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쓴남 님의 서재입니다.

신세계로부터 : 씨앗전쟁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도리푸
작품등록일 :
2022.01.17 14:35
최근연재일 :
2022.05.13 05:56
연재수 :
104 회
조회수 :
15,816
추천수 :
419
글자수 :
582,282

작성
22.04.12 15:11
조회
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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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글자
11쪽

Ep.17 무안혈맹(4)

DUMMY

박지은은 그에게 자세한 설명을 하지 않고, 다시 어딘가로 달리기 시작했다. 그들이 도착한 곳에는 열 살 정도 되어 보이는 어린 여자아이가 있었고, 아이는 놀란 눈을 하고 유리창 밖을 보며 소리를 질렀다.


“아빠! 언니!”

“주은아! 뒤로 물러서!”


박지은은 창을 틀어쥐고, 유리 문의 가장자리를 힘 있게 내려쳤다.


퍼석!


필름을 먹인 안전유리가 날카롭지 않게 깨졌고, 박지은은 아직 완전히 떨어지지 않은 유리를 창으로 문틀에서 분리 시킨 뒤, 자신의 사촌동생을 감옥에서 꺼내어 안았다.


“고생했어. 주은아 잘 버텼어.”

“아빠! 어.. 언니. 괜찮아? 이래도 되는 거야?”

“그래! 괜찮아. 서대문 연합이 왔어.”

“서대문..?”


똘망한 눈을 반짝이며 아이가 사촌 언니인 박지은과 아버지 사이에서 자신을 내려다보며 싱그러운 미소를 짓고 있는 김해리를 바라봤다.


“감사합니다 언니.”

“그래. 지은 씨 얘기대로 정말 귀엽고 착한 아이구나.”


김해리가 아이의 헝클어진 머리를 양손으로 정리하며 부드러운 말투로 말했다.


“서두르자. 시간 맞추려면 어서 움직여야 해.”


김해리가 아이를 한 손에 안아들자, 박지은이 중년 남자의 모습을 살피기 시작했다.


“삼촌. 오랜만인데 조종할 수 있겠어요?”

“당연하지. 눈 감고도 할 수 있을 거다.”


남자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 박지은은 다시 복도를 따라 달리기 시작했다. 박지은이 이들을 이끄는 곳은 다름 아닌 회색 건물의 옥상이었다.


*


채챙!!


유현은 자신을 향해 쏟아지는 십여 개의 칼날을 피해 빠르게 몸을 움직이며, 마나가 일렁이는 광휘를 효율적으로 휘둘렀다.


호해검

제 이식

내려 베기


뒤로 도약하면서 유현이 한 점에 내리꽂은 공격은 검은 광휘의 잔상과 희뿌연 마나의 잔상이 한데 뒤섞여 아름다운 곡선을 만들었다.


쾅!


“끄윽..”


미세하게 몸을 떨어 대며 한계를 뛰어넘은 듯 움직이는 열두 명의 무사들. 그들은 유현의 공격을 가까스로 받아내면서 꾸역꾸역 유현을 향해 밀려들었다. 초반에 쓰러진 무사 한 명을 제외하고는 쓰러지는 이 없이, 그들은 유현과 팽팽한 공방을 주고받고 있었다.


“저거 괜찮은 거야? 현이 공격을 저렇게 받아내는데?”


흙송곳으로 마지막 남은 마법사를 처리한 윤필이 걱정스러운 눈으로 유현을 바라보며 케이디에게 말했다.


“정말.. 저 정도까지 운동능력이 향상되다니.. 저도 믿기지가 않네요.”


마나에 의해 가속화된 유현의 움직임, 그리고 그런 유현을 쫓은 무사들. 유현을 아주 완벽히 따라붙을 수 있는 속도는 아니었지만, 무사들의 속도 또한 그에 많이 뒤처지지 않는 수준이었다. 케이디는 여러 전투를 겪으면서, 적들의 많은 숫자 때문에 유현이 고전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런데..”


케이디의 시선이 맹주에게로 향했다. 방금 전까지 윤필과 케이디에게도 달려들었던 각성한 무사들. 그들은 둘로 나뉘어 전투를 진행하다가, 작전을 수정한 맹주의 명령에 따라, 유현을 향해 총공격을 하기 시작했다.


그 덕분에 윤필과 케이디는 비교적 수월하게 전투를 할 수 있었다.


케이디가 이상하게 느껴지는 것이 바로 그 지점이었다. 맹주의 옆에는 아직도 많은 무사들이 대기하고 있었는데도, 맹주와 그 많은 무사들의 얼굴은 초조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었다.


“저 나머지 무사들을 전투에 참여시키지 않고 있는 이유가 이 전투의 열쇠가 될 것 같군요!”


그렇게 얘기하며 케이디는 두 손에 야구배트처럼 자신의 검. 응조를 틀어쥐고 달려나가기 시작했다.


“야! 뭐 하는 거야? 얌전히 내 옆에 붙어 있으라니까 진짜!”


