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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운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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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제생과 시건방진 지팡이

웹소설 > 일반연재 > 라이트노벨, 판타지

하루운
작품등록일 :
2019.03.11 23:43
최근연재일 :
2019.03.18 17:50
연재수 :
11 회
조회수 :
356
추천수 :
0
글자수 :
31,321

작성
19.03.12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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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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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프롤로그

DUMMY

프롤로그


누군가의 거친 숨소리가 들려왔다. 마치, 무언가로부터 도망치듯 도망쳐온 누군가는 비어진 칸으로 들어가 숨죽인다.

숨죽인 누군가는 다름 아닌 10대 중반의 어린 소녀였다. 10대 중반의 어린 소녀는 옷깃으로 입을 여물고서는 울먹임을 참아본다. 그렇게 울먹임을 멈춘 소녀는 조심스레 문을 열고 바깥으로 나온다.

소녀는 주위를 살핀다. 주위를 살핀 소녀는 아무도 없다는 사실을 알았는지 붉어진 눈빛을 보이며 서둘러 세수를 시작했다.

차디찬 물줄기가 소녀의 새하얀 뺨을 때리듯 날아든다. 하지만, 소녀는 아픔 따위 없다는 듯 세수를 마치고서는 거울에 보인 자신의 모습을 살핀다.


“괜찮아, 괜찮다고······. 이런 일은 많이 겪었잖아.”


소녀는 그렇게 말했다. 이런 일은 많이 겪었다고. 이런 일은 수도 없이 겪었다고. 이제는 익숙해져야만 한다고. 이제는 피하지 말아야 한다고. 그렇게 말한 소녀는 붉게 충혈 된 자신의 볼품없는 모습을 보며 고개를 숙인다.

소녀는 화장실 문을 열고 조심스레 나온다. 조심스레 나온 소녀는 주위를 살핀다. 주위를 살핀 소녀는 안도의 숨을 내뱉으며 조심스러운 발걸음과 함께 바깥으로 나온다.


“뭐야, 어디에 있나 했더니 이곳에 있었던 거야?”


소녀는 뜨끔하고 놀란다. 뜨끔하고 놀란 소녀의 모습을 본 누군가는 웃으며 말했다. 설마, 자신을 만나지 않기 위해서 숨어있던 거냐고. 누군가의 물음에 소녀는 입술을 질끈 여물었다. 분한 듯 쥐어진 손을 보이며 말했다.


“누가 피했다는 건데? 누가 널 피했다는 거냐고.”


분한 듯 입술을 질끈 여문 소녀는 말했다. 누가 피했냐고. 누가 도망쳤냐고. 누가 숨어 있었냐고. 누가 눈물을 흘리고 있었냐고.

붉게 충혈 된 두 눈을 보이며 으르렁거리는 소녀의 모습에 누군가는 피식하고 웃으며 말했다.


“울고 있던 거지? 맞지? 언제나 그래왔든 숨어서 울고 있었지? 울보 마리로즈.”


울고 있던 소녀의 이름은 마리로즈, 그리고 그런 소녀를 조롱하며 냉소적인 모습을 보이는 소녀의 이름은 아르피엔.


“누, 누가 울보라는 건데?!”


마리로즈는 말했다. 자신을 울고 있지 않았다고. 그저, 눈에 뭐가 들어가서 울고 있던 것처럼 보일 뿐이라고.


“그래? 울고 있던 것처럼 보였다는 거지? 헌데, 어째서 이런 먼 곳까지 온 걸까? 굳이 이곳까지 와서 눈에 들어간 뭔가를 빼는 것도 이상하지 않아?”


아르피엔은 말했다. 이곳은 아무도 찾지 않는 구건물이라고. 이런 곳까지 와서 눈에 들어간 뭔가를 빼는 것도 이상하다고. 굳이 이런 곳까지 와서 눈에 들어간 뭔가를 뺀다면 눈물 밖에 더 있겠냐고.

조롱 섞인 농담을 내뱉는 아르피엔의 모습에 마리로즈는 침묵했다. 그저, 속으로 분을 삭일뿐이다.

마리로즈는 말했다. 더는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다고. 더는 이야기 하고 싶지 않다고. 더는 이곳에 있고 싶지 않다고.

