓을 타이밍을 쟀다.


‘방향을 꺾을 때.. 지금! 크읍!’


츠팟!


파아아아악!!


윤필의 비행 마법에 의해 계속해서 움직이는 자신의 속도가 0이 되는 시점. 바로 방향을 바꾸기 위해 잠시 멈추었을 때였다. 김해리는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시위를 놓았지만, 바로 그 순간 시위를 쥐고 있던 김해리의 오른 손가락에 적의 갈댓잎이 스치고 말았다.


애초에 노렸던 방향에서 살짝 틀어져 나아가는 화살은 희뿌연 안개 같은 마나를 품고 있었다. 그것은 바로 김해리의 마나였다.


‘움직인다..!’


그리고 마나가 실린 화살은 놀랍게도 날아가는 동안 기이한 각도로 방향을 틀기 시작했다.


콰아앙!!


정확한 각도로 궤도를 변경하여 김성주를 향해 날아가던 화살은, 갑작스레 만들어진 무언가에 의해 막혀 버렸다.


“뭐야 저건 또?”


윤필이 예상치 못한 광경에 미간을 찌푸렸다. 엄청난 힘이 실린 김해리의 화살에 의해, 잘게 부서진 갈대들이 공중을 비산했다. 그렇게 시야를 가리던 흙먼지들과 갈대 조각들이 점차 가라앉자, 곧 비릿한 미소를 짓고서 상공을 바라보고 있는 김성주가 보였다.


“뭐야 저 자식? 지금 네 화살을 막은 거야?”


윤필이 당황한 목소리로 외치며 김해리를 바라봤다. 그리고 윤필은 다시 한번 김해리의 손을 떠나는 화살을 발견했다. 이번 화살에 실린 마나는 방금 전 화살보다 배는 더 많아 보였다.


파아아아아악!!

쿠와아앙!!


이번에는 더 큰 힘이 실린 화살이 김성주가 만들어낸 갈대의 방패에 다시 한번 꽂혔다.


“야 해리..야..?”


그 엄청난 위력에 놀란 윤필이 김해리를 바라봤을 때, 김해리는 또다시 시위에 걸어 놓은 화살에 마나를 불어넣고 있었다. 윤필은 덕분에 아무런 방해 없이 비행 마법에 집중할 수 있었다.


콰아앙!!

쿠와아앙!!


정신없게 비산하던 갈댓잎들이 아주 잠깐 바닥으로 가라앉을 때 보이던 김성주의 얼굴은 서서히 굳어가고 있었다. 그리고 마침내. 케이디가 갈대를 넘어트리며 거대한 마나 파동이 끊임없이 퍼져 나오는 원점에 도착했다.


“헉! 야 김 회장! 어떻게 좀 해 봐!”


분노에 찬 케이디를 발견한 박현서가 다급하게 김성주를 바라보며 외쳤다.


“이런 썅! 너희들이 뭐라도 좀 해! 이 망할 것들아!”


김성주는 박현서와 민정호, 두 사람을 쳐다보지도 못한 채 악을 썼다. 김성주는 끊임없이 날아오는 화살을 막아내는 것 외에는, 그 어떤 다른 행동을 할 여유조차 없었다.


‘그래도 결국 화살은 떨어지게 되어 있다..! 망할 년! 어디 한번 끝까지 가보자!’


어느새 그가 쥐고 있던 광휘의 나무는 그의 어깨 높이만큼이나 자라 있었다. 나무가 더 크게 자라면 자랄수록, 마법사 김성주는 주변 마나들에 대한 자신의 통제력이 확장되어감을 느낄 수 있었다.


“흐으.. 좋다.. 이제 나무도 꽤 자랐으니까! 민정호! 너도 나무에 손을 올리고 힘을 보태라! 저 미친놈은 박현서가 상대하게 두고 돌아와!”


그의 외침을 들은 박현서 역시 민정호를 나무 쪽으로 밀며 소리쳤다.


“그래! 너도 마법 능력을 증폭시켜서 날 도와 이 멍청한 자식아!”

“어딜?”


그때, 케이디가 바닥을 박차고 민정호를 향해 쏘아져 나가며, 그의 기다란 검, 응조를 있는 힘껏 휘둘렀다.


채애애앵!


“크흡!”


케이디의 묵직한 일격을 중간에서 가까스로 막아선 박현서의 입에서 거친 신음이 터져 나왔다.


“어서 가!!!”


박현서의 처절한 외침에, 민정호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나무를 향해 달려갔다.


터억!


