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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몹이 살아남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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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2.08.10 14:03
최근연재일 :
2022.09.26 21:11
연재수 :
36 회
조회수 :
3,928
추천수 :
71
글자수 :
179,806

작성
22.08.12 08:00
조회
206
추천
3
글자
11쪽

EP 06. 각성자 잡고 레벨업! (3)

DUMMY

세 마리의 피그미 늑대가 가방에서 뛰쳐나왔다. 든든했지만 동시에 마음이 무거웠다. 저들을 거둘 때 반려견처럼 함께 하리라 생각했지 싸움으로 내몰 거라고는 생각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유경수가 늑대들을 향해 손을 뻗을 때 가슴이 철렁했다.


【KEY-정의구현】

[스킬 발동 : 죄수의 올가미]


흑과 백은 재빠르게 올가미를 피했지만, 적의 앞다리에 올가미가 걸렸다. 그리고 막을 새도 없이 유경수가 적의 작은 몸을 걷어차 버렸다.


‘안 돼!’


적의 날카로운 울음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다음 순간 늑대의 붉은 갈기가 온 시야를 채웠다. 적은 어느새 어깨높이가 거의 유경수의 가슴께에 닿을 정도로 커져 있었다.


“뭐야?”


유경수가 당황하는 사이 적이 그의 팔을 물고 늘어졌다. 흑과 백도 빠른 몸놀림으로 사방을 뛰어다니며 유경수의 몸에 상처를 만들어냈다. 나도 가세하려고 했지만, 유경수는 흑, 백, 적을 아슬아슬하게 피하면서 모든 스킬을 내게 쏟아부어 접근을 막았다.


“크르릉”


다시 적의 날카로운 울음소리. 적은 순간적으로 몸집이 원래대로 작아졌다. 그리고 눈 깜짝할 사이에 유경수의 품으로 빠르게 파고든 후 몸이 커졌다.


【KEY-정의구현】

[스킬 발동 : 싹 다 잡아 처넣어! ]


-끼잉.


유경수가 조금 더 빨랐다. 그가 소스라치게 놀라 시전한 스킬이 적의 몸을 거짓말처럼 완전히 그 자리에 멈추게 했다.


하지만 그사이에 빈틈이 생겼다. 나는 빠르게 달려들어 유경수의 목덜미를 물려 했다. 녀석은 놀라운 순발력으로 첫 번째 공격을 피했지만, 뒤이어 쏟아진 발톱까지 피하지는 못했다. 나는 녀석의 가슴을 인정사정없이 헤집었다.


“아악.”


녀석은 당장 쓰러지지 않고 버텨냈다. 확실히 육체적인 능력도 앞선 두 락스미스보다 강했다. 하지만 주도권은 여전히 내게 있었다. 이번에야말로 비틀거리는 녀석의 목을 정확히 물었다.


“아, 안현중, 이···개, 개새끼가.”

“크릉···크르르릉.”


지금은 말을 하지 못해서 오히려 다행이다. 아니었더라면 내 입에서 어떤 험한 말이 나올지 몰랐을 테니까.


-끄륵.


유경수는 곧 바람 빠지는 듯한 소리와 함께 정신을 잃었다. 그 일격을 끝으로 열쇠가 아이스크림처럼 녹아 내 식도 안으로 흐르고 있었다. 마침내 들려온 알림음.


-[선택적 정의 72] 유경수를 해치웠습니다. 유경수가 당신에게 원한을 품습니다.


‘원한? 넌 그럴 자격도 없어.’


실린더의 안내자 ‘위키’들은 모든 락스미스에게 콜사인을 부여한다. 당연히 콜사인에는 락스미스가 습득한 열쇠(KEY)와 그에 따른 행동에 대한 평가가 녹아있다. 선택적 정의 72. 대개는 이렇게 성향과 선택이 비슷한 락스미스를 하나의 이름으로 묶는다.


‘선택적 정의? 뭘 선택이라도 했어?’


이런 콜사인조차 유경수에게는 과분했다. 그는 제 나름의 정의를 선별적으로 실행하는 ‘모순’조차 없었다. 그저 마음껏 불의를 행했을 뿐이다.


-원한 레벨이 상승했습니다. [4/5]

-신규스킬 [달빛 은신]을 습득했습니다.

-스킬을 강화하겠습니까. [Y/N]


[게이트몬스터 : S-103. 라이칸스로프]


【분류】 잡몹

【숙주】 no. 683 안현중

【등급】 일반

【원한】 [4/5]

【스킬】 제법 쓸만한 눈 LV. 4 제법 쓸만한 귀 LV. 4 제법 쓸만한 코 LV. 4 제법 쓸만한 이빨 LV. 4 제법 쓸만한 발톱 LV. 4 알파의 자격 LV. 4 달빛 은신 LV. 1

【착용 아이템】 변덕을 즐기는 이의 가호


마침 더 쓸만해진 이빨을 유경수의 목에서 거두고 싶지 않았다. 이놈은 살 가치가 없는 놈이다. 아니 더 솔직히 말하면 이대로 유경수를 놔줬다가 다른 락스미스들과 함께 나를 죽이러 올 것이 걱정됐다.