윤필이 놀라 케이디의 뒤를 쫓아 따라붙으며 케이디를 향해 달려드는 몇몇의 무사들에게 흙송곳들을 뿌리기 시작했다. 그들은 각성을 하지 않은 평범한 무사들이었다.


“하아아아압!!”


우렁차게 기합을 뱉으며 달려가는 케이디의 뒤로 엄청난 숫자의 흙송곳들이 떠오르며, 놀라서 조금씩 뒷걸음질 치기 시작하는 무안혈맹의 무사들에게 쏟아졌다. 그때, 맹주 옆에서 두 사람을 노려보고 있던 김 군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김 군의 엄청난 속도는 그가 마치 자리에서 사라진 것처럼 보이게 만들었다.


무념영류

1보

발도


쾅!


“흐읍!!”


응조를 크게 휘둘러 그의 공격을 받아내려던 케이디가 손목이 비틀린 채 뒤로 날아가 처박히자, 윤필은 순간적으로 빈틈이 만들어진 김 군을 향해 지팡이를 뻗었다.


“어휴 저 모지리 진짜..”


엄청난 숫자의 흙송곳들이 김 군을 향해 전방위에서 쏟아지자, 김 군의 검이 사방을 빠르게 긋기 시작했다.


무념영류

7보

검막


희미하게 아른거리는 마나가 검을 타고 뿌연 잔상을 만들며, 무수하게 쏟아지고 있는 흙송곳들을 베어 넘겼다.


촤촤악!


“크읏..”


하지만 하늘이 흙색으로 뒤덮일 정도로 많은 흙송곳들은 결국 김 군의 팔과 다리를 꿰뚫으며 얕지 않은 부상을 입혔다.


“자! 그럼 케이디가 눈치챈 것이 뭔 지 한 번 볼까?”


윤필이 지팡이를 뻗은 방향으로 흙송곳들이 거침없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흙송곳의 비가 내리는 그 아래. 무안혈맹의 무사들이 당황한 눈빛을 하고서 움직이지 못한 채 그 자리에 굳어 있었다.


“허어? 피하는 게 좋을 텐데?”


굳어버린 그들을 보며 윤필이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대부분의 무사들은 피하지 못했다.


“어..?”


그들은 마치 엄청난 부상 때문에 몸을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것처럼 보였다. 힘겹게 발걸음을 떼긴 했지만, 화살 같은 속도로 날아오는 흙송곳들을 피하기에는 한참 부족한 움직임들.


퍼퍽! 퍽!


“끄아악!”

“아윽!!”


쉬익. 탁.


어느새 부상을 치료하고 윤필의 옆으로 다가온 케이디가 고개를 끄덕이며 그들을 바라봤다.


“역시.. 제 짐작이 맞았네요.”

“뭐야? 저것들 왜 저러는 건데?”


윤필의 질문에 케이디가 유현과 전투 중인 무사들을 가리켰다. 열 세명이었던 무사들은 어느새 일곱 명까지 줄어 유현의 검을 간신히 받아내고 있었다.


“각성이라는 거. 역시나 신체에 엄청난 무리를 가져오는 방법이었어요. 멀쩡한 척 서있었던 저 무사들은 사실은 엄청난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었던 거예요.”


케이디의 말에 윤필도 그제서야 고개를 끄덕이며 널브러져 있는 무안혈맹의 무사들을 측은한 눈으로 바라봤다.


“그럼 방금 굼뜨게 움직이던 놈들이 전부..”

“네. 이게 무안혈맹이 숨기고 있던 비결이자, 비밀이었겠죠.”

“흥. 그러니 광휘의 나무로 자기가 사용할 소모품들을 찍어낼 수 있을 줄 알고, 가슴이 벌렁벌렁했던 거였군 저 망할 새끼.”


윤필은 흙송곳에 당한 김 군을 치료하고 있는 맹주 임윤환을 보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세상엔 참 다양한 개새끼들이.. 아니, 개만도 못한 새끼들이 많네.”

“어? 방금 켈리 생각해서 개새끼들이라고 안 한 거죠?”

“시끄러 인마.”


그때, 김 군을 치료하던 맹주가 김 군의 머리 위로 하얀 빛을 뿜기 시작했다. 맹주가 무슨 짓을 할지 알아챈 김 군은 저항하려 하는 몸짓이었지만, 이내 물밀듯이 쏟아져 들어오는 감각의 홍수에 몸을 부르르 떨며 저항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어?? 저러면.. 조금.. 변수인데?”


케이디의 낯빛이 급격하게 어두워졌다. 유현의 곁에는 아직도 필사적으로 무기들을 휘두르는 각성한 무사들이 남아있는 상태였다.


“와.. 와요!”


케이디의 다급한 외침에, 윤필은 통제 가능한 모든 흙과 모래들을 끌어모아 전방에 커다란 방어막을 형성해 놓고, 케이디와 함께 온 힘을 다해 후방으로 도약했다.


스윽! 파각!


윤필이 만들어 놓은 방어막은 김 군의 검에 의해 위아래로 양단되어 바닥으로 흩어졌고, 그 벌어진 틈을 뚫고 엄청난 속도의 김 군이 달려들었다. 흙들을 뒤집어쓴 채 날아오는 그의 얼굴은 어딘지 모르게 서글퍼 보였다.


