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쓴남 님의 서재입니다.

신세계로부터 : 씨앗전쟁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도리푸
작품등록일 :
2022.01.17 14:35
최근연재일 :
2022.05.13 05:56
연재수 :
10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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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9
글자수 :
582,2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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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4.27 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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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Ep.19 인간의 영역(7)

DUMMY

소문으로만 듣던 회장을 처음 본 유현은, 뭔가 익숙한 분위기를 풍기는 그의 모습에, 더욱 유심히 그를 바라봤다. 가면 뒤로 언뜻 보이는 까만 얼굴. 가면 밑으로 삐져나온 턱 선의 형태. 왠지 아는 사람일 것 같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하하.. 왜 아무 죄도 없는 저 아이들을.. 감히 인간 따위가..”


자기가 무슨 마족이라도 되는 것처럼 얘기하네? 지도 인간인 주제에. 윤필이라면 그렇게 얘기했으리라. 유현은 피식하고 입꼬리를 올렸다.


그때였다.


화르륵.


“...?”


갑자기 오른손으로 전해지는 엄청난 열기에 유현은 놀라 벌겋게 달아오른 그의 검 광휘를 바라봤다. 눈앞으로 검을 들어 올려 살피니, 광휘의 흑색 검신을 따라 검은 불꽃이 서서히 그 영역을 넓혀 가고 있었다.


‘분명 완전히 베어냈다고 생각했는데..’


검은 불꽃은 마치 드문드문 발자국을 찍는 것처럼, 은밀하고 또 음흉하게 검신을 타고 유현을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후우우웅.


이에 유현이 더 많은 양의 마나를 검으로 불어넣으며, 주변의 마나를 통제해 나가기 시작했다.


픽.


그러자 검은 불꽃은, 흑색과 주홍색의 잔상을 남기며 의외로 힘없이 꺼졌다. 보통의 불꽃 보다 훨씬 강한 열기는 오른손에 아린 듯한 작열감을 남겼지만, 불꽃은 그 엄청난 악명에 비해 쉽게 꺼지는 느낌이었다.


불꽃이 사라진 것을 확인한 유현은 조금 찝찌름한 느낌을 애써 떨치고는 다시 회장에게 신경을 집중했다.


화륵.


“..!!”


좀처럼 표정 변화가 없는 유현의 얼굴에 짜증이 잔뜩 묻어 나왔다. 유현이 검에서 시선을 떼자마자, 또다시 광휘에 검은 불꽃이 타올랐던 것이다. 불꽃은 마치 유현을 놀리듯이 작아졌다 커졌다를 반복했다.


잔뜩 찌푸린 눈으로 유현이 그 불꽃을 노려보던 그때.


화르르륵!


불꽃이 엄청난 기세로 몸집을 키우며 유현을 위협했다.


“아.. 안돼!”


뒤로 물러나 이를 지켜보던 이현호와 권도일의 입에서, 동시에 절규 같은 비명이 터져 나왔다.


유현의 손가락에 검은 불꽃이 옮겨붙어, 손등으로 번져가고 있었다.


“하하.. 당황했지 뭡니까? 당신이 제 불꽃을 자꾸 꺼트려서 말이죠. 아니, 애초에 어떻게 그 불꽃을 꺼트릴 수가 있었던 겁니까? 뭐.. 살이 타들어가는 고통 때문에 정신없어서 대답을 못 하려나요? 아핫핫..”


손을 넘어 손목을 타고 올라오는 검은 불꽃을 보며, 너무도 당황하고 있던 유현은 회장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마나의 결이라는 게 있어. 네가 통제하던 마나의 결을 바꿔 놓는 방법으로 네 불꽃을 꺼트리는 거지. 그런데 이 불꽃이 계속 성가시게 꺼지지 않는 거였고.”

“...호오? 그런데 고통에 강하신 편? 아직 견딜만하신가 보군요?”

“아니. 이거 뜨겁지가 않은데?”

“...??!”


회장은 대체 이 남자가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건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아니 그게 뜨겁지 않을 리가 없잖아. 이 분 이거.. 허세가 조금 심한데? 하지만 저렇게 태연한 표정이라니? 엥? 진짠가? 검은 지옥에서 소환한 이계의 불.. 그 고통을 참는다고?