마리로즈는 시선을 피하며 서둘러 몸을 돌린다. 몸을 돌린 마리로즈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발걸음을 옮기려다 이내 멈칫한다.


“뭐, 뭐야?!”

“봐봐, 역시나 울고 있었잖아.”

“누, 누가 울고 있었다는 건데?!”

“누구긴 누구겠어 울보 마리로즈 아니겠어!”


떠나려던 마리로즈의 손끝을 붙잡은 아르피엔은 벽면으로 밀어 붙이며 그렇게 말했다.

역시나 울고 있었다고. 역시나 볼품없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고. 역시나 자신을 피하고 있었다고. 역시나 숨어 있었다고.

숨죽인 모습을 보이며 자신의 나약한 모습을 숨기려던 마리로즈를 보며 아르피엔은 말했다.


“미안한데 넌 나에게서 벗어날 수 없어. 넌 영원한 내 장난감으로서 삶을 살게 될 테니까.”

“누가 장난감이라는 건데?!”


마리로즈는 발버둥쳤다. 그리고는 말했다. 잡고 있는 손을 놓으라고. 지금 당장 놓으라고. 놓지 않으면 용서치 않겠다고.

아르피엔은 한숨과 함께 알겠다고 말하며 잡고 있던 손을 놓는다. 아니, 잡고 있던 마리로즈를 잡아당겼다.

털썩하는 소리와 함께 바닥에 쓰러지고 만 마리로즈이다. 쓰러진 마리로즈의 모습을 보며 아르피엔은 말했다. 지금 누워있는 곳이 바로 네 자리라고. 그 자리야 말로 네게 어울리는 자리라고. 언제나, 언제나 밑바닥에서 누군가를 올려다보는 인생이나 살라고. 그렇게 말한 아르피엔은 옅은 미소를 머금고서는 말했다.


“조금 있으면 통금시간이네, 늦지 않게 기숙사로 돌아가도록 하는 게 좋을 거야.”


아르피엔은 떠나간다. 이를 보이듯 발걸음 소리가 멀어진다. 멀어지는 발걸음 소리와 함께 바닥에 쓰러져 있던 마리로즈는 조심스레 자리에서 일어난다.

찢겨나간 소매를 보며 마리로즈는 말했다. 어서 빨리 가서 손보는 게 좋겠다고. 그렇지 않으면 내일 입을 옷이 없을 지도 모른다고. 그렇게 말한 마리로즈는 상처 입은 모습을 보이며 자리에서 일어나 먼지만을 털어낼 뿐이다.

시간은 그렇게 흘러만 갔다. 흘러만 가는 시간 속에서 가로등 불빛만이 주변을 비추어 준다.

가로등 불빛이 기숙사 주변을 감싸 안은 가운데 매서운 눈매를 보이며 40대 초반의 여성이 모습을 보였다. 여성의 정체는 다름 아닌 기숙사를 관리 감독하는 사감이었다.


“흐음, 무슨 일이라도 있는 건 아니겠지.”


걱정스러운 모습을 보이듯 발만을 동동 굴리고 있던 사감은 생각했다. 이대로 시간을 보낼 수는 없다고. 이대로 있다가는 일이 더 커질지도 모른다고. 그렇게 생각한 사감은 교장선생님에게 알리는 편이 좋겠다고 생각하며 발걸음을 옮기려다 멈칫한다.

멈칫한 사감은 안도의 숨을 내뱉으며 어둑한 하늘빛 사이로 모습을 보인 마리로즈를 바라본다.

마리로즈는 조심스러운 발걸음을 보이며 사감 앞에 선다. 사감 앞에 선 마리로즈는 고개만을 푹 숙이며 어떠한 변명도 하지 않았다.

사감은 마리로즈를 보며 한숨을 내뱉는다. 그리고는 묻는다.


“마리로즈양, 무슨 일이 있던 건가요? 지금이 몇 시인 줄은 알고 계신가요?”

“죄송합니다, 사감님······.”


마리로즈는 울먹임을 참으며 죄송하다고 사과할 뿐이다. 죄송하다고 사과하는 마리로즈의 모습에 사감은 아무 말 하지 않는다. 그저, 마리로즈의 모습을 살필 뿐이다.