가까스로 나무에 손을 얹은 민정호의 감각이 주변의 마나를 타고 순식간에 뻗어나갔다.


“허억!”

“빨리 적응해 이 자식아!”


쿠와아앙!!


그 순간에도 화살은 계속해서 날아왔기에, 김성주는 아직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는 민정호를 재촉했다.


“흐으으읍!”


그때, 민정호가 눈을 부릅 뜨며 손끝으로 마나를 집중하기 시작했다.


“치잇! 김해리! 내려간다!”


김해리가 높은 곳에서 화살을 쏠 수 있도록 비행 마법을 유지하던 윤필이 외쳤다. 광휘의 나무로부터 힘을 얻은 마법사가 둘이라면, 차라리 내려가서 자신의 흙마법으로 상대하는 것이 훨씬 나을 것이라는 판단이었다.


김해리는 고개를 끄덕인 뒤, 둘이 지상으로 내려갈 시간을 벌기 위해 마지막 화살을 날렸다.


콰아아아앙!!


또다시 엄청난 먼지 구름이 일어나며 시야를 가렸고, 두 사람은 케이디의 곁으로 빠르게 내려섰다.


“크으윽.. 으아아악!! 살려줘!”


케이디의 곁에는 박현서가 바닥을 기면서 나무 곁에 있는 두 사람을 향해 절규에 가까운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그녀의 양쪽 허벅지는 빠르게 썩어 들어가고 있었다.


퍼억!


시끄럽게 소리를 지르던 박현서는 케이디의 발길질에 머리를 얻어맞고 결국 기절해 버렸다. 세 사람은 드디어 한자리에 모여, 갈대의 화살들을 준비하고 있는 두 사람을 향해 섰다.


“아.. 미친.. 저 나무 성능 하나는 진짜 확실하네!”


지상에 내려선 윤필은 하늘을 빼곡하게 채워가는 갈대 화살들의 위용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지팡이를 쥔 그의 손의 움직임에 따라, 무수한 숫자의 흙송곳들 역시 갈대 화살들에 맞서기 위해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저쪽은 이제 무사들이 없어! 내가 최대한 엄호할 테니까 너희들이 근접해서 끝내버려!”


윤필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갈대 화살들이 세 사람을 향해 쏟아지기 시작했다. 윤필은 그에 맞서 흙송곳들을 날려, 김해리와 케이디를 향해 날아가던 갈대 화살들을 막아냈다.


파파팍! 파바바바박!


갈대 화살들과 흙송곳들이 충돌하며 거칠고 먹먹한 소리들을 만들어냈다. 그 틈을 타서 김해리와 케이디가 나무 옆에 서있는 두 사람을 향해 빠르게 쏘아져 나갔다. 김해리의 단검에는 뿌연 마나가 휘돌며 감싸기 시작했다.


그때, 뒤쪽 갈대숲을 뚫고 한 무리의 무사들이 나타나 나무에 손을 올리고 있는 두 사람을 엄호하듯 감싸기 시작했다.


“안 회장! 크하하! 늦지 않게 와줬구나!”


그들은 울진의 네 조직 중 가장 북쪽을 관리하고 있는 산포청년회의 무사들이었다. 이들은 김해리와 케이디의 검에 추풍낙엽처럼 쓰러져갔지만, 꾸역꾸역 밀려들어 머릿수로 두 사람을 막아냈다.


“아.. 또 뭐야?”


점점 역부족을 느끼기 시작하는 윤필은 예상치 못한 새로운 적의 등장에 미간을 구기며, 고개를 돌려 북서쪽을 바라봤다. 마르지 않을 것 같은 그의 마나는, 조금만 더 있으면 곧 바닥을 보일 것 같았다.


“아! 대체 언제 와!!”


윤필이 북서쪽을 향해 짜증 가득 담긴 목소리로 외쳤다.


쫘자자작!


심상치 않은 소리와 함께, 흙송곳들을 숫자로 압도하기 시작하던 갈대 화살들이 터져나가기 시작했다.


“하아.. 하아.. 드디어 왔구만!”


전투가 시작된 이래로, 어느 때보다 표정이 밝아진 윤필이 북서쪽 하늘에 떠있는 검은 점을 발견하고는 입꼬리를 올렸다.


검은 점은 점차 가까워져, 사람의 형태를 띠었다. 아름다운 흑발을 휘날리며, 차가운 미소마저 너무나 아름답게 느껴지는 여인. 비행 마법을 통해 빠른 속도로 전투의 한가운데로 날아오는 여인은 바로 심윤혜였다.