살을 조각조각 내는 극한의 고통이 느껴지고 있을 텐데, 그 고통을 견디고 있는 것이라면 그 대단한 인내심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봐도 견디고 있는 표정이 아니었다. 회장은 멍한 얼굴로 유현을 가만히 쳐다봤다.


‘그러고 보니 불꽃이 더 이상 번지지 않고 있어? 아니.. 불꽃이 작아지고 있는 건가 지금?’


검은 불꽃은 유현의 손목을 기점으로 더이상 불길을 키워내지 못하더니, 서서히 맹렬했던 기세를 잃고 희미한 불빛으로 점차 사그라들고 있었다. 그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 순간에, 무언가 회장의 시선을 사로잡는 것이 있었다.


바로 유현의 이마 정 중앙에서 희미하게 빛나는 유백색의 빛.


회장은 검은 불꽃을 억누르다 못해 완전히 죽여버린 힘이 그 빛이라고 확신할 수 있었다. 그 빛은 자신에게도 너무도 익숙한 느낌을 주는 빛이었다.


“당신.. 어떻게 그 힘을..?”


어처구니없어 하는 회장의 얼굴을 보며, 유현은 방금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짐작을 할 수 있었다. 이마에서 느껴지던 유백색의 빛. 그 빛이 발하는 순간, 따뜻하고 포근했던 은혜로운 대지의 입술이 이마에 닿았던 그 기억이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유현은 뭔가를 아는 듯한 회장을 보며 입을 열었다.


“오히려 내가 묻고 싶네?”


유현이 가면 너머의 눈동자를 똑바로 응시하며 입을 열었다.


“너는 어떻게 알고 있는 거지?”


유현은 완전히 불이 꺼진 손을 여기저기 확인하며, 광휘를 틀어쥐었다. 성가시게 하던 검은 불꽃은 다시 타오르지 않았다. 회장이 입을 굳게 다물고서 아무 대답이 없자, 유현의 신형이 흐릿하더니 그 자리에서 사라져버렸다.


쾅!!


지켜보던 이들이 눈에 담을 수 있는 것은, 회장이 서 있던 건물의 잔해가 사방으로 비산하는 것과 그 자리에 움푹 꺼진 구멍뿐이었다. 유현과 회장, 두 사람 모두 도저히 눈으로 좇을 수 없는 속도로 움직이며 전투를 벌이고 있었다.


콰쾅!


또다시 엄청난 굉음과 함께 바닥에 커다란 구멍이 생겼고, 이번에는 그 가운데 구멍에서 유현이 튀어나왔다. 유현은 머리에 잔뜩 묻은 먼지를 털며, 미간을 찌푸렸다.


“허 참.. 역시 쉽지 않네?”

“저를 앞에 두고 그런 얘기를 하다뇨..? 유현 씨는 정말 욕심이 지나치신 것 같네요. 당신은 얼마 전까지 이볼버도 아니었잖습니까?”


회장은 나무 가면 속에서 희미한 미소를 띠며 웃고 있었다.


“나에 대해 꽤나 자세히 알고 있군?”

“그럼요. 저는 당신 팬이이니까요 유현 씨. 그런데.. 이제 당신이 존재들과도 인연이 있다는 것을 알았으니, 당신께 더 깊게 빠질 것만 같군요. 아핫핫!”


유현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넌 대체 목적이 뭐지? 너와 함께하는 존재는 무슨 생각인 거고.. 이 세상에 닥쳐올 미래에 대해 알고는 있는 건가?”

“푸하하하! 재밌군요 유현 씨. 당신은 미래에 예정된 재앙으로부터 이 세상을 구하고 싶은 겁니까? 이 거지 같은 인간들이 바글거리는 더러운 세상을요?”


회장은 그렇게 말하며, 뒤쪽에 모여있는 서대문 연합원들을 향해 검지 손가락을 뻗었다.


퓨우우웅.


그러자 은청색의 빛줄기가 그들을 향해 빠른 속도로 쏘아져 나갔다.


호해검

제 일식

가로 베기


그의 검지의 방향을 읽고, 미리 준비하고 있던 유현의 검이 가로로 길게 그어졌다. 급격하게 느려진 시간 속에서, 마나가 휘돌아 감싸는 유현의 검이 그 은청색 빛을 급하게 막아냈다.