“마리로즈양, 설마······. 무슨 일이라도 있으셨던 건가요?”


사감은 말했다. 무슨 일이라도 있던 거냐고. 그렇게 묻는 사감은 마리로즈를 살핀다.

찢겨진 소매, 상처 입은 몸, 울먹임을 참아낸 듯한 붉게 충혈 된 눈. 마리로즈를 살핀 사감은 다시 한 번 물었다. 무슨 일이라도 있던 거냐고.

사감의 물음에 마리로즈는 찢겨진 소매를 뒤쪽으로 숨기며 말했다. 아무 일도 없었다고. 그저, 혼자서 마법연습을 하다 작은 사고가 있었을 뿐이라고.


“정말이에요, 아무 일도······. 아무 일도 없었어요.”


힘없는 미소를 지으며 무언가를 숨기려는 듯한 마리로즈의 모습에 사감은 말했다. 알겠다고. 알겠으니 이만 들어가서 휴식하도록 하라고.

사감의 배려에 마리로즈는 고개 숙여 감사함을 보이며 서둘러 기숙사로 들어갈 뿐이다.

멀어지는 마리로즈의 모습을 보며 사감은 생각했다. 분명 무슨 일이 있는 게 분명하다고. 그렇게 생각한 사감은 이 일을 교장 선생님한테 이야기 하는 편이 좋겠다고 생각하며 기숙사로 들어갈 뿐이다.



---



“누가 울보라는 건데······.”


퉁명스러운 말투와 함께 바느질 하는 모습만이 촛대의 흔들리는 불빛에 의해 그림자로 보였다.

그림자로 보인 마리로즈는 말했다. 자신은 울보가 아니라고. 다만, 마음이 여려 울음이 많은 감성적인 소녀일 뿐이라고. 그렇게 말한 마리로즈는 입술을 여물고서는 분한 듯 말했다.


“뭐냐고 도대체가······. 구건물까지 찾아와서 날 괴롭히는 건 뭔데.”


마리로즈는 한숨을 푹푹 내쉬었다. 앞으로는 어딜 가야 좋을까? 하고. 아니, 그 이전에 언제까지 아르피엔을 피해 다녀야만 하는 걸까? 하고. 그렇게 생각한 마리로즈는 다시 울음이 터질 것 같았는지 훌쩍이기 시작했다.


“으읍······. 어째서 또 울려고 하는 거람······.”


울음을 간신히 참아낸 마리로즈였다.

마리로즈는 바느질을 끝냈다. 이를 보이듯 엉성하게 완성된 소매가 모습을 보였다.

마리로즈는 침대에 누웠다. 지친 기색이 여력 한 모습을 한껏 보이며 침대에 누웠다.

침대에 누운 마리로즈는 세상을 전부 살았다는 듯한 현자와도 같은 표정을 짓고서는 생각했다. 내일도 내일의 괴로운 날이 올 거라고. 내일도 분명 아르피엔이 자신을 울릴 게 분명하다고. 그렇게 생각한 마리로즈의 두 눈에는 눈물이 고이기 시작했다.


“어째서 또 울려고 하는 건데?!”


마리로즈는 훌쩍임을 보이며 울려고 했던 자신을 타박했다. 그리고는 말했다. 어째서 울려고 하는 거냐고. 어째서 훌쩍이는 거냐고. 마음이 여린 것 때문에 울보 마리로즈라는 별명을 얻었다고.

풀죽은 강아지와도 같은 모습을 보인 마리로즈는 다짐했다. 두 번 다시는 울지 않겠다고. 두 번 다시는 숨지 않겠다고.


“울지 않을 거야, 울지 않을 거라고······.”


흔들리는 촛대의 불꽃이 바람에 일렁이며 이내 꺼진다. 어둑한 방 안의 풍경이 보이는 가운데 마리로즈의 고른 숨소리만이 잔잔한 파도가 되어 울려 퍼진다.

마리로즈는 풀죽은 모습과 함께 눈물고인 모습을 보이며 흐으으음 이라는 귀여운 신음을 내뱉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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