심윤혜가 지팡이를 들어 올리자, 지팡이의 꼭대기에 달린 호박색 보석이 은은하게 빛을 뿌렸다. 그러자 지팡이의 주변으로 푸른 섬광들이 번쩍거리며 뻗어나가, 갈대 화살들을 폭발시켰다.


“저 번개는.. 설마?”

“그.. 그럴 리가 없어! 말도 안 돼! 태백산의 마녀가 여기까지..?”


생각이 거기에까지 미치자, 산포청년회의 수장, 안도현의 얼굴이 사색이 되어버렸다.


‘젠장.. 어째서 마녀가?’


사실 산포청년회는 한참 전부터 갈대밭 근처에 도착해 있었다. 그리고 나무의 힘을 손에 넣은 김성주와 민정호가 싸우는 모습을 지켜보며, 자신들이 끼어들었을 때의 결과를 철저하게 계산한 뒤 전투에 뛰어들었던 것이다.


“후.. 후퇴! 버리고 돌아간다!”


김성주와 민정호에게 지킬 의리가 그다지 깊지 않은 안도현이 빠른 판단을 내렸다. 그러자 산포청년회의 거의 모든 무사들이 한자리에 모여, 독특한 형태로 진영을 형성했다. 최대한 많은 인원을 살리기 위한 이들만의 전략이었지만, 좁은 지역에 여러 명이 모인 것은 치명적인 실수였다.


그들의 머리 위로 푸른색 섬광이 번쩍였다.


쫘자자작!


비명 한번 제대로 지르지 못하고, 호기롭게 등장한 산포청년회의 무사 이십여 명이 그 자리에 굳어 쓰러졌다.


나무를 붙잡고서 처절한 표정을 짓고 있는 두 조직의 수장들 앞으로, 흑색의 지팡이를 든 심윤혜와 윤필이 조금씩 다가가며 마나를 집중했다. 그러자 네 마법사의 통제를 받는 각각의 거대한 기운이 거칠게 충돌하기 시작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신세계로부터 : 씨앗전쟁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다시 업로드가 시작됩니다. 22.06.10 23 0 -
공지 공지. 이번 주 휴재 관련 22.05.20 17 0 -
공지 연재주기 변경 공지입니다. 22.05.10 16 0 -
104 Ep.21 빛나는 바다(3) 22.05.13 31 1 12쪽
103 Ep.21 빛나는 바다(2) 22.05.10 32 1 14쪽
102 Ep.21 빛나는 바다(1) 22.05.07 31 1 12쪽
101 Ep.20 자격(7) 22.05.06 35 1 12쪽
100 Ep.20 자격(6) 22.05.04 43 2 12쪽
» Ep.20 자격(5) 22.05.03 37 1 11쪽
98 Ep.20 자격(4) 22.05.01 50 2 12쪽
97 Ep.20 자격(3) 22.04.30 49 1 11쪽
96 Ep.20 자격(2) 22.04.29 52 3 12쪽
95 Ep.20 자격(1) 22.04.28 47 3 15쪽
94 Ep.19 인간의 영역(7) 22.04.27 56 3 12쪽
93 Ep.19 인간의 영역(6) 22.04.25 57 3 12쪽
92 Ep.19 인간의 영역(5) 22.04.23 52 2 11쪽
91 Ep.19 인간의 영역(4) 22.04.22 52 2 12쪽
90 Ep.19 인간의 영역(3) 22.04.21 52 3 13쪽
89 Ep.19 인간의 영역(2) 22.04.20 48 2 14쪽
88 Ep.19 인간의 영역(1) 22.04.19 55 3 12쪽
87 Ep.18 태백산의 마녀(5) 22.04.18 63 3 12쪽
86 Ep.18 태백산의 마녀(4) 22.04.16 52 2 13쪽
85 Ep.18 태백산의 마녀(3) 22.04.15 58 2 12쪽
84 Ep.18 태백산의 마녀(2) 22.04.14 72 3 13쪽
83 Ep.18 태백산의 마녀(1) 22.04.13 64 3 11쪽
82 Ep.17 무안혈맹(4) 22.04.12 63 3 11쪽
81 Ep.17 무안혈맹(3) 22.04.11 62 3 12쪽
80 Ep.17 무안혈맹(2) 22.04.09 63 2 11쪽
79 Ep.17 무안혈맹(1) 22.04.08 74 3 12쪽
78 Ep.16 전운(7) 22.04.07 66 2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