콰쾅!


검으로부터 전해진 커다란 충격이 손과 손목을 타고 유현의 전신을 뒤흔들었다. 엄청난 속도로 튕겨져 나간 유현은 온몸의 마나를 끌어올려 자세를 바로잡으며, 간신히 두 발로 땅을 딛고 섰다.


“그래요. 당신은 그렇게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들만 지키면 되는 겁니다. 나머지 사람들이 어떻게 되든 관여하지 않으면 우리는 다 같이 행복해질 수 있다고요?”


회장은 공중에 두둥실 떠올라 유현의 곁으로 천천히 날아갔다.


“알아들으셨습니까 유현 씨?”


유현은 대답 대신 검으로 마나를 집중하기 시작했다. 유현의 손목을 타고, 광휘의 흑색 검신으로 엄청난 양의 마나가 홍수처럼 밀려들기 시작했다.


“아하.. 우리 승민 씨를 저렇게 만든 그 기술이로군요. 무사라.. 참 대단한 것 같아요. 존재께서도 인간들의 독특한 마나 운용 방식에 대해 아주 흥미로워 하셨죠. 그럼 어디 한 번 구경이나 해 볼까요?”

“...”


호해검

제 일식

가로 베기


공간을 도약하듯 유현의 신형이 빠르게 회장의 방향으로 나아가며, 은은한 빛을 발하던 검이 가로로 그어졌다. 유현의 검을 떠난 빛의 검날은 엄청난 속도로 회장을 향해 쏘아져 나갔다.


회장은 그 빛에 대응해서, 오른손을 들어 가로로 그었다. 그러자 그의 오른손 손등 위에서 은청색 빛이 밝게 빛났고, 그의 손가락을 따라 은청색 빛이 일자로 그어지며, 엄청난 속도로 날아오는 빛의 검날에 맞서 부딪쳐 갔다.


콰쾅!!


두 거대한 힘의 충돌은 엄청난 충격파를 만들어 냈고, 주변에서 이를 지켜보던 이들은 그 충격파에 휩쓸려, 한참을 뒤로 밀려나고 말았다.


“아핫핫! 정말 대단해요 대단해! 쿨럭!”


회장은 한껏 흥분한 목소리로 크게 웃다가 검붉은 피를 한 움큼 게워내더니, 사라진 유현을 찾아 두리번거렸다.


호해검

제 사식

찌르기


회장은 뿌옇게 일어난 먼지를 뚫고, 자신을 향해 뻗어오는 검은 점을 발견했다. 이에 회장이 뒤로 도약하며 오른손을 뒤로 뻗자, 엄청난 속도로 뒤로 가속하며 유현과 멀어져 갔다. 하지만 그다음 순간, 유현의 검을 떠난 빛줄기가 다시 회장에게로 빠른 속도로 쏘아져 나갔다.


“흐엑!”


예상치 못한 공격에 가까스로 허리를 뒤로 젖혀 빛줄기를 피한 회장은 쓰러져 있는 이승민의 근처로 급하게 내려섰다.


그리고 그가 내려선 그 순간.


타닥!


유현의 앞으로 두 조각으로 갈라진 나무 가면이 가벼운 소리를 내며 떨어졌다. 당황한 회장은 황급히 손을 들어 얼굴을 가리려다가, 멈칫하고는 씨익 하고 입꼬리를 올렸다. 그는 두 손으로 꽃받침을 만들어 자신의 턱에 가져다 댔다.


“아하핫. 짜잔~”

“...”

“아하..하.. 저는 유현 씨가 조금 더 놀랄 줄 알았는데요?”


그의 분위기와 목소리 그리고 말투. 뭔가 눈에 익은 듯한 몸의 실루엣. 유현은 이미 어렴풋이 가면 뒤의 얼굴을 짐작하고 있었다.


“아유.. 아까워라 마음에 드는 가면이었는데.”

“...”


회장은 아쉬운 눈으로 떨어진 나뭇조각들을 바라보다가 고개를 들어 유현을 향해 웃었다.


“...”

“뭐라도 말 좀 해보세요 유현 씨. 아.. 그 얼굴은.. 혹시 제 정체를 알고 계셨던 건가요?”