<내가 삼키게 해줘요.>


또렷한 말소리가 들려온 건 막 열쇠의 정수를 벗겨내고 녀석의 육체에 이빨이 박히기 시작했을 때였다. 고개를 돌리자 미믹이 제 자리에서 폴짝폴짝 뛰면서 다가오는 게 보였다. 유경수가 정신을 잃으며, 그의 키 스킬이었던 철제 구조물도 해제된 것 같았다.


<내가 삼킬게요.>


라이칸스로프가 되자 미믹의 목소리가 훨씬 또렷하게 들렸다. [네?] 나도 모르게 대꾸했다. 의사가 전달되는 방식은 육성과는 전혀 달랐지만, 물에 들어간 영아가 어려움 없이 헤엄치 자연스럽게 의사를 전달할 수 있었다.


<먹겠다고요, 이걸?>

<이 안은 공간이 아주 넓어요. 그놈을 가둬두겠다는 거예요.>


이 안이라고? 탈옥범이 간수를 감옥에 가둬두는 격인가.


<혹시 그거 복수인가요?>

<놈을 향한 복수가 아니라 당신에 대한 보답이라고 하죠. 이 남자가 당신 정체를 알잖아요.>


저 미믹이 내 망설임을 들여다본 것이다.


<그렇게 하죠. 부탁드리겠습니다. 생각이 정리될 때까지.>


미믹은 대답 대신 입을(상자의 걸쇠가 설치된 이음새 부분을) 크게 벌렸다. 미믹의 몸은 공간을 가득 메울 만큼 확대됐고, 유경수를 한입에 삼켜버렸다.


<대단하네요···.>


그때 미믹의 ‘뚜껑’이 들썩이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마치 사람이 구토하듯 뭔가를 뱉어냈다. 유경수가 빠져나오는 건가?


-미믹이 ‘교환’ 스킬을 발동했습니다.


미믹이 게워낸 건 작은 동전 한 닢이었다. ‘눈먼용’이 사용하는 동전인지 처음 보는 것이었지만, 흔하고 초라해 보였다.


<···저장한 만큼 내어놓은 겁니다. 이게 그 사람 값어치인가 봐요.>

<십 원짜리겠네요.>


놀라운 건 미믹이 나와 유경수가 벌여놓은 난장판까지 다 먹어 치워버렸다는 것이다. 한동안 꾸역꾸역 그 모든 것을 삼킨 미믹은 동전 열 닢을 뱉어냈다. 유경수의 가치를 알만하군.


<이름이 어떻게 돼요?>


하지만 미믹은 우물쭈물 아무 대답도 못 했다. 아무래도 잡몹이 되기 전을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는 것 같았다.


<그렇게 되기 전이 기억 안 나요?>

<그렇게라뇨?>


자신이 인간이라는 자각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건가. 아까 교대해줘야 한다고 해놓고선. 아무래도 인간의 의식과 미믹의 의식이 마구잡이로 뒤섞이는 중인 것 같았다.


‘이제 어쩐다.’


붉은 달로 변한 ‘변덕을 좋아하는 이의 가호’는 꿈쩍할 생각을 하지 않는다. 집까지 몰래 갈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다. 이대로 날이 밝으면 출근한 동료들이 난리를 칠 텐데.


‘맞다. 새 스킬’


[스킬 발동 : 달빛 은신]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알 수가 없었다. 내 변화를 먼저 눈치챈 건 미믹이었다.


<이봐요 어디로 갔어요?>


그때 상황을 모르고 미믹이 깡충 뛰어왔다. 하지만 우리는 미묘하게 어긋났다. 반대편으로 다시 뛰어 돌아올 때도 마찬가지였다. 이 스킬은 내 모습을 감춰줄 뿐 아니라 물리적인 접촉도 어느 정도는 막아주는 것 같았다.


<놀라지 말아요. 나 여기에 있어요.>


미믹은 믿을 수 없다는 듯 허공을 바라봤다. 그러고 보니 열쇠 구멍 좌우로 맑은 눈이 커다랗게 달려 있었다.


<곧 데리러 올 테니 여기에서 기다려줄래요?>

<정말요?>


흑, 백, 적은 작은 몸으로 몰래 어디든지 쏜살같이 움직일 수 있었다. 이런 밤이라면 들키지 않고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저 커다란 상자는 누가봐도 눈에 띈다. 다행히 생각해둔 게 있었다.


<믿어줘요.>


나는 미믹에게 내 책상 아래 숨어있으라고 하고 날아갈 듯 달렸다. 집까지는 지하철로 다섯 정거장 정도 거리였다. 서둘러야 했다. 그새 누군가 회사에 들를 수도 있었고, 무엇보다 은신이 언제 풀릴지 몰라 불안했다.