“흐앗!!”


캉!!


응조를 있는 힘껏 휘둘러, 김 군의 검을 막아선 케이디가 다시 한번 손목이 뒤틀린 채 뒤로 날아갔다.


“젠장. 해리만 있었어도 이 자식쯤이야..”


뒤로 날아가는 케이디를 보며 윤필이 아쉬워하던 그때, 허공 한편에서 작게 들려오던 파공음이 그 크기를 점점 크게 키우며 들려오기 시작했다.


파아아아악!!


쾅!


검을 들어 화살을 막은 김 군이 그 엄청난 파괴력을 이기지 못하고 뒤로 날아가 엉덩방아를 찧은 그 사이, 윤필이 쓰러진 케이디의 곁으로 빠르게 다가가 지팡이를 쥔 손에 마나를 집중하기 시작했다.


윤필과 케이디의 발 아래 놓인 흙들이 점점 단단하게 뭉치기 시작하며, 그들을 밀어 올리기 시작했다.


“현!! 간다! 준비해!”


급하게 만들어진 원형의 흙판이, 엄청난 바람과 함께 윤필과 케이디를 허공으로 들어 올리자, 각성한 무사들의 검을 받아내던 유현도 멀어지는 흙판을 따라 달리기 시작했다.


“뭐.. 뭐야 저게! 마법사 자식들! 뭐하고 있어!?”


무안혈맹의 맹주 임윤환이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마법사들을 찾았지만, 이들을 요격할 수 있는 혈맹에 단 네 명 있는 마법사들은 이미 윤필의 흙송곳에 가슴을 관통 당해, 모두 절명한 상태였다.


그때, 흙판이 떠오른 상공으로 검은색 군용 헬기가 모습을 드러냈다.


투두두두두.


“맹주님! 헬기 조종사 장세호가 탈출한 것 같습니다!”

“이런 제길! 박지은.. 그 망할..”


맹주는 이미 헬기 근처로 높이 떠오른 흙판을 보며, 넋을 놓고 있던 김 군을 향해 마지막 발악을 하듯 악을 썼다.


“너 이 새끼! 당장 저놈들을 안 막고 뭐 하는 거야! 만신창이가 된 네놈을 돌봐 줄 사람이 누구라고 생각하는 거냐!”


부들거리는 입술을 깨물어 붉은 피가 흐르기 시작한 김 군은, 끓어오르는 분노를 간신히 참아내며 하늘로 상승하고 있는 흙판을 향해 도약했다.


쿠웅!


그가 도약한 자리로 땅이 움푹하고 꺼질 정도로 엄청난 도약력이었다.


그때, 하늘을 향해 솟아오르고 있던 김 군을 향해 검은 잔상이 더 빠르게 뻗어 나갔다.


호해검

제 이식

내려 베기


“허업!!”


쾅!


놀라 숨을 들이켠 김 군이 솟아오르던 속도 그대로 검을 들어 유현의 공격을 막아냈다. 그렇게 김 군은 다시 땅으로 추락하기 시작했다.


추락하는 김 군을 유현이 측은한 눈빛으로 바라보던 그때, 김 군을 밀어낸 힘으로 얼마간 다시 위로 움직이던 유현의 아래로 흙판이 자연스럽게 날아와 사뿐히 유현을 받아냈다.


“세이프!”


고소공포증으로 제대로 서있지도 못해, 바닥에 납작 엎드려 있던 케이디가 흙판으로 사뿐히 내려온 유현을 보고 신난 얼굴로 얘기했다.


촤르륵.


상공에 엄청난 바람을 일으키며 부유하던 흙판 근처로 헬기에서 떨어트린 줄사다리가 내려왔다. 그렇게 윤필을 마지막으로 세 사람 모두 사다리에 올랐고, 헬기는 유유히 무안의 하늘에서 멀리 북동쪽으로 사라져 갔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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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 Ep.19 인간의 영역(4) 22.04.22 52 2 12쪽
90 Ep.19 인간의 영역(3) 22.04.21 52 3 13쪽
89 Ep.19 인간의 영역(2) 22.04.20 48 2 14쪽
88 Ep.19 인간의 영역(1) 22.04.19 55 3 12쪽
87 Ep.18 태백산의 마녀(5) 22.04.18 63 3 12쪽
86 Ep.18 태백산의 마녀(4) 22.04.16 52 2 13쪽
85 Ep.18 태백산의 마녀(3) 22.04.15 58 2 12쪽
84 Ep.18 태백산의 마녀(2) 22.04.14 72 3 13쪽
83 Ep.18 태백산의 마녀(1) 22.04.13 64 3 11쪽
» Ep.17 무안혈맹(4) 22.04.12 64 3 11쪽
81 Ep.17 무안혈맹(3) 22.04.11 62 3 12쪽
80 Ep.17 무안혈맹(2) 22.04.09 63 2 11쪽
79 Ep.17 무안혈맹(1) 22.04.08 75 3 12쪽
78 Ep.16 전운(7) 22.04.07 66 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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