유현이 이에 고개를 저으며, 긴 침묵을 깨고 입을 열었다.


“알고 있었던 건 아니고. 네가 예전에 하 교수님을 살려 줬다는 얘기를 듣고, 아마 하 교수님과 아는 사이가 아닐까 하고 생각했던 적은 있었지.”

“오호? 어째서죠?”

“내가 만약 너였으면.. 하 교수님을 죽였을 것 같거든. 이승민을 끌어들이는 것보다. 그게 더 이득이니까.”

“아하핫.. 그런 얘기는 조금만 작게 해주실래요? 우리 승민 씨 들을까 봐 걱정되는데?”


회장은 피를 흥건하게 흘리며 기절해있는 이승민을 보며 능글맞은 표정으로 웃었다.


“왜 사람들을 모두 죽이려는 거지? 박병현?”

“아.. 이런 자리에서 내 이름을 들으니까 뭔가 기분이 묘하네요. 처음이거든요. 아하핫..”

“그래서 그 말도 안 되는 치료제를 만들어 배포했나?”

“아.. 모든 사람을 죽일 생각은 없어요. 그냥.. 살 자격이 없는 멍청한 것들을 정리하려는 것뿐입니다.”

“...”

“당신은 저를 이해해 줄 것 같았는데요? 당신도 살아갈 자격이 없는 것들을 손수 정리한 경험이 있지 않습니까? 아..! 얼마 전에 세종에서도 그랬고요. 그렇죠?”


유현은 가라앉은 눈으로 박병현을 바라볼 뿐, 아무런 말도 꺼내지 않았다.


“퉷!”


계속 속에서부터 피가 끓어오르는지 박병현은 검붉은 피를 뱉어내며, 핏빛으로 물든 입꼬리를 올렸다.


“아.. 이거.. 제가 조금 무리했네요 유현 씨.”


박병현의 손짓에 잔해 사이에 아무렇게나 굴러다니고 있던 이승민의 몸이 허공으로 천천히 떠올랐다.


“흐음.. 조금 더 이야기하고 싶지만, 또 볼 기회는 많으니까요. 재밌는 이벤트가 열릴 부산에서 또 봅시다. 아하핫.”


이승민을 한 손으로 휘감은 박병현은 유현의 반대쪽으로 도약했다. 그리고 같은 방향으로 손을 쭈욱 뻗어 엄청난 속도로 가속하며 순식간에 사라져버렸다.


그렇게 점이 되어 사라지는 그를, 가만히 서서 바라보는 유현의 곁으로, 연합원들이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달려왔다.


작가의말

이사 준비 때문에 요즘 너무 바빠, 업로드 시간이 뒤죽박죽입니다.


( _ _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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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 Ep.20 자격(1) 22.04.28 47 3 15쪽
» Ep.19 인간의 영역(7) 22.04.27 57 3 12쪽
93 Ep.19 인간의 영역(6) 22.04.25 58 3 12쪽
92 Ep.19 인간의 영역(5) 22.04.23 52 2 11쪽
91 Ep.19 인간의 영역(4) 22.04.22 52 2 12쪽
90 Ep.19 인간의 영역(3) 22.04.21 52 3 13쪽
89 Ep.19 인간의 영역(2) 22.04.20 48 2 14쪽
88 Ep.19 인간의 영역(1) 22.04.19 56 3 12쪽
87 Ep.18 태백산의 마녀(5) 22.04.18 63 3 12쪽
86 Ep.18 태백산의 마녀(4) 22.04.16 53 2 13쪽
85 Ep.18 태백산의 마녀(3) 22.04.15 58 2 12쪽
84 Ep.18 태백산의 마녀(2) 22.04.14 73 3 13쪽
83 Ep.18 태백산의 마녀(1) 22.04.13 65 3 11쪽
82 Ep.17 무안혈맹(4) 22.04.12 64 3 11쪽
81 Ep.17 무안혈맹(3) 22.04.11 62 3 12쪽
80 Ep.17 무안혈맹(2) 22.04.09 64 2 11쪽
79 Ep.17 무안혈맹(1) 22.04.08 75 3 12쪽
78 Ep.16 전운(7) 22.04.07 66 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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