그리고 이번에야말로 ‘제법 쓸만한’ 육체의 덕을 톡톡히 봤다. 삼십 분이 채 안 돼 집에 도착했다. 집에 도착해서 거울을 보니 은신은 어느새 풀려 있었다. 삼십 분이라. 쓸만하겠는데.


[스킬 발동 : 달빛 은신]

[달빛 은신 : 스킬을 다시 사용할 수 있기까지 5분 남았습니다.]


쿨타임을 잘 활용하면 활용도가 높을 것 같았다.


나는 투박하게 큰 손으로 어설프게 문자를 보냈다.


-안녕하세요, 장한용 팀장님, 포획 서비스를 이용하고 싶습니다.


역시 이럴 때 기댈 건 모든 걸 다하는 대기업 엘쓰리 밖에 없지. 그런데 망할, 따지고 보면 이 모든 게 엘쓰리 후계자 최아인 때문에 생긴 일인데.


-포획이요? 고객님 락스미스셨나요.

-아니요···어쩌다 보니 회사 지시로 미믹을 떠맡게 됐습니다.

-망할 놈의 회사네요, 그거···.


라이칸스로프의 손으로 더디게 답장을 보내는 게 답답했는지 전화가 왔다. 나는 장한용으로부터 걸려온 전화를 얼른 끊고 다시 한번 회사 핑계를 댔다.


-억울해서 밤새 울었더니 목소리도 제대로 안 나오네요. 그래서 말인데 제 집 앞에 두고 가주셨으면 합니다. 저항은 없을 테니까, 상처 입히지 마시고요.

-네. 곧 연락드리겠습니다.


서비스 이용료는 거금 150만 원. 속이 쓰렸지만, 그로 인해 얻게 될 걸 생각하면 싼값이었다. 게다가 뒤늦게 달려온 흑이 본전 생각 따위는 아예 하지 않게 했다. 앞으로 흑이 뭔가를 토해내는 소리를 좋아하게 될 것 같았다.


-참, 아이템 비대면 판매도 될까요?

-넵 물론입니다. 그런데 어떤 걸?

-락스미스의 키홀더입니다. 친구가 처분을 부탁하네요.

-···이용료 차감하고, 450만 원 입금하겠습니다.


흑은 전과 달리 쓸만한 재료들을 여러 개 물어왔다. 미믹이 자재창고를 정리할 때 알짱거리더니 아이템을 쓸어모으느라 정신이 없었던 모양이다. 흑이 토해낸 오크의 가죽이나 만티코어의 독침 같은 것은 모두 엘쓰리가 만드는 가공품과 군수품에 요긴하게 쓰이는 것이었다.


‘하지만 고인의 사체지.’


내가 팔아치운 건 락스미스의 키홀더. 락스미스의 열쇠를 온갖 외부의 충격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것이었는데, 포장도 뜯지 않은 새것이었다. 유경수의 물건이라 의심받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안 한 건 아니었다. 하지만 사람 한 둘 없어지는 건 아무도 신경쓰지 않는 세상이다.


‘매일 실종자가 수천 명인 판에···.’


장한용은 서비스를 의뢰한 지 삼십 분이 채 못돼 미믹을 집 앞에 두고 떠났다. 입금도 깔끔하게 끝났다.


-힘내세요. 더러워도 버티는 사람이 이기는 겁니다.


속인 게 미안할 정도로 고마웠다. 회사에는 이렇게 공감해주는 사람이 전혀 없으니까. 나는 기척을 살핀 후 문을 열고 재빠르게 미믹을 들였다. 다행히 장한용의 일 처리는 완벽했다. 나는 서둘러 미믹을 안으로 들였다.


<죽는 줄 알았어요···.>


미믹이 몸을 부들부들 떠는 게 느껴졌다. 실제로는 나무판자 이음새가 뒤틀리는 소리가 난 것이지만. 어쨌든 고양이에게 햄스터를 배달해달라고 한 셈이니. 미안할 노릇이었다.


<앉으···어떤 방식으로건 좀 쉬세요.>

<그건 어렵겠어요.>

<네?>

<아까부터 누군가가 부르고 있거든요.>


작가의말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 작성자
    Lv.74 고기먹자
    작성일
    22.08.16 01:26
    No. 1

    뭐랄까 소설을 천천히 녹이려는건 좋은데 설명이 너무 불친절한데? 천천히 알아먹는 맛은 있지만 너무 자기혼자 아는 설정을 설명없이 그냥 내뱉는 느낌? 진행하다보면 알겠지 뭐. 라는식이라...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1 환승플랫폼
    작성일
    22.08.16 08:26
    No. 2

    피드백 감사합니다 고기먹자님! 나름 여러 장치를 둔 편인데, 그걸 어떻게 배치해야 하느냐에 대한 고민이 있었고 그러면서 초반부에 다소 불친절하게 서술된 것 같습니다. 이미 읽으신 분 독서에 영향이 없게 보강수정해서 넣는 방법을 고민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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